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겨울문턱에 들어선 듯하다.
어제 비가 하루 종일 부슬부슬 내리고 온 세상이 진회색빛 어둠으로 덮더니 오늘은 제법 바람이 불면서 나도 모르게 옷깃을 여미게 한다.
운전대의 손끝도 차갑고 무릎도 차갑게 느껴져 히터를 켠다. 불빛이 휘황찬란한 차가운 도시의 바람은 쓸쓸하기만 하다.
습관적으로 흘러나오는 라디오소리를 들으며 운전을 한다. 신호 대기 중에 있는데 ‘안영미, 최욱의 에헤라디오’ 코너에서 ‘펑펑’이라는 말이 내 귀에 꽂혔다.
‘이게 뭐지?’ 발라드풍의 애절함이 묻어나는 목소리가 감성이 자극을 한다. 계절에 맞게 하얀 눈이 펑펑 쏟아지는 노랜가? 생각하기가 바쁘게 진행자가 ‘펑펑’하면 연상되는 것들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눈이 펑펑’, ‘돈이 펑펑’, ‘눈물이 펑펑’ 등등이 나온다.
당연히 하얀 눈이 펑펑으로 들렸다. 끝까지 제대로 듣지는 못했지만 ‘알리의 펑펑’노래라는 제목이 분명하게 인지가 되고 바로 검색을 해보았다. ‘펑펑 울고 싶은 날엔 널 보고 싶은 날엔 그리움이 울컥 차올라 미쳤나봐 엉엉 울고 싶은 날엔 널 안고 싶은 날엔 사랑하나봐 나 아직도’
‘캬하~’
가슴 찡하고 애절한 멜로디에 나도 펑펑 울고 싶어진다. 누군가 그립다면 그건 행복한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