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언어치료사(언어재활사)]
어떤 일을 하나요?
언어치료의 영역은 대상별로 크게 나누면 성인언어치료와 아동언어치료로 구분된다. 장애 유형별로 나누면 언어발달장애, 중복언어장애, 조음음운장애, 유창성장애, 신경언어장애, 음성장애, 삼킴장애 등으로 구분지을 수 있다. 이 가운데 음성언어치료사는 기능적, 신경학적 또는 기질적인 원인으로 인한 음성장애를 치료한다. 목소리의 문제로 내원하게 된 환자들을 대상으로 크게 네 개 영역에 걸친(호흡, 발성, 공명, 조음)검사를 각종 음성검사장비를 사용하여 파악한다. 검사 결과, 기질적 혹은 기능적인 원인으로 목소리와 관련된 문제가 발병했다고 판단되면, 재활치료 계획을 수립한 후 이를 바탕으로 여러 치료기법들을 복합적으로 적용하여 치료한다. 성대결절, 성대 폴립, 성대 구증, 성대 마비, 변성발성장애, 성대 낭종, 노인성 발성 등 성대와 관련된 여러 가지 질병을 일정기간의 재활치료를 통해 정상 혹은 정상에 가깝게 회복시킨다. 치료가 종결된 후에는 치료상태가 유지될 수 있도록 일정 기간 동안 점검하며 사후관리를 한다. 근무환경은 소속기관에 따라 다르다. 대학병원이나 개인병원의 이비인후과 부속 언어치료실에 근무하는 경우 주 6일 근무를 하며, 복지관, 재활원, 개인언어치료실의 경우 주 5일 근무가 일반적이다.
어떻게 준비하나요?
한국언어재활사협회에서 운영하던 언어치료사 민간자격은 2012년부터 자격명칭을 언어재활사로 변경하여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에서 국가자격으로 운영하고 있다. 2급 언어재활사 응시자격은 「고등교육법」에 따른 대학원·대학·전문대학의 언어재활 관련 교과목을 이수하고 관련 학과의 석사학위·학사학위·전문학사 학위를 취득하여야 한다. 언어재활 관련학과는 언어재활전공, 언어재활과, 언어치료과, 언어청각재활과, 언어교정(치료)과, 특수아동언어재활과, 유아특수언어재활과, 언어청각치료학과, 임상언어병리학과 등 학과명, 과정명 또는 전공명에 언어치료, 언어병리 또는 언어재활이 포함된 학과이다.
1급 언어재활사는 2급 언어재활사 자격증을 가진 사람으로서 언어재활 분야의 박사학위 또는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언어재활기관에 1년 이상 재직하거나, 언어재활 관련학과의 학사학위를 취득하고 언어재활기관에 3년 이상 재직하여야 응시자격이 주어진다.
육체적으로 힘든 일은 아니지만 세부적인 것에까지 주의깊게 살펴야 하므로 고도의 집중력이 요구된다. 때로는 고객이나 고객의 가족들의 감정적인 요구사항들을 감당해야 하기 때문에 심리학, 특수교육학 등의 학문을 함께 공부할 필요가 있다. 음성언어치료사는 환자의 모델이 되기 때문에 스스로 좋은 발성습관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말투나 목소리에서 문제점을 발견할 수 있어야 하므로 높은 청음능력도 필요하다. 그리고 관련영역이 계속 확대되고 있는 분야인 만큼 취업 후에도 지속적으로 관련 분야의 논문을 읽거나 뉴스 등을 보면서 새로운 지식을 습득해야 한다.
이 직업의 현재와 미래는?
음성언어치료사는 의료기관과 교육기관, 사회복지관, 재활원 등에서 일하게 된다. 경력이 쌓이면 본인이 언어치료센터를 개설해 운영할 수도 있다. 임금수준은 다른 분야의 치료사들과 유사한 수준으로 비교적 높은 연봉을 받는 병원의 경우에는 초봉이 2,500~3,000만 원 정도다. 전문직이므로 다른 직업으로의 전직은 흔치 않다. 다만, 언어치료라는 큰 틀에서 다른 세부분야로의 전환은 가능하다. 가령 아동발달장애 전문 언어치료사는 음성장애 전문 언어치료사로 전환할 수 있다. 언어치료 관련 기관들 간에 이직은 어렵지 않으며, 소속기관을 옮기거나 경력을 쌓아 개인치료실을 운영할 수도 있다. 예전에는 말더듬이나 조음장애가 있었어도 그냥 참고 사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적극적으로 치료를 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사회복지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생활수준이 향상될수록 음성언어장애 치료에 대한 수요도 늘어나고 있는 셈이다. 특히 고령사회가 되고 어린이 언어장애의 조기발견율이 높아지면서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에서 전문인력의 수요가 크게 증가하는 추세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매년 대학 및 대학원의 관련 학과 졸업생이 늘어나는데 비해 아직까지 수요처는 제한적이어서 취업시 치열한 경쟁을 치러야 한다.
INTERVIEW
목소리를 찾으면 세상도 환해집니다!
이비인후과 부속 언어치료실에서 근무하고 있는 음성언어치료사 박소형 씨. “말 못하는 세상에서 말하는 세상으로”, 그녀는 목소리를 되찾아주는 이 일이 한 사람의 인생에 혁신을 가져다주는 일이라고 강조한다.
Q) 우선 음성언어치료사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주셨으면 합니다.
A) 주위에 보면 언어장애라고 해서 대화를 나누는데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있어요. 언어를 이해하는 능력이나 표현과 발음, 심리, 성대 등에 문제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죠. 음성언어치료사는 언어장애의 원인과 증상을 진단하고 평가한 후 치료를 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목소리를 찾아주는 일이라고 보면 되요.
Q) 우리나라에 언어장애를 가진 사람은 어느 정도나 되나요?
A) 성대결절이란 말 들어보셨을 거예요. 오랜 기간 과다한 음성 사용으로 성대에 결절, 즉 군살이 생기는 병이에요. 배우, 방송인, 텔레마케터, 강사 등 말을 많이 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 걸리기 쉬운데, 특히 가수들에게 많이 생겨 ‘가수결절’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이문세, 화요비, 휘성, 환희 등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이런 문제로 활동을 멈추기도 했죠.
이외에도 소리를 낼 수 없거나 명확하게 말을 할 수 없는 사람, 말을 더듬는 등의 발성리듬과 유창함에 문제가 있는 사람, 부적절한 음의 높이나 쉰 목소리를 내는 등 음색의 문제를 가진 사람, 언어를 이해하고 구사하는데 문제가 있는 사람, 사투리를 고쳐서 커뮤니케이션 기술을 증진시키고 싶은 사람, 주의력, 기억력, 문제해결 장애 등 인지 커뮤니케이션이 손상된 사람 등이 있습니다.
최근엔 고령사회가 되면서 청각 보조물이나 달팽이관 인식물을 사용하는 등 청각장애가 있는 사람들이 늘고 있고, 또 결혼이민자의 자녀들도 환경적인 요인 때문에 언어문제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이런 분들이 바로 음성언어치료사를 필요로 하는 경우죠.
Q) 그렇다면 언어치료는 어떤 치료과정을 거치게 됩니까?
A) 목소리에 문제가 있는 환자가 찾아오면 먼저 인터뷰를 하고 음성검사장비를 사용하여 진단을 합니다. 일정기간 주기적으로 간단한 호흡법부터 시작해 25가지 치료기법들을 복합적으로 활용한 재활치료를 하고, 치료가 끝나면 그 상태가 유지될 수 있도록 사후 관리를 합니다. 심한 충격, 뇌손상, 성장장애, 음성병리, 청각장애, 감성적 문제 등 원인과 증상이 다양하기 때문에 치료방법도 다양합니다. 그만큼 회복도 편차가 큰 편입니다. 어떤 사람은 단 1시간의 치료로 목소리를 되찾기도 하고, 심한 경우 장기간의 재활치료나 수술을 해야 하기도 하죠.
Q) 음성언어치료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무엇입니까?
A) 어려서부터 의료복지분야에 관심이 많았어요. 간호사나 물리치료사와 같은 직업을 가지고 싶었죠. 그런데 진로를 결정할 당시 특수교육을 전공한 친언니가 언어치료 분야를 소개시켜줬어요. 그때 ‘언어치료사’라는 직업에 대해 알게 됐고 언어치료학과로 입학을 하게 되었죠. 현재 언니도 아동언어장애 분야에서 일을 하고 있답니다.
대학교를 다니는 동안에는 언어치료 전반에 대한 공부를 하면서 언어장애전문가 2급자격증을 취득했고, 대학원 입학 후에는 음성치료를 전공하면서 언어장애전문가 1급자격증을 취득했어요. 음성언어치료 분야는 정밀검사를 많이 하는 분야예요. 그렇기 때문에 전문지식이 중요하죠. 그래서 대부분의 음성언어치료사는 1급 자격을 가지고 일하고 있어요.
Q) 목소리를 바꾸는 일을 하는 셈인데 음성언어치료사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A) 돈을 벌면서 타인을 도울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싶어요. 일에 대한 만족도도 높아요. 경우에 따라 효과가 매우 빠른 편이거든요. 30분에 걸친 단 1회의 치료만으로도 바로 효과가 나타날 정도로요. 한 사람의 인생에 혁신을 가져다준다고 해야 할까요? 목소리가 안 나오던 사람이 목소리가 나오는 것을 보면 정말 뿌듯합니다.
Q) 아무래도 컴플렉스를 가진 사람들을 상대하다 보면 힘든 점도 있을 것 같아요.
A) 목소리에 문제가 있으면 취업도 하기 힘들다잖아요. 대인관계에 자신감을 잃거나 심할경우 대인기피증을 겪기도 하고요. 병원을 찾아오는 분들은 성격이 날카롭거나 삶에 대해 비관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처음엔 치료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죠.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만족감이 더 큰 것 같아요. 처음에는 회의적이었던 환자가 치료과정을 거치면서 표정이 밝아지는 걸 눈으로 확인할 수 있거든요. 환자 스스로 좋아졌다고 고마워하면 저 역시 기쁘죠. 간혹 기대치가 큰 탓인지 상태가 좋아졌음에도 불구하고 만족을 못하는 경우도 있지만요.
그리고 사람을 상대해야 하다 보니 말을 많이 해야 한다는 것도 어려운 점이에요. 특히 음성장애에 대한 치료를 하기 위해서는 환자의 발음을 흉내내기도 하는데, 이때 성대에 무리를 주는 잘못된 발성을 반복적으로 흉내내다 보면 치료사의 성대에 이상이 생길 수도 있어요.
Q) 치료가 성공적으로 끝난 환자 중에 특별히 기억에 남는 환자가 있으면 소개해주셨으면 합니다.
A) 기억에 남는 환자들이 많아요. 치료과정이 어려웠던 사례들이 특히 기억에 더 많이 남고요. 어떤 환자는 고등학생이었는데 치료를 받기에는 형편이 매우 어려웠어요. 결국 검사비만 받고 무상치료를 한 적이 있죠. 다행히 경과가 매우 좋았는데, 어느 날 사례를 하고 싶다며 계란을 사가지고 왔더라고요. 시골보건소에서나 있을 법한 일인데 개인적으로 참 감동스럽고 고마웠어요.
또 제주도에서 서울까지 아주 먼 거리를 오가야 했던 환자도 있었어요. 교회에서 설교를 하시는 분이었는데 처음에 병원에 오실 때는 목소리가 거의 나오지 않았어요. 연세도 많으셨고요. 치료를 마칠 때쯤엔 다시 설교를 할 수 있게 됐다며 저에게 무척 고마워하셨어요. 치료도 치료지만 그 먼 거리를 꾸준히 오간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잖아요.
그만큼 저도 보람을 느꼈죠.
Q) 미래의 음성언어치료사들에게 어떤 말을 해주고 싶은가요?
A) 음성언어치료를 받는 사람은 언어에 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예요. 장애는 자살을 생각하게 할 만큼 심리상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죠. 따라서 음성언어치료사는 누구보다 배려심이 있어야 합니다. 닫힌 마음을 열 수 있어야 하는 거죠. 이를 위해 음성언어 치료 관련 지식은 물론 심리학적 지식도 많이 필요합니다. 특히, 아동을 대하기 위해서는 특수교육 관련 지식도 있어야 해요. 음성언어치료사가 되고자 하는 학생들은 이점을 명심하고 준비해야 나중에 환자를 대할 때 본의 아니게 마음의 상처를 주거나 치료과정을 어렵게 하지 않을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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