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에는 하늘 광장으로 잠시 나갔다 들어와서 우쿠렐레, 피아노를 배우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 * *
월요일 오후, 다 같이 라이온 킹을 보았습니다.
주인공 사자 심바가 왕이 될 운명에서 도망쳐 떠돌이 생활을 하다가 다시금 자신의 운명을 마주하게 됩니다. 더이상 피할 수 없을 때 연못 속에서 아버지 사자 무파사의 환영을 보지요.
심바는 묻습니다.
“아버지, 어떻게 돌아가죠? 난 예전에 내가 아닌데..”
무파사가 말합니다.
“너 자신을 들여다보렴. 네가 누구인지 기억해라.
잊지마라, 네가 누구인지.”
“네가 누구인지 기억해!”
우리는 이 대사로 함께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어요.
나는 누구일까요?
나는 김유건이고, 고은후이고, 장성현이고, 이승유이지요.
이건 내 이름이에요.
유건이에게 물어보았어요.
“우리가 만났을 때 이름만 알면 친해질 수 있을까?”
유건이는 “아니!” 대답했지요.
“그러면 우리 서로에 대해 뭘 알아야 친해질 수 있을까?”
그 때 은후가 옆에서 말했어요.
“좋아하는 거!”
은후의 말대로 내가 뭘 좋아하는지, 무얼 할 때 기쁘고 즐거운지를 알아채고, 그 길을 따라가면 내가 누구인지 알아갈 수 있어요.
우리는 돌아가며 내가 뭘 할 때 가장 기쁘고 즐거운지, 그것이 왜 좋은지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그 이야기로 나만의 노래를 만들어보았답니다.
은후의 노래
종이 접기가 제일 재밌는 고은후야
접는 것도 재밌고
보여 주는 것도 재밌어
더 재밌는 일상으로 바뀌고
더 유용하게 쓸 수 있어서
일상이 더 재밌다
yo yo!
은후는 종이접기가 가장 재밌대요. 왜 좋냐고 물어보니 정말 여러 이유가 있었습니다.
접는 것도 재밌고, 내가 접은 걸 보여주며 감탄하는 것도 좋대요. 그리고 종이접기로 만든 작품은 유용하게 쓸 수 있기 때문이죠!
종이접기 덕분에 재밌는 일상으로 바뀐다고 합니다.
이젠 제법 어려운 단어까지 막힘없이 줄줄 말하는 은후의 모습이 놀라웠어요.
요즘 랩에 빠져있는 은후는 이 노래도 랩으로 만들어보았지요. 엄청 빠른 랩을 하고 싶었는데 아직 빠른 랩은 발음이 꼬이고 좀 어려워서, 천천히 하며 도전해보기로 했답니다!
유건이의 노래
나는 형아들이랑 선생님들이랑 노는 게 제일 좋아
혼자 노는 것보다 다 같이 노는 게 더 좋아
“유건이는 언제가 가장 재밌어?” 물어보자 “형아들이랑 선생님들이랑 노는 게 좋아요.” 고민 없이 바로 대답했습니다. 점심시간마다 형아들, 선생님들을 불러 모아 좀비게임을 하고 싶어하고, 머리가 항상 땀에 젖어 있을 정도로 큰소리로 방방 뛰며 신나게 노는 유건이다웠어요.
유건이는 노래도 아주 멋지게 불러주었고, 그런 자신의 모습에 기뻐했습니다.
첫 노래를 만난 유건이에게 모두 축하의 박수를 쳐주었어요.
성현이의 이야기
피아노 치는 게 재밌는 성현이야
좋아하는 선생님이 가르쳐 주셔서 좋아
성현이는 민들레와 함께 낭송을 해보았어요.
성현이는 핸드폰 게임이 가장 재밌대요. 덧니를 드러내고 웃으며 말했습니다. ㅎㅎ
삼무곡 어린이 마을에선 뭐가 제일 재밌냐고 물어보니 피아노 치는 게 재밌는 성현이라고 해요!
어라랏, 그 말에 저와 민들레는 빵터졌습니다.
성현이는 피아노 배우는 건 아직 흥미가 없던 것 같은데..!
제 기억에 성현이는 몇 음 뚱땅거리다 피아노 위에 엎드려 있다가, 장난칠 때만 활짝 웃었던 것 같은데..!
피아노가 왜 재미있냐고 물어보니 좋아하는 선생님이 가르쳐 줘서 좋다고 했습니다.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즐거울 수 있구나, 함께 한다면 재밌을 수 있구나!
앞으로도 열심히 장난치며 열심히 피아노를 함께 배워봐야겠습니다.ㅎㅎ
승유의 노래
난 벽에 그림 그리는 게 재밌어
재밌으니까 재밌는 거 아니야?
그냥 막 그리고 싶어
그냥 막 그리고 싶어
난 착한 아이야
난 집중하는 아이야
승유한테는 요즘 가장 재밌었던 게 뭐냐고 물어보았어요.
삼무야 놀자 때 벽에 그림 그린 게 가장 재밌었대요 ㅎㅎ.
승유가 재밌어 했던 이유가 너무 궁금했어요. 그림 그리는 게 좋아서인지, 친구들이랑 함께 해서 그런건지, 벽은 원래 그림 그리는 곳이 아닌데 그리는 게 일탈같고 재밌어서인지 물어보니 3번이라고 하네요.
그러면서 덧붙인 한마디 입니다.
“재밌으니까 재밌는 거 아니에요?”
정답입니다. 재밌는데 이유가 필요한가요!
그 뒤에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냐고 물어보니 “더 이상은 나쁜 아이가 아닙니다.” 라고 말합니다 ㅎㅎ.
넌 원래 나쁜 아이가 아니었다고 하자 그렇다며 고개를 끄덕입니다. 그러더니 착한 아이래요.
벽에 그림 그릴 땐 어떤 아이였냐고 물어보니 “집중해서 그렸죠!” 시원하게 말합니다.
나는 착하고 집중하는 아이인 승유입니다.
첫댓글
저희 유건이의 첫노래를 들으니 감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