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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티마을 → 갈림길 → 호리골재 → 마당바위 → 구왕봉 → 지름티재 → 미로바위 → 정상 → 성터 → 희양폭포 → 갈림길 → 은티마을’ 11.99km, 5시간 30분 코스를 탐방할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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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양산[曦陽山]
높이: 996m
위치: 충북 괴산군 연풍면
경북 문경시 가은읍과 충북 괴산군 연풍면의 경계를 이루는 희양산은 문경새재에서 속리산 쪽으로 흐르는 백두대간의 줄기에 우뚝 솟은 암봉이다.희양산은 그 모습이 우뚝하고 산 전체가 하나의 바위처럼 보이는 데다 바위 낭떠러지들이 하얗게 드러나 있어 주변의 산에서뿐만 아니라 먼 산에서도 쉽게 알아볼 수 있는 산이다.
정상에서의 조망은 장쾌하고 아름답다. 봉암사가 자리한 봉암용곡 너머로는 대야산, 속리산 줄기가 거센 파도인 듯 날카롭게 솟아있다. 봉암사 위의 백운곡은 무성한 숲속에 맑은 물이 흐르는 아름다운 계곡으로 시원한 계류가 넓은 암반을 흐르고, 기암괴석, 폭포, 옥석대 바위에 있는 마애불좌상, 백운대 등이 절경이다.
산의 남쪽 자락에 자리 잡고 있는 봉암사는 신라 헌강왕 5년(879년)에 지증대사가 창건했다 하며 구산선문(九山禪門)의 하나였다고 한다. 봉암사를 창건한 신라 헌강왕 때의 고승 지증대사는 전국 명산을 둘러본 뒤 이곳에 와 『산은 사방에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으니, 마치 봉황의 날개가 구름을 치며 올라가는 듯하고 계곡물은 백 겹으로 띠처럼 되었으니 용의 허리가 돌에 엎드려 있는 듯하다』고 지세를 평하기도 했다고 한다.
봉암사에는 지증대사적조탑비, 지증대사적조탑, 원오탑비, 정진대원오탑, 삼층석탑, 함허당득통지탑, 환적당지경지탑,상봉대선사비, 노주석, 백운대, 마애불좌상 등이 있다.
산림청 선정 100대 명산
산 전체가 하나의 바위처럼 보이고 바위 낭떠러지들이 하얗게 드러나 있어 주변의 산에서뿐만 아니라 먼 산에서도 쉽게 알아볼 수 있으며 기암괴석과 풍부한 수량이 어우러진 백운곡 등 경관이 수려하고 마애본좌상 등 역사유적이 있는 점 등을 고려하여 선정되었다.
산행 길잡이
희양산은 대한불교 조계종의 특별수도원인 봉암사 스님들의 정진을 위해 봉암사에서 연중 출입을 통제하고 있으며 4월 초파일 하루만 개방한다.
희양산 산행을 하려면 충북 괴산군 연풍면 은티마을에서 시작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희양산 남쪽에 자리한 봉암사를 기점으로 생각하지만, 봉암사가 있는 문경 쪽에서는 오를 수가 없다. 일대가 봉암사 사찰림이고 조계종 특별수도원인 데다 산림유전자원 보호림이어서 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돼 있기 때문이다.
은티마을에서 지름티재를 거쳐 정상에 오르는 방법밖에 없다. 정상부 암봉은 우회해서 오른다. 비탈이 가파르고 험한 데다 바윗길이 이어져 있어 조심해야 한다.
스님들이 막고 있는 문경 쪽으로는 갈 수도 없지만, 아예 갈 생각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오랜 세월 동안 사람의 발길이 끊어져 등산로가 없어지다시피 해 원시림 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기에 십상이기 때문이다. - 한국의 산하
2017년 12월 9일 대야산을 오르기 위해 가은읍에서 용추 주차장까지 택시를 타고 가다 오른쪽으로 보이는 거대한 바윗덩어리를 보며 저게 뭔가 궁금했었다. 이후 그 존재를 망각하고 있다 충청 산행을 시작하며 알게 된 희양산이 바로 그 바윗덩어리라는 사실을 알았다. 이번에 그 희양산을 충청 산행 여섯 번째 코스로 잡아 오르게 되었다. 지난주 지리산 1박 2일 산행 후라 많은 인원이 참석하지는 못하고 나를 포함 3명 정도만 가게 되었다. 조촐하게 잘 놀다 올 수 있는 산행이다. 동서울 터미널에서 만나 괴산으로 간 후 연풍으로, 연풍에서 은티마을로 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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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시 40분경 동서울 터미널에서 네 명 모두 집합해 괴산행 버스를 탔다. 7시 50분 정시에 출발한 한 버스에 각자 자리를 잡고 부족한 잠을 청했다. 서울에서 출발해 고속도로에 접어든 지 얼마 안 되어 버스가 정체되는 느낌이 들어 눈을 떠보니 고속도로가 아니라 주차장에 가까웠다. 대중교통으로 산행을 한다는 것은 현지 상황에 맞게 환승 편에 대해 시간 계획을 잘 세워야 하는데, 괴산까지 2시간 소요라 9시 50분 괴산 터미널 도착, 10시 연풍을 거쳐 수안보로 가는 버스가 출발한다. 우리에게 주어진 여유 시간은 대략 10분가량인데 정체로 10분을 까먹으면 대책이 없어진다. 다만, 지난 가령산 등반 시 경험에 의하면 괴산 도착 시각이 9시 40분으로 예정된 시간보다 10여 분 일찍 도착했다는 것이 약간의 위안을 줬다.
버스 앞면 위에 달린 시계와 주변의 도로 상황을 보며 계속 확인하느라 잠이 달아나버렸다. 버스가 강릉행 고속도로를 벗어나 괴산 쪽으로 접어드는 순간 제 속도를 낼 수 있었다. 결국 정체는 강원도행 마지막 행락객들의 차 때문이 아닌가 생각되었다. 이대로만 간다면 연풍행 차를 탈 수도 있겠다고 안심하는 순간 다시 길이 막혔다. 거의 포기 상태로 다른 대안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데 9시 40분경 증평에 도착했다. 15분 만에 괴산에 도착하면 우리에게 기회가 있다는 얘기다. 달리는 버스 안에서 초조하게 시계와 주변 도로 상황을 살피며 가다 마침내 9시 57분 괴산 터미널에 도착했다.
버스를 내리자마자 수안보행 승차장으로 달려가 보니 대기하는 버스가 없었다. 아직 10시 전인데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버스 시간표를 확인했다. 그러자 10시발 수안보행 버스는 없었다. 아차, 이 터미널이 아니라 '아성 교통' 터미널에서 출발하는 버스였다. 대략 5분 거리에 아성 교통 터미널이 있어 그리로 달려갔지만, 저 멀리 순서대로 터미널을 빠져나오는 버스 행렬이 보였다. 이미 늦었지만, 어쨌든 터미널로 가 보았다. 수안보행 승차장은 텅 비었고 다음 차는 11시 30분이었다. 수안보가 아니라 연풍을 거쳐 다른 지역으로 가는 차가 있는지 확인해 보았지만, 없었다. 이제 답은 택시다. 어차피 연풍에 도착해도 택시를 타고 은티마을로 가야 했기에 아예 괴산에서 은티마을로 가기로 했다.
택시로 은티마을에 도착한 시각이 대략 10시 30분 정도로 생각된다. 그리고 택시 요금은 28,000원이 조금 넘게 나왔다. 삼만 원이 넘을 거라 예상했는데 예상보다 적게 나왔다. 그리고 이동 시간은 훨씬 줄고…. 연풍에 들어가지 않고 바로 은티마을로 왔기에 시간과 거리를 줄일 수 있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대간꾼에게 유명한 은티마을 주막에 택시를 내려 그냥 갈 수 없어 야외 탁자에 둘러앉아 막걸리와 도토리 묵무침을 시켜 한잔했다. 막걸리는 주전자에 내왔는데 옥수수 막걸리로 창우가 좋아할 맛이었다.
그리고 은티주막은 대간꾼을 위해 2층을 민박으로 운영하고 있었다. 아니 민박이라기보다는 산장에 가깝다. 커다란 방 하나에 인당 10,000원씩 받고 재워주는 것이다. 내가 대간 종주를 한다면 힘겹게 산에서 비박하지 않고 가볍게 대간 종주를 이어 가는 장소로 선택할 것이다. 구간 구간 이런 형태의 주막이 많다면 산을 훼손하지 않고 대간 종주를 할 수 있을 듯! 산림청에서 운영하면 안 되나? 무조건 불법화해 대간꾼 범죄자 만들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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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틀 술 자리에 들어가지 않는 막걸리를 억지로 부어 넣고 산행을 시작한 시각이 11시 1분이다. 좌우로 늘어선 사과 과수원을 지나며 떨어진 낙과 몇 개를 주어 들고 들머리를 향해 올라갔다. 애초 계획대로 호리골재로 오르기 위해서는 은티펜션을 끼고 올라가야 했지만, 여러 갈림길에 최대한 오른쪽 길을 선택해 올라갔다.
바짝 마른 조그마한 계곡을 따라 올라가니 재가 나타나고 '악휘봉 2.1km', '구왕봉 2.4km', '은티마을 2.3km'라고 쓰인 이정표가 나타났다. 악휘봉? 많이 들어본 봉우리다. 아마 내 산행 계획에 있을 것이다. 그럼 악휘봉 등반도 이번과 같이 은티마을에서 시작하면 된다는 얘기다. 들머리 하나를 찾았다. 그리고 한쪽 면에 있는 지도에는 '은티재'라고 적혀있었다. 응, 은티재? 호리골재가 아니고,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밖으로 표현하지는 않았다. 마분봉, 악휘봉, 덕가산 종주를 하는 팀으로 보이는 등산객을 뒤로 하고 다시 길을 갔다. 그리고 산행 시작 1시간 2분이 지나 등산 앱이 '주치봉'에 도착했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주치봉? 계획에 없는 봉우린데! 그 순간 확실히 길을 잘못 든 사실을 깨달았지만, 어디서 잘못된 것인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정상석 하나 없이 대간꾼이(그들의 정성에 경의를….) 달아놓은 표지만 주치봉임을 알려주었다. 대충 사진 하나 찍고 급 경사길을 내려가니 애초 우리의 1차 목적지였던 호리골재가 나타났다. 산행 시작 1시간 21분 만이다. 해발 879m의 구왕봉을 향하는 길은 경사의 정도가 심했다.
사실 은티재에서 구왕봉까지는 2.4km에 불과하고, 그 중간에 해발 683m 봉우리(주치봉) 하나와 호리골재라는 재가 하나 있었지만, 1시간 40분이나 걸려 도착했다. 앞서 달려간 친구를 제외하고 인증사진을 찍은 후 희양산을 오르는 가장 빠른 지름티재를 향해 내려갔다. 가장 빠른 길이라 이름을 지름티라 지었나?
앞서간 친구에게 점심 먹기 위해 적당한 자리를 물색하라고 전화했다. 급경사의 암봉을 누군가 설치한 줄을 잡고 내려가 보니 7부 능선 정도에 있는 널찍한 바위 위에 한 팀이 점심을 먹은 후 짐을 싸고 있었고, 친구는 옆 바위에 앉아 자리가 비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 팀이 떠나고 아래로 봉암사를 보며 버너 코펠 등과 라면을 꺼내 라면을 끓이고 과일과 상추 등을 먹었다. 술은 내가 당기지 않았고 산행기에 바위가 위험하다는 글이 많아 가져오지 않았다. 사실 안주가 많았지만, 술이 없어 남겼는지도 모르겠다.
점심을 먹고 암벽 사이를 뚫고 내려가 지름티재에 도착한 시각이 산행 후 3시간 43분 만이다. 지름티재에는 봉암사에서 설치한 것으로 보이는 목책이 정상까지 뻗어 있었고 목책을 사이에 두고 초소가 각각 하나씩 있었다.
뭔 전쟁터에 와 있는 느낌이 들었고, 하지 말라면 더 하고 싶은 심리가 목책을 넘어 봉암사로 가? 하는 생각을 잠깐 했지만, 그랬다간 무술승에게 반쯤 죽을 거 같아 포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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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진을 포함 두 친구가 앞서 정상을 향해 가고 명신과 나는 주변을 감상하며 천천히 올라갔다. 가다 틈이 벌어진 바위가 있어 명신이 들어가더니 오른쪽으로 그 틈이 꺾여 있다고 했다. 해서 옆으로 가보니 그쪽에도 틈이 있었다. 디귿 형태의 틈으로 결국 하나로 보이는 거대 바위는 하나가 아니라 분리된 것이란 얘기였다. 그게 산행기 코스에 나오는 미로 바위가 아닐까 생각되었다.
그리고 조금 더 올라가자 이번 산행의 하이라이트 암벽이 나타났다. 지도에는 세미클라이밍 구간이라고 나온다. 누군가 메어 놓은 밧줄에 의지해 50여 미터를 올라가는 코스로 앞선 산꾼의 산행기에 수없이 거론되던 코스다. 위험을 줄이기 위해 한 사람씩 올라 다음 줄로 이동하는 형식으로 올라야 하는 암벽으로 비가 오거나 상·하행이 겹치게 되면 대기 시간이 상상을 초월할 거 같은 코스다. 그럴 경우 아마 나는 그 줄을 무시하고 옆으로 기어 올라갔을 테지만! 물론 이번에도 줄은 무시하고 올라갔다.
이 코스가 위험하고 시간이 많이 걸려 산림청 선정 100대 명산임에도 장사치는 100대 산에서 빼버린 게 아닌가 한다. 물론 같은 목적을 가진 산악회도. 덕분에 산이 조용해 좋았지만.
암벽을 다 오른 후 갈림길에서 배낭을 벗어 놓고 쉬고 있는데 순찰승이 암벽 아래에서 밧줄을 잡고 나타나더니 쓱 훑어보고 다시 줄을 잡고 내려갔다. 뭐 일대의 산림이 봉암사 사유지라는 데 자본주의 사회에서 뭐라고 하겠나. 배낭을 벗어 갈림길에 두고 희양산 정상을 향해갔다. 희양산 정상은 백두대간 줄기에서 약간 튀어나와서인지 인지 백두대간의 봉우리로 인정하지 않는 경향이 있는 거 같다. 배낭은 벗어 두고 과일과 물을 들고 정상을 향해 갔다. 명신은 맨발로….
정상으로 가는 길은 바위 능선으로 멀리 대야산 속리산이 보이고 밑으로 봉암사가 보였다. 그런데 강력히 내리쬐는 햇살에 바위가 달구어져 뜨거웠고 햇볕도 강해 조금도 쉴 수 없어 계속 정상을 향해 갔다. 갈림길에서 300여 미터 떨어진 정상에 도착한 시각이 산행 시작 4시간 58분 만이다. 정상에는 오전에 은티마을에서 우리와 같이 출발해 호리골재로 올라간 부부와 아까 전망대에서 본 팀이 와 있었다. 부부는 테라스 같은 곳에 앉아 과일로 간식을 먹고 있었고 등산객 팀은 인증사진을 찍고 있었다. 부부가 주는 복숭아를 얻어먹고 인증을 찍고 우리가 가져간 과일은 그대로 들고 갈림길로 돌아갔다.
와중에 바위에 올라 통통 튀어가다 내려갈 길이 막막해 다시 돌아갔지만, 뛰어 건넌 바위를 거꾸로는 뛰기가 위험해 3m가량 되는 침니를 이용해 내려왔다. 희양산에서 별짓을 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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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림길로 돌아와 정상에 가져갔던 참외를 깎아 먹고 있는데 그 부부가 옆으로 지나갔다. 인사를 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한 후 은티마을발 연풍행 마지막 5시 55분(이렇게 알고 있었음) 막차를 타기 위해 출발했다. 남은 거리가 4km 정도고 출발 시각이 4시 10분경으로 우리의 페이스라면 충분히 버스를 탈 수 있었다. 수리봉과 은티마을의 갈림길인 성터에 도착한 시각이 산행 시작 5시 43분이 지나서였다. 다듬어지지 않은 돌로 쌓은 성벽에 놀라며 그 성벽에 대한 안내판을 찾아보았으나 전혀 없었다. - 해서 이 글을 쓰며 구글링을 해보니 산행기에 성터를 지났다는 얘기만 잔뜩 있지 연원에 대한 얘기는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1: 남도 답사 일번지'에 견훤의 공격으로부터 도망 온 경순왕의 피난처라는 얘기만 있다. 그럼 그 전부터 있던?
계곡을 따라 은티마을을 향해 하산하는데 계곡은 바짝 말라 계곡 중간에 있다는 '희양 폭포'는 위치조차 확인할 수 없었다. 바짝 마른 계곡을 따라 내려가다 앞서간 부부를 앞지르고 등산객 팀도 앞질러 은티주막을 지나 버스 정류장에 도착해 산행을 종료한 시각이 5시 44분이었다. 10.2km, 이동 시간 5시간 6분의 산행이었다.
버스 시간이 촉박해 그나마 마을 중간을 통과하는 내를 흐르는 물에 탁족을 하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오랜만에 최고의 산행이었다. 은티주막에서 물을 얻어 마시고 버스를 기다렸는데 6시 정각에 버스가 도착했다. 예상대로 그 버스는 연풍을 거쳐 괴산까지 가는 차였다. 6시에 은티마을을 출발했으니 6시 55분 괴산발 동서울행 버스를 탈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 그런데 우리가 탄 버스는 농어촌 버스로 은티마을에서 괴산읍에 있는 모든 마을 거치는 거 같았다. 마을에 들어갔다가 다시 돌아 나오기를 반복하며 괴산을 향해 조금씩 접근해 갔다.
다음 주 갈 예정인 쌍곡휴게소를 지난 시각이 6시 50분 경이었다. 다음 주 버스 시간 하나는 알았지만, 55분 동서울행 버스를 타기는 틀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휴게소를 지나 10여 분이 지나 '아성 교통'터미널에 도착했다. 이미 55분 차는 떠났고, 7시 25분 차 또는 55분 차를 타야 했다. 시간상 내가 늘 외치는 현지 경제를 위하여를 할 만한 시간이 없었다. 해서 현지가 아니라 동서울 경제를 위하기로 하고 25분 차표를 샀다. 와중에 낙진이 판매원에게 "수원 가는 차 있나요?"라고 물었을 때 "그럼, 강남으로 가야죠!"라는 말에 7시 10분 강남 센트럴시티행 막차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고 그걸 탔다.
기사님의 아주 진지한 얘기를 들으며 괴산을 출발해 예정된 시간보다 좀 일찍 강남에 도착했다. 터미널에서 뒤풀이할만한 곳을 찾다 하차장에서 들어가면 바로 있는 '남도 식당'에서 메뉴에도 없는 김치찌개와 제육볶음을 시켜 맥주와 빨갱이로 뒤풀이를 했다. 그리고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가 도착한 시각이 대략 11시 정도로 생각된다. 6시 45분경 집에서 나가 23시에 집에 들어갔다.
애초 계획과는 달리 '은티마을 → 갈림길 → 은티재 → 주치봉 → 호리골재 → 마당 바위 → 구왕봉 → 지름티재 → 미로 바위 → 정상 → 성터 → 희양 폭포 → 갈림길 → 은티마을'의 10.02km, 휴식 시간 포함 6시간 43분 코스를 탐방이 아닌 탐험을 했다. 길을 잘못 들어 원을 계획보다 크게 그렸지만, 그 정도가 딱 알맞은 수준으로 보였다. 백두대간 상이 아니라 약간 벗어난 희양산을 올랐고 와중에 미처 예상하지 못한 세미 클라이밍을 즐길 수 있었다. 장사치의 서열에는 흔적도 없고 '한국의 명산' 순위에서는 124위지만, 최소 80위 이상의 자리를 차지해야 하는 산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그런 면에서 전문가가 뽑은 산림청 선정 기준이 합리적인 듯!
정상에는 문경시장의 명의의 경고판이 붙어 있고, 문경시장 명의 정상석도 세워져 있는 등 문경 소속 산임을 주장함에도 불구하고 봉암사라는 절 덕에 문경이 아니라 괴산의 산이다! 뭔가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든 산!
첫댓글 간만에 산행다운 산행을 했다. 명신 낙진 왕옹 모두 동행한 친구들 감사(대장 약속 지켜줘서 감동. 언제나 낙진의 과일은 최고여..)
좋았구먼... 그 막걸리 먹었어야 했는데....^^
그러게 말이다. 딱 네 막걸리였는데
아, 산행기에는 안썼는데 우리가 은티주막에 도착했을 때, 한쪽에서 고기를 삶고 있었음.
궁금함을 참지 못하는 일행이 무슨 고긴 지 물었을 때, 돌아온 답은 그거
단체나 산악회에서 주문을 한다고 그럼 산행 전에 준비를 하면 하산 후 바로 먹을 수 있다는 얘기.
규헌아 글 제목에 오타가 있다. 회양산으로 되어 있네
@우서락 수정했는데
대학시절 함께 산에 다니던 요델산악회 친구로부터 희양산에 대해서 이야기를 들었었다. 바위산, 봉암사, 수행처. 그 후로 막연하게 희양산과 청정불교 결사운동이 벌어졋던 봉암사를 동경하게 되었는데..아직 한번도 가보지 못했네. 재작년에 정토회에서 진행하는 '깨달음의 장'에 참석했을때 희양산을 가까이서 봤고, 봉암사는 일년에 한번만 산문을 개방하기에 가보진 못했어. 스님들이 엄격하게 지키고 계시는구만. 봉암사 결사운동이 벌어지던 1947-50년 사이 이 운동의 주축이었던 청담스님(좌)과 성철스님(우)..이 사진을 찍은 곳이 어디메쯤일지 매우 궁금..규헌아 혹시 이번에 오른 곳중에 이 장소가 어디인지 알수 있겠음?
대략 비슷한 곳은 알겠다.
@雲峰 희양산에 간다고 했으면 내가 이 사진 장소를 알아봐라 했을터인데..나중에 가봐야겠구만..
@우서락 볼 곳이 많다. 생각보다 재미나고
왜 봉암사가 저기 있는지 알 수 있고
@雲峰 ㅇㅇ 희양산에 스님들만 다니는 비밀 통로가 있다던데...
@우서락 봐놨다.
@雲峰 순찰승 눈매가 매섭든?...우리보다 날쎄보이든? ㅎㅎ
@우서락 몸은 날렵해 보이는데
암벽을 오르고 내리는 걸 보나
한수 아래
@雲峰 우하하...그럼 언제 한번 순찰승들 눈 피해서 희양산 비트 탐방을 해볼까?..
@우서락 당근.
@雲峰 우리가 대간 종주를 할 것도 아니고 굳이 은티재로 오를 이유도 없고, 구왕봉으로 바로 오르면 충분한 시간 확보가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