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지지 연설후 광주 친구에 “미워말라” 문자...돌아온 뜻밖의 대답은
[하나의 나라, 두쪽 난 국민] [6] 박은식 호남대안포럼 대표
박은식 의사·내과전문의, 호남대안포럼 공동대표
입력 2023.01.09 03:00
조국 사태로 온 나라가 시끄럽던 2019년이었다. 역사 유적지 탐방을 함께하며 가끔 정치 이야기를 나누던 친구들의 단톡방에 조국을 옹호하는 ‘미남보존협회’ 그림 파일이 올라왔다. 많은 친구들이 재미있다는 반응을 보이며 검찰을 개혁해야 한다는 댓글을 올렸다. 하지만 나는 동조할 수 없었다. 의학 논문을 작성해 본 경험상 청문회에서 논란이 된 단국대 논문은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조민이 절대 쓸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단톡방에 입시 비리가 분명하다고 적었다가 거센 공격을 받았다. 결국 나는 쫓겨나듯 단톡방을 나왔고 그 친구들과 인연을 끊게 됐다. 정치가 뭐길래 오랜 인연을 가진 친구들의 우정을 이렇게 끝내버린단 말인가? 허무하고 안타까웠다.
평범한 집안에서 자란 내 경험에 비춰 보면, 입시를 위해 사적으로 의대 교수를 만나 논문 작성을 부탁하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 그뿐인가. 평범한 청년이 문준용처럼 귀걸이를 한 증명사진으로 공공기관에 지원하고, 추미애 의원의 아들처럼 군 복무 중 휴가에서 복귀하지 않은 채 전화로 휴가를 연장시킬 수 있을까? 공정을 외치며 집권한 문재인 정권에서 이런 비리들이 밝혀지자 수도권에서는 정권의 지지율이 떨어졌지만, 내 고향 광주에선 이미 기득권이 된 민주당 정권에 여전히 높은 지지를 보내고 있어 안타까웠다. 또 많은 실정을 저지르고도 광주 시민들에게 광주 정신을 들먹이며 가스라이팅하는 민주당에 분노했다.
결국 나는 지난 대선 때 광주에서 국민의힘 유세 차량에 올라 문재인 정부 실정을 조목조목 비판한 다음 왜 정권을 교체해야 하는지 연설했다. 그리고 어머니께 하고 싶은 말을 덧붙였다. “어머니는 제가 아무리 설득을 해도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십니다. 호남인들이 오직 김대중에게만 붙였던 ‘슨상님’이라는 칭호를 전과 4범한테 붙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쩌겠어요. 제가 사랑하고 존경하는 어머니인데요. 여기 계신 광주 시민들 다 저랑 한 다리 건너면 아는 사이 아니겠습니까? 지지하는 후보가 다르다고 서로 미워하고 증오하면 되겠습니까? 그래도 저희 어머니한테 꼭 한마디 하고 싶습니다. 엄마, 저 의대 보내느라 고생 많으셨을 텐데 이번만큼은 아들 믿고 윤석열 한 번만 찍어줘. 사랑해 엄마!”
듣는 이의 손발을 오그라들게 하는 감정적인 연설을 한 이유가 있다. 5·18을 직접 겪었던 광주의 내 부모님 세대 어르신들은 전남도청 광장에서 피 흘리는 시체를 목격했다. 그리고 3당 합당으로 호남이 고립되면서 지역 차별도 겪었다. 이분들에게 아무리 이성적으로 정권 교체의 정당성을 설명해도 감정 깊숙이 뿌리내린 정서를 극복하기 힘들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아들로서 어머니의 감정에 호소했던 것이다.
광주 친구들에게 내 연설 영상을 보내려다 한참을 망설였다. 친구들과 인연이 끊어지지 않을까 걱정이 됐기 때문이다. 양해를 구하는 글을 먼저 올렸다. ‘나 광주 내려가서 윤석열 지지 연설해븟다. 요런 짓 한다고 날 너무 미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너희들은 나랑 생각이 다른 거 충분히 이해하고 존중해. 그래도 우리 오래 함께한 인연 봐서라도 내 연설 끝까지 봐줬으면 좋겠다.’ 영상을 보내자 뜻밖의 대답이 돌아왔다. ‘친군디 니를 미워할 이유가 있겄냐? 이런 생각도 있고 저런 생각도 있는 것이제. 잘 봤다. 고생했다.’ 걱정했던 내가 머쓱해질 정도로 고마웠다. 물론 이후 광주 친구들에게 큰 변화가 있는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지금 같은 정치적 양극화 시대에 잠시나마 서로 소통하는 시간이 됐을 거라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과 정치 이야기를 하면서 느낀 게 있다. 나와 생각이 다르다고 청산 대상으로 지목해버린다면 갈등은 더 증폭된다는 것, 크게 보아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를 추구한다면 함께하고 이를 부정한다면 먼저 사실을 제시하며 설득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는 것. 정치적 신념보다 오래 함께한 인연이 더 중요하지 않나? 우리가 정치인은 아니지 않나? ‘뭣이 중헌디?’ 생각이 다른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면 집단에 매몰되지 않고 개인으로 우뚝 설 수 있다. 그렇게 된다면 정치적 양극화도 극복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한겨울 추위가 매서운 광장에는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자극적인 정치적 구호를 외치며 시위 중이다. 이제 그만 집으로 돌아가셨으면 좋겠다. 오늘 하루 가족들과 오붓한 시간을 보내고 다음 날엔 정치적 신념이 다른 친구들에게 따뜻한 국밥 한 그릇 대접하며 그간의 안부를 묻는 건 어떨까? 나도 광주에 계신 어머니께 안부를 전하고 정치 언쟁으로 멀어진 역사 단톡방 친구들에게 연락해 봐야겠다.
cwcwleelee
2023.01.09 04:09:19
정말정확한 말만했네요 우리사회가 변해야하죠 지역논리이젠 없어져야 기득권자의 특권 없어져야지요 누구집 자식 안귀여운 자식있어요 공정한 사회만들어요
답글
1
805
0
답글을 입력해주세요.
맑은영혼
2023.01.09 07:34:10
참으로 합리적인 말씀에 숙연해 집니다
참죽
2023.01.09 06:10:22
도덕 윤리 상식이 법보다 앞서야 되지 않을까요? 학연 지연 다 좋아요. 팔이 안으로 굽는 것 이해합니다. 하지만 상식적인 판단을 내리지 못하는 사람과는 공감하기 어렵죠....
답글
1
672
0
답글을 입력해주세요.
아울이
2023.01.09 07:22:56
나의 도덕, 윤리, 상식은 상대의 그것과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사회의 약속인 법을 우선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법치.
초로인생
2023.01.09 06:34:07
호남인들이 오직 김대중에게만 붙였던 슨상님 칭호를 이제는 전과 4범에게 붙이고 있다는 말이 가슴에 와닿네요. 남북분단도 모자라서 편가르기, 갈라치기로 두쪽난 남한, 어쩌다 이렇게까지 되어버렸을까요?
답글
1
495
0
답글을 입력해주세요.
톨할무이
2023.01.09 07:04:30
괴뢰군이 원하는 바입니다 자중지란
물고기
2023.01.09 06:33:44
나도 광주에서 태어나 광주에서 공부한 사람이지만 지금 광주 사람들 아니 전라도 사람들 민주당 사상 교육에 물이 들어버린것 같더라고 집안 어르신들 용돈 주었더니 그 돈으로 민주당이 주관하는 노무현 묘지 순례가는 경비 쓴다고 하더랑께. 어찌다가 북한 추종자 앞잡이 지역으로 변해 버렸는지 답답하당께.
답글
1
130
0
답글을 입력해주세요.
생활인
2023.01.09 07:29:30
그래서 신삼국시대라고 합니다. 고구려 북한, 신라 경상도, 백제 전라도.
HappyJoe
2023.01.09 06:22:11
공감이 많이 가는 글이다. 나도 단톡에서 문제인의 최저임금제와 주52시간 근무제로 강원도에서 버스기사가 씨가 말라 대중교통이 붕괴됐다고 글을 올리자 개딸들의 쌍소리 집단 린치로 학을 떼고 그들과 인연을 끊었다. 의견이 다를수도 있는데, 교통문제에 관한 비판을 했다고 존엄을 훼손당한 것으로 치를 떨고 덤벼드는 개딸들은 아무래도 정상은 아니다. 난 개딸뿐 아니라 태극기도 싫어하지만 우파는 윤석열 존엄을 위해 친구도 부모도 없이 덤벼들지는 않지 않는가. 과연 공산주의는 인간을 폐업시키는것 같다.
답글
3
126
1
답글을 입력해주세요.
낙동강07
2023.01.09 07:29:21
Outpost님 저는 HappyJoe님의 글에 저는 아무 이상이 없는 글이라고 느낌니다. 존엄이라는 단어에 너무 매몰이 되어 있는 것이 아닙니까?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 했을 뿐이데... 공감이 가는 정상적인 자유대한민국 국민이 자신의 견해를 쓴 글 이라고 생각합니다.
조까치왕
2023.01.09 07:10:11
똥OOO 딸들이죠
Outpost
2023.01.09 06:58:53
좋은 글에 쓴 댓글이 한국 사람인가 의문이 들었다. 문제인과 윤석열 존엄이라는 말을 써 가면서 범벅을 만들었는데 어느 쪽에 서 있는지 구분이 안되는 문장인데 좋아요는 많이 올라와 있다. 궁금하네 무엇을 지지하는 사람인지.
전라도 광주랑께
2023.01.09 06:37:07
웃기고있네. 그것들은 절대 안 변한다.
DNA는 못속여. 저런 말에 혹하지들마슈.
등대
2023.01.09 06:37:07
아무리 애를써도 변화되지 않는것이 호남사람들의. 무조건. 지지다 사회의 갈등은. 거기서 시작되는것
답글작성
119
2
헤라클레스
2023.01.09 06:37:52
이념이나 지역주의에 사로잡혀 옳고 그름을 분간하지 못해서는 안될 것이다. 나도 원래 문재인을 지지했고 정치적으로 진보성향을 갖고 있었지만 문정권 5년을 경험하고서는 더이상 좌파 범죄집단을 지지할 수는 없었다. 우리나라도 이제 이념이나 지역주의를 벗어나 공정과 상식, 진실을 바탕으로 한 올바른 사회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답글작성
114
0
굴삭기공
2023.01.09 06:19:56
이제 이 나라를 바로 세우는데는 호남이 다시 한번 옳고 그름의 관점에서 판단하여 역할을 해 주셔야합니다.
답글작성
109
1
전라도
2023.01.09 06:42:23
난 전라도에 사는 경상도 사람이다! 광주 사람이 저런 말 하는 건 대단하다! 한마디로 전라도는 정상이 아니라 미친 사람들이다!
답글작성
97
4
東禹.2
2023.01.09 06:21:55
하와이에도 이런 분들이 간혹 있네요. 용기에 격려를 보냅니다.
답글작성
96
0
주마등
2023.01.09 06:36:57
민주당정치인들이 국민을 세뇌시키고 갈라놓았다. 그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여당을 친일파, 독재후예라고 믿고있다.
답글작성
87
0
박대마
2023.01.09 06:31:41
전라도 광주 호남이 지금과 같다면 고립이 아닌 독립될 것 같다.~~!!!
답글작성
83
2
금과옥조
2023.01.09 06:21:46
힘 냅시다. 화이팅!!!
답글작성
74
0
알라딘4U
2023.01.09 06:37:40
독사의 대가리 같이 선동정치를 하는 이재명을 썩은 살 도려 내듯이 숙청하면 새 살은 금새 회복합니다. 공명정대한 검찰 수사에 우리 가족 5표는 적극 지지합니다.
답글작성
49
0
MayFerry
2023.01.09 06:57:16
너무나 당연한 일이지만... 그런 생각을 가진 박은식 씨가 존경스럽습니다. 전라도 사람들 변해야 합니다. 변하지 않으면 더욱 고립되고 천년 훈요십조의 사슬은 다음 천년까지도 풀어내지 못 하고 홀로 독립할 수 밖에 없지요. 광주정신이나 피흘리던 전남도청광장을 말하기 전에 대한민국의 군경이 누구의 총기에 사살되었는지 그 대단한 유공자 명단이 누구인지부터 밝혀야 합니다. 선거에 나오는 분들마다 망월동에 가서 벌렁벌렁 엎어지는 코메디도 정상은 아닙니다
답글작성
48
0
seawoods
2023.01.09 06:45:11
가장 용기있는 분 같다. 당신을 적극 지지합니다. 짝짝짝. 사안에 따라 정파적이지 않은 논리로 정치인들이 행동하는 그 날을 만드세요.
답글작성
46
0
돈담
2023.01.09 06:39:16
정치인이 만든 전라도와 경상도의 지리와 사고의 집단차별이 너무 오래 고착되어 현재와 미래가 몹시 답답하다. 그러나 이런 분들을 보면 머지 않아 다양한 색을 갖은 멋지고 훌륭한 대한국민 국민들의 활기찬 미래생활이 결코 멀지만은 않다라는 희망의 씨앗을 본다. 계란 치기더라도 열심히 노력하자.
답글작성
39
0
화무십일홍
2023.01.09 06:49:22
용기있는 분이네요. 지역을 벗어나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옳은 것인지 그것만 좇아야지요. 정치꾼들이야 능구렁이고 여우인데 그들 말을 알면서도 따라간다는건 섶울 지고 불로 뛰어드는겁니다. 제발 호남에도 양심을 가진 이런 분들이 더많이 나오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지역차별 소리도 사라질 것입니다.
답글작성
38
0
저녁노을
2023.01.09 06:57:10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판단과 용기와 결단에 박수를 보냅니다.
답글작성
37
1
민초대장
2023.01.09 06:50:05
오늘날 전라도 지역문제 핵심을 지적하셨네요.!
답글작성
34
0
백송
2023.01.09 07:00:59
우리젊은친구 올바른정신이 있네요? #민주당,국민의힘 이던 나라살림을 잘하고 부조리안하고 서민살림을 잘보살피면 어느당이고 지지합니다 #경상도,전라도 대한민국 국민안니미까? 앞으로 우리 젊음친구들이 대한민국 이끌갈 재목입니다 # 많는젊음친구들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마음만 있서면 대한민국은 미래가 밝습니다 # 젊은친구들 화이팅
답글작성
32
1
pd5
2023.01.09 06:44:19
야 꿈깨라! 전라도 인간들은 죽었다 깨나도 근본적인 망국 주사파적 근성은 못바꾼다.
답글작성
32
6
NiceBee
2023.01.09 06:48:06
생각이 다름은 충분히 인정, 다만 죄를 지었으면 법에 따른 합당한 처벌을 받아야 당연. 죄를 짖고도 거짓과 선동, 조작, 음모, 모르쇠로 일관하는 자들은 법에 정한 형량으로 처벌해야 마땅. 대한민국을 부정하고 김정은이와 진핑이에게 바찰 듯이 아부하는 자들 법대로 처벌해야 대한민국이 바로 설 것임.
답글작성
31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