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25 [마을탐험] 노월마을에서 가장 소중한 것들
화창한 가을날입니다. 바람도 살랑거리고, 볕은 따끔거리네요.
세번째 보물을 찾아서 노월마을로 갑니다. 오늘은 '방앗간'까지 가보자 하며 도서관을 나섰어요. 큰길을 건너, 약방집할머니(이발관옆집)을 만나 인사드리고, 우체부아저씨도 만나고, '소화전'은 무엇에 쓰는 물건일까? 궁금해하면서 노월마을로 접어 듭니다. 한무더기 코스모스를 보면서 혜민동무는 의성할머니 동네 코스모스이야기를 조잘거립니다. 창고 건물을 지나니 골목이 나오지요. 한번도 들어가보지 못했다며 서슴없이 접어들네요. 아침 연두색철대문집 할머니께서 마당에 나와 계십니다. 인사하며 성큼 마당으로 들어서는 동무들. "사랑어린 학교에 다니는데 마을공부하러 왔어요" 할머니께서 웃으십니다. 메주콩이 마당에 가득합니다. 나무작대기로 두드리기도 하면서 콩까기를 거듭니다. 아직 메주콩이 마르지 않아서 타작하기가 좀 그렇다하시네요.
"할머니한테 보물은 뭐예요?" 여쭈었더니
"보물이야 많지!"하십니다.
누가 온다고 해서 밭에 안가고 기다렸는데, 안 온다며 할머니께서는 들깨밭에 갈테니 공부하고 가라십니다. ㅎㅎ.
우리는 저마다 할머니댁에서 보물을 찾습니다. 그리고 가만히 들여다보고, 말걸고, 그립니다.
그러는 사이, 뒷집 할머니께서 지팡이를 짚고 대문으로 들어 오십니다.
주인은 어디갔냐고, 저기 들깨밭에 계신다니까 길 건너 밭은 보시고는 "아, 쩌기 있네"하셔요.
우리더러 누구냐고 묻겠지요. 저기 사랑어린학교에서 마을공부하러 왔다니까 환하게 웃으시네요.
연세를 여쭤보니 아흔다섯이라십니다. 와우!
하사마을에서 시집왔다 하시길래 우리도 하사마을 산다고 하니 아주 반가워하시네요.
다음에는 하사마을 오씨댁에서 시집오신 할머니댁으로 놀러가기로 합니다.
관옥나무도서관은 마을숲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