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사람다워야 사람이다.
글그림:강풀 / 출판사:재미주의
사람이다.
우리는 사람이다. 그러나!
사람이 사람답지 못할 때 ‘개만도 못하다’고도 하며(당신이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 훨씬 개는 영특하다), 또는 다른 말로 ‘인간도 아니다’라고 말을 한다.
생각을 할 수 있기에 만물의 영장이며, 욕구를 절제할 줄도 알고, 인내심 또한 있기에,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지구의 주인이라 감히 일컫는다.
그러나 그것은 오만이 아닐까 싶다.
끊임없이 연구되어지는 사람의 심리. 싸이코패스. 성범죄자, 강도, 살인 등.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는 최소한의 기본을 벗어난 잉여인간. 그런 사람은 우리가 너무나도 많이 봐왔다.
날이 갈수록 묻지마 폭행, 흉기난동사건(근간에 일어났던 의정부역, 수원역, 여의도사건)이 나는 것도 그렇고, 아영이 사건처럼 누구보다 친근한 이웃아저씨의 삐뚤어진 성욕에 의한 살인사건 역시 그러하다. 원한에 의한, 치정에 의한 복수로 잘못된 방법을 택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결코 살인에는 이유가 붙여져서는 안된다.
가장 안심하고 가장 믿을 수 있는 옆집아줌마 아저씨, 언니, 오빠, 형들이 우리에겐 또 다른 위협의 존재로 자리 잡으면서 이젠 나 아닌 그 누구도 믿을 수 없게 돼 버린 슬픈 현실 속에 우리는 또 치열하게 먹고 살기위한 몸부림을 친다.
강풀의 웹툰은 이런 복잡하고 어지러운 세상 속에서도 작은 불빛하나로 마음속 감동의 불씨를 지펴 환하게 어둠을 밝힐 수 있는 심지다.
항상 마음을 중요시하며, 작은 행동 미소하나에 의미를 가진다.
가식과 건성으로 똘똘 뭉쳐진 세상에 바보처럼 순정만화를 꿈꾸며, 그대를 사랑합니다라는 용기어린 고백을 내뱉을 수 있게 해주며, 마침내 사람의 진정성과 마음을 그리 거창하지 않은 관심하나로 표현 할 수 있다는 방법과 타이밍을 가르쳐준다.
손과 손이 맞닿은 곳에 진심이 있으며, 거창한 무언가가 아니더라도 우리는 포용하며 미소 지을 줄 안다.
그러기에 우리는 아직 사람이며, 사람일 수 있다.
강풀의 작품 속 이웃사람들은 그래서 서로를 걱정하며, 배려한다. 살인범에게 희생당했던 여선이를 생각하며 또 다른 피해자를 막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 피치 못할 사정으로 살인을 저지르고 공소시효가 지나기만을 기다리는 경비아저씨도, 의붓딸에게 오롯이 마음을 주지못한채 죄책감을 가지고 살아가는 202호 새엄마도. 가방가게 아저씨, 피자집 배달총각, 그리고 사채업자 건달 안혁모도.
아직은 그들도 사람임을 잊지 않았기에, 용기를 낸 것이리라.
사실 우리에겐 다른 사람의 위해나 협박 폭행과 살인이 가장 무서운 것이지만, 어쩌면 가장 경계하고 무서워해야 할 또 다른 그것은 무관심과 죄를 저지르고도 아무 죄책감이 들지 않는 무심(無心), 그리고 내가 원하는 것은 다른 사람을 해하고서라도 차지하고 말겠다는 무서운 욕심(慾心).
마음이야말로 다스리지 못했을 때 가장 큰 부메랑이 되어 자신을 다치게 할 수 있고 더 나아가 다른 사람에게 조차 민폐를 끼칠 수 있음이다.
칭찬에 인색하고 꾸중에 열을 올리는 소인배들이 되고 있지 않은지는 본인 스스로들의 마음의 반경이 어느 정도일지 새삼 다시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혹시 나만 생각하고 있지 않은가.
나만 좋으면 그걸로 되었다고 생각하고 있지는 않은가.
또는 아무 생각 없이 말하고 행동하고 있지 않은가.
굳이 반성의 의미를 갖자는 것은 아니다. 사람이 사람에게 가장 잔인한 위해를 가할 수 있는 무관심(無關心)이라는 살인무기를 소지하지 말자는 의미에서 하는 말이다.
나를 위한 행복역시 타인과의 공존 안에서 얻을 수 있는 소중한 보물이니 말이다.
당신은 지금 과연 어떤 ‘사람’이며, 또한 ‘이웃사람’인가.
바삐 살아가는 순간 속에도 한번쯤 생각해 보아야할 어려운 숙제이지만, 나는 희망한다.
해답은 언제나 우리 ‘사람’에게 있는 것이니 포기하지말자고!!
감독 : 김휘
출연 : 김윤진,김새론,마동석
2012년 9월호 원작탐구-이웃사람.hwp
첫댓글 '본인 스스로들의 마음의 반경이 어느 정도일지 새삼 다시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란 문장이...
제 가슴을 콕 찌릅니다... 오늘 밤은 쉽게 잠들기가 어려울 것 같습니다. ^^;;
넓은 은표님 마음 ^^
강풀 왕팬임다.
영화가 원작이 비해 늘 재미가 덜하지만 영화도 잘 되길 바라는 맘... 원작탐구가 한 몫하길. ^^
저도저도!! 강풀 왕왕팬이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