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뜸 신진대사에 효험
<뜸 부위 물집 생기면 2차감염 주의>
최근 고인이 된 영화배우 장진영이 위암을 뜸으로 치료한다고 알려지면서 뜸이 주목을 받았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쑥뜸 재료가 동이 나서 중국에서 수입할 정도였다. 한국 사람들의 몸을 온통 상처투성이로 만들고 있는 뜸은 만병통치약일까? 뜸의 역사는 50만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인류가 불을 이용하면서 신체에 통증이 있을 때 불을 쬐게 된다. 이때 잘못해 신체의 일부가 불에 데면서 화상을 입었다. 화상이 되레 어떤 질병이나 통증을 낫게 하는 경우가 있었다. 이것이 경락과 함께 체계화되면서 치료수단으로 오늘날까지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뜸의 재료는 처음에는 나뭇가지였다. 시간이 흐르면서 쑥과 각종 약물, 전기 등 종류가 수십 가지로 늘어났다. 이 중 가장 오랫동안 재료로 쓰이고 있는 것이 쑥이다. 쑥은 단군신화에서도 나오듯이 우리와 친숙한 풀로, 식용과 약용으로 쓰인다.
바닷가에서 해풍을 맞으면서 자란 쑥을 단오쯤 채취해 그늘진 곳에서 3년 이상 건조 숙성시킨 것이 최상품이다. 일본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 뒤 폐허가 된 곳에서 홀로 자라난 풀이 바로 쑥이다. 강한 생명력을 지닌 쑥은 성질이 따뜻해 몸이 차서 일어날 수 있는 여러 증상에 쓰일 수 있다. 몸의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해 우리 몸을 맑게 정화하는 작용도 있다.
우리 선조들은 봄철에 쑥을 뜯어 국이나 떡을 해 먹었다. 또 쑥을 말려서 찧으면 부드러운 섬유질이 많아 불을 붙이면 천천히 타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뜸의 재료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다. 그리고 쑥을 태우면 다른 뜸 재료와는 달리 연기가 아래로 깔린다. 쑥뜸의 단위인 ‘장(壯)’은 장정 한 사람의 힘과 같은 작용을 한다고 해서 생겼다.
쑥뜸은 쌀알 크기로 피부에 직접 뜨는 방법과 피부 위에 여러 가지 매개물질을 놓고 새끼손가락 끝 마디 크기의 쑥을 뜨는 간접적인 방법이 있다. 현재는 여러 가지 쑥뜸 방법이 발전하고 현대인의 피부 상처를 막기 위해 주로 간접 방식으로 시술된다.
쑥뜸은 차거나 시린 증상의 각종 관절 및 마비질환과 복부가 차 신진대사가 원활하지 않아 생긴 소화불량, 변비, 생리통, 생리불순, 대하 등에 널리 쓰이고 있다. 이와 같이 쑥뜸이 두루 이용될 수 있고 구하기 쉬워 누구나 해도 부작용이 없다고 생각해 마구잡이로 쑥뜸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뜸 공화국’, ‘상처 공화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의서를 보면 뜸은 전신이나 국소적으로 열이 있는 경우 얼굴, 머리, 가슴이나 혈관 주위에는 금한다. 손과 발바닥에 하면 땀구멍을 손상시킬 수 있다. 하지만 민간에서 쑥뜸은 인체에 해가 없다면서 아픈 곳이면 가리지 않는다. 위험하며, 피부미용에도 좋지 않다.
특히 뜸 크기가 크면 효과가 좋다고 생각해 피부에 엄지손가락 한마디 정도로 직접 뜨는 경우가 있는데 화상으로 인해 피부층이 파괴돼 진물이 날 수 있다. 상처를 치료하는 데 수개월씩 고생하는 경우도 많다.
뜸을 뜬 부위에 물집이 생기면서 가려운 경우가 있다. 하지만 나쁜 독소가 빠져나온다고 하면서 계속 시행하는데 이는 쑥에 대한 피부 알레르기 현상으로 온몸이 2, 3도 화상을 입은 것처럼 되는 접촉성 피부염이다. 이를 화상으로 오인해 화상연고를 바르면서 시간을 지연시키다가 고생을 하는 경우도 자주 있다. 켈로이드피부를 가진 사람은 뜸을 뜬 부위가 사마귀처럼 돌출하는 경우가 있다. 보기에 흉하기도 하지만 한동안 피부성형을 해야 하는 경우도 종종 생긴다.
뜸을 한 부위에 상처가 생기면 아물 때까지 청결과 소독을 유지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2차감염이 되는 경우도 있다. 특히 당뇨병 환자는 상처가 나지 않게 해야 하는데 물집이 잡히고 상처가 아물지 않아 오랫동안 고생하는 경우도 많다.
대한한의사협회와 대한침구학회는 이러한 일반인들의 뜸 효능과 부작용을 환기시키기 위해 올해부터 매년 9월 9일을 뜸의 날로 정해 일반인을 대상으로 홍보하고 있다.
도움말 · 한상원 대구시한의사회 부회장
첫댓글 배우고갑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