정경남 수원소방서장이 훈련에 앞서 주의사항을 당부하고 있다.
25일 오전9시부터 11시30분까지 광교산 아래 하광교동 사방댐에서는 수원소방서119구조대의 훈련이 실시됐다. 재난사고 발생현장 대응능력강화를 위한 겨울철 내수면 수난사고 대비 인명구조 훈련에는 정경남 수원소방서장과 엄태문 119구급대장 등 대원30 여명이 참여했으며, 이곳을 지나는 등산객들이 훈련모습을 지켜볼 수 있었다.
한 대원에게 "오늘 같은 추운 날 정신무장을 하기 위해 일부러 훈련을 하는가?"하고 물었더니 겨울철이면 연례적으로 한차례씩 하는 훈련이라며, 특히 겨울방학을 맞아 저수지 같은 곳에서 발생할지도 모르는 안전사고에 대응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그동안 계획된 날짜에 얼음이 두껍게 얼지 않아 지금까지 기다려왔다는 것이다. 광교산 골짜기에는 눈이 녹지 않아 길이 미끄러운 가운데 사방댐까지 장비를 실은 차량이 진입하기까지 대원들이 밀고 당기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사방댐 소류지에는 눈이 덮여있었으며, 중앙 부분에 2평 남짓 넓이로 얼음이 제거되었다. 이곳에서 얼음썰매를 타거나 잘못하여 사람이 빠졌을 경우를 가상하여 인명구조훈련을 실시하는 것으로 보였다. 각종 훈련장비들을 차에서 내리고 온풍기와 천막도 설치되었다. 뜻밖의 모습에 행사 참관을 위해 내빈들이 오시는가 물었더니 아니란다. 인명구조와 함께 생존자나 환자가 발생하면 우선 몸부터 따뜻하게 녹여야 함으로 동계훈련장비로는 필수라는 것이다.
눈길에 자동차 진입이 어려워 애를 먹는다.
마침내 장비들이 이동 배치된 가운데 잠수대원들은 잠수복으로 갈아입고, 대원들이 각자 임무에 따라 '장비교착'을 외치며 손을 번쩍 들어 호명하는 가운데 자기 위치에 선다. 이때 정경남 수원소방서장은 훈련에 앞서 대원들에게 추운 날씨에 수고한다며, 평소 훈련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대원들의 안전사고 예방과 효과적인 오늘 훈련이 될 수 있게 하라고 지시했다.
훈련이 시작되자 얼음판 중앙으로 걸어가던 대원 한 명이 그대로 구멍 속으로 풍덩 빠졌다. 이내 허우적거리며 "사람 살려! 하고 외치자 맨 먼저 구조에 나선 것은 사다리 팀이다. 복합사다리라고 했다. 일반사다리와 달라 보이지 않으며 대원들이 그것을 얼음판에 밀고 들어가 입수 자를 사다리에 태워오는 것이다. 복합이라는 말은 2개가 겹쳐져 있어 필요에 따라서는 길게 늘려, 적은 인원으로도 구조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렇게 구조된 조난자는 온풍기가 있는 천막 안으로 이동되어 구급대원의 도움을 받는다.
훈련은 그렇게 다시 조난자가 발생하여 소리치자 빨간 들것처럼 생긴 조난자 구조판이 등장했다. 전에는 사다리방법이 최선이었는데 지금은 조난구조판이 최신식이라며 한 대원이 설명해준다. 들것처럼 생긴 이 장비는 물론 들것으로도 사용되지만 얼음판에서는 스키가 되고, 물에서는 부력이 있어 기다란 배가 된다는 것이다. 조난자가 소리치자 마침내 대원들이 달려가 구조판에 조난자를 태웠다. 그리고 밖에서 대원들이 '당겨!'라는 구령에 맞춰 연결된 로프를 조심스레 잡아당겼다.
조난자 발생, 훈련 시작
이밖에도 구명환 인명구조와 썰매 인명구조 등 여러 가지 방법들이 진행되었다. 현장에서는 mbc 텔레비전방송에서도 취재를 하고 있다. 방송기자는 저수지 얇은 빙판이 깨졌을 경우 몸을 뉘여 풍뎅이처럼 구르라며 몸소 누워 시범을 보였다. 그리고 방송취재에 출연한 119구조대장은 "무엇보다 침착하게 행동하여야 한다. 겨울철에는 여러 겹의 옷을 입어 그로인해 잘 가라앉지 않는다. 얼음판 위로 올라오려고 발버둥 치면 칠수록 다리가 앞으로 가기 땜에 얼음판 밑으로 빨려 들어갈 수 있다. 최대한 몸에 힘을 빼고 웅크리고 다리를 뒤로 뻗어 체온과 체력을 보존한다. 탈출할 때는 걸어왔던 방향으로 뾰족한 열쇠나 쇠붙이 등을 이용하여 얼음판을 찍고 몸을 엎드린 채 탈출한다. 타인이 얼음판에 빠졌을 때는 섣불리 도우려 들어가지 말라. 주변에 물에 뜨는 페트병에 줄을 매어 던져주거나 막대기 등 도구를 이용하여 구조한다. 특히 사고자를 구조한 경우에는 외투나 담요 등을 덮거나 불을 피우는 등 최대한 몸을 따뜻하게 하여 가까운 병원으로 이송한다"고 하는 내용을 설명하고 있었다.
익사자 인형이 인양되며 훈련이 종료되었다.
오늘 훈련의 하이라이트라고 할까, 신참과 고참이 1개 조를 이뤄 2개 팀 4명이 산소통을 메고 수중탐색에 들어갔다. 밖의 대원들은 줄을 잡고 촉각을 세우며 한동안 기다렸다. 그리고 마침내 어른 시체 인형이 인양되었다. 이를테면 얼음판에서 끝내 목숨을 잃은 사고였다. 절대로 그런 일은 없어야 하겠다. 시체 인형도 인양되기가 무섭게 온풍기가 있는 천막으로 이동되었다.
영하6도라는 추운 날씨 속에 진행된 대원들의 훈련모습은 '유비무환'을 보여주는 것이며, 겨울철 얼음판 안전사고 위험을 일깨우는 계기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