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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박현숙/ 그림 원혜진/문공사(2008.11.18 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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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미가 쫓아가지 않을 테니 누군지만 말해 봐. 우리 귀한 강아지 얼굴을 이렇게 만든 놈 이름은 알아야 하지 않겄어?” 홍도의 눈물 바람에 할머니 목소리가 누그러졌습니다. 그래도 홍도는 입을 다문 채 고개만 저었습니다. “말 안 하면 당장 영어 학원에 쫓아가서 그놈 찾아내라고 할 겨!” 할머니가 다시 버럭 화를 냈습니다. 홍도는 깜짝 놀라 눈물을 꿀꺽 삼켰습니다. “사실대로 말하면 정말 안 쫓아갈 거지?” “아암만!” 할머니가 걱정 말라는 듯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홍도는 다시 침을 삼켰습니다. “사실은 오늘 처음 학원에 간 거라서 이름은…… 잘 모르겠는데…….” 홍도의 목소리가 점점 목 안으로 기어 들어갔습니다. 할머니가 눈을 부릅떴습니다. 속이 터지는지 손바닥으로 재봉틀이 놓인 탁자를 세게 쳤습니다. 그 바람에 탁자 위에 놓여 있던 천 원짜리 지폐가 떨어졌습니다. “어, 어…… 처, 천 원!” 홍도는 손가락으로 떨어지는 돈을 가리켰습니다. “뭐야, 천원이라고? 그게 그놈 이름이여? 뭔 이름이 천원이여? 성이 뭐야? 이천원이여, 삼천원이여?” 할머니는 떨어진 돈은 아랑곳하지 않고 탁자를 한 번 더 쳤습니다. “응? 오, 오천원! 서, 서, 성이 오씨야. 그래, 오천원이 그랬어.” 홍도는 옳다구나 싶어 오천원이라고 말하며 얼굴을 어루만졌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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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부산에 사는 박현숙 선생님이 첫책을 냈네요. 축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