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호동락] 달성군 하빈 ‘육신사’ 싱그러운 가을 공기…눈에 들어오는 멋진 한옥들 | ||||||||||||
대구 근교에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유적지와 공원, 그리고 계곡이 있다. 하지만 시간을 내 가보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어디에 있는지조차 모르는 사람들도 많다. 육신사는 멋스러운 한옥으로 지어져 그 주변의 자연과도 잘 어울린다. 공기가 싱그러운 가을날, 자전거를 타고 육신사로 향했다. 달성군 하빈면 묘리에 위치한 육신사(六臣祠)는 조선 세조 때 단종 복위운동을 하다 숨진 박팽년, 성삼문, 이개, 유성원, 하위지, 유응부 등 ‘사육신’(死六臣)의 위패를 모신 곳이다. 사당을 지을 때는 충정공 박팽년 선생만 그 후손들이 모셔 제사를 지냈으나 선생의 현손인 박계창이 선생의 제삿날 사육신이 함께 사당문 밖에서 서성거리는 꿈을 꾼 뒤부터는 나머지 분들의 제사도 함께 지냈다고 한다. 그 뒤 하빈사(河濱祠)를 지어 이들에게 제사를 지내다가 숙종 20년(1694년) ‘낙빈’이란 현액을 하사받아 사액서원이 되었다. 고종 3년(1866년) 서원철폐령으로 낙빈서원이 철폐되자 제사를 지내지 않다가 유림들에 의해 그 자리에 사당을 세워 다시 사육신을 봉안해 왔다. 1973년부터 1975년 사이 ‘충효위인유적정화사업’에 의해 지금의 육신사를 건립했으며, 2003년부터 2011년에 걸쳐 충절문을 세우고 전통가옥을 복원하였다. 그곳에는 ‘사육기념관’이 있다. 그렇게 큰 규모는 아니지만 박물관에는 사육신과 관련된 다양한 자료들을 볼 수 있어서 남녀노소 누구나 관람하기에는 좋은 곳이다. 사육신의 위패를 모시고 제사를 지내는 모습이 모형으로 잘 만들어져 있어 제사 지내는 모습을 바로 눈앞에서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또한 자동으로 인식하고 설명을 해주는 자동인식기기도 있다. 그곳에서 좀 더 걸어가면 묘골 마을의 한옥들이 나온다. 묘리(妙里)는 ‘묘하게 생긴 마을’이란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밖에서는 마을을 볼 수 없고 안에서도 마을 밖을 볼 수 없어서다. 주민들은 ‘묫골’이라고 부르고 있다. 사찰의 일주문처럼 생긴 ‘충절문’을 지나 마을에 들어서면 길 양쪽에 50여 채의 한옥이 늘어서 있다. 북쪽 끝에는 사당인 육신사가 있다. 사육신 사당은 육신사를 비롯해 의절사(서울 노량진동)`창절사(강원 영월군) 등 전국에 모두 세 곳이다. 사육신의 묘소가 있는 곳에 의절사가, 단종의 능이 있는 곳에 창절사가 있다. 육신사에는 보물 제554호인 태고정(太古亭)란 정자가 있는데, 박팽년의 유일한 유복자손인 일산이 지은 것으로 본래 99칸이었는데 임진왜란 때 종택이 소실되면서 함께 훼손됐으나 1614년에 중건됐다. 보통 정자에 하나의 현판이 걸려 있는 데 반해 태고정에는 ‘일시루’라는 현판이 하나 더 걸려 있다. 태고정의 건축학적 묘미는 지붕에 있다. 오른쪽은 팔작지붕, 왼쪽은 맞배지붕에 부섭지붕(서까래의 윗머리를 다른 벽에 지지시켜 달아낸 지붕)으로 마감한 보기 드문 형태를 띠고 있다. 문화적으로 상당히 가치가 있는 곳이라고 문화재해설자가 상세하게 설명해 주었다. 자연과 하나가 된 듯한 그 지혜로움에 선조들의 슬기와 마음이 보이는 것 같았다. 대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이곳 육신사에 꼭 한 번 다녀오길 바란다. 자전거가 없다면 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자전거도 타고, 역사도 배우고, 가족들과 즐거운 추억도 쌓고, 일석삼조다. 윤혜정(자전거타기운동본부 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