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풍기
구장회
여름에 고마운 것 중에 하나가 선풍기다. 최초의 선풍기는 1800년대 초의 중동에서 쓰인 "푼카"라는 선풍기였다. 1800년대 말에 산업 혁명이 일어나면서 공장의 물레바퀴의 전력으로 벨트로 움직이는 선풍기가 도입되었다. 직접 작동시킬 수 있는 최초의 기계 선풍기 가운데 하나는 Alexander Sablukov가 1831년에 발명한 것으로 그는 이를 에어 펌프(AirPump)라고 불렀다. 미국에서의 최초의 선풍기는 1890년대 말에서 1920년대 초에 만들어졌다. 당시 수많은 어린이들이 손과 손가락을 선풍기 쪽에 넣어 다치는 일이 있었다. 20세기에 선풍기는 어디서나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실용화 되었다. 한국에서 최초로 개발한 회사는 금성사(현 LG전자)라고 한다.
선풍기는 연예인처럼 인기가 올랐다가 내려갔다가 한다. 여름 한철 인기가 올라가고, 다른 계절은 인기가 없을 정도가 아니고 아예 처다 보지도 않고 보이지 않는 곳으로 처박아 둔다. 그래도 선풍기는 실망하지 않고 자기의 인기가 올라갈 여름을 기다리며 묵묵히 가을,겨울 봄철을 지낸다. 그리고 여름이 되면 그동안 참았던 것을 분풀이라도 하듯이 계속 바람을 내며 돌아간다. 어떤 선풍기는 헬리콥터를 닮아 천정에서 돌아가고 있고, 어떤 선풍기는 벽에 붙어서 뒤는 돌아보지 않고 좌우를 번갈아 처다보면서 열심히 돌아간다.
가끔 선풍기를 심하게 다루는 사람에 의하여 모가지가 부러지는 고난을 격기도 한다. 선풍기는 자기를 막 다루는 사람에게 여인을 대하듯이 부드럽게 다루어 달라고 부탁을 한다. 그러나 그 말이 잘 통하지 않는다.
에어컨이 등장하여 인기에 심한 타격을 입고 있지만 그래도 서민들에는 끊임없는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그래서 여름이면 서민들이 선풍기를 좋아하고 어떤이는 선풍기를 자기 바로 옆에 두고 애인처럼 사랑하며 선풍기 바람과 함께 호흡을 한다. 어떤이는 밤새도록 선풍기 바람과 함께 잠을 자는이도 있다. 선풍기 사랑의 바람이 감미롭다고 하면서 말이다.
사람들의 땀을 식혀주고 시원하게 해 주는 것을 사명을 알고 돌아가는 선풍기는 참 고마운 기계임이 틀립없다. 돈도 받지 않고 열심히 돈다. 그만 돌라고 스위치를 끄면 말도 잘 듣는다. 언제 돌았다는 듯 조용히 회전을 멈춘다. 주인에게 순종도 잘한다. 시도 때도 없이 주인이 필요하다면 밤에도 돈다. 쓸데 없이 켜 놓고 주인이 밖으로 나가도 불평 한마디하지 않고 어김없이 주인이 끌때까지 돌아간다. 오늘날 자녀들이나 학생들이나 신자들이 어른들의 말에 선풍기처럼 순종하면 얼마나 좋을가,
남을 시원하게 하는 선풍기 같은 사람들이 많아지면 얼마나 좋을까, 선풍기 같은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 순종하는 사람, 인내하는 사람, 변함없이 충성하는 사람, 밤,낮으로 사명위해 사는 사람... 주님의 마음을 시원하게 해 드리고, 주의 종의 마음을 시원하게 해 드리고, 내 이웃의 마음을 시원하게 해 드리는 선풍기 같은 사람이 되면 얼마나 좋을까, 선풍기 바람을 쏘이며 은혜의 시간을 가저 본다.
“충성된 사자는 그를 보낸 이에게 마치 추수하는 날에 얼음 냉수 같아서 능히 그 주인의 마 음을 시원케 하느니라”(잠 25:13)
첫댓글 선풍기처럼 충성스런 사람이 되라는 것이죠? 선풍기에서 충성의 본을 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