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추장의 거창 수승대 판결
-윤동재
시애틀 추장의 수승대 판결을 아는가
시애틀 추장의 수승대 판결을 들어보았는가
갈계마을 은진 임씨
우리 선조 임훈이 노닐던 대臺니
수승대는 당연히 우리 것이라 하고
황산마을 거창 신씨
우리 선조 신권이 학문을 닦던 곳이고
과거급제자도 우리가 더 많으니
수승대는 당연히 우리 것이라 했네
두 집안 여러 대에 걸쳐
수승대가 자기들 것이라고 싸움을 그치지 않으니
현감도 어쩌지 못하고
감사도 어쩌지 못하고
어사도 어쩌지 못하고
조정도 어쩌지 못하고
시인 신좌모가 신선과 진인은 본래 다투지 않는다고
점잖게 일러줘도
귀를 막고 막무가내
문장가 이건창이 더욱 기가 막혀
수승대는 시냇물 가운데 있는 큰 바위일 뿐
사고팔 수 있는 게 아니다
어느 집안 어느 개인
독차지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나는 수승대의 아름다움을 기뻐하지만
두 집안의 비루함은 민망히 여긴다며
대놓고 얘기해 줘도
두 집안 창피한 줄도 부끄러운 줄도 몰랐네
시애틀 추장, 이 모든 걸 알고 수승대를 찾아와서는
은진 임씨 거창 신씨 한자리에 모아놓고 똑 부러지게 한마디 했네
그대들은 수승대의 맑은 바람을 사고팔 수 있는가
그대들은 수승대의 따뜻한 햇살을 사고팔 수 있는가
그대들은 수승대의 흘러내리는 물을 사고팔 수 있는가
수승대는 조물주가 만들었지 그대들의 선조가 만든 건 아니잖는가
수승대는 오늘 우리 모두의 것이고 내일 우리 후손 모두의 것이다!
그 말 듣고 수승대 바위가 마구 손뼉을 치니
그 소리 하늘 끝까지 땅 끝까지 들리었네
#시애틀 추장 # 수승대 # 은진 임씨 #거창 신씨 #신좌모 #이건창
수승대
수승대
첫댓글 시끄럽게 다투는 소리 너무 멀리 퍼져나가
잠에서 깨어난 염라대왕
추장의 노고를 치하하며
끝까지 말을 듣지 않는 녀석들
하나 빠짐없이 이름을 적어
명단을 제출하면
순서를 무시하고
먼저 대려가겠단다.
저승에도 명승이 있어
차지하겠다고 더 크게 싸우면
좋은 파적거리가 될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