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충무공 이순신 백의종군길 도보 대행군 기행록(16)
16. 남도의 백의종군로를 따라서(밤재 터널 – 구례구역 30km)
8월 22일(토), 구름 끼고 바람도 불어 걷기 비교적 좋은 날씨다. 아침 6시 반, 남원고속터미널 옆 기사식당에서 아침을 들고 택시로 전날 마지막 도착지인 밤재터널 아래로 향하였다. 일행은 대행군 성원 차 서울에서 내려온 당일참가자(이은지 회원)를 포함하여 15명.
밤재 터널 아래 출발지점에 도착하여, 폭우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7시 10분에 걷기 출발, 3km쯤 아래의 산수유시목지로 향하였다. 산수유시목지는 구례군 산동면 계천리 계척마을에 천 년 전 중국 산동지방에서 이곳으로 시집온 처녀가 고향의 풍경을 잊지 않기 위해서 산수유나무 한 그루를 가져와 심은 것에서 유래, 전라남도는 이곳을 남도백의종공군로의 시발점으로 정하여 대리석으로 장식한 벽에 이순신의 구례‧순천지역을 중심으로 한 남도백의종군의 발자취를 상세하게 기록‧전시하고 있다.
40여분 걸어 산수유시목지에 도착하여 스탬프 날인 후 산동면소재지에 이르니 8시 반, 한산한 시골은 마침 산동 장날이다. 이른 시간이어서인지 장터는 한산, 소재지를 벗어나 한천 마을에 들어선다. 마을유래를 적은 비에는 충무공도 이곳을 지난 기록이 적혀 있는 곳, 어디선가 북치는 소리가 들린다. 주인공은 마을 정자에서 흥겹게 북치기, 가까이 다가가 누구를 위한 북 놀이인가 물으니 혼자 연습하는 중이란다. 구례는 동편제의 본고장인데 그 기상을 이어받음인가, 보기 좋은 풍경이다.
남쪽 방향으로 한참 걸어가니 주변풍광이 아름다운 구만저수지가 있고 그 옆으로 규모가 큰 치즈랜드가 보인다. 치즈랜드에서 블루베리요구르트 한 병씩 시음, 맏형격인 김웅종 대원이 베풀었다. 저수지를 가로지르는 다리 건너니 곧 광의면에 들어선다. 첫 동네는 구만마을, 3년 전에는 못 본 담벼락 그림들이 동네의 품격을 높여준다. 백의종군 관련 벽화를 포함하여.
블루베리요구르트 시음 후 구만저수지를 벗어나는 일행의 모습
마을 벗어나 하천 길 들어서니 폭우로 훼손된 곳이 많아 통행이 차단되기도. 11시 반경 광의면소재지 부근의 마을휴게소에서 잠시 휴식 후 구례읍 쪽으로 하천(서시천) 길 따라 계속 걷는다. 읍소재지 초입에 있는 관광센터에 들어서니 오후 1시 반, 근처의 식당에서 늦은 점심을 들었다. 메뉴는 다슬기 수제비.
14시 15분에 오후 걷기 시작, 첫 번째로 찾은 곳은 충무공이 구례에서 머물 때 유숙한 군관 손인필의 비각이다. 구례읍 봉북리에 있는 손인필 비각은 공원처럼 잘 가꾸어진 역사의 현장, 입구에 적힌 손인필 비각에 대한 설명은 다음과 같다.
‘손인필 비각(북문 밖 손인필 집) 1597년 8월 3일, 백의종군 중이던 이순신은 삼도수군통제사로 재임명되어 구례로 들어와 조선수군재건을 위해 마음을 다잡는다. 이때 이순신 휘하에는 손인필, 황대중을 비롯한 군관 9명과 병사 6명이 전부다. 특히 군관 손인필은 이순신의 휘하에서 병참물자 조달과 군인을 모집하는 일을 수행했다. 구례읍성의 북문 밖에 위치한 손인필 집은 삼도수군통제사 이순신이 설치한 통제 주둔지로 조선수군재건을 위한 출정지가 되었다.’
이어서 들른 곳은 구례현청 터, 8월 3일 삼도수군통제사에 임명된 후 1박2일 체류하며 체찰사 이원익을 만나 전황을 살피고 전략을 논의한 곳이다. 이어서 경찰서 앞을 지나 섬진강을 가로지르는 문척교를 건너 섬진강변 길을 따라 구례구역방향으로 북상하였다. 얼마 전 폭우로 강물이 크게 넘쳐 도로변의 주택가까지 침수한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현장을 지나는 발걸음이 무겁다. 가는 길에 사성암 주차장, 동해마을 입구에서 잠시 쉬었다가 구례구역에 도착하니 오후 5시가 지났다. 걸은 거리는 약 30km. 전날 밤재 길 5km를 미리 걸어 적절한 일정이 되었다. 숙소는 구레구역 앞의 다리 건너 섬진강변 팬션, 저녁식사는 강변의 음식점에서 매운탕으로 들었다. 백의종군길 대행군 여정 15일째 무사히 마쳤으니 운치 있는 섬진강 바람 쐬며 편한 밤 되어라.
구례구역에 도착하여 아이스케이크 들며 잠시 휴식
* 난중일기의 구례 관련 기록은 다음과 같다.
4월 26일(병술) 흐리고 개지 않았다. 일찍 먹고 길을 떠나 구례현 손인필의 집에 도착하자, 현감이 급히 나와서는 매우 극진히 접대했다. 금부도사도 보러왔다.(금부도사에게 술을 권하라고 현감에게 부탁했더니, 현감이 대접을 아주 잘 했다고 한다.)(난중일기, 인간 이순신을 만나다 중앙books 허경진 옮김에서)
첫댓글 벌써 15일째군요. 남은 여정도 건강하게 완보하시길 기원합니다!
응원합니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