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야구 학교를 나왔다. 선린상고 내가 다녔던 학교다. 내가 고등학교를 다녔던 시절 고교야구의 인기는 엄청났다. 프로야구는 1981년 개막했다. 그로부터 고교야구는 프로야구의 인기에 힘을 잃었다. 그러나 프로야구의 인기는 하늘을 뚤었다. 나도 물론 야구의 매력에 푹 빠졌다. 나는 OB베어스 팬이었다. 박철순이 미국에서 돌아와 그 팀에 있었기 때문이다. 박철순의 투구는 놀라웠다. 그는 정말 무쇠팔이었다. OB가 서울로 둥지를 옮기고 두산으로 이름을 바뀌었어도 오히려 서울을 연고로 하는 베어스를 내 팀이거니 생각하고 응원했다. 어느날 야구가 재미없어 졌다. 이기는 팀은 줄창이기고 지는 팀은 줄창 지니 보는 맛이 떨어졌다. 그리고 나는 점점 야구에서 멀어졌다. 그래도 간간히 중계도 보고, 매체도 보면서 지나가는 정도 였다. 그러다 한화 보살팬은 보게 되었다. 약 7~8년 정도 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한화 그럼에도 지치지 않고 응원하는 팬심. 도대체 그들은 무슨 힘으로 응원하는 것인가? 그러면서 한화의 중계를 자주보게 되었다. 이기는 날보다 지는 날이 더 많은 야구팀, 한화를 보면서 너무 스트레스가 많이 생겨 다시는 보지말아야 겠다고 생각하면서도 야구중계를 틀면 한화경기를 보게 되었다. 작년에도 한화는 9위를 했다. 참으로 응원할 맛이 니지 않는 팀이었다. 올해 한화에 류현진이 돌아왔다. 그가 미국에서 경기를 할 때면 다저스는 우리편이었다. 류현진의 일구일구를 숨죽여 봤다. 그런 류현진이 자신의 팀으로 되돌아 왔다. 나는 한화를 더 유심히 보게 되었다. 그러나 역시 마찬가지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팀, 선수들은 자신감이 없었다. 전반기를 9위로 마감했다. 그 유명한 김경문감독도 소용이 없고, 류현진도 왠지 힘이 빠진 듯 했다. 그러나 예전과는 달라진것이 있는것 같았다. 한화의 팬들은 대전구장을 만원으로 채우는 날이 많아졌고 응원전에서만은 타 팀에게 질 수 없다는 기세를 이어갔다. 한화는 8월부터 달라졌다. 어제 한화는 7020일만에 두산을 맞아 스윕을 달성했다. 두산을 상대로 3연승을 기록해서 조금 찜찜한것도 있었지만, 기분이 좋다. 이제는 기세가 살아나는것 처럼 보인다. 비록 우승을 향한 도전은 아니지만 가을야구를 팬들에게 보여줄 수 있다는 것으로나마 한화의 팬들은 더욱 신나게 응원할 것이다. 나는 보살팬이 아니다. 언제든지 다른팀으로 옮겨 탈 수 있는 갈대팬이다. 그럼에도 한화를 응원하는 것은 약자가 강자를 이기는 스토리를 보고 싶기 때문이다. 작년 LG의 우승도 얼마나 많은 스토리가 있었는가, 이런 스토리들이 쌓여 야구의 열기는 끌어오르고, 팬심은 늘어갈것이다. 한화 보살팬들의 함성은 경기장을 떠내려가게 하고 "나는 행복 합니다"란 노래가 진짜 행복으로 표현되는것 같아 덩달아 기쁘다. 이번 가을에 한화의 야구와 팀을 응원하는 보살팬들의 힘찬 응원을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