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3월 12일 토요일
장병호선생님의 <부엉이기르기> 를 읽었다. 장병호!
내가 그분의 성함을 듣게 된것은 어느날 모르는 전화번호가 내 휴대폰 액정에 떴다. 긴장한 채로 저음의 따뜻한 목소리를 들었다. 맨 먼저 내 이름을 묻고, 고등학교 2학년 때 담임선생님이자 시인이신 김순병선생님을 아느냐고 했다. 당신은 김순병선생님과 초임때 같은 학교에서 잘지냈고, 지금까지도 친하게 지낸다고 하셨다. 스승님이 자기 제자가 순천에 사니 잘 돌보아주라고 부탁했다는 것이다. 사실 나는 이미 장병호선생님에 대해 들었다. 아는 선생님이 자기와 같이 팔마문학회에서 활동하시고 수필을 쓰시고 영화평론도 하신다는 이야기를 해 주었다. 교장으로 정년하시고 제 2의 인생을 바쁘고 의미있게 사신다는~~
그러다 순천문화재단에서 예술인 지원사업에 내가 선정되어서 문화재단 로비에서 내 옆에 앉아 계신 것을 확인하였다. 장병호선생님도 산문집 출간을 하겠다고 신청한 것이다. 나는 모른채 했다. 나는 그런 자리에 익숙하지 않았고 시집 출간을 신청하고도 부끄러울 뿐이었다. 그런데 아는 선생님이 팔마문학회 회지와 같은 문학회 시인의 시집과 바로 이책을 가져다 주셨다. 내 독서 목록에 이제야 순서가 되어 손에 들었다. 글이 자연스럽고, 내 생각과 거의 같아서 술술 읽을 수 있었다. 나도 교직에 있었으므로 비슷한 경험도 내용 이해에 도움이 되었다. 항상 글을 써오셨고 지금도 글을 손에서 놓지 않으신다는 게 반갑고 흐뭇하다. 나도 그렇게 살고싶다.
제목을 보고 살아있는 부엉이를 기르시는 줄 알았다. 일본 여행때 기념품으로 부엉이 인형을 사 오신 이래 비슷하거나 신기한 형태의 부엉이 인형을 사 모으셨다는 애기~ 나도 세 개가 한 세트의 부엉이 인형을 갖고 있다. 나 역시 일본 여행때 샀다. 그런데 일본여행에서 나는 고양이 인형도 샀고 다른 고양이도 사서 모았다. 어쩜 그렇게 나랑 똑같으신지~
맨 처음 나온 내용이 마음에 들어서 이 책을 순식간에 계속 읽었다. 나처럼 정년하시고 초보로 그림을 배우셔서 삽화도 멋드러지게 그린 점이 이책을 돋보이게 하였다.
1부 <자유로운 영혼> 에서는 "그림 배우기" 와 "텃밭 운동" 이 관심을 끌었다.2부 <뭉치면 죽는다> 에서는 코로나19때문에 거리두기에 대한 안쓰러움이 나와 있다. "멋진 건배사" 가 좋았다. "말의 타락" 에서는 정치인들의 안좋은 말들을 고발하였다.
3부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 에서는 "하면 된다?" 와 "순천만국가정원의 노거수" 에서는 버드나무가 좋았다. 가 좋았다. 4부 <홍콩을 다녀오다> 에서는 "낯 뜨거운 짜장면" 과 "대단한 오리발"이 좋았다. "낯뜨거운 짜장면" 은 비슷한 학교 경험이 떠올라서 안타까운 마음으로 읽었다. "대단한 오리발" 은 요즘 학생들의 세태를 안타까워하면서 쓰셔서 공감하였다. 5부 <진정 이토록 못 잊을 줄은> 에서는 "소 세마리" 와 "사랑 노래에 취하다", "비내리는 휴일에는" 가 마음에 들었다. "좋소 옳소, 잘했소" 가 소 세 마리였다. 하하~
안치환의 "내가 만일" 과 패트 김의 "가을을 남기고 떠난 사랑" , 김광석의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가 내가 좋아하는데 작가도 비슷하였다. 4부에서는 트롯트에 대한 자신의 인식 변화를 썼다. 5부 <사마광의 베개> 에서는 기록의 중요성과 영화평론이었다. "사마광의 베개" 에서는 글쓰는 사람의 자세가 심도있게 써져 있었다.
"모름지기 글 쓰는 사람이라면 밝은 곳보다 어두운 곳을 살펴야 하고 세상의 움직임을 예민하게 주시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잠을 자는 순간마저도 정신을 놓아서는 안되는 것이다"
많은 부분이 내가 잘 모르는 영화 부분 이야기라서 놓치지 않으려고 한 자 한 자 꼼꼼히 읽었다. 그리고 "여몽연학군의 선박건조장" 에서 내가 전혀 몰랐던 역사이야기라 놀라면서 읽었다. 마지막으로 "일기를 쓰십시다" 에서 나랑 같은 생각이라 고개를 끄덕이면서 읽었다.
기회가 되멀 <순천의 인물 100> 이라는 장병호선생님의 책을 읽어볼 작정이다.
* 사마광ㅡ 중국 북송의 정치가이자 역사가(1019~ 1086) 사마광은 벼 슬에 올라 재상까지 지났는데, 역사서 편찬을 필생의 사업으로 삼았다. 그는 책을 쓰는데시간이필요하여 잠자치통을 줄여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그래서 둥근 통나무 기둥으로 베개를 만들었다. 잠을 자다가 몸을 뒤척이면 베개가 침상 아래로 굴러떨어졌고 그 떨어지는 소리에 자을 깰 수있었다. 그 베개가 바로 경침이라는 것이다.저서 <자치통감> 은 기원전 403년부터 기원 후 959년까지 1천 362년의 중국역사가 기록되어 있다. 참고자료의 정확성과 상세하고 유력한 문자므로 편년체 역사서의 본보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