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엘상 10장
17 사무엘이 백성을 미스바로 불러 여호와 앞에 모으고
18 이스라엘 자손에게 이르되 이스라엘 하나님 여호와께서 이같이 말씀하시기를 내가 이스라엘을 애굽에서 인도하여 내고 너희를 애굽인의 손과 너희를 압제하는 모든 나라의 손에서 건져내었느니라 하셨거늘
19 너희는 너희를 모든 재난과 고통 중에서 친히 구원하여 내신 너희의 하나님을 오늘 버리고 이르기를 우리 위에 왕을 세우라 하는도다 그런즉 이제 너희의 지파대로 천 명씩 여호와 앞에 나아오라 하고
20 사무엘이 이에 이스라엘 모든 지파를 가까이 오게 하였더니 베냐민 지파가 뽑혔고
21 베냐민 지파를 그들의 가족별로 가까이 오게 하였더니 마드리의 가족이 뽑혔고 그 중에서 기스의 아들 사울이 뽑혔으나 그를 찾아도 찾지 못한지라
22 그러므로 그들이 또 여호와께 묻되 그 사람이 여기 왔나이까 여호와께서 대답하시되 그가 짐보따리들 사이에 숨었느니라 하셨더라
23 그들이 달려 가서 거기서 그를 데려오매 그가 백성 중에 서니 다른 사람보다 어깨 위만큼 컸더라
24 사무엘이 모든 백성에게 이르되 너희는 여호와께서 택하신 자를 보느냐 모든 백성 중에 짝할 이가 없느니라 하니 모든 백성이 왕의 만세를 외쳐 부르니라
25 사무엘이 나라의 제도를 백성에게 말하고 책에 기록하여 여호와 앞에 두고 모든 백성을 각기 집으로 보내매
26 사울도 기브아 자기 집으로 갈 때에 마음이 하나님께 감동된 유력한 자들과 함께 갔느니라
27 어떤 불량배는 이르되 이 사람이 어떻게 우리를 구원하겠느냐 하고 멸시하며 예물을 바치지 아니하였으나 그는 잠잠하였더라
설교
오늘 본문은 공식적으로 사울을 왕으로 세우는 일을 기록합니다. 사무엘은 사람들을 미스바로 불러 모으고 사람들을 책망합니다. 18절, 19절에 보시죠. “내가 이스라엘을 애굽에서 인도하여 내고 너희를 애굽인의 손과 너희를 압제하는 모든 나라의 손에서 건져내었느니라 하셨거늘 너희는 너희를 모든 재난과 고통 중에서 친히 구원하여 내신 너희의 하나님을 오늘 버리고 이르기를 우리 위에 왕을 세우라 하는도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우리를 다스리고 우리 앞에 나가서 우리를 위해 싸울 왕을 달라고 구했죠. 하나님께서 애굽에서 그 크고 많은 기적을 일으키시고, 홍해를 가르시고, 만나와 메추라기로 먹이시고, 구름기둥 불기둥으로 인도하셨고, 가나안을 다 점령하게 하셨는데도, 이스라엘은 눈에 보이는 왕을 요구했습니다. 다른 나라들처럼 자기들을 대신해 나가 싸울 왕을 구했죠.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방식이 아니라 자기들의 방식을 요구했습니다.
사실, 왕을 구하는 그 자체가 잘못된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모세를 통해 왕에 대해 가르쳐주셨고, 또 한나의 기도에 왕이 언급됩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뜻과 때와 방식을 거부하고, 이스라엘은 당장에 눈에 보이는 왕을 요구했던 것이죠. 광야에서 불평했던 이스라엘의 목소리와 같습니다. 하나님의 능력을 보고서도, 눈에 보이는 뭔가를 계속 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겁니다.
하나님께서는 이런 백성들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이 악한 요구를 사용하셔서 하나님 나라의 왕을 세워가실 것입니다. 그 시작으로, 하나님은 사울 왕을 세우십니다. 24절에 보시면, 사무엘이 제비를 뽑아 사울을 세우고, 사람들에게 공표합니다. “너희는 여호와께서 택하신 자를 보느냐 모든 백성 중에 짝할 이가 없느니라” 너희의 요구는 부당했지만, 하나님께서 너희를 위해 왕을 세워주셨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 말씀에서 우리는 하나님께서 사울을 어떻게 인도하시는지 그 섬세하신 손길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사무엘이 사람들 앞에서 제비로 사울을 세웠죠. 사실, 이미 기름 부어 왕으로 세웠지만, 이제 백성들 앞에서 공표하는 겁니다. 그런데 사울이 뽑히는 그 순간, 사울은 온데간데없었습니다. 그러니까, ‘사울이 바로 우리의 왕입니다!’하고 말했는데, 사울이 그 자리에 없었던 겁니다.
22절에 보시면, 사람들이 결국 하나님께 묻습니다. ‘그 사람이 여기 왔습니까?’ 하나님께서 알려주시기를, 그가 짐보따리 사이에 숨어 있다고 하셨습니다. 왕으로 뽑힌 순간, 왕이 될 사람이 짐보따리 뒤에 숨어 있었던 겁니다. 흔히 쓰는 말로, 모양 빠지는 상황입니다. 사울이 왜 이렇게 했을까요? 사울이 겸손했을 수도 있습니다. 분명, 그는 처음에는 겸손한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사울의 모습은 겸손보다는 두려움에 가까워 보입니다.
사울은 기름 부음을 받고, 사무엘에게 하나님의 뜻을 들었지만, 여전히 두려웠습니다. 자기가 왕의 역할을 잘 감당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섰던 것입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사울을 찾게 하시고, 사람들 앞에 서게 하심으로 사울을 백성들 앞에 왕으로 공표하셨습니다. 24절에서 사무엘이 말한 것처럼, 사울은 사무엘이나 백성들이 세운 게 아니라 결국, 하나님의 세우신 것입니다. 두려워하던 사울은 분명, 하나님의 이런 섬세하신 인도 덕분에 왕으로 세워졌다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을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하나님께서 사울을 왕으로 세우시고, 그가 왕의 역할을 잘 감당하도록 도우시는 이 손길을 잘 보시기 바랍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도 동일하게 역사해 주십니다. 우리도 다 부족한 사람들이지만, 각자 교회를 세워갈 수 있는 은사와 용기를 주셨습니다. 우리가 대단해서가 아니라, 우리를 세우신 하나님을 믿고 교회를 섬겨가게 하셨습니다.
비록, 사람들이 원했지만 결국, 하나님께서 사울을 세우셨듯이, 우리가 맡은 직분 우리에게 주어진 섬김은 하나님께서 맡겨주신 것입니다. 그렇다면, 오늘 말씀 마지막 부분에서 불량배들이 사울에게 불만을 가졌지만 사울이 잠잠히 왕의 직분을 수행했듯이, 우리도 사람들의 평가와 칭찬에 흔들리지 않고 묵묵히 주어진 섬김을 감당할 수 있습니다.
오늘 말씀으로 우리에게 주어진 섬김의 자리를 감당할 힘과 위로를 얻으시고, 사람들의 인정보다 하나님의 인정을 바라며 최선을 다해 감당하시는 복된 성도님들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