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4일 화요일 날씨 햇볓쨍쨍
어제 자동차 면허도 받았겠다 신경 쓸일도 피 할겸 2박 3일로 골프여행을 준비했다. 때 마침 우리 동네안에 도로 포장을 새로 한단다. 수요일에 시작 하니 화요일 밤에 자동차를 밖에 주차하라고 공문서가 왔다. 다음 날 차고에서 나갈때 새로 포장한 도로를 지나가면 벌금을 내라는 통지서다. 넘어진 김에 쉬어간다고 이참에 아에 집을 떠나 있으면 좋겠다는 남편의 박력 있는 결정이다. 세상 살아 가면서 박력이 없다고 불평 했는데 나이 먹으면서 쎄게 나오는 남편이 싫치는 않아 못 이기는 척 하며 따라주는게 예의인 것 같았다. 온천은 옛날 한국 사람이 주인인 곳으로 정했다. 팜 스프링은 겨울철이라서인지 호텔 방도 없다. 가는 길에 코로나에 "도스라고스"라는 골프장에 예약을 해 놓았다. 그림 만 보고 해 놓았으니 좋은지 나뿐지도 모른다. 골프를 대단히 잘 치거나 즐기는 편도 아니지만 지난번 언니들이랑 칠때 너무 차이가 나 연습이 절실하게 필요 하다고 느껴서였다.
아침11시 예약이니 10시 전에는 서둘러 나가야 한다. 어제 H Mart 에서 사온 한국 음식에다 명인 찐빵, 찐 만두 까지 바리바리 쌌다. 어렸을때 아이들 데리고 여행 가면 싸 갖고 다니던 버릇이 생겨서이다. 남편은 여행가는데 여행지에서 사먹지 한다. 싸가면 나보다 더 잘 먹으면서 혼자 중얼거려본다. 여행은 먹는 맛으로 가는 것 아닌가!
골프장은 한국 사람으로 붐빈다. 내 앞에 12명의 한국 남자가 줄줄이 서서 골프비를 낸다. 어디가나 동포가 있어서 좋다. 덕분에 온라인으로 98불에 예약했는데 80불만 내란다. 한국사람이라서 싸게 준 건가 의아해 했더니 아니란다. 그럼 왜 온라인은 비싸게 팔까? 그것이 알고 싶다.
날씨는 덥고 골프장은 민둥산이라 바람 막이 그늘이 없다. 산을 깍아 만들어서 올라갔다 내려갔다 극기 훈련이다. 덤불이 많아 공 잃어 버리기도 쉽고 어려운 코스였다. 그러나 얼바인에 산다는 젊은청년과 3명이 쳤는데 잘 친다고 칭찬이다. 듣기 좋으라고 했겠지만 칭찬은 고래도 춤 춘다고 하니 마음이 편해서 기분 좋게 쳤다.
온천장에 가니 오후4시다. 짐 풀고 물에 들어가서 푹 쉬면 되겠다고 생각 했는데 온천 장 주인도 바뀌고 여기저기 공사중이다. 어설프고 손님도 없다. 새로 문 열은지 2달이라는데 부서진 곳 천지다. 일단 방을 얻고 방안에 있는 목욕탕에 온천 물이 나온다고 하는데 너무 뜨거워서 들어 갈 수 가 없다. 변기는 물을 바가지로 퍼 담아야 내려가고 티비도 안 나온다. 침대는 너무 꺼져서 푹신푹신 하다.
때 마침 내일 비가 와서 우리 동네 포장도로는 취소라고 이 메일이 왔다. 그 곳서 하룻밤을 자야 할 이유가 없어졌다. 주인 보고 우린 도저히 여기서 못 자겠으니 돈을 환불하라고 하니 40불만 돌려 준다. 1 시간 이면 돌아 올 수 있는 곳에 갔던 게 얼마나 다행인지!!! 'There is no place like home' 떠난온지 반 나절 이 지났지만 긴 장거리 여행을 하고 온 듯한 하루 였다.
첫댓글 극기훈련이요? 말만 들어도 진땀나요...
맞아요, 집만큼 편한 곳은 없어요.
여행갈 때마다 느끼는 공통된 감정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