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산에 사찰이 많은 걸
출발할 때에는 잊고 있었다.
오늘이 부처님 오신 날인지도
저 많은 꽃등을 보고서야 알았다.
도봉산 매표소 산행 입구에서부터 밀물처럼 쏴 밀려서 들어간 사람들은 맨처음 나타나는 광륜사 앞에서부터 꽃등, 기와불사, 선물에 정신이 없다. 광륜사를 마악 벗어나면 이십년 전부터 섹소폰 아저씨가 삶의 힘듬을 구성지게 연주한다. 오늘은 동백아가씨가 한참 울린다. 작은 돈 한장 놓아드리는 것으로 나는 연주자에 예의를 다할뿐이다.
도봉대피소에 이르니, 두갈래이다. 천축사 마당바위 왼쪽은 늘 가던 길, 석굴암, 만월암 오른쪽으로 접었다.
오후 1시가 넘으니 간식을 먹었어도 점심 때라는 신호는 멈출줄을 모른다.
"석굴암 무료국수봉양"
때마침 현수막이 보인다.
아, 오늘이 석가탄신일이지! 무료국수는 꿀맛이리라. 만월암을 포기하고 있는 힘껏 올랐다. 12시~오후 2시까지라기에 40분 동안 무료국수 만 생각하고 다리 아프고 배고픈걸 참아가며 숫제 뛰었다는 말이 맞을 것이다.
세상에! 미어 터지는 사람들은 불자들. 고추장 썩썩 비벼 비빔밥을 먹는다. 빨간 삼각형 수박들을 먹는다. 물어볼 걸 주저하고 있는데, 다른 등산객이 무료국수봉양 묻는다. 매주 일요일에 무료봉양한다고 현수막을 가리킨다.
"매주 일요일 12시부터 오후2시" 매주 일요일을 나는 왜 못 보았을까?
무료국수만 생각하고 뛰다시피 왔건만, 불자 라는 자신들만 먹고 있다니....
관악산 연주암 점심공양 현수막 보고 쌍둥언니 계화랑 진땀빼고 올라갔던날 이천원이라 하여, 돈내고 먹었던 허탈감, 그 약오른 연주암 때보다 더 심했다.
석굴암은 도봉산의 대표 봉우리인 선인봉을 바로 머리에 이고 있다. 허기를 채우려 등산초입에서 산 삶은 옥수수 두개를 통째로 먹었다. 물을 꿀꺽꿀꺽 마시고 스스로를 달랬다. 선인봉을 지나 가파르게 오르니 거대 봉우리들 속에 자운봉이 보인다. 물 한모금에 쉬고 다시 치면 만장봉이고, 쇠줄 잡고 오르니, 신선대 정상이다. 도봉산의 대표 선인봉, 자운봉, 만장봉,
신선대는 모두 700m 조금씩 넘는 절경들이다.
우이암, 오봉을 멀리서 보며, 관음암 쪽으로 하산하여 용어천계곡으로 내려왔다. 계곡물에 발 담그니 피곤기가 가신다. 까만 올챙이 떼들이 그득히 꼬물댄다. 머잖아 개구리가 되어 뛰어다니겠지? 약 12km 6시간 도봉산에서 나도 개구리처럼 뛰어다녔나 보다. 클라우드 맥주가 생각났다. 먹기 위해, 마시기 위해 땀흘려 산에 오르기도 한단다.
*광륜사 입구에서는 꽃등을 팔고 있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27664375563B7F50B)
*기와불사로 무척 붐비는 광륜사 경내
![](https://t1.daumcdn.net/cfile/cafe/250D863B5563B7F80A)
* 선인봉이 아름다운 등산로 중턱에서
![](https://t1.daumcdn.net/cfile/cafe/24044C345563B8271E)
*석굴암 뒤 쪽으로 선인봉이 선명하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340E6385563B7FA14)
![](https://t1.daumcdn.net/cfile/cafe/261894355563B82509)
![](https://t1.daumcdn.net/cfile/cafe/272816385563B7FD24)
*선인봉을 지나 오르면 자운봉이 솟는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237333A5563B8230F)
![](https://t1.daumcdn.net/cfile/cafe/227FFA355563B80017)
![](https://t1.daumcdn.net/cfile/cafe/27138A3C5563B8022D)
![](https://t1.daumcdn.net/cfile/cafe/2404D0395563B80519)
*자운봉과 신선대가 나란히 보인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26874365563B81707)
![](https://t1.daumcdn.net/cfile/cafe/2715B13A5563B81519)
![](https://t1.daumcdn.net/cfile/cafe/2475F23B5563B81D17)
![](https://t1.daumcdn.net/cfile/cafe/2356E9365563B80313)
![](https://t1.daumcdn.net/cfile/cafe/22286B335563B81E17)
![](https://t1.daumcdn.net/cfile/cafe/2779333B5563B81A16)
![](https://t1.daumcdn.net/cfile/cafe/240B33345563B81919)
*우이암이 예수님처럼 성모님처럼
뒷모습처럼 인자해 보인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52949335563B80F16)
*하산길 용어천계곡물에
올챙이 떼들이 새까맣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14BDF3A5563B80D07)
![](https://t1.daumcdn.net/cfile/cafe/2572B4375563B80B0E)
*관음암에도 부처님 오신날 행사로
꽃등이 다채롭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335E8385563B8121C)
*관음암 위쪽에는 태조 이성계가
불공을 드렸다는 수백개의 불상들이 즐비하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43694335563B8110E)
*하산하여 내려오니
금강암에도 꽃등행렬이 분주하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7790F3B5563B80916)
![](https://t1.daumcdn.net/cfile/cafe/227F23375563B80705)
첫댓글 카메라 없이 도봉산을 올랐으니
산행은 비교적 수월하게 했으나,
도봉산 경치 촬영이 폰 만으로 못내 아쉬웠다.
등산객에게 부탁하여 내 사진도 찍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