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만병통치약
어느 날 운전 중 라디오에서 참 재미있고 의미 있는 노래를 듣게 되었는데요. 노래의 제목은 “사랑은 만병통치약”이었습니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문연주라는 트로트 가수가 2015년에 발표한 음반이더군요. 그 가사는 이렇습니다. “사랑한다 말해 주세요 좋아한다 말해 주세요 당신이 떠난 이 자리엔 그리움만 가득 오매불망 기다립니다 열도 나고 기운도 없고 나 정말 못 살 것 같아 한번만 보면 두 번만 보면 살 것 같아요 숨 막힌 가슴 뚫어 주세요 내게 사랑은 만병통치약”
저에게는 제목이 참 마음에 다가왔습니다. 유행가 가사이지만 성경이 말하고자 중심을 한 문장으로 정리한 듯 했습니다. 요즘 저는 사랑이라는 단어에 빠져 있습니다. 책을 보아도 사랑, 드라마를 보아도 사랑, 뉴스를 보아도 사랑, 기도를 해도 사랑이란 단어가 머리를 채웁니다. 그래서 지난 주 설교도 사랑을 말했는데요. 제목은 “만병일약(萬病一藥)은 사랑이라”였습니다. 제목을 정해놓고 정말 “이 땅의 문제를 해결할 유일한 약은 사랑일까?”를 놓고 고민해 보았습니다.
가정의 문제, 교회의 문제, 이 사회의 문제는 단지 사랑이 없어서일까? 라는 고민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설교 중 재미를 위해서 이렇게 설명을 해 보았습니다. “이 세상의 많은 문제가 있습니다. 자살, 이상기온, 이혼, 폭력, 고소와 고발이 난무하는 이 시대입니다. 이 문제를 각계각층의 전문가들이 진단을 내렸습니다. 경제학자가 말합니다. ‘돈이 없어서 문제입니다.’ 상담 심리학자가 말합니다. ‘상처가 치유되지 않아서 문제입니다.’ 역술인이 말했습니다. ‘묘를 잘 못 써서 문제입니다.’ 그때 응답하라 1988의 덕선이 아빠 성동일 씨가 한마디 합니다. ‘염병들 허네 고것이 아니여, 성경을 좀 봐봐’ 성경은 인간의 모든 문제를 뭐라고 할까요? 바로 사랑의 부재라고 말씀합니다.”
조금은 재밌게 풀어보았는데요. ‘사랑’이란 너무 식상한 단어가 되어버린 것이 사실입니다. 가정도, 교회도, 사회도, 대중문화 속에서도 우리는 사랑이란 단어를 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스스로 질문을 던져봅니다. 사랑만 있으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까? 답은 ‘아니오.’였습니다. 이 세상은 사랑만으로 극복하기 힘든 문제들이 분명히 있습니다. 그러나 나는 그래도 ‘사랑타령’을 하고 싶습니다. 사랑은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답은 아니지만 사랑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는 그리 많지 않은 듯합니다. 물론 그 사랑이 진정한 것일 때이겠죠. 성경 갈라디아서 5장 22-23절에 말하는 성령의 9가지 열매를 아실 것입니다. “오직 성령의 열매는 사랑과 희락과 화평과 오래 참음과 자비와 양선과 충성과 온유와 절제니 이같은 것을 금지할 법이 없느니라” 그런데 아십니까? 본래 성령의 열매는 하나, 사랑입니다. 그리고 나머지 8가지는 사랑을 설명하는 것입니다. 하여 사랑이란 열매가 있는 곳에는 희락과 화평과 오래 참음과 자비와 양선과 충성과 온유와 절제의 맛이 난다는 것이지요.
아내가 잠을 잘 못 잤는지 어깨를 움직이지 못합니다. 자고 있는 저를 깨워서 주물러 달라고 합니다. 좀 더 누어있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고 주물러 주었습니다. 이것을 사랑이라 해야 할까요? 당연하다 해야 할까요? 밥 준비를 하면서 아내가 울고 있는 넷째 딸의 기저귀를 갈아달라고 합니다. 군말 없이 똥 기저귀를 걷어내고 갈아주었습니다. 이것을 사랑이라 해야 할까요? 당연하다 해야 할까요? 한 청년이 급한 일이 생겼습니다. 남 일 같지 않아서 기도하는데 눈물이 흐릅니다. 이것을 사랑이라 해야 할까요? 당연하다 해야 할까요?
당연한 것을 사랑이라 포장하는 저를 봅니다. 어쩌면 우리들의 문제는 당연하고 마땅한 것을 너무 어렵고 고상한 단어로 만들어놓았기 때문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이제 ‘사랑’이란 고상하지만 식상한 단어를 쓰지 않아도 당연히 삶에 그 단어가 녹아있는 인생을 살았으면 합니다. 그때 내 삶의 많은 문제는 더 이상 문제로 남아있지 않겠죠. 왜냐하면 삶을 문제로 보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여 나는 오늘 사랑만이 해결책이 아니라고 말하기 전에 사랑을 살아볼 작정입니다. 아내가 또 어깨쭉지를 주물러달라고 합니다. 어찌할까요? 말없이, 당연히 아내에게 다가서 봅니다. 아내가 말합니다. “똑바로 안해?” 역시 단번에는 안 됩니다. 사랑이 이와 같지 않을까요? 그래도 포기해서는 안 될 그 한 가지를 오늘도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