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뭐 이 공부한 지 20년이 안된 중급자에 불과합니다만 20년 이상씩 된
학인분들중엔 이 자평 명리학이 잘못된 학리라고 하시는 분들이 가끔 계십니다.
이런 오랜 세월 연구하신 분들 외에도 초급 단계나 조금 세월이 흐른 분들도
자평이 잘못된 체계이거나 정립이 안되어 있다거나 학문적으로 인정받기 곤란하다는
의견을 많이들 말씀하시고 계십니다.
얼마전 신문에 보니 중국에서 중의학을 과학이 아니라고 하면서 현대 의학을 장려하는
움직임을 접한 적이 있읍니다.
과학이 무엇일까 생각해 본다면 사람마다 관점이야 다르겠지만은 어떤 일정한 원리에
의해 그 체계가 정리되어 있고 그것이 현실이나 그 학문 이론의 전개에 있어서
증명이 된다면 그것이 과학이라고 할 수 있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럼 자평은 그것이 일정한 원리에 의해 통일되 있고 그 원리의 전개에 있어서
모순이 없는가 하는 점을 반추해 본다면 이 또한 사람마다 의견이 다르겠지만
격국과 용신을 잡고 일간의 강약을 조율하여 명식의 희기를 잡아 운로를 감정하며
격의 귀천을 구별한다는 점은 변하지 않는 자평의 체계이며 원리라 할 수 있어
과학적인 학문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한의학이나 중의학에서 침으로 다리가 삔 사람이 즉석에서 걷고 탕제로 병을 치료하지만
그것을 부인하는 사람들은 과학이 아니라고 하듯이 자평 명리학이 천년을 이어 오면서
수많은 증험의 축적에 의해 그 실효성이 입증되어 왔어도 그것을 인정 안 한다면
어쩔 수가 없는 것이라고 생각됩니다만, 어째서 분명해 보이는 자평 학리의 체계가
이현령 비현령이라는 표현으로 인식이 되는가 한번 따져 보기로 하겠읍니다.
우선 격국에 관해서 입니다.
월지의 정기를 그대로 격명으로 삼는 방법이 있고 월지 분야 사령장간을 따져서
격명으로 삼는 방법도 있으며 월지 장간중에 천간에 투출한 것을 가지고 격명으로
삼는 방법도 있으며 명징파에서는 월령에 따라 격명으로 잡고 있읍니다.
월지 분야 사령 장간과 월령에 의한 취격이 어떤 차이가 있냐 하면 진술축미 사계
의 경우를 들어 설명하면, 월지 분야 사령 장간법에 의하면 장간 세개를 다 격으
로 잡을 수 있지만 월령 취격에 의하면 진술축미월의 절입후 12일까지는 진은 인묘
에 귀속시켜 을목이 월령이 되며 13일 이후는 무토가 월령이며, 술월은 절입후 12일
까지는 신유에 귀속시켜 辛金이 월령이 되고 13일 이후는 무토가 월령이 됩니
다.이런 식으로 계절의 기운을 주관하는 오행의 기운을 격으로 잡는 것이 월령 취격법
이라고 보아지는데 월지 분야 사령 장간법과의 미묘한 차이가 이해되시는지 모르겠읍니
다.
월지 정기를 그대로 격명으로 하는 방법과 월지 장간의 투출된 것을 격명으로 잡는 것
은 실례에서 여러 분들이 그 차이점을 잘 아시리라 생각하고 설명을 생략하겠읍니
다.
그런데 이렇게 자평 명리의 첫 관문이며 가장 중요한 격을 잡는 것에서 부터 이렇
게 학파마다 차이가 나니 여간 혼란 스럽지 않습니다.
그리고 격을 잡는 것의 의의가 용신을 잡고 명식의 희기를 잡기 위함이라고 보는
관점을 지닌 학자들이 있고 격 자체에 의의를 두어 그것이 사주 간명의 중심으로
보는 학자들도 있는데 후자의 학설에 관해서 자세히 연구하지 않아서 뭐라 말씀드리기
가 곤란하나 예를 들어 재격이라 하면 그 재를 살리는 것을 중요하게 보며 또한 그 사람의
개성을 추론하는 근거로 삼는 것 같읍니다.
그러나 전자의 관점에서는 재격에 재라 함은 단지 격명에 불과하며 그것이 곧 그 사람의
정신이라고 보거나 개성으로 간주하진 않습니다.
저는 전자에 속한 관점을 견지 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잠시 살펴 본 바에 의해도 벌써 취격 단계에서도 학파간에 차이가 분분하며
그렇게 잡은 격국을 가지고도 쓰임새가 분분하니 과연 자평은 체계가 잡힌 학문이라
하기 힘들어 보입니다.
그러나, 좀 더 큰 관점에서 좀 더 위쪽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격을 잡고 용신을 잡으며
명식의 희기를 잡는 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읍니다.
취격의 방법이 다른 것은 곧 그 학파의 중요시 하는 것이 다른 것이라고 볼 수 있는데
각자의 방법에 의해 일정하게 그 규칙을 따라 그 학파의 이론이 전개되므로 학파간에
독자적인 영역이 있으며 그것은 인정이 되는 것입니다.
월지 정기를 취격으로 하는 학파와 투출된 장간을 격으로 잡는 학파는 각각 자신들이
따라가는 규칙이 있읍니다.
투간된 것을 격으로 잡는 학파는 천간의 움직임을 더욱 유효하게 볼 것이며 월지 정기
로 취격하는 학파는 지지의 중요성을 더욱 유의할 것입니다.
그 두 학파간의 관점의 차이는 실전에서 그것이 구체적인 事象으로 발현시 그 사건의
성질을 분석하면 차이점이 나타납니다.
예를 들면 어떤 사건의 이면에 원인이 되며 그 앞에 전개된 일련의 과정에 의한
연속성에 중점을 두느냐, 아니면 표면상의 두드러 지는 현상적인 것에 초점을 두느
냐 하는 것등의 차이가 있읍니다.
즉 각자의 이론의 추구해온 바에 의해 얻어낸 결과는 다른 것이며 각자 독자성을 지니
므로 서로의 영역을 부정하지 않으면서 공존할 수 있읍니다.
월지 분야 사령장간으로 취격하는 경우와 월령 취격법에 있어서의 차이점도
전자는 좀더 理의 관점이 강하고 후자는 氣의 관점이 강한 것이라고 볼 수 있읍니다.
그렇기 때문에 事象의 발현에 있어서도 전자는 이면의 의미를 더 분석할 수 있고
후자는 표명상의 두드러진 특징을 더욱 분명히 잡아 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理와 氣는 혼돈된 것이기 때문에 잘라서 구분하여 설명할 수 없다고 봅니다.
예들 들어 월지 정기 취격법과 월지 투출 장간 취격법중 어느 것이 기를 우선시 하는
방법이 되겠읍니까?
지지의 장간에 근을 하고 투출한 천간의 오행을 理氣로 구분하는 것은 설명하려는
관점에 따라서 다르며 그것에 의한 事象도 이기의 관점으로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앞서 말한 월지 분야 사령 장간 취격과 월령 취격법과의 이기적 구분은
편의상 구분지어 설명한 것임을 부연합니다.
그리고 격국을 희기를 잡기 위한 전초적 단계로서 보는 입장과 격 자체에 의의를
두는 입장과의 차이점은 크게 보아 다르지 않으면서도 서로 입장을 달리 합니다.
격 자체에 의의를 두어 분석하는 학파는 명식의 희기(용신)를 억부용신이라는
용어를 둠으로서 그것의 존재를 인정하고 있으며 명식의 희기를 중시하는 학파는
격국을 중심으로 잡는 용신에 대한 개념을 둠으로서 그것의 존재를 인정하고
있읍니다.
사람의 신체를 예로 들어 설명한다면 그 사람을 대표하는 것은 얼굴이므로
그것을 그 사람의 격으로 한다고 하는 관점과 얼굴은 신체에 일부분이므로
전체를 분석하여 그 특징을 구분해 그것을 그 사람의 격이라고 하는 관점이
있다고 합시다.
얼굴을 중심으로 보는 입장에서는 이 얼굴이 큰가 작은가, 눈매가 순한가 매서운가,
색이 흰가 검은가 아니면 누른가 붉은가, 얼굴이 둥근가 네모진가 길쭉한가 짧은가
등등에 따른 특징을 잡고 그것에 촛점을 맞추어 그 사람의 특성을 설명하려고 할 것이
며 신체 전체를 보는 관점에서는 이 사람의 키가 큰데 비해서 얼굴이 작으며 신체에 헛살
이 없으니...하는 식으로 설명을 전개할 것입니다.
그러나 역시 그 사람의 인상을 설명하는 중요 포인트는 얼굴이라는 부위를 중심으로
한다는 점에서는 두 입장이 공통되어 있읍니다.
그러나 그 주요 포인트인 얼굴이라는 재료를 가지고 각자의 설명하는 방식에서
어떤식으로 운용되고 있는가 하는 차이점은 존재합니다.
즉 그 사람을 표현하는 데 있어서 어느 점을 더 강조하고 그 테두리 안에서 설명하는가
하는 차이입니다.
그러나 이런 분명한 상이점도 있읍니다.
사람의 얼굴을 중심으로 보는 입장에선 그 사람의 신장과 관계없이 이목구비가 뚜렷하고
아름다우면 미남, 미녀라 볼 가능성이 많으며 신체 전체를 분석하는 입장에서는 신장에 비
해 얼굴이 너무 크다면 얼굴이 아름다울지라고 미남 미녀의 영역에 포함시키지 않을 가능성
이 높습니다.
따라서 격국을 중심으로 보는 학파와 사주 전체의 중화를 보는 학파는 분명한 차이점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지만 그것이 명식 전체의 중화에 의한 용신이냐 격국의 중화에
초점을 둔 용신이냐 하는 차이이지 자평의 체계를 지탱하는 음양 오행의 조화 균형의
조율이라는 큰 격률을 위배하는 것은 아닙니다.
듬성 듬성하게 논리를 전개시켜 설명이 많이 부족합니다만 자평 명리학의 각자 다른
입장을 견지한 여러 학파들간의 커다란 공통된 원리가 과연 다른 근원을 가진 것인지
아니면 큰 줄기에서 갈라져 나온 지류로 통합이 가능한 테두리인지 살펴 보았읍니다.
2006.11.27 정용석(crystalpo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