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말러 [교향곡 8번]은 연주 시간만도 1시간 반에 이르는 실로 엄청난 대작이다. 기악과 성악이
함께 어울리는 압도적인 음향과 거대한 규모에만 현혹되어 이 작품의 가치를 '질’을 낮게 평가
난 된다. 1910년 뮌헨 초연 당시 붙여진 ‘천인교향곡’은 이 작품의 규모에 대한 강렬한 인상을
함축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말러의 이 작품은 후기 낭만파 음악의 과대 망상적 감정 표현이나
거대화 경향의 대표적 예로 거론되는 일이 많은데, 그러나 실제로 이 곡을 잘 들어보면 가장
섬세한 실내악으로부터 가장 웅장한 합창에 이르기까지 아주 다양한 소리들이 존재한다. 또한
그 모든 것들은 우주의 모든 만물들이 질서 있게 잘 조화돼 있어 그의 다른 교향곡과는 비교할
수 없는 독창적인 걸작으로 우뚝 서있다.
"오소서! 창조의 성령이시여, 당신의 빛나는 천상의 옥좌에서
저희들 영혼을 사로잡아 당신의 영혼과 하나되게 하소서!"
https://www.youtube.com/watch?feature=player_detailpage&v=no148soehbg
하이딩크(Bernard Haitink) 지휘. 로얄 콘체르트헤보(Concertgebouw 1985)
https://www.youtube.com/watch?feature=player_detailpage&v=cQFjDBFXN58
말러 1번 타이탄 교향곡(Mahler, Symphony No 1. 빈 필하모닠. 번스타인 지휘
https://www.youtube.com/watch?feature=player_detailpage&v=Bdc5n562zZg
말러 2번 부활 교향곡(Mahler, Symphony No 2. 빈 필하모닠. 번스타인 지휘
https://www.youtube.com/watch?feature=player_detailpage&v=TOjR59WdZ3k
말러 6번 비극 교향곡(Mahler, Symphony No 6. 로얄콘체르트헤보. 로린 마젤 지휘
1906년, 여름 휴가를 보내던 말러는 라틴어로 된 강림절 송가 '오소서 창조주 성령이시여'를
첫악장(소나타 형식)으로 하고, 괴테의 파우스트 2부 종결부를 가져와 '에로스의 탄생'이라는
제목을 붙여, 스케르초-아다지오- 피날레(종결부) 4악장으로 구성한 칸타타풍 교향곡이다.
이 작품은 워낙 대작이어서 대규모 무대를 갖춘 연주회장을 찾지 못해 지체하던 중 4년 후인
1910년에야 비로소 자신의 직접 지휘로 초연을 한다. 당시 천 명이 넘는 연주자와 합창단이
동원되어 '천인 교향곡'이라는 부제가 붙게 된다. 이런 엄청난 규모의 공연이 가능했던 것은
브루노 발터를 비롯한 그의 친구들의 전폭적인 지원 덕분이었다고 한다. 당시 합창단 규모가
너무 커 한자리에 모여 연습할 수 없어 그의 친구들이 임무를 분담하여 연습에 임했단다.
그가 50세 되던 해에 이루어진 초연은 청중들로부터 뜨거운 찬사를 받았는데 당시 늘 격렬한
비판의 대상이 되었던 그로서는 처음 있는 일이었던 모양이다. 그의 음악은 이로써 재조명을
받게 된다. 음악사적으로도 지금까지의 모든 음악 작품 가운데 가장 거대한 작품이라는 점
에서 이 곡은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는 기념비적 작품이다.
악기 편성과 합창단 규모 면에서 명의 연주자및 합창 단원으로 연주되는 경우도 있지만, 이런 경우는 작곡가의 의중을 충분히
반영한 게 아니어서 바람직하다고는 볼 수 없다. 물론그 정도도 모으기 쉬운게 아니지만... 지휘자 중 한사람이었던 멩겔베르크에게 보낸 편지에서, 말러는 이 작품을 통해 교향곡 2번 에서 표방한 부활에 대한 사상을 한층 정화시켜 불멸의 삶을 구가하려 했음을 내비쳤다.
"이 작품은 지금까지의 내 작품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큰 것으로, 내용면에 있어서나 형식면에 있어 독특한 작품이라 자부합니다. 대우주(大宇宙)가 처음으로 꾸며지면서 움직이기 시작할 때의 그 엄청난 울림을 상상해 주십시오. 이 작품에서 연주되는 소리는 이미 인간의 목소리가 아니라 태양계의, 그리고 우주의 소리입니다...지금까지 내가 작곡했던 교향곡은 모두가 이 작품에 대한 서곡 혹은 습작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전의 교향곡은 어느 것이나 주관적 비극을 다뤘지만, 이 작품에서는 위대한 영광과 환희를 표현했습니다."
'모든 민족의 선물’이라는 그의 표현대로 이 작품은 결국 '인류의 구원'에 관한 것이다. 그런데 인생에 가장 찬란한 순간을 준비하던 이 때 말러에게 위기가 닥친다. 건강이 나빠져 아름다운 호반에서 요양중이던 그녀가 그로피스라는 4살 연하의 젊고 재능있는 한 건축가와 사랑에 빠지고 만 것이다. 영향력 막강한 바우하우스 창립 발기인이자 하버드대 겸임 교수로 미국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던 그는 현대 건축의 중추적 인물이었다. 말러의 카리스마에 반해 결혼하긴 했지만 그의 어두운 성정에 질린 알마는 새로운 연인을 구세주로 여겼고, 그도 알마에게 헌신적인 사랑을 약속했다. 그런데 그로피스는 알마에게 보내는 절절한 러브레터 겉봉투에 '위대한 작곡가 말러 선생님께'라고 기재하여 배달하게 되고 이 편지를 받아본 말러는 충격에 휩싸인다.(이하 생략. 몇명 더 있다.)
유럽 여러 나라의 유명 인사들과 왕족들마저 대거 참석한 가운데 8명의 독창자를 포함한 858명의 합창단과 171명의 오케스트라 단원을 거느리고 그가 직접 지휘했던 초연은 30분 넘게 이어진 우레와 같은 박수 속에 막을 내렸다. 위대한 예술가의 손이라도 잡아보려고 몰려든 청중들로 초만원을 이룬 연주회장 밖은 인산인해를 이루는 통에 그가 이 인간 숲을 뚫고 지나가는데 30분이 넘게 소요될 정도로 대성공을 거둔다. 그런데 연주회에 참석했던 많은 그의 지인들이 이구동성으로 "말러가 몹시 마르고 창백했다."고 전한 바와 같이 그는 다음 해 자신의 9번 교향곡의 초연도 못 본 체 세상을 떠난다. 가사 위주로 독창과 합창이 동원된 이 거대한 칸타타풍의 이 교향곡은 긴장을 잃지않도록 전체가 동기와 주제로 밀접하게 연관되는 통일성을 갖고있다. 여기에 편입된 악기들 중엔 만돌린, 파이프오르간, 하모늄(풍금 비슷한 오르간의 일종), 피아노, 첼레스타 같은 특이한 악기들이 있으며, 2번과 3번 교향곡처럼 무대 밖에 별도의 악기와 가수들을 배치해 독특한 효과를 냈다.
I. Teil(1부). Hymnus(송가) "Veni Creator Spiritus 성령으로 오신 주" 1. Veni, Creator Spiritus 1. Poco adagio http://www.youtube.com/watch?v=KugLAIzW3u8&feature=player_detailpage “오소서 성령이여 창조주시여, 신자들 마음속을 찾아주시어 당신이 창조하신 우리 가슴을, 천상의 은총으로 채워주소서…” 지휘: 게오르그 솔티(Sir Georg Solti). 시카고 심포니 교향악단. 전체가사와 함께 감상 http://www.youtube.com/watch?v=Yy7gAtsCHNs&feature=player_detailpage (2,3,4,5,6/16) http://www.youtube.com/watch?v=A5J9Uqqsm8c&feature=player_detailpage (7,8,9,10,11,12/16) - Sir Georg Solti http://www.youtube.com/watch?v=wuve8eKeqKA&feature=player_detailpage Part 1: Veni Creator Spiritus 구스타보 두다멜 지휘 http://www.youtube.com/watch?v=ZmxdDTu1O68&feature=player_detailpage Part 2: Final Scene from Goethe's"Faust" 구스타보 두다멜의 지휘, 시몬 볼리바르 청소년 관현악단과 로스앤젤레스 필하모닉, 베네수엘라 전국에서 초청된 청소년/어린이 합창단의 카라카스 합동 연주회 실황. 초연 때보다 더 많은 1400여 명이 연주한 것으로, 도이체 그라모폰 DVD와 BD, 다운로드 비디오로 출시되어 있다. * 시몬 볼리바르 청소년 관현악단: 베네주엘라 '엘 시스테마(El Sistema)'를 통해 뛰어난 연주 기량을 갖춘 청소년으로 구성된 세계적인 명성의 관현악단 ※ 엘 시스테마(El Sistema)란? 엘 시스테마(El Sistema)는 ‘시스템’을 뜻하는 스페인어인데 ‘베네수엘라의 빈민층 아이들을 위한 무상 음악교육 프로그램’을 뜻하는 고유명사가 되었다. 1975년 경제학자이자 아마추어 음악가인 호세 안토니오 아브레우 박사가 설립했다. 베네수엘라의 수도 카라카스 빈민가 차고에서 빈민층 청소년 단원 11명으로 출발한 엘 시스테마는 35년이 지난 2010년 현재 190여 개 센터, 26만명이 가입된 조직으로 성장했다. 오케스트라의 취지에 공감한 베네수엘라 정부와 세계 각국의 음악인, 민간 기업의 후원으로 엘 시스테마는 미취학 아동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음악교육 시스템으로 정착하였다. 종전의 음악교육과는 달리 사회적 변화를 추구하는 엘 시스테마는 마약과 폭력, 총기 사고, 포르노 등 각종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베네수엘라 빈민가 아이들에게 음악을 가르침으로써 범죄를 예방할 뿐 아니라 미래에 대한 비전과 꿈을 제시하고, 협동·이해·질서·소속감·책임감 등의 가치를 심어 주는 역할을 하고 있는데, 전세계 젊은 지휘자 중 최고의 평판과 인기를 누리고 있는 구스타보 두다멜(Gustavo Dudamel)이 바로 이 엘 시스타의 최고 수혜자임엔 틀림 없다. 그가 지난 2009년부터 5년간 로스앤젤레스 필하모닉 상임지휘자로 재임하는 동안 'L.A. 필하모닉' 은 세계적인 관현악단으로 발돋음했다. 세계 제일의 오케스트라로 자타가 인정하는 '베를린 필'이 2014년부터 그에게 지휘봉을 맡겼는데, 이는 전세계 음악계에 길이 회자될 대사건이었다. 대한민국 '서울평화상위원회'는 지난 2010년 엘 시시테마의 놀라운 업적을 기려 이 단체의 창시자인 아브레우 박사에게 '서울평화상'을 수여했다.
'로얄 콘체르트헤보우 오케스트라의 창시자이자 '푸르트벵글러'와 함께 20세기 초반 위대한
2. Imple superna gratia
3. Infirma nostril corporis
4. Tempo I (allegro, etwas hastig)
5. Infirma nostril corporis
6. Accende lumen sensibus
7. Veni, Creator Spiritus
8. Gloria sit Patri Domino
II. Teil(2부). Schluss-Szene aus "Faust"
2. Piu mosso (allegro moderato)
3. Chor & Echo: Waldung, sie schwankt heran
4. Pater ecstaticus: Ewiger Wonnenbrand
5. Pater profundus: Wie Felsenabgrund
6. Chor der Engel: Gerettet ist das edle Glied
7. Chor der jüngeren Engel: Jene Rosen
8. Die vollendeteren Engel: Uns bleibet ein Erdenrest
9. Die jüngeren Engel: Ich spür' soeben
10. Doctor Marianus: Höchste Herrscherin der Welt
11. Chor I/II: Dir, der Unberührbaren
12. Magna Peccatrix: Bei der Liebe
13. Una poenitentium: Neige, neige
14. Selige Knaben: Er überwächst uns schon
15. Matet gloriosa: Komm! Hebe dich
16. Chorus mysticus: Alles Vergängliche
17. Applause
사이먼 래틀(Simon Rattle) 지휘, '2002 BBC Proms' 말러 교향곡 제8번 "천인 교향곡",
라틴어 원본 | 한국어 번역본 |
Veni, creator spiritus, Imple superna gratia, Veni, creator. Infirma nostri corporis Accende lumen sensibus, Hostem repellas longius Ductore sic te praevio Per te sciamus da Patrem, Accende lumen sensibus, Veni, creator spiritus, Qui Paraclitus diceris, Gloria Patri Domino, |
오소서 창조의 영이시여, 당신의 창조물의 영혼에 오소서, 창조의 영이시여 우리의 연약한 육신을 당신의 빛으로 우리를 비추시사 우리의 적들을 몰아내 주시고 우리의 갈 길을 인도하시고 우리에게 성부와 성자를 당신의 빛으로 우리를 비추시사 오소서, 창조의 영이시여. 위로자이시여, 하나님 아버지께 영광을 |
2부 "괴테 파우스트 2부 종결부Final Scene of Goethe's Faust"
(Bergschluchten, Wald, Fels, Einöde, Heilige Anachrezen, (성스러운 은자들, 산 위로 올라가며
gebirgauf verteilt, gelagert zwischen Klüften) 흩어져서 암굴 사이에서 쉬고있다.)
Chor und Echo 합창과 메아리
Waldung, sie schwankt heran, 숲은 바람에 흔들려 이쪽으로 쏠리고
Felsen, sie lasten dran, 바위는 그것에 묵직하게 몸을 기대며
Wurzeln, sie klammern an, 나무뿌리는 서로 얼크러지고
Stamm dicht an Stamm hinan. 줄기들은 빽빽히 늘어서 하늘로 치솟아있네.
Woge nach Woge spritzt, 파도는 파도에 부딪쳐 물보라를 튀기고
Höhle, die tiefste, schützt. 깊숙한 동굴은 은둔처를 만든다.
Löwen, sie schleichen stumm- 사자는 말없이 상냥하게
Freundlich um uns herum. 우리들 주위를 살금살금 돌아다니며
Ehren geweihten Ort, 축복받은 이곳,
Heiligen Liebeshort. 거룩한 사랑의 보고를 우러른다.
Pater Ecstaticus 감격한 신부
(auf- und abschwebend) (아래 위로 떠다니며)
Ewiger Wonnebrand, 영원한 환희의 불길,
Glühendes Liebeband, 끓어오르는
Siedender Schmerz der Brust, 가슴의 고통
Schäumende Gotteslust! 용솟음치는 신의 즐거움!
Pfeile, durchdringet mich, 화살이여, 나를 꿰뚫어라.
Lanzen, bezwinget mich, 창 끝이여, 나를 찔러라.
Keulen, zerschmettert mich, 지팡이여, 나를 박살내라.
Blitze, durchwettert mich! 번갯불이여, 나를 태워라.
Dass ja das Nichtige 덧없는 것은 모두
Alles verflüchtige, 흩어지고
Glänze der Dauerstern, 영원한 사랑의 핵심이
Ewiger Liebe Kern! 영속하는 별처럼 빛나기 위해.
Pater Profundus 생각에 잠긴 신부
(tiefe Region) (낮은 곳에서)
Wie Felsenabgrund mir zu Füssen 내 발 밑의 암벽이
Auf tieferm Adgrund lastend ruht, 심연에 묵직하게 얹혀 있듯이
Wie tausend Bäche strahlend fliessen 수많은 개울이 빛나며 흘러내려
Zum grausen Sturz des schaums der Flut 거품 일으키는 굉장한 폭포가 되듯이
Wie strack, mit eignem kräftigen Triebe, 자기의 힘찬 기세로 무럭무럭
Der Stamm sich in die Lüfte trägt: 나무줄기가 하늘로 치솟듯이,
So ist es die allmächtige Liebe, 그와 같이 만물을 형성하고 만물을 기르는 것은
Die alles bildet, alles hegt. 전능한 사랑이다.
Ist um mich her ein wildes Brausen, 숲도 바위 밑에도 물결치듯이
Als wogte Wald und Felsengrund! 나의 주위에는 사나운 물소리가 출렁거린다.
Und doch stürzt, liebevoll im Sausen, 그러나 좔좔거리면서도 정답게
Die Wasserfülle sich zum Schlund, 풍성한 물이 골짜기의 흙을 적실 임무를 맡고
Berufen, gleich das Tal zu wässern; 깊은 구렁텅이로 흘러서 떨어진다.
Der Blitz, der flammend niederschlug, 독기 서린 안개를 가슴에 품은
Die Atmosphäre zu verbessern, 대기를 정화시키기 위해
Die Gift und Dunst im Busen trug: 번개는 불길을 일으키며 내리쳤다.
Sind Liebesboten! sie verkünden, 이들은 사랑의 사신으로, 영원히 창조하면서
Was ewig schaffend uns umwallt. 우리를 감싸주고 있는 힘을 고하여 가르쳐준다.
Mein Innres mög es auch entzünden, 그것이 내 마음에도 불을 붙여주었으면!
Wo sich der Geist, verworren-kalt, 이 마음 속에서 정신은 혼란하고 싸늘하며
Verquält in stumpfer Sinne Schranken, 둔한 관능의 울 안에 갇혀 괴로와하고
Scharfangeschlossnem Kettenschmerz! 날카롭게 달라붙는 고통의 사슬에 몸부림치고 있다.
O Gott! beschwichtige die Gedanken, 아, 신이여! 저의 사념을 달래주시고
Erleuchte mein bedürftig Herz! 저의 메마른 마음을 비취주소서!
(Die nachfolgenden zwei Chöre
werden gleichzeitig gesungen) (뒤따르는 두 합창단이 동시에 노래한다)
Engel 천사들
(schwebend in der höheren Atmosphäre, Faustens (파우스트의 불멸의 영혼을 인도하며,
Unsterbliches tragend) 공중에서 부유하고 있다.)
Gerettet ist das edle Glied 영의 세계의 고귀한 한 사람이
Der Geisterwelt vom Bösen: 악의 손에서 구원을 받았습니다.
Wer immer strebend sich bemüht, “누구든 줄곧 노력하며 애쓰는 이를
Den können wir erlösen! 우리는 구원할 수 있습니다.”
Und hat an ihm die Liebe gar 그리고 이분에게는
Von oben teilgenommen, 천상으로부터의 사랑까지 더하였습니다.
Begegnet ihm die selige Schar 축복받은 무리들이
Mit herzlichem Willkommen. 진심으로 반갑게 이분을 맞이합니다.
Chor Seliger Knaben 승천한 소년들의 합창
(um die höchsten Gipfel kreisend) (산꼭대기를 떠돌면서)
Hände verschlinget 손을 잡고
Freudig zum Ringverein! 즐겁게 동그라미를 만들어
Regt euch und singet 춤추며 노래불러라,
Heilige Gefühle drein! 성스러운 생각을!
Göttlich belehret, 거룩한 가르침을 받고
Dürft ihr vertrauen; 너희들은 근거를 얻었으니
Den ihr verehret, 너희들이 우러르는 신을
Werdet ihr schauen. 볼 수 있으리라.
Die Jüngeren Engel 어린 천사들
Jene Rosen, aus den Händen 사랑에 넘치는 성스러운 속죄 여자들의
Liebend-heiliger Büsserinnen, 손에서 내려진 그 장미꽃이
Halfen uns den Sieg gewinnen, 우리를 도와 승리를 얻게 하고,
Und das hohe Werk vollenden, 고귀한 일을 완성시켜
Diesen Seelenschatz erbeuten. 이 영혼의 보배를 손에 넣게 해주었습니다.
Böse wichen, als wir streuten, 우리들이 꽃을 뿌렸더니 악은 물러났습니다.
Teufel flohen, als wir trafen. 우리들이 꽃을 내리치니 악마는 달아났습니다.
Statt gewohnter Höllenstrafen 익숙한 지옥의 벌 대신에
Fühlten Liebesqual die Geister; 악령들은 사랑의 고통을 느꼈던 것입니다.
Selbst der alte Satansmeister 그 늙은 악마의 우두머리까지도
War von spitzer Pein durchdrungen, 쓰라린 고통이 몸에 배어들었습니다.
Jauchzet auf! es ist gelungen. 만세를 부릅시다! 성공한 것입니다.
Die Vollendeteren Engel 성숙한 천사들
(Chor mit Altsolo) (알토 독창과 합창)
Uns bleibt ein Erdenrest 지상의 찌꺼기를 나르는 일은
Zu tragen peinlich, 힘이 듭니다.
Und wär er von Asbest, 비록 불붙지 않는 석면으로 되어있을지라도
Er ist nicht reinlich. 절대로 깨끗하지는 않습니다.
Wenn starke Geisterkraft 굳건한 정신의 힘으로
Die Elemente 지상의 원소를
An sich herangerafft, 긁어모아 가지고 있으면
Kein Engel trennte 육과 영이 내부에서 맺어져
Geeinte Zwienatur 하나로 되어 있는 이중의 것을
Der innigen beiden: 어떠한 천사라도 떼어놓지는 못합니다.
Die ewige Liebe nur 영원한 사랑만이
Vermag's zu scheiden. 그것을 갈라놓을 수 있습니다.
(Die nachfolgenden Chöre und die ersten 8 Zeilen 뒤따르는 합창과, 마리아를 숭앙하는 박사의
des Doctor Marianus werden gleichzeitig gesungen) 첫 8행은 동시에 노래된다.)
Die Jüngeren Engel 어린 천사들
Nebelnd um Felsenhöh 바위 꼭대기를 감돌아
Spür' ich soeben, 안개처럼 나부끼며
Regend sich in der Näh 영의 생명을
Ein Geisterleben. 나는 지금 느낍니다.
Die Wölkchen werden klar: 영은 맑아옵니다.
Ich seh bewegte Schar 일찍 하늘에 불려간 소년들의
Seliger Knaben, 부산한 무리들이 보입니다.
Los von der Erde Druck, 지상의 답답함을 벗어나서
Im Kreis gesellt, 둥그렇게 어울려
Die sich erlaben 천상 세계의
Am neuen Lenz und Schmuck 새로운 봄단장에
Der obern Welt. 활기를 띠고 있습니다.
Sei er zum Anbeginn, 이분도 먼저
Steigendem Vollgewinn 축복받은 소년들과 어울리게 하고
Diesen gesellt! 차츰 완성의 경지로 올라가게 하는 것이 좋겠지요!
Chor Seliger Knaben 승천한 소년들
Freudig empfangen wir 우리들은 기꺼이
Diesen im Puppenstand; 번데기 상태에 있는 이분을 맡겠어요.
Also erlangen wir 그래야만 우리들도 천사가 될
Englisches Unterpfand. 보증을 얻을 수 있습니다.
Löset die Flocken los, 이분을 싸고 있는
Die ihn umgeben! 솜털을 벗겨 주세요!
Schon ist er schön und gross 벌써 이분은 거룩한 삶으로 들어가
Von heiligem Leben. 아름답게 자랐습니다.
Doctor Marianus 마리아를 숭배하는 박사
(in der höchsten, reinlichsten Zelle) (가장 높고 가장 깨끗한 암굴 속에서)
Hier ist die Aussicht frei, 이곳은 전망이 자유로와,
Der Geist erhoben. 정신이 드높아진다.
Dort ziehen Fraun vorbei, 저기 여인들이 위를 향해 떠돌몀서
Schwebend nach oben. 지나가는구나.
Die Herrliche, mitteninn, 그 한 가운데
Im Sternenkranze, 별들의 장식을 몸에 걸친 빛나는 분이 계시니,
Die Himmelskönigin, 천상의 모후라는 것을
Ich seh's am Glanze. 그 빛으로 보아 알 수 있다.
Höchste Herrscherin der Welt, 세계를 지배하는 최고의 여왕이여!
Lasse mich im blauen, 파랗게 펼쳐진양
Ausgespannten Himmelszelt 하늘 천막 속에서
Dein Geheimnis schauen! 당신의 신비를 엿보게 해주소서.
Billige, was des Mannes Brust 남자의 가슴을
Ernst und zart beweget 진지하고 상냥하게 움직여
Und mit heiliger Liebeslust 거룩한 사랑의 기쁨을 지니고
Dir entgegenträget! 당신께로 향하게 하는 이를 기리소서!
Unbezwinglich unser Mut, 당신이 숭고한 명령을 내리시면
Wenn du hehr gebeitest; 우리들의 용기는 당할 이가 없습니다.
Plötzlich mildert sich die Glut, 당신이 우리를 만족하게 해주시면
Wie du uns befriedest. 정열은 갑자기 부드러워집니다.
Doctor Marianus und Chor 마리아를 숭배하는 박사와 합창
Jungfrau, rein im schönsten Sinn, 그지없이 아름다운 뜻에서의 순결하신 동정녀,
Mutter, Ehren würdig, 우러러보아야 할 어머니여,
Uns erwählte Königin, 우리를 위해 선택된 왕비여,
Göttern ebenbürtig. 모든 신들과 동등한 분이여.
(Mater Gloriosa schwebt einher) (영광의 성모 떠온다)
Chor 합창
Dir, der Unberührbaren, 가볍고 조그만 구름이
Ist es nicht benommen, 저분의 주위에 얽혀 있도다.
Dass die leicht Verführbaren 당신을 의지하여 찾아오는 것은
Traulich zu dir kommen. 금지되어 있지 않습니다.
In die Schwachheit hingerafft, 약한 마음에 이끌린 저들은
Sind sie schwer zu retten. 구하기도 어렵습니다.
Wer zerreisst aus eigner Kraft 누가 자기 힘으로 정욕의 사슬을,
Der Gelüste Ketten? 끊어버릴 수 있겠습니까?
Wie entgleitet schnell der Fuss 기울어진, 미끄러운 마루에서는
Schiefem, glattem Boden! 발이 얼마나 쉽게 미끄러집니까!
Chor der Büsserinnen 참회하는 여자들의 합창
(und Una poenitentium) (그리고 한 속죄의 여인)
Du schwebst zu Höhen 당신은
Der ewigen Reiche, 영원한 나라의 높은 곳으로 떠오르십니다.
Vernimm das Flehen, 우리들의 소원을 들어주세요.
Du Ohnegleiche, 당신, 비길 데 없는 분이여!
Du Gnadenreiche! 당신, 자비로운 분이여!
Magna Peccatrix (St. Lucae VII, 36) 큰죄를 지은 여인(성 누가복음, 7장 36절)
Bei der Liebe, die den Füssen 바리새 사람들의 조소를 받으면서도,
Deines gottverklärten Sohnes 승화하여 신이 되신 성자의
Tränen liess zum Balsam fliessen 발에 눈물을 흘려
Trotz des Pharisäerhohnes, 향유로 바꾼 사랑에 의지하여,
Beim Gefässe, das so reichlich 좋은 향기를 그처럼 풍성하게
Tropfte Wohlgeruch hernieder, 쏟아놓은 항아리를 의지하여.
Bei den Locken, die so weichlich 성스러운 몸을 그처럼 부드럽게
Trockneten die heiligen Gleider- 문지른 고수머리에 의지하여 기원합니다-
Mulier Samaritana (St. Joh. IV) 사마리아의 여인(요한 복음, 4장)
Bei dem Bronn, zu dem schon weiland 그 옛날 아브라함이 가축의 무리를
Abram liess die Herde führen, 몰고 가게 한 샘물을 의지하여
Bei dem Eimer, der dem Heiland 구세주의 입술에 시원하게
Kühl die Lippe durft berühren, 닿을 수 있었던 물통을 의지하여.
Bei der reinen, reichen Quelle, 이제는 그곳에서 쏟아져 나와
Die von dorther sich ergiesset, 넘쳐서 영원히 맑게
Überflüssig, ewig helle 온 세계에 끝없이 흐르는
Rings durch alle Welten fliesset- 맑고 풍성한 샘물을 의지하여 기원합니다-
Maria Aegyptiaca (Acta Sanctorum) 이집트의 마리아(사도행전)
Bei dem hochgeweihten Orte, 주님을 쉬게 하신
Wo den Herrn man niederliess, 깨끗하기 그지없는 장소를 의지하여,
Bei dem Arm, der von der Pforte 묘지의 문간에서 저를
Warnend mich zurückestiess, 훈계하며 밀어젖힌 팔을 의지하여,
Bei der vierzigjährigen Busse, 사막에서 정성껏 행하여 온
Der ich treu in Wüsten blieb, 사십 년 동안의 참회를 의지하여,
Bei dem seligen Scheidegrusse, 제가 모래 속에 적어놓은
Den im Sand ich niederschrieb- 복된 작별의 인사를 의지하여 기원합니다-
Zu Drei 세 사람 다 같이
Die du grossen Sünderinnen 큰죄를 지은 여인들에게도
Deine Nähe nicht verweigerst 당신 곁에 다가옴을 거절하지 않으시고
Und ein büssendes Gewinnen 참회의 공덕을
In die Ewigkeiten steigerst, 영원한 경지로 높이신 당신이여.
Gönn auch dieser guten Seele, 오직 한 번 스스로를 잊었을 뿐으로
Die sich einmal nur vergessen, 실수인 줄을 깨닫지 못한
Die nicht ahnte, dass sie fehle, 이 착한 이에게도 그에 합당한
Dein Verzeihen angemessen! 용서의 은총을 내리소서!
Una Poenitentium 참회하는 한 여인
(sonst Gretchen genannt, sich anschmiegend) (전에 레트헨이라 불리운 여인. 성모에게 매달리며)
Neige, neige, 굽어보소서, 굽어보소서.
Du Ohnegleiche, 비길 데 없는 분.
Du Strahlenreiche, 공명이 넘쳐흐르는 분
Dein Antlitz gnädig meinem Glück! 얼굴을 자애롭게 저의 행복 쪽으로 돌려주소서!
Der früh Geliebte, 옛날 사랑하던 분으로
Nicht mehr Getrübte, 이제는 이미 혼탁함이 없어진 분,
Er kommt zurück. 그분이 돌아왔습니다.
Selige Knaben 승천한 소년들
(in Kreisbewegung sich nähernd) (원을 지어 움직이며 가까이 온다.)
Er überwächst uns schon 이분은 벌써 팔다리가 늠름하게
An mächtigen Gliedern, 우리들보다도 더 우람하게 되었습니다.
Wird treuer Pflege Lohn 정성껏 보살펴드린 대가를
Reichlich erwidern. 듬뿍 내려 주시겠지요..
Wir wurden früh entfernt 우리들은 일찍
Von Lebechören; 살아있는 사람들을 멀리하게 되었지만
Doch dieser hat gelernt: 이분은 여러 가지를 배워오셨으니
Er wird uns lehren. 우리들을 가르쳐 주시겠지요.
Una Poenitentium 참회하는 한 여인
Vom elden Geisterchor umgeben, 고귀한 영혼들의 무리에 둘러싸여
Wird sich der Neue kaum gewahr, 새로운 삶으로 들어오신 분은 깨닫지도 못하고
Er ahnet kaum das frische Leben, 상쾌한 목숨을 짐작도 못하건만.
So gleicht er schon der heiligen Schar. 벌써 거룩한 무리들을 닮아갑니다.
Sieh, wie er jedem Erdenbande 보세요! 저분은 낡은 껍질인
Der alten Hülle sich entrafft, 지상의 인연을 남김없이 벗어던졌습니다.
Und aus ätherischem Gewande 그리하여 영기 어린 옷자락에서
Hervortritt erste Jugendkraft! 최초의 젊은 기운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Vergönne mir, ihn zu belehren: 저분에게 가르쳐 드리는 일을 허락해주세요..
Noch blendet ihn der neue Tag! 저분은 아직 새로운 햇빛을 눈부셔하고 있습니다.
Mater Gloriosa 영광의 성모
Komm! Hebe dich zu höhern Sphären! 저 높은 하늘로 올라오너라.
Wenn er dich ahnet, folgt er nach. 그이도 그대인 줄 알면 따라오리라.
Doctor Marianus 마리아를 숭앙하는 박사
(auf dem Angesicht anbetend) (엎드려 기도하면서)
Blicket auf zum Retterblick, 참회하는 마음을 지닌 사람들이여
Alle reuig Zarten, 모두
Euch zu seligem Geschick 구원해주시는 분의 눈길을
Dankend umzuarten! 우러러보라!
Werde jeder bessre Sinn 마음씨 착한 사람 모두
Dir zum Dienst erbötig! 당신을 섬길 각오를 할 수 있도록!
Jungfrau, Mutter, Königin, 동정녀여, 어머니여, 왕비여!
Göttin, bleibe gnädig! 여신이여, 길이길이 자비를 베푸소서!
Chorus Mysticus 신비의 합창
Alles Vergängliche 일체의 무상한 것은
Ist nur ein Gleichnis; 한낱 비유에 불과하다.
Das Unzulängliche, 지상에서 미치지 않았던 것이
Hier wirds Ereignis; 이 천상에서 이루어지니
Das Unbeschreibliche, 말할 수 없는 것이
Hier ists getan; 여기서 완성되었네.
Das Ewigweibliche zieht uns hinan. 영원한 여성이 우리들을 이끌어 올린다.
악기 편성
피콜로, 플루트 4, 오보에 4, 잉글리시 혼, 클라리넷 4, 베이스 클라리넷, 파곳 4, 콘트라 파곳, 호른 8,
트럼펫 4, 트럼본 4, 튜바, 팀파니 3, 큰북, 심벌즈, 탐탐, 트라이앵글, 종, 글로켄슈필, 첼레스타, 피아노,
하모늄, Tubular Bells, 파이프오르간, 하프 2, 만돌린, 현5부 (관현악단 외에 별도로 트럼펫 4, 트롬본 3),
소프라노 독창자 3, 알토 독창자 2, 테너, 바리톤, 베이스, 어린이 합창, 혼성 합창 2.
- 작품 해설(작품 감상 팁)
악장 구성 <UL><LI>Part One
Hymnus "Veni creator spiritus", Allegro impetuoso E♭장조 4/4 박자. 저음 악기와 오르간의 울림으로
시작되는 제1 주제. 제1 소프라노의 독창에서 제2 주제를 부른후 각 독창자에 이어 합창이 이어짐.
"Infirma nostri corporis", 전개부로 관현악으로 시작. 새로운 동기를 도입. 제1 주제와 제2 주제의 변형.
"Accende lumen sensibus", 제2 주제를 다루면서 관현악, 합창으로 이어짐
"Veni, creator spiritus", 제1 주제가 연주되고 재현부로 들어감.
"Gloria sit Patri Domino", 어린이 합창으로 시작함. 동기의 확대, 축소로 클라이맥스를 이룬 뒤
Part One을 끝맺는다.
Part Two Final scene from Goethe's "Faust" Poco adagio
괴테의 파우스트 가운데 마지막 장에서 발췌한 가사로 이루어진다. 말러는 특히 파우스트에서 차용한
부분을 '에로스'라고 정의하였는데, 이는 작곡가 자신이 에로스 신을 찬미하고 이를 가장 중심적인
창작 모티브로 삼았음을 나타내고 있다. 제2부는 「아다지오」, 「스케르초」, 「피날레」의 세 부분
으로 나뉘어 있으며, 한 치의 숨쉴 틈도 허용하지 않는 단단한 구성이 특징이다. 말러 스스로 크게 만족
했던 작품인 만큼, 한 순간도 긴장을 잃지 않도록 전체를 동기와 주제로 밀접하게 연관시켰음을 느낄
수 있다.
제1 부는 바이올린의 8도 트레몰로 위에 저음현과 목관이 주요한 동기군을 제시.
Più mosso (Allegro moderato), 플루트가 새로운 주제를 연주. 이후 금관이 이어받음.
"Waldung, sie schwankt heran", 합창이 더해져서 음악이 변화되면서 되풀이 됨.
"Ewiger Wonnebrand", 바리톤 독창이 모데라토 주제를 이야기 함.
"Wie Felsenabgrund mir zu Füßen", 베이스 독창도 함께 신을 찬양함.
"Gerettet ist das edle Glied" - "Hände verschlinget", 주제를 관현악이 받아서 제1 부의 선율이 언급됨.
"Jene Rosen, aus den Händen", "Ich spür' soeben" - "Freudig empfangen wir", 관현악이
주제를 제시 후에 속도가 느려지면서 천사의 합창이 제1 부의 전개부를 표현한다. 그뒤 성스러운
어린이들의 합창이 이어진다.
"Dir, der Unberührbaren" - "Du schwebst zu Höhen", "Er überwächst uns schon" -
"Vom edlen Geisterchor umgeben",
제2 부는 하프, 바이올린의 주제로 시작. 목관이 되풀이하면서 합창, 독창자들이 주제를 전개한다.
"Komm! hebe dich zu höhern Sphären" - "Blicket auf zum Retterblick", "Alles Vergängliche",
제3 부는 테너로 시작. 관현악 간주가 끝나면 "신비스런 합창"을 부른다. 금관이 Part One의 주제를
환기시키면서 끝난다.
이 악장의 마지막 가사, '영원히 여성적인 것이 우리를 이끌어 올린다'는 귀절은 다른 난자들과의
외도로 자신에게 커다란 고통을 주었던 자신의 스무살 어린 아름다운 아내 알마일 수도 있겠다.
비록 외도로써 자신에게 씻을 수 없는 배신감과 고통을 주었지만 그의 말마따나 지금까지의 그의
창작의 원동력은 그녀에게서 왔다는 점에 비추어 봤을 때 그럴 개연성은 충분하다.
그의 2번 교향곡에서는 '부활'의 메시지를 전했다면, 이 8번에서는 괴테가 파우스트의 입을 빌어
"이 모든것은 그저 비유다. 모두가 구원을 받으리라"라고 외쳤듯 그는 전인류에게 '구원'을 말했다.
그러나 그 구원의 향유자는 결국 자기 자신과 아내 알마였다. 말러가 이 곡을 그의 아내에게 헌정한
사실이 그것을 대변하는 게 아닐까?
그의 교향곡 중 유일하게 헌정자를 갖게 된 이유 말이다.
말러의 이 곡에 가사를 매치시켜가면서 감상하는 재미 꽤 쏠쏠하다. 컴퓨터와 인터넷이 우리에게
선사하는 축복이 아닐 수 없다.
1부 : 성령의 빛과 사랑
라틴어 성령 찬미가를 가사로한 제1부 도입부는 성령의 은총이 내리듯 찬란한 음악으로 시작한다.
이 곡에서 성령 찬미가를 구성하는 몇 개의 키워드는 말러의 음악적 모티브에 정확히 상응하므로
찬미가의 키워드와 음악적 모티브의 관계를 이해하는 것이 이 교향곡을 이해하는 중요한 열쇠다.
제1연의 핵심어 ‘창조의 성령’(creator spiritus)은 성령의 창조적 힘을 암시하는 남성적인 음악으로
표현된다. 마치 번개가 내리치듯 4도 하행한 후 7도 상행하며 곧은 직선을 그리는 선율의 모양은
매우 힘차고 역동적이다. 반면 제2연의 핵심어 ‘위안의 영’(paraclitus)은 아치 모양의 부드러운 곡
선이 강조된 여성적인 선율로 나타난다. 이는 성령의 자비로운 측면을 나타내는 듯하다. 이처럼
성령 찬미가에 암시된 성령의 두 가지 측면, 즉 남성적인 창조의 성령과 여성적인 자비의 성령은
각기 적절한 음악적 모티브로 대변되며 이 곡의 핵심적인 동인으로 작용한다.
1부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3연 후반부의 “축복의 빛으로 우리 정신을 인도하시고 우리 마음을
사랑으로 넘치게 하소서”(Accende lumen sensibus, Infunde amorem cordibus)다. 이 부분이 말러
교향곡 8번의 1부와 2부를 묶는 중요한 단서이다. ‘빛’과 ‘사랑’을 노래한 이 음악은 ‘파우스트’를
바탕으로 한 제2부에서 파우스트의 구원을 암시하는 장면에서도 똑같이 사용된다. 제2부의 구원
암시 장면에서 천사들은 이렇게 노래한다. “영의 세계에서 고귀한 한 사람이 악의 손에서 구원을
받았다. 누구든 줄곧 노력하며 애쓰는 이를 우리는 구원할 수 있도다.” <파우스트>의 핵심 구절
이라 할만한 이 부분이 제1부 성령 찬미가의 핵심인 ‘빛’과 ‘사랑’의 음악과 일치한다는 것은 의미
심장하다. 말러는 파우스트 혹은 인간의 구원이 그자신의 노력뿐만 아니라 성령의 빛과 사랑으로
이루어질 수 있음을 말하려 했음일까!
2부 : 파우스트의 구원과 환희
교향곡 8번의 제1부가 일종의 칸타타라면 제2부는 음악극이라 할 만하다. 괴테의 <파우스트>
중 은둔자 장면부터 마지막 신비의 합창까지의 텍스트를 사용했는데, 합창단과 독창자들이 각기
특정 배역을 맡고 있어 오페라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제2부의 막이 오르면 먼저 숲 속의 스산한 바람소리를 묘사하는 오케스트라의 서주와 성스러운
은자들의 신비로운 합창이 들려오고 이어 황홀경에 빠진 감격한 신부(바리톤)가 신과의 합일의
기쁨을 열정적으로 노래하고, 명상하는 신부(베이스)는 번뇌에 괴로워하며 그의 모든 고통을
이겨낼 전능한 사랑을 구한다. 그러자 천사들과 승천한 소년들이 나타나 “누구든 줄곧 노력하며
애쓰는 이를 우리는 구원할 수 있도다”라는 <파우스트>의 핵심사상을 노래하지만, 성숙한 천사
들은 ‘지상의 찌꺼기’를 나르는 일이 결코 쉽지 않음을 경고하며 인간의 불완전함을 노래한다.
바로 이 장면에서 제1부의 “우리의 덧없는 육신을 당신의 힘으로 강하게 하시고 (Infirma nostri
corporis Virtute firmans perpeti)"에 해당하는 어두운 음악이 흐르고, 그의 교향곡 제 4번 2악장을
연상시키는 무시무시한 저승사자의 바이올린 소리가 들려온다.
▲2부는 영광의 성모에게 구원받는 파우스트를 그린다.
이윽고 젊은 천사들과 승천한 소년들이 파우스트를 보살펴 좀 더 높은 완성의 경지에 오르도록
도와주고, 마리아를 숭배하는 박사(테너파트, 이하 '마리아 박사')는 파우스트를 구원할 수있는
영원한 여성, 즉 영광의 성모를 숭배한다. 그러자 멀리서 영광의 성모가 떠오르고, 바이올린이
지극히 아름답고 서정적인 성모의 주제를 연주하면서 성모의 자비로움을 표현한다.
영광의 성모 앞에 등장하는 세 명의 죄 많은 여인들은 예수의 발에 향유를 부은 여인(소프라노)
과 사마리아 여인(알토), 이집트의 마리아(알토)인데, 모두 지난날의 죄를 참회하며 파우스트를
용서해줄 것을 청한다. 그리고 2부의 프리마돈나라 할 수 있는 그레트헨(소프라노, 텍스트에는
‘속죄의 한 여인’으로 표시)이 성모께 매달리며 그녀의 옛 연인이던 파우스트의 구원을 간절히
청하자, 영광의 성모(소프라노)는 마침내 파우스트를 용서하고 하늘로 불러올린다.
영광의 성모가 맡은 대사는 단 두 줄이지만 그녀는 이 작품에서 가장 핵심적 인물인 파우스트를
구원하는 영원한 여성상이다. 마리아 박사가 엎드려 경배하며 “동정녀, 어머니, 여왕, 여신”이라
외치며 영광의 성모를 찬양하고, 첼레스타와 피아노, 하프가 만들어내는 영롱한 음악에 맞추어
파우스트가 승천하자 어디선가 아주 고요히 시작된 신비의 합창이 점차 벅찬 환희로 상승하고
감격한 신부의 주제와 영광의 성모 주제가 결국 제1부의 ‘창조의 성령’ 모티브로 통합되면서
오로지 성령만이 남아 거대한 교향곡의 대미를 장식한다. <이상 음악평론가 최은규 글 편집>
http://www.youtube.com/watch?feature=player_detailpage&v=sgEvco07TWw
* Mahler Symphony No 8. 합창. 얀손스(Jansons) 지휘. 보스톤 방송 교향악단(BRSO)
http://www.youtube.com/watch?feature=player_detailpage&v=NSYEOLwVfU8
* Mahler Symphony No 8. 합창. 번스타인(Bernstein) 지휘. 빈 필( Vienna Philharmonic Orchestra)
오스트리아 남부 지방 카린티아의 마이어르니그에 있는 말러의 여름 별장. 베버의 미발표 오페라 'Die drei Pintos(세 사람의 핀토)'를 완벽하게 지휘하여 명성을 더하게 되고 아울러 재정적으로도 여유가 생겨 마련한 이 별장에서 그는 8번 교향곡을 작곡하게 된다.
다양한 소리들이 어우러진 거대한 작품
말러의 이 8번 교향곡은 연주시간만 1시간 반이 소요되는 엄청난 대작이다. 베토벤 9번 합창
교향곡이 통상 67분 정도 소요된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그러나 기악과 성악이 그 긴 시간 동안
함께 어울리는 이 교향곡의 거대한 규모와 압도적인 음향에 현혹되어 이 작품의 가치를 ‘질’
보다는 ‘양’으로 평가해선 곤란하다는 점을 상기하자.
1910년 뮌헨 초연 당시 공연기획자에 의해 붙여진 ‘천인 교향곡’이란 별명 덕분에 이 작품의
규모에 대한 인상이 너무 강해 이 작품에 대해 '후기 낭만주의 음악의 과대 망상적 감정 표현'
이라거나 거대화 경향의 대표적 예로 거론되곤 한다지만 그러나 실제로 잘 들어보면 섬세한
실내악과 웅장한 합창에 이르기까지 아주 다양한 소리들이 잘 조화되어 들려옴을 금방 느낄
수 있다. 우주의 모든 만물들이 질서 있게 움직이듯이.
말러 자신이 말했듯이 이 작품 이전의 모든 교향곡 작품들이 오로지 이 8번 교향곡을 위한 준비
과정이었다고 말한 점에 비추어 보더라도 이 작품은 그의 다른 교향곡과는 비교할 수 없는 독창
적인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1860년 독일(구 오스트리아) 출생의 유대계 체코인. 당시 체코는 오스트리아와 합병상태였다.
그는 어려서부터 뛰어난 음악적 재능을 보여 빈 음악원에서 전문 교육을 받고 브루크너의 제자가
되어 그에게서 대위법을 배우는 등 커다란 영향을 받았다.
볼프(오스트리아)와 동창으로써 서로 친교를 맺고 빈 대학에 들어간 무렵부터 작곡을 시작했다.
지휘자 말러
1880년, 그는 20세의 약관으로 지휘자의 길로 나섰다. 지휘자로서의 그에게 가장 기억에 남은
사건은 1887년 바그너의 ‘니벨룽겐의 반지’를 지휘한 것이었다고 한다. 그 공연은 갑자기 사정이
생겨 지휘를 하지 못하게 된 아르투르 니키슈(Arthur Nikisch)를 대신한 것이었는데, 그가 지휘한
이 공연은 대단한 격찬을 받았고 말러는 단숨에 유럽에서 가중 훌륭한 지휘자 중의 한 사람으로
올라서게 되었단다. 스타 탄생도 그런 스타 탄생이 드물 정도로... 물론 준비는 되어 있었겠지만.
그는 각지의 극장이나 빈 필하모니의 지휘자로서 정력적으로 활약했다. 1897년 빈 궁정 극장의
악장으로 취임해 빛나는 업적을 남기지만, 1907년(47세) 인사 문제가 원인이 되어 빈을 떠난 후
뮌헨, 파리, 암스테르담에서 지휘 활동을 하면서 자작 교향곡의 소개에 힘썼다.
언젠가 말러가 모차르트의 Don Giovanni(돈 조반니)를 지휘하였을 때 이를 본 브람스는 대단히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말하였다.
사실 여부를 떠나 제법 알려진 말러와 브람스의 관계에 대한 일화 한 토막을 소개하면, 브람스를
방문한 말러가 이 대선배와 함께 냇가를 걷고 있었다. 브람스가 말러에게 "요즘 젊은 작곡가들은
'신기한 것'만 찾고 '진지함'이 없다"며 불평을 늘어놓자 말러가 물끄러미 냇물을 보며 대꾸하길,
"아, 선생님, 저기 바로 마지막 물결이 흘러오고 있군요"했다는 거다. 기습을 당한 브람스는 어이
없다는 듯이 말러의 얼굴을 한참 쳐다보더니 이윽고 머리를 끄덕이면서 말했더란다.
"무슨 뜻인지 알겠네. 내 시대의 것만 항상 올바를 수는 없지."
이 일화는 우리에게 여러가지 화두를 제공한다. 브람스가 말러에게 한 불평은 말러를 '포함한'
신세대 작곡가를 불신하는 발언인지, 반대로 말러를 신뢰하는 발언인지 두 갈래 해석을 낳는다.
작곡 형식상 바그너의 영향을 크게 받은 말러이고 보면, 브람스의 '신세대 작곡가론'도 바그너
류에 온통 물들어가는 후배 세대에 대한 한탄이 아니었을까? 당시 독일 음악계가 브람스 파와
바그너파로 나뉘어 격렬히 논쟁하고 반목하던 한 단면이다. 열렬한 바그너 추종자인 브루크너
보다 너댓살 아래인 브람스가 심심찮게 브루크너의 교향곡에 대해 혹평한 사례들이 이를 반증
한다. 따라서 브람스가 그 브루크너의 추종자 말러에 대해 색안경을 쓰고 바라봤을 수도 있겠다.
그러나 말러는 브람스식의 형식미와 구조적 건축미를 도외시하지 않았는데 브람스도 그 점을 잘
알고 있었다는 거다. 음악의 미학이나 관현악법 등 여러 면에서 말러와, 특히 브루크너는 바그너
의 영향을 많이 받았는데 오페라(악극)이 아니라 '교향악' 장르의 계승 발전에 큰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브루크너와 말러를 브람스와 같은 범주(카테고리)에 포함시키기도 한다.
심포니(교향곡) 장르의 발전에 기여한 측면에서는 브루크너나 말러가 브람스와 공통점이 있을
지 몰라도 당사자들의 음악적인 성향을 감안하면 바그너 계열로 보는게 타당하다는 평가다.
연주와 창작 활동을 병행했던 그의 주요 작품들은 주로 가곡과 교향곡에 집중되었는데, 이 둘의
악상들이 긴밀한 맥락을 갖는 것이 말러 음악의 특징이다. 즉 교향곡 제1번 '거인 Der Titan'과
'방랑하는 젊은이의 노래」(1885), 성악이 딸린 교향곡 2번 부활 Auferstehung(1894), 제3번과
제 4번, 교향곡과 가곡집 '어린이의 이상한 뿔피리 Des knaben Wunderhorn'는 공통의 선율을
사용하고 있다.
대규모의 칸타타를 연상케하는 제8번은 베트게(Bethge)가 번역한 이태백(李太白) 등의 시에
곡을 붙인 걸작 「대지의 노래 Das Lied von der Erde」(1909)는 작곡자 자신이 교향곡
이라 부르고 있지만, 내용은 역시 규모가 큰 가곡집이라고 할 만하다. 대표작으로는 위 작품
외에 가곡집「죽은 자식을 그리는 노래 Kindertotenlieder」가 있다. 또 「교향곡 제9번」도
걸작으로 꼽히는데, 마찬가지로 이 작품도 세기말의 낭만적 정신에 일관되어 있다.
스승 브루크너의 음악과 흔히 대비되는데, 그의 음악의 특징은 역시 가요성에서 구할 수 있다.
그는 아름답고 낭만적인 선율에는 뛰어났으나 스승에게 볼 수 있는 호장한 구성 정신은 다소
희박하다는 평을 받는다. 지나친 활동으로 지병인 심장병이 악화된 가운데 터진 아내 '알마'의
외도가 그의 죽음을 앞당겼다고 한다.
이 작품의 문제점 및 특성
독창자의 경우 1천 명에 가까운 연주자와 합창단들의 목소리를 뚫고 자기 목소리가 나와야
하는데 그럴려면 테크닉도 문제지만 파워도 겸비해야 된다는 점에서 이 곡은 웬만한 경지에
오른 성악가가 아니면 독창자를 하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수백 명에 달하는 거대한 합창단
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것도 쉽지가 않은 일이다.
곡의 규모가 방대한 탓에 클래식 본고장인 유럽에서도 연주자들을 천명 이상 쓰는 경우는 드
물고 대략 오케스트라 100여명 이상에 합창단 숫자도 많아야 5~ 600명을 넘기지 못한다나?
엄청난 이벤트가 있지 않고서는 천명 이상 동원돼 연주하는 경우는 보기가 힘든 실정이라니,
클래식의 불모지나 다름없는 우리 나라에선 이처럼 축약된 스케일로 연주하는것도 버거워
우리 나라에선 말러 8번의 연주는 실로 가뭄에 콩나듯 한단다.
수백 명의 연주자들이 동원되는 이곡의 장대한 스케일이나 역동성을 음반에 그대로 담는다는
것도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한다. 공연장에서 직접 듣는 것과 음반을 통해 듣는 것의 차이는
감동면에서 아주 큰데 말러의 이 8번은 그 차이가 더 크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곡은
모노시대 음반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스테레오 레코드 시대를 거쳐 디지털녹음기술이 발달
한 지금에 와서도 완벽하게 말러 8번의 스케일과 다이나믹하고 섬세함을 음반에 다 담는 것은
여전히 불가능하단다. 따라서 한정된 음향속에서 최대한 좋은 연주를 들려주는 것이 말러 8번
녹음의 관건이라고.
8번의 명반으로는,
게오르그 솔티가 지휘한 시카고 교향악단(1971년 데카), 번스타인과 빈 필의 잘츠부르크 음악제
실황 녹음판(1975년 도이체 그라모폰), 클라우디오 아바도가 베를린 필(도이체 그라모폰),
클라우스 텐슈테트와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EMI 음반 등.
"지난 3주 동안 새로운 교향곡, 내 다른 모든 곡을 준비과정 정도로 만들어 놓을 작품의 스케치
를 완성시켰다. 이런 작품은 전에는 써본적이 없는 것이다. 내용과 형식 모든 면에서 다른 모든
작품과 다르며, 확실히 내가 쓴 것 중에서 가장 훌륭한 것이다. 이런 추진력으로 작품을 써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그것은 번개와도 같이 나를 티고 간 비전이었다. 모든 것이 이미 내 눈앞에
서 있었고, 나는 그저 불러주는 대로 써 내려가기만 하면 되었다. ...이 8번 교향곡은 주목할 만
하다. 우선 다른 언어로 쓰여진 두 시를 결합하고 있기때문이다. 첫번째 파트는 라틴 송가이며,
두 번째 파트는 다름아니라 '파우스트' 2부의 마지막 장면이다. 다소 놀라우리라 생각한다.
나는 은자의 장면과 피날레를 영광의 성모와 결합해서, 이 부분들이 지금까지 듣기 좋고 약하게
해석되어 온 방법과는 다르게 표현하고자 했다가 곧 잊어버리고 말았다. 그러다 어느날 우연히
한 고서를 접하게 되었고, 송가 'Veni creator spiritus' 부분을 펼쳤을 때 모든 것은 그곳에 있었다.
첫 주제뿐만 아니라 1악장 전체가 놓여 있었다. 이에 대한 반응으로 은자의 장면에 쓰인 괴테의
언어보다 더 아름다운 것은 찾지 못했다. 이 형식 또한 완전히 새로운 것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전체에 성악이 사용되는 교향곡을 상상할 수 있을까? 지금까지 나는 가사와 성악을 제안하거나
요약하고,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서 사용해 왔다. 나는 무언가 간결하고 피상적인 것과 가사로만
전달할 수 있는 것을 위해 성악에 의존해 왔지만, 여기에서는 성악 또한 악기로 사용된다.
1악장 전체에서는 계속 성악이 사용되긴 하지만 형식적인 면에서 엄격하게 교향적이다. 누구도
이런 것을 전에 생각하지 못했다는 것은 정말 이상한 일이다. 단순한 그 자체로서, 가장 아름다운
악기가 그 요구에 답하는 '진짜 교향곡'인 셈이다. 성악은 소리로서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시적
사고의 전달자가 된다."
- 1906년 8월 중순 잘츠부르크에서 말러가 리하르트 슈베흐트와 나눈 對話 중에서...
말러의 교향곡 8번은 말러 자신이 그의 작품 중 '최고의 작품'으로 꼽았는데 '천인교향곡'이라는
별명은 초연 당시 공연 흥행을 담당했던기획자가 붙인 이름으로 이후 작품의 부제로 사용되었다.
8주만에 이 작품을 작곡한 말러는 멩겔베르크에게 다음과 같은 글을 썼다고 전해진다.
"이 작품은 내가 지금까지 작곡한 작품 중에 가장 위대한 작품입니다. 내용이나 형식에 있어서
얼마나 독창적인지, 사람들이 이에 대해 아무런 얘기도 못할 겁니다. 우주가 소리를 내고 메아리
친다고 상상해봐요. 인간의 소리는 없고 우주에서 돌고 있는 태양과 행성들만이 있는 것입니다."
"거대한 오케스트라 단원과 대규모 합창으로 유명한 말러의 가장 강력한 교향곡이 악보 그대로
압도적인 소닉 파워로 등장했다..정신적 기풍과 극적인 요소들로 이뤄진 이 강렬한 혼합물은 이
작품을 최고의 연주들 중에 가장 파워풀한 경쟁작으로 만들어주고 있다. - 시카고 트리뷴
후기 낭만주의를 대표하는 거장 말러의 이 8번 '천인교향곡'은 굳이 가사를 몰라도 아름다운
선율 그리고 장엄함, 그 감동은 고스란히 우리에게 전달되는 것같다. 충분히 매력적이고 압도
적인 선율, 화려하면서도 미묘하게 활기를 띈 합창은 황량한 신비감과 경외감을 선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