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께서는 원수를 사랑하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저희들도
세월호를 침몰시킨 저들을 용서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용서할 수가 없습니다.
죄를 인정하지 않는데 어떻게 용서합니까?
죄가 없다고 하는데 어떻게 용서합니까?
오히려 죄를 뒤집어씌우는데 어떻게 용서합니까?
주님은 용서하실 수 있으십니까?
용서를 구하지 않는데 어떻게 용서할 수 있단 말입니까?
사랑하는 사람의 거짓말을 기꺼이 속아줄 수 있는 것이 사랑입니다.
주님, 이 땅의 선량한 백성들은 저들의 빤한 거짓말에 어쩔 수 없이 속고 어쩔 수 없이 속아주려고 합니다.
그러나 어찌하나요? 저 거짓말 하는 이들의 거짓말에서 사랑과 진실을 조금도 느낄 수가 없으니 말입니다.
저들에게는 국가안보는 없습니다. 정권안보만이 있을 뿐입니다.
국민행복도 없습니다. 자신들만 행복하면 그만입니다.
국민은 빚더미위에 있어도 자신들의 주머니만 두둑하면 그만인 이들입니다.
백성을 향한 애정이 조금만 있어도 이런 저런 거짓말들에 눈 꾹 감고 속아줄 수 있겠는데 도무지 그 애정을 느낄 수가 없으니 어떻게 속아줄 수 있겠습니까?
하나님은 사랑하는 이에게 환란을 주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주님, 세월호 참사도 하나님의 사랑인가요?
세월호 참사를 두고 “사랑하는 이에게 주시는 환란”이라고 말한다면 너무 잔인한 말이지요.
그 아픔에 몸부림치는 유족들과 그 터무니없는 사건에 분노를 삭이지 못하는 이들에게 그 말은 너무 야속한 말이지요.
그러나 어찌하겠습니까?
그것이 단순히 사고가 아닌 국가권력에 의하여 저질러진 역사속의 비극이니 해석해야 합니다.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의 뜻을 염두에 둔다면 더더욱이 해석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세월호 사건은 해석되어야 합니다.
억지로라도 해석해야 합니다.
해석하지 않는 미래는 그저 운명에 맡겨 사는 삶이고 노예의 삶이며 참사가 반복되는 삶이기 때문입니다.
세월호에서 죽어간 생명들은 무슨 역할을 하고 갔을까?
무엇을 남겨놓고 갔는가?
홍수는 흙을 뒤집어 옥토를 만들고
태풍은 바닷물을 뒤집어 바다에 새기운을 불어 넣는다고 하는데
전쟁은 민족을 뒤집어 놓고 혁명은 사회를 뒤집어 놓는다고 하는데
세월호 사건은 무엇을 남겼으며 무엇을 뒤집었는가?
세월호 유가족들이 일본군종군위안부 할머니들에게 말합니다. 그동안 “무심해서 죄송하다”고.
역시 세월호 유족들에게 오래전 이런저런 참사로 가족을 잃은 이들이 말합니다. “그 때 자신들이 끝까지 싸워서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아~ 주님, 역사적으로 수많은 아픔을 겪은 이 백성입니다.
그런데 그 아픔을 그저 숙명으로만 알았습니다.
그저 당하는 이의 운명으로만 알았습니다.
나만 괜찮으면 다행으로 알고 이웃의 아픔을 외면했습니다.
그래서 그 아픔은 반복되고 계속되었습니다.
세월호는 이런 바보 같은 백성에게 하늘이 주는 가르침이라 받겠습니다.
물질 나눔만 생각하는 우리에게 “아픔을 나누라”는 것, “서로의 아픔을 나누라는 것” 내 이웃의 아픔을 나누고 내 민족의 아픔을 나누고 온 인류의 아픔을 나누라는 것으로 받겠습니다.
오 주님, 세월호 유족들에 대한 위로의 기도를 하라 하는데 부족한 저는 그 기도를 할 수가 없습니다.
이 부족한 나는 감히 세월호 유족들 앞에 서지도 못했습니다.
아픔을 나누기는커녕 눈도 마주치지 못했습니다.
깊이를 알 수 없는 슬픔, 그것을 안고 있는 그분들을 대한다는 것이 두려웠습니다.
어설픈 위로의 말이 오히려 상처에 상처를 더할 수 있다는 것이 두려웠습니다.
그러니 주님, 주님이 위로해 주옵소서.
주님, 이대로 잊으라고 하지 마옵소서.
이제 잊고 생업에 종사하라고 하지 마옵소서.
잊으라 하시면 미치는 수밖에 없는데 어찌 잊을 수 있겠습니까?
주님, 복수할 수도 없습니다.
복수하겠다면 제 가슴을 찌르는 수 밖에 없는데 어떻게 복수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니 주님이 복수해 주옵소서.
저들의 머리위에 숯불을 쌓아 주옵소서.
감히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하지 못하겠습니다.
그냥 그렇게 해 주십시오. -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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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이번 광주 망월동 현장예배는 예수살기 사무국장이란 직함 때문에 빠질 수가 없었습니다. 목사님께 말씀드리고 모처럼 하루 본교회를 떠나 다른 예배에 참여하게 되었네요.
우리교회의 영원한 청년 김의기 열사의 묘소를 참배하였고, 그 외 함께한 여러분들과 연이 닿는 분들의 묘소를 참배하였습니다.
그 후에 구묘역에서 현장예배를 드렸지요. 나홀로 참여했어도 우리교회 이름이 참가교회 이름에 새겨져 있었습니다.
예배 순서순서마다 감동적이었는데
특히 김홍한목사님의 기도는
너무 진솔하여 가슴이 미어지는 기도였습니다.
주님! 그냥 그렇게 해 주십시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