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직접 전차 몰고 1980.5.18 광주폭동 선두에"... 직접 경험한 일입니다.)
나는 21살 때까지 5.18을 추호도 의심 없는 민주화 항쟁으로 생각했고 전두환을 정권욕에 눈이 먼 광기 어린 살인마라고 생각했다.
국사 시간에 배운 대로 광주 시민은 전두환에 의해 무참히 살륙된 불쌍한 사람들이라고 알고 있었다.
대학 2학년 1학기 마치고 신검 1급으로 육군으로 입대하였다가 교도대로 차출되어 교도소에서 군생활을 하였는데 그 당시 60대 초반의 중풍 걸린 비전향 장기수 한 분이 계셨다.
이것이 말로만 듣던 빨갱이라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고 비로소 분단의 아픔과 군대에 왔다는 것을 실감했다.
비전향 장기수의 특성상 다른 죄수들과 합방을 할 수 없어 독방을 쓰는데 중풍이 걸렸음에도 불구하고 빵간에 동기가 없어, 나 처럼 군대에서 차출된 신병들이 병 걸린 장기수를 돌보다가 후임 들어오면 그 후임이 돌보는 식으로 중풍 걸리고 몇 년 동안 그래 왔다고 했다.
나도 첨에 신병이라 그 분의 수발을 들었다. 막내 생활을 거의 11개월 하고 나서야 겨우 후임을 받아 수발 드는 일을 마칠 수 있었는데 어느날 그 분에게 우연히 들은 이야기가...
자신은 사북탄광 폭동 때 지령을 받고 내려온 통일혁명전사인데, 그 다음 지령으로 광주폭동에 투입되어 자신이 직접 전차를 몰고 광주폭동의 선두에 있었다.
폭동이 진압된 후에 북에서 내려온 동기들은 복귀하였으나, 자신은 잔류 명령을 받고 대남활동을 계속하다가 80년대 중반에 체포되어 수감되었다고 했다.
그 분하고 이야기를 나눠 보면 놀랍게도 누구보다 사상적으로 공산주의를 혐오하고 김정일 체제에 대해서 강한 비판을 퍼부었으나, 아이러니하게 왜 그 오랜 세월을 전향하지 않고 옥살이 하냐 물어 보니...
자신은 북에 가족들이 있고 만일 전향할 경우 가족들에게 돌아갈 피해를 생각해서 자기 하나 희생하는 게 차라리 났다고 했다.
전두환이에 대해서 물어 보니,
전두환이가 당시에 초반에 특전사를 투입하여 광주 폭도들을 토벌한 것은 천만다행이라고 했다.
왜 그렇게 생각하냐고 물어 보니,
당시 북에서 내려온 특작 부대원들은 광주를 거점으로 폭동을 전국으로 확대하여 남조선 통일혁명을 이루려고 했는데, 전두환이가 대통령이 될 팔자였는지 천운이 따랐는지 잘 모르겠으나, 초반에 폭도들을 진압함으로써 대한민국을 적화로부터 구해냈다고 했다.
그 이야기를 듣고 난 다음부터 광주 5.18에 대한 나의 생각은 바뀌었고, 대한민국 근대 역사 교육 또한 잘못 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글 : 이유복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