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 하소(下消)와 불매(不寐)에 대한 새로운 의안(按)
성중(省中)에 사는 주공(周公)은 산좌(山左: 산동성) 사람이었는데, 나이가 40을 넘어 안독(案牘: 관청의 공문서)으로 인하여 노(勞)가 쌓였으니(:積), 이질(羸疾: 쇠약하다)에 이르러 신곤(神困) 식감(食減)하였고 때(:時)로 많이 공구(恐懼)하였으며 동(冬) 춘(春)에서 하(夏)에 이르기까지 철야(:通宵)로 불매(不寐)하기를 반년(半年)이 넘었다. 상초(上焦)는 갈(渴)이 없어 탕수(湯水)를 기(嗜)하지 않으니, 조금 음(飮)하여도 옥(沃: 소변)하러 행(行)하지 않다가, 매번 밤(:夜)에만 반드시 2~3되를 뇨(溺)하니, 그 온 바를 알지 못하고, 또 그나마 반(半) 정도는 고(膏)와 같이 탁(濁)한 액(液)이었다. 왕리(尫羸: 허약하고 파리하다)가 극(極)에 이르니 스스로도 반드시 죽을 것이다는 것을 알았느니라.
내가 가서 진(診)하였더니, 그 맥(脈)이 아직 완(緩)을 대(帶)하고 육(肉)도 탈(脫)하지 않아, 위기(胃氣)가 여전히 있음을 알고는 염려(:慮)할 것 없다고 위로(:慰)하였다. 이에 귀비탕(歸脾湯)에 목향(木香)을 거(去)하거나 대보원전(大補元煎)의 속(屬)을 썼으니, 한편으로는 양(陽)을 양(養)하고 한편으로는 음(陰)을 양(養)하면서 이 둘을 왔다 갔다(:出入)하며 썼으니, 모두 200~300제(劑)에 이르렀고, 인삼(人蔘)으로 계산(:計)하자면 20근이었는데, 이로 완전히 나았느니라. 이는 신(神)이 상(上)에서 소(消)하고, 정(精)이 하(下)에서 소(消)한 증(證)이었다.
이로 소(消)에는 음양(陰陽)이 있으니 모두 화(火)라고 말하면 안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일안(一按)을 기록(紀)하였으니, 소(消)를 치료(治)하고 불매(不寐)를 치료(治)하는 본보기(:鑑)로 삼을지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