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賀呈 郭參判 致䄵 晬筵 곽치년 참판 회갑연(回甲宴)에 축하로 바침
己丑 一八八九年 十七歲 기축(己丑) 1889년 17세(歲)
郭丈號松史 曾宰咸昌 與王父契厚且同年也. 余嘗陪遊 哦松之間 每與共吟, 今當其晬辰 賀之.
곽(郭) 어르신은 호(號)가 송사(松史)인데 일찍이 함창(咸昌) 수령(首領)을 지냈고, 나의 할아버님과 아주 친밀하시고 또한 동년배(同年輩)이시다. 내가 일찍이 솔숲으로 모시고 다니면서 1) 함께 시를 읊었는데, 지금 회갑을 맞으셔서 축하한 것이다.
松齡生適歲之終
소나무처럼 끝까지 푸르게 사시어서
濡染宗門有德風
문중에도 덕풍을 흡족히 끼치셨도다.
今抱祥麟榮日下
오늘의 상서로운 영광을 안으시었고
尤君司馬耀雲中
더욱이 조정의 빛난 벼슬을 하셨네. 2)
曾於蓽戶傾車枉
일찍이 소박한 집에 곡절 있었어도 3)
又與梅軒抱軒同
또 매헌과 마루가 연접함과 같았네.
來作咸州民父母
함창의 주민들 부모 같이 우러르고
街童走卒喚爺翁
아이들 종들 다 사또나리로 불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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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배유(陪遊): 임금의 순행(巡幸)을 따라다니며 시중을 드는 일이었는데, 여기서는 어린 자로서 어른을 따라 함께 다닌 경우를 말한다.
2) 사마요운중(司馬耀雲中): 사마(司馬)는 고대에 군(軍)을 관장하던 장관이나 장군(將軍)을 말했고 당(唐)나라에 와서는 절도사(節度事)와 같은 관리를 말하기도 했는데 여기서는 지방의 수령을 뜻하며, 운중(雲中)은 신선이 거한다고 믿는 높은 하늘을 말하기도 하고 높은 산의 구름 속으로 세속사회의 바깥을 비유하기도 하는데, 여기서는 조정(朝廷)을 비유한다.
3) 필호경차(蓽戶傾車): 필호(蓽戶)는 봉문필호(蓬門蓽戶)라는 말로 섶이나 가시 등으로 만든 삽짝문과 집으로 아주 가난하고 초라한 집을 비유하고, 경차(傾車)는 뒤집힌 수레[覆車]라는 말로 실패한 과거의 사건을 비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