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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오륙도신문 신춘문예 당선작을 발표합니다 |
■시 부문: 박상철 ‘허수아비’ ■시조 부문: 한정 ‘비대칭 모임’ ■동시조 부문 가작: 차상영 ‘나 좀 어떻게 해줘’/김경아 ‘무인 문구점’ ■디카시 부문: 백운옥 ‘고공낙하’ 본보가 한국 문단을 이끌어갈 인재를 발굴하고 창작열을 높이기 위해 공모한 2025 오륙도신문 신춘문예 당선작이 나왔다. 이번 공모전에서는 2000여 편이 출품돼 지난해 비해 30% 이상 응모편수가 많았다. 시 부문에는 박상철(경기도 고양시)의 ‘허수아비’가 당선작으로 선정됐으며 시조 부문에는 한정(경북 경주시)의 ‘비대칭 모임’이 영예를 안았다. 동시조 부문에서는 차상영(광주시 서구)의 ‘나 좀 어떻게 해줘’와 김경아(울산 북구)의 ‘무인 문구점’ 등 두 편이 가작으로 선정됐다. 디카시 부문 당선작은 백운옥(창원시)의 ‘고공낙하’가 뽑혔다. 다음은 당선작과 심사평, 수상소감이다. ■시 부문 허수아비 박상철 눈물이 없다고 가슴까지 메마른 건 아니다 바람에 흔들리지만 마음은 굳건하다 때때로 혼자 뭉게구름을 타고 올라 온 들녘을 다녀도 발자국을 남기지 않는다 바람에 찢긴 누더기 외로움에 부러진 가지를 놓지 못하고 너덜너덜해진 팔 새들은 제 세상인 양 집을 짓는다 우거진 수풀 사이 내 겨드랑이는 종달새 집 바람에 기울어진 몸이 몇 몇 새를 쫓지 못하고 동거를 허락한다 오래된 들녘에 덩그러니 나는 버려져 있어 빈 방을 안고 몰래 나간 새들을 기다린다 커튼을 올려도 소식 없는 아이들처럼 나는 독거노인이 되어 저물녘 소멸을 노래한다 ■시조 부문 당선작 비대칭 모임 한 정 하현달 기울다가 벽에서 일그러질라 급하게 서두르면 평면 사이 어려운 길 하나 사이에 두고 금 쩍 가면 난감하지 파도가 밤새도록 벼린 날 집어삼켜 현 위치 가늠 못 해 어느 때 낮이 올지 끝과 끝 서로 맞닿아 부메랑이 되어올까 바다는 마음 없이 가만히 두고 볼 일 야위다 풍성하다 저 혼자 여유롭게 선대칭 데칼코마니 회전축에 포갠다 ■동시조 부문 가작 1 나 좀 어떻게 해줘 차상영 기다란 밭이랑에 쭉 뻗은 고구마 줄기 갈햇살 받아먹고 늘어지게 낮잠 자요 나 언제 밖으로 나가요 땅속에서 중얼중얼 탱그르 잘 익은 호박 떨어질까 조마조마 꼭지에 매달린 몸 쑤욱 힘 빠지겠어 맨땅에 엉덩방아 찧을라 얼른 나를 안아줘 ■동시조 부문 가작 2 무인 문구점 김경아 천리안 눈을 가진 에이아이 알바생 뱅글뱅글 고개 돌려 손님을 맞이해요 계산을 도와준다며 자꾸 말을 걸어요 바코드와 에이아이 춤추는 작은 무대 나보고 자꾸자꾸 눈을 꼭 맞추래요 사람은 안 보이지만 온기가 피어나요 ■디카시 부문 당선작 고공낙하 백운옥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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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하산 펴기 전 세상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창공을 한 순간 가른다 오늘도 인생을 건다 푸른 초원을 향해 <심사평> 새롭게 읽히고 공감 가는 수작 #시 부문= 신춘문예가 주는 가장 큰 의미는 새롭다는 것이다. 새로운 것은 이전과는 다르다는 것이고 그것으로 인해 무엇인가를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그것이 아주 낯설거나 무의미한 것이어서는 안 된다. 생경함은 주변과는 어울리지 못하고 독자들은 쉽게 공감하지 못하게 된다. 심사위원은 이점에 중점을 두었다. 새롭게 읽히되 무의미하지 않고 공감을 주는 데 성공한 작품. 이런 조건으로 보자면 「허수아비」는 여기에 충일한 작품이다. 우리가 그냥 생각하는 허수아비가 아니다. “온 들녘을 다녀도 발자국을 남기지 않”으며 “빈 방을 안고 몰래 나간 새들을 기다”리는 허수아비는 허수아비로만 읽히지 않는다. 좋은 시가 그렇듯 「허수아비」는 상징으로도 읽히기 때문이다. 독거노인이 되어 소멸을 노래하며 빈들을 일으키는 온정과 진리를 동시에 지닌 존재로 읽힌다. 심사위원은 시대가 어렵고 힘든 때 일수록 이런 해자 (垓字)를 지닌 초인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허수아비」를 당선작으로 힘차게 밀어 올린다. 「그 겨울을 건너는 법」 「샷 추가」 「신발」 「언어를 가두다」 등의 작품이 마지막까지 겨룬 작품이었지만 아쉽게 다음 기회를 보기로 하였다. 시적 대상을 안일하게 바라보거나 상상이 비약되는 것은 양극단에 속하는데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행간의 전이(轉移)를 평이하게만 밀고 나가는 것은 신인이 취할 바람직한 자세가 아니다.(심사위원 : 이지엽) “정형시의 새로운 좌표를 선보여” #시조 부문=올해 시조 부문은 400여 편의 응모되어 우수한 작품군을 형성하고 있었다. 오륙도신문 신춘문예 시조부분은 해를 거듭할수록 정형시의 국가대표, 시조의 가치가 더욱 빛나는 작품들로 반짝거렸다. 특이하게 눈길을 끄는 것은 제목과 첫수의 초장이었다. 사실 시조 작품을 오래 대하다 보니, 제목과 첫수 초장의 미학이 매우 중요함을 느꼈다. 첫 문장은 하늘이 내려준 거라 하지 않던가. 시조의 장인을 꿈꾸면서 빚어낸 응모작품이라, 좋은 제목은 건실한 내용의 열매를 담보하고 있었다. 현대시조가 현대시와 견주어도 빛나는 이유는 압축미와 정제미, 운율미를 바탕으로 한 가운데, 촌철살인寸鐵殺人의 사유와 철학적 성찰로 이를 든든하게 받쳐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응모작들 역시 각각 고유의 빛깔의 언어로 육화시켜 정형시의 새로운 좌표를 선보일 수 있는 주제를 통해 한국 현대시조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었다. 용호상박의 치열한 펜의 전쟁 끝에 마지막까지 선자의 손에 쥐어진 작품은 한정의 「비대칭 모임」, 류한월의 「세일하는 가족」 두 편 작품이 남겨졌다. 한정의 「비대칭 모임」은 바다 위 뜬 달의 다양한 변화를 감지하며, 결국 선대칭 데칼코마니로 안정감을 되찾는 시조의 보법에 충실한 작품을 생성하고 있었다. 활달한 시상의 전개와 선명한 이미지의 형상화가 잘 연동되어 단연 눈에 띄었다. 함께 투고된 작품 역시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다. 류한월의 「세일하는 가족」은 시조의 색다른 빛깔을 가진 작품이었다. 물질만능주의 시장에 길들여진 세상과 조우하면서, 툭툭 내뱉는 시적 언어가 투박하면서도 장중한 무게감마저 전해졌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 눈길이 오래 머물렀다. 결국 이번 신춘문예 당선작은 시조 미학을 구현하면서 시조의 보법에 충실한 한정의 「비대칭 모임」으로 선정하였다. 신춘문예 당선작은 밤하늘에 빛나는 별이 탄생하는 아름다운 향연에 비유할 수 있다. 한국현대시조단의 빛나는 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심사위원 : 정유지 시조시인) 재미와 참신함이 빛나다 #동시조 부문= 동시조 부문이 신춘문예에 독립 장르로 들어와 올해 3회를 맞게 되었다. 3회를 맞은 동시조 작품은 양적으로도 확산 일로에 있지만 질적으로도 우수한 동시조 작품이 많이 응모되었다. 이는 동시조가 가지는 세대 간의 갈등을 해소하고 전 세대를 아우르는 동심이 주는 치유의 힘일 것이다. 또한 우리 시조단의 미래를 응원하는 참으로 큰 성과라 할 것이다. 그래서 기쁜 마음으로 <2025 오륙도신문 신춘문예(동시조 부문)>에 들어온 총 350여 편의 작품을 읽으며 동심을 따라가는 행복한 시간이었다. 동시조는 동심을 그리는 문학이라는 취지에 맞게 발상이 참신하고 표현이 재미있어야 한다. 누구나 알 수 있는 쉬운 말이어야 하며 주제를 이끄는 깊은 뜻을 품고 있는 작품, 초장 중장 종장 3장의 의미 구조가 잘 연결된 작품이어야 한다. 그리고 복잡하고 삭막한 시간 속에 마음의 여유를 찾게 해 주는 리듬, 노랫가락을 흥얼거리는 운율이 있어야 한다. 리듬감이 살아 출렁이는 노래가 되어야 한다. 더불어 가슴이 따뜻해지는, 큰 우주를 담으며 현실 문제를 직시한 작품이 좋은 동시조라 할 것이다. 차상영님의 ⌜좀 어떻게 해줘⌟, 김경아님의 ⌜무인문구점⌟, 강승희님의 ⌜언니⌟, 류한월님의 ⌜로봇청소기⌟, 백인우님의 ⌜비닐의 방귀⌟가 최종심에 오르게 되었다. 동시조는 읽는 대상이 어린이로부터 어른에 이른다고 볼 때, 시어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함을 강조하고 싶다. 또한 이미 시조나 동시조에서 다루어 보았을 소재를 가져오는 것도 피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동시조도 문학성을 담보해야 한다는 점이다. 안타깝게도 위에 열거한 좋은 동시조에 부합되는 작품을 찾지 못해 차상영 님의 ⌜좀 어떻게 해줘⌟와 ⌜무인문구점⌟을 가작으로 뽑게 되었다. 차상영 님의 ⌜좀 어떻게 해줘⌟는 우선 제목이 주는 재미가 단연 돋보인다. 지금까지의 동시조에서 본 적 없는 참신한 표현법이 시선을 끌지만, 한 수 더하여 3수에서 우리 아이들의 이야기가 덧붙여졌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김경아 님의 ⌜무인문구점⌟은 AI와 사람 사이에 따뜻한 눈빛이 오고 가고 따라서 마음도 오고 간다고 본 점이 동시조의 참 묘미를 잘 살렸다. 하지만 동시조 제목을 좀 더 쉽게 재미있게 풀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끝으로 최종심에 오른 다른 세 분의 작품도 충분히 훌륭한 동시조 작품이었음을 밝히며 앞으로 더 좋은 작품을 빚기를 응원한다. (심사위원 : 최성경 오륙도신춘심사위원장) 평면 공간의 입체화 압권 #디카시 부문= 오륙도신문 신춘문예 디카시 부문에 1,000편이 넘는 작품이 응모되었다. 대부분 응모작들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고 있는 것도 작년과는 다른 점이다. 일반 자유시 부문 신춘문예 응모작의 경우는 거의 난해하고 난삽하고 지나치게 전위성을 추구하는 포즈다. 왜 그럴까. 신춘문예라는 것이 기성시단과 차별화되고 새로운 시의 지평을 열어 보이는 작품이어야 당선작이 될 수 있다는 강박 같은 것이 작용하기 때문에, 알 듯 모를 듯한 시적 언술을 길게 나열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시대 정신을 반영하며 새로운 시의 지평을 열어 보이면서도 공감의 폭을 확보하는 좋은 시를 쓰는 것이 더 어렵기 때문이다. 디카시가 디지털 환경 자체를 시쓰기의 도구로 활용해서 자연이나 사물에서 시적 감흥을 스마트폰 내장 디카로 찍고 짧게 언술해서 영상기호와 문자기호를 하나의 텍스트로 SNS를 활용 실시간 쌍방향 소통하는 멀티언어예술이라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설령 디카시의 언술기호가 일반 문자시처럼 난해하고 난삽하더라도 그것을 보완하고 의미와 공감의 길을 열어주는 절반의 비중으로 영상기호가 함께한다는 것이다. 멀티성과 소통성이라는 디지털 정신을 반영하는 디카시는 태생적으로 독자 친화적이다. 최종심에 오른 5편의 작품 중에서 유은경의 「물속을 걷다」와 백운옥의 「고공낙하」가 용호상박이다. 유은경의 「물속을 걷다」는 화자가 길을 가다가 거대한 물고기떼를 만난다. 그것은 단풍나무의 잎들이 수천 마리 물고기가 흩어졌다 모여다 하는 형상이다. 바닷속을 촬영한 영상에서나 보듯 하는 신기한 장면이다. 화자는 순간 자신이 물속을 걷고 있다는 생각을 하는데, 갑자기 발밑에는 낙엽 밟는 바스락 소리가 난다. 현실이 순간 환상이 되고 환상에서 현실로 돌아오게 하는 화자의 발자국 소리! 때로 생은 얼마나 놀랍고 판타스틱한 것인지를 극순간 포착해 내었다. 백운옥의 「고공낙하」는 짝짓기하는 비단 개구리가 하늘이 비친 물 위에 떠 있는 형상이다. 그것을 고공낙하라고 한다. 수면 깊이 하늘이 데칼코마니로 자리하고 이끼는 구름 같이 떠 있어 낙하산이 펴지기 전의 고공 낙하하는 극적 장면이다. “낙화산 펴기 전의 세상은/얼마나 아름다운가”라고 언술한다. 창공을 한순간 가르는 사랑의 환유다. 사랑의 환희를 이렇듯 절묘하게 형상화한다. 사랑의 유토피아인 푸른 초원을 향해 오늘 인생을 건 것이다. 사랑의 극적 모티브다. 이 디카시는 표면적으로는 고공낙하에서 낙하산이 펴지기 전의 순간만 다룬다. 낙하산이 펴지면 전개될 세상은 노코멘트한다. 낙하산이 펴지면 일상으로 돌아오는 땅의 현실은 애써 외면한 것이다. 두 편 중 어느 작품을 당선작으로 밀어도 손색이 없다. 이번에는 평면공간을 순간적으로 입체화하며 침묵의 의미공간까지 구축해낸 백운옥의「고공낙하」를 당선작으로 선정한다. 유은경 씨에게는 또 다른 기회가 있을 줄 안다. 이상옥(한국디카시연구소 대표) 〈수상소감〉 시를 먹고 축복 터트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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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상철 | ||
#시 부문= 나, 시를 먹고 축복 터트렸습니다. 생각지 못한 숱한 단어들이 비처럼 온몸을 타고 내려 내면에 깊숙이 박힙니다. 울고 있고 강물처럼 흘러가고 감동 감격에 눈물이 흐릅니다. 나의 모자람에 울고 은혜로움에 울고 감동에 울고 이제 박출 속에서 웃으렵니다. 폭축 터지는 소리 두려움은 살짝 뒤로 앞으로 나아가야 할 무한대 시간. 시를 타고 말 타고 쭉쭉 흐르겠습니다. 무소속으로 달려온 제게 소속이 생겼습니다. 가족으로 불러준 오륙도신문 모자란 저의 글에 응대해 주신 심사위원 여러분 무한 감사 올립니다. 넘치는 사랑 과분한 사랑은 끊임없는 정진으로 좋은 글 통해 보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냉한 마음이 따뜻해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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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정 | ||
#시조 부문= 나의 시조가 누구에게나 따뜻하게 전해지기를 바라며, 당선 전화를 받는 순간 뒤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듯 멍했습니다. 오랫동안 시의 낱말들이 내 안에 다가와 반짝거리다 안갯속으로 사라져 주저앉기도 하였습니다. 멀고 먼 길을 돌고 돌아온 시조. 이제 나의 언 손을 꼭 잡아주어 든든한 위로가 됩니다. 시조라는 언어를 떠 올리면 냉한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멀리 돌아온 길이지만 이제는 주저하지 않고 누군가의 가슴을 따뜻하게 데워 줄 그런 시조를 쓸 수 있도록 더 많이 노력하겠습니다. 작은 시 모임에서 토론하며 함께 온 5년을 돌아보면 아름다운 날들이었습니다. 이부열 회장님 그리고 뒤에서 든든하게 지켜봐 주시는 박수열 외솔회 회장님, 알토란같은 우리 동인회원님들은 언제나 부족한 저에게 격려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만약에 시조의 징검다리가 없었다면 어찌 올 수 있었겠습니까. 시조의 길을 열어준 시모임 여러 선생님 덕분입니다. 그리고 한마음으로 응원을 아끼지 않는 남편, 그리고 두 딸과 사위, 이 기쁨을 허락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신춘문예 터를 마련해주신 오륙도 신문사에 감사드립니다. 부족한 저의 글을 첫 앞자리에 놓아주신 심사위원님께 감사드립니다. 열심히 정진하겠습니다. 머리 숙여 큰절을 올립니다. 감사합니다. 동시조와 함께한 기쁨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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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상영 | ||
#동시조 가작= 당선 소식을 전해 듣고도 믿기지 않아 머뭇거리던 순간, 오륙도신문 담당자께서 “나 좀 어떻게 해 줘. 작품을 내지 않으셨나요?” 라고 물으셨을 때, 천진난만한 아이처럼 가슴이 울컥했습니다. 마치 철 늦은 동심을 음보에 실어 보낸 것처럼, 멀고 먼 오륙도에 한겨울 동백꽃 한 송이를 피워낸 기분입니다. 이 영예를 안겨주신 심사위원님들께 깊이 감사드리며, 동시조의 매력에 흠뻑 젖어 즐겁게 창작활동을 이어 온 저 자신에게도 작은 격려를 보내고 싶습니다. 또한, 항상 보살펴 주신 선생님과 함께 걸어온 문우님들께도 이 기쁨을 나누고자 합니다. 오륙도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받은 소중한 결과를 따스한 햇살로 가슴에 간직하겠습니다. 마음과 마음을 잇는 징검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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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아 | ||
#동시조 가작=내 속에 요동치는 감정의 파도를 품격 있게 제어하고 싶었다. 클래식 음악처럼 강렬하지만 절제된 언어로 내면의 출렁임을 조율하고 싶었다. 자연의 변화에도, 타인의 손짓에도 생겨나는 감정의 은유는 늘 나를 끌어들여 시를 쓰게 했다. 예상치 못한 순간에 빛이 들어왔다. 크리스마스의 축복이었다. 많은 아이들과 함께 손을 잡고 걸어온 과거의 시간과 호기심 어린 질문들 속에서 감정의 퍼즐을 맞춰가는 법을 배웠다. 단어를 지우고 쓰고, 끼우고 빼며 정제한 솔직함이 빛이 되어 아침을 비췄다. 현재를 살아내는 많은 이들에게 프로메테우스의 불처럼 환한 언어를 선물하고 싶다. 작은 목소리일지라도 멀리 퍼져나가 누군가의 마음에 닿고, 세상을 움직이는 힘이 되기를 바란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바람을 타고 퍼지듯 세상에 울림을 전하는 글을 쓰기 위해 더 다가가려 한다. 덜 익은 글에 날개를 달아주신 심사위원님들께 감사를 전합니다. 늘 응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던 가족들과 문우님들께 ‘고맙습니다’한 마디를 전하기엔 단어가 너무 빼빼 마른 것 같습니다. 익숙한 사고의 옷을 벗어내고 글로써 마음과 마음을 잇는 징검돌을 놓는 일에 걸음을 멈추지 않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만남의 설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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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운옥 | ||
#디카시=유난히 매서운 겨울의 한기가 헐렁한 창작의 문틈을 마구 들어섰습니다. 언제부터인가 내 안에 방 하나씩을 늘려갔습니다. 채워 넣을 것 없이 그저 방만 만들고 있던 나는 그 방에 왜 문을 달지 않는지 문득 고민해 보았습니다. 사람들이 문을 단다는 것은 보호해야 할 것이 있든가 지킬 것이 있을 때 하는 행위일 것입니다.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의 만남! 디카시는 그 사이에 존재하는 설렘입니다. 어쩌면 이제 제게도 문을 달기 위한 작업의 시작을 위해 이렇게 감사한 시간이 주어지지 않았을까 우겨봅니다. 무엇보다도 부족한 글에 당선이라는 응원을 얹어 주신 심사위원님께 감사드립니다. 책임감 아래 앞으로 아주 열심히 하라는 채찍으로 알겠습니다. 그리고 멀리서 먼저 이 소식을 알고 누나를 위해 웃었을 동생에게 보고 싶다 안부를 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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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김경아 선생님 신춘문예 동시조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