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시민들은 해양에 대해 굉장한 관심과 애정을 보이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관심들과 격려가 부산 해양클러스터 구축에 큰 힘이 될 것 같습니다."
'서울 사람' 황준(51) 국립해양조사원 해양관측과장은 1년여의 최근 부산 생활에 만족해 했다. 인천에 있던 해양조사원이 지난 2012년 12월 부산 영도구 동삼혁신도시로 옮겨오면서 황 과장도 가족들과 모두 부산으로 이사를 왔다.
본원 부산 이전 업무 수행에 도움
국민 해양레저 활동 적극 지원
이어도 과학기지 중요성 날로 커져
황 과장은 "부산에 오니 해양 관련 뉴스들도 쏟아지고 시민들의 관심도 엄청나 해양도시에 온 것을 하루하루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양조사원 본원이 부산으로 이전하면서 업무를 하는 데도 도움이 되는 점이 많다고 했다. 인천에 본원이 있을 때는 현장과 동떨어져 현장 감각을 익히기 쉽지 않았지만, 부산에는 산하기관인 남해사무소의 조사선을 통해 언제든지 해양 조사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황 과장은 "해군작전사령부와 해양 관련 대학들과 업무 협조도 쉽다"면서 "앞으로 한국해양과학기술원과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이 동삼혁신도시로 이전해오면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했다.
해양조사원은 바다에 대한 조사·연구와 항해 안전, 해양 개발을 위해 설립된 국가 종합 해양조사기관이다. 모태는 1949년 설립된 해군본부 작전국 수로과이다.
기본적으로 해양지도를 제작하고 보급해 항해 안전을 도모하는 것을 담당해 왔지만 해군 수로국, 교통부 수로국, 건설교통부 수로국을 거쳐 해양수산부 국립해양조사원으로 이름이 바뀌게 되면서 해양관측 등 연구와 조사 업무의 비중도 커졌다.
또 EEZ(배타적경제수역)와 대륙붕 등 국가 해양영토 획정과 자원확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과학적 정보를 수집하고, 동해 표기의 국제적 통용과 우리말로 된 해양지명을 등재하는 일도 하고 있다. 최근엔 남극 장보고 과학기지 인근 해도 제작에도 나서고 있다.
국민들의 해양레저 활동을 지원하는 데도 적극 나서고 있다. 황 과장은 "해수욕장 이안류 예·경보와 바다갈라짐 예보, 낚시용 물때표 제작, 요트·해수욕장 해도 제작 등으로 수영과 요트 낚시 등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양조사원 해양관측과는 90곳에 설치된 해양 관측망을 통해 수온과 파고, 염분, 조석, 표층 유속 등 각종 정보들을 수집한다. 해양조사원 상황실에는 해양 관측망을 통해 들어오는 각종 정보가 실시간으로 업그레이드된다.
이 해양관측망 중에는 이어도 해양과학기지도 있다. 황 과장은 "우리나라 해양 정보 차원에서 이어도 해양과학기지는 갈수록 중요성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태풍의 길목에 위치해 향후 태풍의 강도나 진로를 가장 먼저 확인할 수 있고, 기후 변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도 가장 먼저 감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황 과장은 "지난해 11월 대학들과 이어도 과학기지에 시범적으로 체류 연구를 시작했는데, 올해는 체류 연구를 더 확대해 이어도 해양과학기지 활용을 극대화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끝으로 "부산이 아직 해양·IT 관련 인력 확보 문제에 있어선 수도권에 비해 큰 어려움이 있고, 동삼혁신도시의 불편한 교통편과 인프라 등 해결해야 할 숙제도 많다"면서 "부산을 명실상부한 해양 중심 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아직 더 많은 고민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희경 기자 him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