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갈의 할례 의식
말씀 : 여호수아 5:1-12
아모리 사람과 가나안 사람들의 마음이 녹았다고는 하지만 적들을 앞에 두고 할례의식을 치른다는 것은 군사적으로 보면 미친 짓이며 이적 행위입니다. 우리는 야곱의 외동딸 디나가 세겜에게 강간당한 사건을 잘 알고 있습니다. 복수의 칼을 갈고 있던 시므온과 레위가 꾀를 내어 자신들과 같이 세겜 남자들 전부가 할례를 행하면 통혼하겠다고 합니다. 그리고 할례받은 지 삼일 째 되는 날 세겜에 쳐들어가 세겜의 모든 남자들을 잔혹하게 죽입니다. 도대체 할례 의식 후 얼마나 큰 통증이 있었으면 시므온과 레위를 비롯한 기껏해야 야곱 집안 남자들의 공격에 큰 성에 살던 세겜 족속 전체가 속수무책으로 당했는지 쉽게 이해되지 않습니다. 짐작건대 그 당시에는 할례 후 필연적으로 감염이 되어 통증은 물론 고열에 시달려 앓아 누웠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아무튼 이 사건을 통해 우리는 할례를 받은 후에는 성인 남자들의 전투력이 제로가 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 사실을 모르지 않았던 이스라엘 백성들이 전투를 앞두고 적들을 코앞에 두고 주저하지 않고 하나님의 명령을 따라 할례를 받습니다. 만약 여리고 사람들이 할례받은 후 삼일 째 전투력이 완전 제로가 된다는 사실을 알고 공격을 했더라면 이스라엘 백성은 세겜 사람들처럼 몰살 당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가나안 정복 전쟁이라는 중차대한 일을 앞두고 굳이 할례의식을 치르고 유월절을 지내야 했을까요? 광야 2세대 백성들은 1세대보다 더 믿음도 좋아 보이고 여호수아의 명령에도 일사불란하게 잘 따르고 있는데 자칫 잘못하다가 몰살당할 수 있는 위험을 무릅쓰고 할례 의식을 치러야 했을까요? 그냥 단을 쌓고 제물을 드리는 예배로는 성에 차지 않았을까요? 그런데 묵상 도움을 읽어보니 길갈에서의 할례 의식을 치른 이유는 유월절을 치르기 위해서라고 설명하여 주고 있으며 근거는 출애굽기 12장에서 48절 말씀 “너희와 함께 거류하는 타국인이 여호와의 유월절을 지키고자 하거든 그 모든 남자는 할례를 받은 후에야 가까이하여 지킬지니 곧 그는 본토인과 같이 될 것이나 할례 받지 못한 자는 먹지 못할 것이니라”입니다. 즉 유월절을 치르기 위해서는 나는 네 하나님이 되고 너는 내 백성이라는 징표며 상징이며 몸에 새겨진 흔적인 할례를 행해야 합니다. 또한 할례는 옛사람이 죽고 하나님의 언약 백성이 되었다는 확실한 증거이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구약의 할례와 유월절은 신약시대에는 세례와 성만찬으로 대체됩니다. 그렇기에 성만찬을 치르기 전 예식을 집전하는 목사님께서는 세례 받은 교인들만 성만찬에 참여할 수 있음을 반드시 알립니다. 제가 젊은 시절에는 ‘세례 안 받았다고 떡과 포도주를 못 먹게 하는 것은 너무 형식적이고 치사한거 아니야?’라고 생각을 했지만 오늘 본문을 읽고 나니 할례을 받지 않은 사람이 유월절에 참여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로 세례 받은 교인들만 즉 옛사람이 죽고 새사람이 된 사람들, 그리스도가 나의 구주임을 고백한 사람들만 나를 위해 십자가에 돌아가신 예수님을 기념하는 성만찬에 참여하는 것이 지극히 당연하고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흔히 형식은 내용을 담는 그릇으로 비유합니다. 내용이 중요함을 강조하는 말이기도 합니다만 어떤 경우에는 그릇과 내용물이 구분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고급 요리를 내놓을 때 플레이팅이라고 하여 요리를 담은 그릇이 요리의 중요한 요소로 취급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오늘 큐티를 하며 구약의 할례 의식과 유월절의 경우가 지금의 세례와 성만찬과 같이 형식과 의미가 모두 동일하게 중요하다는 사실을 배우고 깨닫게 됩니다.
주님! 오늘 요단강을 건너 가나안에 입성한 60만 대군의 바라보는 하나님의 마음이 어떠하셨을지 생각해 봅니다. 여호수아와 이스라엘 백성들보다 더 크게 기뻐하셨을 겁니다. 아마 하나님의 곁에 있는 아브라함에게 이런 말씀을 하시지 않았을까요 “아브라함아 동서남북 네 눈에 보이는 땅을 너와 네 자손에게 주겠다고 했고 네 자손이 땅의 티끌 같게 하리라 너와 약속했지? 길갈땅에 진치고 있는 너의 후손들을 보아라 나는 약속하면 반드시 지키는 하나님이란다”라고 말입니다. 그리하여 하나님은 큰 길을 만드시는 주, 큰 기적을 행하시는 주, 약속을 지키시는 주, 어둠속에 빛이 되시는 그가 바로 아브라함의 하나님이고 길갈 땅 여호수아의 하나님이시며 지금 나의 하나님이심을 고백합니다.
https://youtu.be/W9JMKBH6HQ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