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곰은 기후 변화로 멸종되어 가고 있는가
기후 변화, 지구 온난화의 문제를 이야기할 때 흔히 멸종 위기에 있는 ‘북국곰’에 대한 이야기로 서두를 시작하게 된다. 우리들 모두가 무의식중에 지구 온난화로 북극의 빙하가 녹고 있으며 이런 변화로 북극곰이 멸종되어 가고 있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막연히 빙하를 녹이는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서 탄소배출을 줄여야 하며,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 화력발전소를 없애고 신생에너지인 풍력과 태양열을 이용한 발전시설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우리들의 상식이 우리로 하여금 전기를 저렴하게 안정적으로 공급되는 화력발전소를 필요악으로 인식하게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환경 파괴의 주범으로 몰아 수력발전소 건설을 폐기하게 만들었고 원자력발전소를 흉악범으로 취급하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종말론적인 환경주의자들의 시위와 로비활동으로 세계은행은 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 거대한 댐과 수력발전소를 건설비 지원 대신에 태양광과 패널과 풍력 발전기 그리고 천연가스 발전소를 세우라고 한다.
그러나 인도 어느 마을에서 태양광 패널과 배터리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이른바 “마이크로 – 그리드”에 반대하는 시위가 일어났다. 그린피스는 세계에서 가장 빈곤한 사람들이 태양광과 배터리를 이용해 에너지 도약을 이루어야하며 “마이크로- 그리드”야말로 가장 적합한 모델이라고 주장했으나 주민들의 생각은 달랐다. 신재생 에너지는 불안정하며 가격이 너무 비쌌기 때문에 주민들은 “우리는 진짜 전기를 원한다. 가짜 전기 물러가라!”고 지역 정치인을 향해 분노의 함성을 질렀다. 그들이 원하는 “진짜 전기”는 안정된 전력망을 통해 전달되는 석탄 화력발전소에서 생산되는 전기였다.1)
인도 마을의 이야기 배후에는 종말론적 환경 운동가들과 그들이 속해 있는 NGO 단체들과 학자들 그리고 기후변화를 비즈니스에 이용하는 신생에너지 사업가들, 그들과 결탁된 정치인들과 UN과 세계은행의 관료들이 있다. 그들은 한 목소리로 지구 환경이 붕괴했다는 경보를 울려서 공포를 조장하며 그러기 때문에 지구의 안전과 인류를 위해 아시아와 아프리카를 개발해서는 안 된다는 환경 식민주의를 펼친다. 그들은 지구를 보호해야 한다고 하면서 비생산적이고 반인간적이며 비관학적인, 죄와 파멸이라는 담론으로, 환경위협을 과장하는 행태로, 픽션과 넌픽션을 그럴듯하게 조합한 충격적인 다큐멘터리로 기후 변화에 협조하지 않는 나라와 시민들에게 경고장을 보낸다. 그리고 그것들은 수백만이라는 엄청난 조회 수와 함께 진실로 둔갑하며 막강한 파워를 행사한다.
2017년 말에❰내셔널지오그래픽❱의 유튜브 채널에 등장한 ‘북국곰’ 동영상이 바로 그런 동영상 중의 하나였다. 마이클 셀렌버거의 저서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에 나오는 ❰북극곰이 우리에게 전하는 이야기❱는 그 동영상의 진실을 말해주므로 내용의 일부를 발췌해서 올린다.
북극곰이 우리에게 전하는 이야기
2017년 연말 ❰내셔널지오그래픽❱의 유튜브 채널에 동영상 하나가 업로드 되었다. 비쩍 마른 북극곰이 느리게 움직이는 모습을 담은 영상이었다. 슬픈 음악과 함께 자막이 흘러나왔다. “기후 변화는 이런 것입니다.” 사진작가와 영화제작자 두 사람이 그해 7월에 촬영한 장면이었는데 지금까지 조회 수가 250만 뷰에 달한다.
그 동영상을 본 사람 중에 학생 기후 활동가인 그레타 툰베리도 포함되어 있었다. 2019년 봄 툰베리는 이렇게 말했다. “지금보다 어렸을 때 학교에서 선생님들이 동영상을 보여 줬어요. 바다에 떠다니는 플라스틱병, 굶주린 북극곰, 그런 것들이죠.”
기후 변화는 북극곰에게 가장 큰 위협이라고 과학자들은 2017년에 결론을 내렸다. 북극의 얼음이 매년 4퍼센트씩 녹아 없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후 변화 부정론자들에 따르면 북극곰은 잘 살고 있다고 한다.”❰뉴욕타임스❱보도에 따르면 그렇다. “북극곰의 개체 수가 극적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은 현실화되지 않았다는 것이 기후 변화 부정론자들의 주장이다.”
…
그럼 북극곰 문제는 어땠을까? 그 문제라면 “기후 변화 회의론자”들이 맞았다. 북극곰의 개체수가 심각하게 줄어드는 일은 현실에서 발생하지 않았다. 굶주린 북극곰 영상을 촬영한 사람들 스스로가 그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개별 동물의 죽음과 기후 변화 사이의 연관성은 거의 불분명하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은 자막을 너무 과하게 붙였다. 영상 촬영자 중 한 사람은 이렇게 말하며 책임을 회사 측에 떠넘기려 했다. 그러나 이들이 탐험에 나셨던 가장 큰 목적은 기후 변화 때문에 북극곰이 죽어 간다는 것을 보여 주는 데 있었다. “야생 동물에게 미치는 (기후변화의) 영향을 다큐멘터리로 기록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다.”하지만 그들의 프로젝트가 쉽게 진행되지 않았던 건 북극곰이 굶어 죽고 있다는 아무런 증거가 없었기 때문이다.
북극곰은 19개의 하위집단으로 부류된다. 그중 두 하위집단의 개체 수는 늘었고, 네 하위집단은 줄어들었고, 다섯 하위집단은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으며, 나머지 여덟 하위집단은 전혀 파악이 되지 않은 상태다. 전반적인 추세를 제대로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북극의 얼음 면적이 줄어들어 북극곰의 개체 수가 줄어들고 있을 가능성을 부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설령 그렇다 해도 더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이 늘 존재한다. 가령 사냥이 그렇다. 1963년부터 2016년까지 사냥당한 북극곰은 약 5만 3,500마리다. 오늘날 남아 있는 북극곰은 2만 6,000여 마리로 추산되는데 그 2배에 달하는 수치다.
화석 연료 업계의 돈을 받은 기후 변화 부정론자들이 북극곰에 대해 잘못된 정보를 유포하고 있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 북극곰이 위험하다고 호들갑을 떠는 사람들에게 가장 비판적인 사람은 캐나다 동물학자 수전 크록퍼드 다. 자신은 화석 연료 업계로부터 돈 한 푼 받은 적 없으며, 인간 활동으로 인해 기후 변화가 벌어지고 있다는 것 역시 부정하지 않는다고 크록퍼드는 내게 말했다.
이처럼 북극곰에 관한 정보는 오류투성이다. 이는 기후 변화와 관련해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가 과학과는 전혀 무관하다는 사실을 정확하게 알려준다.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496 ~ 501쪽
과학이 사실에 기반 되어 있으며 가치중립적 이다는 우리들의 생각은 순진하기 그지없다. 마이클 셀렌버거의 책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을 읽으며 과학이 정치와 경제와 결탁해서 얼마든지 사실을 과장하거나 축소하여 무지한 시민들을 우롱할 수 있다는 사실에 정신이 버쩍 들었다. 권력과 돈이 과학을 시녀로 길들이기도 하지만, 과학이 스스로 권력과 돈의 시녀를 자청하기도 한다는 사실이 사실이라는 확인을 하면서 비열하고 이기적인 인간성에 가슴이 시리고 아프다.
기후 변화의 문제를 빌미삼아서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개발을 방해하는 서구 NGO 단체와 함께 연대하는 아시아 아프리카의 NGO 단체의 정체성을 다시금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환경을 신으로 떠받드는 그래서 온갖 이권을 신재생에너지사업으로 몰아주는 그린피스를 비롯한 NGO단체들의 위선적이고 기만적인 행동이 머지않아 고스란히 드러나게 될 것이다. 어떻게 해야 환경식민주의의 행동대원인 환경운동가들에게 더 이상 속지 않을 수 있을지요!
원자력과 대칭되고 있는 신재생 에너지인 태양열과 풍력과 지열의 진실, 자연적인 것은 좋은 것이고 비자연적인 것은 나쁜 것이라는 생각, 환경주의가 선진국에서 교육받은 사위 중산층 엘리트의 지배적인 세속 종교라는 사실, 아시아와 아프리카 개발과 발전을 막고 있는 신식민주의와 NGO 단체들의 활동, 고래를 살리고 기아를 극복하게 만든 기술과 자본주의에 대한 건강한 이해를 제대로 하기 어려운 지적 풍토 속에서 나의 눈을 뜨게 만들어준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의 저자 마이클 셀렌버거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 진보 환경운동가와 가후 변화 반대론자들 사이에서 새우처럼 터지며 살고 싶지 않다.
2021.10.25.월요일 새벽
우담초라하니
미주
1) 마이클 셀렌버거 저, 노정태 번역,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491쪽, 부‧키, 2021
참고서적
마이클 셀렌버거 저, 노정태 번역,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 부‧키, 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