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음산 터널 재정난에 제동
- 지자체 보조금 거부 표류ㆍ무산 가능성
비음산터널 건설사업이 관련 지자체의 재정난과 시행사인 대우건설의 투자시기 조정 방침이 겹치면서 상당 기간 표류하거나 무산될 전망이다.
창원시 의창구 사파동과 김해시 진례면 남해고속도로를 터널로 잇는 비음산터널 건설사업은 2006년 대우건설이 김해시에 민간투자사업 제안서를 낸 후 인구 및 산업유출을 우려한 창원시의 반대와 노선에 대한 이견으로 표류를 거듭해오다 최근에는 창원 사파지구 도시개발사업과 재정난이 사업에 제동을 걸고 있다.
사업에 제동을 걸고 있는 것은 건설보조금. 최초 사업제안 당시에는 보조금을 받을 근거가 없었으나 법이 개정되고 노선이 토월IC에서 사파로 변경되면서 시행사인 대우건설이 경남도ㆍ창원시ㆍ김해시에 500여억 원의 건설보조금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348억 원을 물어야 하는 경남도와 창원시는 재정여건상 한 푼도 부담할 수 없다는 입장이고, 조속한 건설을 주장하고 있는 김해시도 보조금 일부만 부담할 수 있다는 입장이어서 대우건설이 쉽사리 투자에 나서지 못하는 형국이다. 보조금을 받지 못할 경우 사업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대우건설이 투자를 머뭇거리는 이유는 또 있다. 비음산터널이 건설될 경우 창원~부산 간 민자도로 통행량 감소가 뻔해 비음산터널 사업성을 우려하는 경남도와 교통혼잡과 인구ㆍ산업유출을 우려하는 창원시의 사업에 대한 회의, 진례복합스포츠ㆍ레저단지 조성사업의 지연으로 대우건설의 투자 의지가 떨어진 것도 중요한 요인이다.
김해시와 (주)록인 김해레포츠타운이 시행하는 진례 복합스포츠ㆍ레저단지는 김해시와 최대 주주인 군인공제회 간의 시공권 대립분쟁, 건설투자자인 대우건설의 사업 포기, 시공사 선정과정의 분쟁 등으로 사업 추진에 난항을 거듭해 왔다.
김해시는 진례 복합스포츠ㆍ레저단지의 성공을 위해 비음산터널 건설사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단지 방문객 예상교통량(1일 3만 7천대)의 23%가 비음산터널을 이용할 것으로 추정돼 터널이 반드시 필요한 입장이다. 6천여억 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은 367만 1천㎡의 부지에 골프장 27홀, 주택단지, 운동장 등을 조성하는 사업으로 특수목적법인 (주)록인에 김해시(36%), 군인공제회(44.1%) 등 5개 기관ㆍ단체ㆍ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특히 창원시가 사파지구에 도시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도 터널 건설을 어렵게 하고 있다. 창원시는 비음산터널 사업이 불투명해지자 비음산터널 접속도로가 지나가는 곳에 공동주택단지를 조성하는 것으로 토지이용계획을 변경했다. 비음산터널 사업 계획을 변경할 경우 사업비의 대폭적인 증가가 불가피하고, 공동주택단지로 터널 접속도로를 개통할 경우 소음 등 환경문제와 토지단절로 민원 발생이 불 보듯 뻔해 해법을 찾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시행사인 대우건설은 최근 이런 문제점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투자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도와 창원시, 김해시, 대우건설은 지난 21일 도청에서 관계기관 대책회의를 가졌으나 이견만 확인하고 접점을 찾지 못했다.
경남도 관계자는 “비음산터널 건설사업은 대우가 건설보조금 없이 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며 “이 경우 사업의 경제성이 문제가 될 수 있어 대우건설이 어떤 판단을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경남매일신문 2014년 11월 3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