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이민 1기 41. Second Home
비행기는 마닐라에 정시에 도착했다.
모든 수속을 마치고 나오니 비비가 운전기사 리또를 데리고 마중을 나와 있다. 비비 엃굴은 더 까맣게 되어서 그 쪽이 깜깜해 보인다.
한꺼번에 훅 열기가 느껴져 웃옷을 벗어제쳤지만 역시 마닐라는 덥다.
4월이다.
날씨는 최고의 더위에 접어들고 모든 학교는 방학을 했다.
한국에서 남편의 등에 심상치 않은 뾰루지가 생겨 부랴부랴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 근이 아주 깊이 박혔다고 한다.
이미 비행기표를 끊은 후라 가까스로 실밥을 뽑고 치료는 했지만 먹는 약만 가지고 왔는데 이 더운 나라에서 아무래도 맘이 놓이지 않아 소독을 해 주어야 할 것 같다.
약국에 들렸지만 소독약과 거즈를 사는데 한참이나 끙끙거렸다. 전자사전이라도 들고 올 걸,이젠 늙어서 단어도 생각이 안 나고 둘이 힘을 합쳐도 영어가 달린다. 그래도 어쨌든 옥도정기와 거즈를 사고 반창고까지 샀다.
드디어 다시 필리핀에서의 일상이 시작된다.
날이 샐 무렵부터 요란한 새소리가 잠을 깨우는 것도 여전하다.
일찌감치 재래시장에 들려 채소와 과일, 고기, 생선 등을 푸짐하게 샀다.
코코넛 수액으로 물김치도 담그고 하루종일 바쁘다.
저녁에는 남편과 손을 잡고 천천히 동네를 돌며 산책을 했다.
공원같은 우리 동네가 새삼 아름답다. 오래된 고향처럼 푸근하다.
가끔씩은 뜻하지 않은 일이 생겨서 쩔쩔 매기도 하지만 그래도 이제 이곳은 나의 Second Home이다.
(2009년 4월)
8호인 우리집과 13호집
필리핀 직원이 사는 집
영국인이 사는 3호집
노르웨이인이 사는 1호집
필리핀 인이 사는 4호집
첫댓글 집 정원하며 주변이 너무 아름답습니다.
대단한 의지입니다
부럽기도하고요
👏 👏 👏
보내드립니다
정듦면 고향이지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