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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정] 09
#1. 세진집앞 (8회 마지막씬 연결된)
세진, 대문을 열고 나온다. 무슨 일이지 주위를 둘러보며 자기 방 창문이 있는 쪽으로 오다가 놀라는 표정이 된다.
찬석, 술에 취해 의식을 놓은 채 창문 아래 쓰러져 있다. 찬석이 부딪힌 듯 옆으로 플라스틱 박스가 엎어져 있다.
세진, 당혹스런 표정 지으며 찬석쪽으로 온다.
세 진 : (찬석앞으로 쪼그리고 앉으며) 이봐요... (찬석을 흔든다) 이보세요.
찬 석 : (힘겹게 천천히 눈을 뜨고 세진을 본다)
세 진 : (당황한 표정으로 보는데)
찬 석 : (술에 많이 취했다. 세진을 향해 연하게 웃어주고..) 사과 하구 싶어서 왔습니다....미안해요.
세 진 : ......
찬 석 : 그냥 그 말이...그 말이...하구 싶어 왔어요. (정신을 차리려하며 일어선다) 그럼 전 그만 가보겠습니다.
(꾸벅 인사하다가 그대로 휘청하며 앞으로 쓰러지려 하는데)
세 진 : 어, 조심해요. (하며 안 듯이 찬석을 잡아주는데)
시간경과.
가로등 아래 세진의 무릎을 베고 잠들어 있는 찬석.
세진, 찬석과 함께 넘어져 주저 앉은 채 일어나지도 못하고 황당한 표정으로 찬석을 보다가 흔든다.
세 진 : 이봐요. 이봐요. 정신 차려요. 정신 좀 차려봐요.
찬 석 : (그대로 정신을 못차리고 있다)
세 진 : (곤혹스런 표정으로 어쩔 줄 모르고 주위를 두리번 거리다 다시 난감한 표정으로 찬석을 본다)
#2. 세진방
세진, 방문 열고 들어와 잠깐 난감한 표정으로 수미를 보다가 수미를 흔들어 깨운다.
세 진 : 엄마, 잠깐만 일어나봐. 잠깐만 일어나 봐요.
수 미 : (자다가 깨서 어리벙벙한) 왜? 무슨 일이야?
세 진 : 놀래지 마. 지금부터 어떤 일이 생겨도 놀래면 안돼...(하며 바깥에다 대고) 아저씨! 이리로 데려 오세요.
수 미 : (벙한 표정 짓고 있는데)
잠시후, 찬석을 업은 사내 들어선다. 세진, 수미의 이불을 끌어다가 정돈해주며.
세 진 : 여기다가...여기다가 좀 눕혀 주세요.
사내, 잠든 찬석을 이불에다 눕힌다. 수미, 눈이 동그래져서 기가 막힌 표정으로 보고 있다.
세 진 : (사내에게)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아저씨.
사 내 : 이 분 핸드폰인거 같은데...(하며 핸드폰을 세진에게 내민다)
세 진 : (받아 든다)
사 내 : 그럼.. (인사하고 밖으로 나간다)
세 진 : 고맙습니다, 아저씨.. (하며 따라 나간다)
찬 석 : (그대로 잠들어 있다)
수 미 :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찬석을 보는데)
세 진 : (들어와 푸 한숨 내뱉으며 멀건히 찬석을 본다)
수 미 : 어떻게 된거야? 이게..무슨 일이니?!
세 진 : ...그렇게 됐어. 술을 많이 먹은 거 같은데, 밖에 그대로 두면 죽을 거 같애서....
(수미 보며) 많이 놀랬지, 엄마? 정신 차리면 바루 집에 가라 그러께.
수 미 : (여전히 어이없는 표정으로 찬석을 본다. 세진의 비밀을 낱낱히 알고 있는 사람이라 탐탁치가 않다)
이 사람 누구니? 너 이 사람이랑 대체 어떤 사이야?
세 진 : (잠깐 당황하는) 사이는 무슨...그냥 어쩌다 알게 된 사람이야. 아무 사이두 아냐.
수 미 : (혹시 세진이가 알고 있는 건 아닌가..의심의 눈초리로 세진을 보는)
세 진 : (애써 웃어주며 찬석을 난감하게 보는)
찬 석 : ......
#3.서울역앞
다혜, 표정이 싸늘하게 굳어 자리를 떠나지 않은 채 찬석을 기다리고 있다.
오가는 사람들의 인적도 점점 뜸해진다. 시계탑의 시계, 새벽 2시 30분을 가리키고 있다.
다혜, 핸드폰으로 찬석에게 전화를 한다. 핸드폰이 꺼져 있다는 안내 멘트 들린다.
다 혜 : (녹음 버튼 누르고 녹음한다) 오빠, 어떻게 된거야? 아침 여 섯시에 출발하는 기차가 있대니까 그거라두 타구 가자.
오빠. 꼭 와. (핸드폰을 닫는)
다혜, 찬석이 나타날때까지 움직이지 않겠다는 듯 오기 서린 표정으로 앉아 있다.
#4. 세진방
세진, 깊은 잠에 빠져 있는 찬석을 흔들어 깨운다. 머리맡에는 찬석의 핸드폰이 놓여 있다.
수미는 한쪽 책상에 엎드려 잠들어 있다.
세 진 : 이봐요...이봐요.
찬 석 : (눈을 감은 채 가볍게 인상을 찌푸리지만 일어나지를 못한다)
세진, 심난한 표정으로 보다가 문득 수미를 돌아보고 베개를 받쳐 바로 해주고, 이불도 덮어준다.
그러다 다시 찬석을 난감한 표정으로 본다. 찬석, 뒤척이며 몸을 엎드려 눕는다.
세진, 그런 찬석을 곤혹스럽게 지켜 본다. 문득 떠오르는.
#5. 플래시백 (8회 #32. 경찰서앞)
다짜고짜 공장장에게 달려들어 주먹을 휘두르고 발길질을 하던 찬석.
#6. 세진방
세진, 물끄러미 찬석을 본다...찬석의 진심은 뭘까..갑자기 모든 게 혼란스러워진다.
찬석, 여전히 꿈쩍도 않고 잠들어 있다.
#7. 서울역 대합실안
다혜, 의자에 쪼그리고 앉은 채 잠들어 있다. 바깥엔 동이 터 오고 있는 듯 환하게 밝아온다.
#8. 세진방
새벽의 여명의 새어 들어오는 방안.
찬석, “물..물” 하며 괴롭게 인상을 찌푸리다가 힘겹게 눈을 뜬다.
문득 눈에 보이는 낯선 풍경...여기가 어디지?...하며 눈길로 훑는데 문득 시선에 세진의 모습이 잡힌다.
세진, 벽에 등을 기대고 앉아 꾸벅거리며 졸고 있다.
찬석, 벌떡 일어나 앉는다. 어떻게 된거지?...그래, 내가 여길 찾아왔었다 그대로 잠들어버렸구나...
찬석, 황당함을 느끼다가 다시 잠들어 있는 수미와 세진을 본다. 그래도 자신을 내치지 않고 집안까지 들여준 세진이 고맙다.
찬석, 자신의 덮고 있는 이불을 세진에게 가져가 덮어주고, 세진을 잠깐 보다가 조용히 방문을 열고 나간다.
세진, 잠들어 있다. 찬석의 머리맡에 놓여 있던 찬석의 핸드폰, 그대로 놓여 있다.
#9. 세진집앞 (이른 아침)
찬석, 대문 열고 나온다. 세진집쪽을 돌아보다가 그대로 터덜터덜 내려간다. 그런 찬석을 지켜보는 어떤 시선.
#10. 일각 담벼락
현기, 담벼락에 몸을 숨긴 채 세진집에서 나와 걸어가는 찬석을 서늘한 시선으로 지켜본다. 눈가가 부르르 떨리며 분노가 인다.
이때, 현기의 팔을 잡는 손...호구다.
호 구 : 저 자식 지금 세진씨네 집에서 나오는 거 맞죠?
현 기 : ......
호 구 : 정말 무서운 놈이네, 저거...형 잡을려고 이젠 아주 별 짓을 다하네.
현 기 : ......
호 구 : 세진씨한테 뭔 이상한 짓이라두 한 건 아니겠죠?
현 기 : (불끈 쥔 주먹에 점점 힘이 들어간다)
호 구 : 세진씨한테 형이 친오빠란 거 얘기 해준 것두 저 자식이예요. 형이 폭력배에다 살인자라구 꼬질르구
세진씨하구 형, 이간질 시킨 것두 다 저 자식이예요.
현 기 : (치미는 분노를 삭이느라 담벼락에 머리를 대고 눈을 감는다)
호 구 : (현기를 안스럽게 보다가) 가만 안 둘거야.
현 기 : (그대로 분노를 누르고 있다)
호 구 : (이를 앙무는) 형 이렇게 누명쓰고 궁지에 몰린 것도 다 저 자식 때문인데...우리 형 눈에서 눈물 흐르게 하는 놈,
피눈물이 흐르게 해 줄거야, 내가.
현 기 : (흠칫 눈을 뜨고 호구를 본다)
호 구 : (결연한 표정) 저 자식은 인제 아저씨 아들도 뭣도 아니예요!
현 기 : (꾸짖는) 호구야!!
호 구 : (식식거리고 있다)
현 기 : .....(걱정스럽게 보다가 다시 세진집을 착잡한 표정으로 보는)
#11. 골목 (거리)
찬석, 주머니에 손을 찌르고 털레털레 걸어가다가 문득 다혜를 떠올린다.
다 혜(E) : 밤 열두시 삼십분 기차니까 시간 맞춰서 기차역에서 만나자...기다리께, 꼭 와.
찬석, ‘아차’하며 걸음을 멈추고, 주머니를 뒤지며 핸드폰을 찾는다. 핸드폰이 없다. 고개 갸웃하다가 빠르게 걸음 옮겨 간다.
#12. 서울역 대합실안
다혜, 졸고 있다가 문득 잠에서 깨어난다. 벌써 날이 샌 것을 알고 황당한 표정 짓다가 시계를 보고는 천천히 몸을 일으킨다.
분한 마음에 눈물이 핑 돈다.
#13. 다혜 아파트 현관문앞
찬석, 초인종을 누르다 대답이 없자, 문을 쾅쾅 두드린다.
찬석, 얘가 어디로 갔나..난감한 표정 짓다가 돌아서는데, 저편에 다혜의 모습이 나타난다.
찬 석 : (반가와서) 차 다혜!
다 혜 : (찬석을 원망스럽게 노려본다)
찬 석 : (다혜앞으로 오며) 어디 갔었어?
다 혜 : (그대로 노려 보며) ...서울역.
찬 석 : (어이없어) 서울역? 서울역에서 지금 오는 거야?
다 혜 : 비켜! (찬석을 밀치고 가려는데)
찬 석 : (다혜의 어깨를 잡으며) 거기서 밤샌거야? 안 오면 안오는구나하구 집으루 그냥 들어오지,
미련하게 지금까지 기다리구 있었어?
다 혜 : (찬석을 계속 원망스럽게 노려보는데 눈물이 그렁하다)
찬 석 : 화 많이 났네?
다 혜 : (계속 노려보며) 안 비킬거야, 정말?!! (자기 설움에 눈물이 쏟아진다)
찬 석 : 미안, 미안...그런다구 우냐, 바보야? (다혜의 눈물을 닦아주려는데)
다 혜 : (찬석손을 쳐 내며) 그래, 나 바보야! 바보라서 오지도 않을 남자 기다리느라 미련하게 거기 있었다, 왜?
찬 석 : (다혜 팔목 잡으며) 가자, 그럼! 지금 가서 아무 기차라두 집어타구 어디든지 가자!
다 혜 : (찬석의 팔을 홱 뿌리친다) 당분간 나 볼 생각 말어. 연락두 하지 마.
다혜, 찬석을 밀쳐 내 버리고, 아파트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 버린다. 문 쾅 닫히고. 안에서 거칠게 문 잠그는 소리 들린다.
찬석, 어쩔 줄 모르고 있다가 현관문 앞으로 가서 문을 두드린다.
찬 석 : 잘못했어. 오빠가 잘못했다, 다혜야...문 좀 열어봐.
#14. 다혜 아파트안
다혜, 침대로 가 엎어지며 이불을 뒤집어 쓰고 훌쩍이며 운다.
찬 석(E) : (문 계속 두드리며) 다혜야...차 다혜...문 좀 열어봐.
다 혜 : (꿈쩍도 않는다)
#15. 다혜 아파트앞
찬석, 문 두드리다가 포기하고 현관문에 등을 기대로 돌아선다. 푸 한숨 내뱉는.
#16. 세진방
벽에 등을 기댄 채 잠들어 있던 세진, 옆으로 스르르 미끄러지다가 방바닥에 몸을 탁 부딪히고, 잠에서 깬다.
(수미는 계속 잠들어 있다)
세진, 문득 눈을 뜨고 찬석이 누웠던 자리를 본다. 찬석은 없고, 찬석 머리맡에 핸드폰만 그대로 놓여 있다.
세진, 핸드폰을 들어서 본다. 파워가 꺼져 있다.
#17. 원룸 (당분간 현기가 쓸)
침대와 소파, 식탁등 정갈하고 단아하게 꾸며진 방. 현기, 낯선 듯 둘러보고 있다.
이때, 문 열리고, 식료품 봉지를 든 보스(편안한 니트차림), 들어선다.
보 스 : 어때? 방이 마음에 드나?
현 기 : (돌아서서 보스를 본다)
보 스 : 당분간 여기서 지내도록 해...(냉장고로 가서 사온 맥주와 음료수 과일, 김치등 식품들을 냉장고 안에 넣으며)
안전상의 문제두 그렇구, 거기 맹랑한 아줌마가 있는 촌구석보단 그래도 여기가 나을거야.
현 기 : ...저한테 시키실 일이 뭡니까?
보 스 : (피식 웃으며) 성질 급한 건 여전하네...아침은 먹었나?
현 기 : (서늘한 표정으로 보는데)
보 스 : 몸이 많이 약해진 것 같은데 점심땐 고기나 푸짐하게 먹을까?...(시계보며) 점심 시간 맞춰서 다시 오지. (웃어주고 나간다)
현 기 : (심난한 표정으로 보다가 창밖으로 와 서며 창밖의 풍경을 바라본 다. 문득 떠오르는)
현 기(E) : 정말이예요. 이제 다신 나쁜 짓 같은 거 안해요.
호 숙(E) : 약속했어예. 내랑 약속했심니더.
#18. 플래시백 (8회 #43. 호숙집앞)
호 숙 : ...(현기의 손가락에 자신의 손가락을 건다)
현 기 : (서글픈 미소)
호 숙 : (손가락을 풀며) 퍼뜩 댕기 오이소, 아저씨. 기다리고 있을테이까 볼 일 마치모 바로 오이소. 알았지예?
#19. 원룸 (현실)
현기, 답답한 마음으로 창밖을 응시하고 있다. 그 위로 들리는.
미 자(E) : 엄마! 엄마아!
#20. 호숙 바닷가
솔숲 일각 미자, 두리번 거리며 호숙을 찾고 있다.
미 자 : 엄마...엄마...엄마...(둘러보며 찾다가 저편 외진곳에 몸을 숨기고 굳은 듯 앉아 있는 호숙을 본다. 달려가는) 엄마아.
호 숙 : (미자를 돌아본다. 바닷가에 앉아 밤을 지새운 까닭에 안색은 창백하고 눈은 퀭해서 여전히 두려움에 질려 있다)
미 자 : 엄마...(잔뜩 걱정스러운 표정, 울먹이는) 집에두 안 들어오구 여기서 뭐해? 밤새도록 얼마나 찾았는지 알어?
호 숙 : (미자를 가만히 안아준다)
미 자 : (훌쩍이고 울다가 호숙을 다시 보며) 엄마 많이 아픈 사람 같애. 가자. 집에 가자, 엄마. (하며 호숙의 손을 끄는데)
호 숙 : (멈칫하며) ...아부지는?....느그 아부지는?
미 자 : 아버지는 지금 자...가자.
호 숙 : (망설이는데)
미 자 : 그냥 들어가, 엄마...아빠가 엄마 못 때리게 내가 학교 안 가구 지켜주면 되잖아.
호 숙 : (울컥하는 표정으로 미자를 보다가 기침하는)
미 자 : 엄마..감기 들었어? 감기 들었구나? (호숙의 이마를 만져본다) 어, 열 대따 많이 난다.
호 숙 : (미자를 와락 껴안으며, 눈가가 그렁해져서) 미자야...니는 절대로 옴마거치 살몬 안된다. 절대로 옴마 맨치로 살몬 안된다.
알았나?
#21. 호숙집 앞
호숙, 미자의 손에 끌려 어쩔 수 없이 집 앞까지 온다. 콜록콜록 기침하며 얼굴엔 식은땀이 맺힌 채 병색이 완연하다.
미 자 : (걱정스럽게 보며) 괜찮아, 엄마? 약 사다주까?
호 숙 : 됐다. 괘안타. (지옥으로 들어가는 기분이다)
미 자 : 엄마, 근데 우리 아빠는 왜 그렇게 이상하게 생겼어?
호 숙 : ?
미 자 : 자세히 보니까 개구리 왕눈이 괴롭히는 입술 캡빵 두꺼운 개구리 있지? 그 악당 개구리같이 생겼어...
(이해가 안된다는 듯) 정말루 엄마가 아빨 좋다고 쫓아다닌 거 맞아?
호 숙 : 사람이 눈이 한번 디비지모(뒤집어지면) 그리된다....내도 딱 그때 생각을 하몬 내 눈구녕을 파내뿌고 싶다. (한숨 푸 뱉는)
#22. 호숙 마당
호숙, 기침나는 것을 손으로 막으며 미자와 함께 잔뜩 두려운 표정으로 들어서는데.
정태, 잠에서 깨어 기지개 켜며 나오다가 호숙과 눈을 마주친다. 호숙, 흠칫하며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고 앉는다.
호 숙 : (싹싹 빌며) 잘못했어예. 내가 잘못했심니더. 용서해 주이소.
미 자 : 엄마.
정 태 : (부드러운 표정으로) 용서는 무슨...진짜 용서를 빌어야할 사람은 나다, 나...니가 오죽 했으면 오죽 내가 못되게 굴었으면
자식까지 데리고 야밤에 도망을 쳤겠냐? (호숙앞으로 와서 호숙의 어깨를 잡으며) 일어나라, 호숙아...내가 잘못했다.
호 숙 : (바들바들 떨며 눈시울이 그렁해 정태를 본다)
정 태 : 이햐, 그동안에 넌 더 이뻐졌다?...(자상하게 웃으며) 이 집이랑 가게가 다 니꺼라며? 장호숙 악착같구 독한 건 알았지만,
너 정말 재주 좋다. 정말 존경스럽다, 장 호숙.
호 숙 : (여전히 두려움에 떨고 있는)
정 태 : (호숙의 손을 잡으며) 호숙아. 우리 지금부터라도 미자 훌륭하게 잘 키우면서 오손도손 정답게 잘 살아보자, 응?
(시익 웃는데)
호 숙 : (끔찍하다. 여전히 바들바들 떠는)
#23. 경찰서 외경 (낮)
#24. 강력반 사무실
찬석, 걸레로 책상등을 훔치며 청소하고 있다. 화이트보드에 <마포 동방파 계보도> 라는 제호아래 계보도 그려져 있다.
(보스, 중간 보스와 행동 대장, 조직원식의 피라미드식 계보도)
문형사, 차반장등 다른 형사들(백형사와 하형사)앞에서 계보도를 설명하고 있다. (찬석은 제외 시키고 회의하는)
문형사 : (그림 그려가며 설명하는) 여기 이 중간보스 김 정호가 추종세력들과 함께 동방파를 탈퇴해 태민이파와 합병했고,
보스 박두칠은 잔재 세력들과 함께 현재 잠적 도피 중입니다.
차반장 : 동방파 내에서도 패가 갈렸다는 말이지?
문형사 : 그렇습니다.
차반장 : (자료 뒤적여 보며) 찬석이가 준 자료에는 그런 게 없는데? (찬석을 돌아보며) 야, 이 형사!
찬 석 : (걸레질 하다 보며, 반갑게) 예, 반장님.
문형사 : 반장님! 이 형산 지금 징계를 받고 정직중입니다.
차반장 : (하는 수 없이 문형사를 보며) 그래서, 계속 설명해봐.
찬 석 : (피식 비웃고 대걸레로 바닥을 청소한다)
문형사 : 동방파에서 내분이 있었다는 건 최근에 제 정보원들을 통해 파악한 내용입니다. (찬석에게 서늘한 눈길주고)
이번에 변사체로 발견된 자는 박두칠의 오른팔과 같았던 잡니다. 따라서 제 개인적 소견으로는 이번 변사체 건은
태민이파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하는데)
찬 석 : (O.L.) 잠깐만 발 좀 들어주십시오. (밀걸레로 차반장등이 앉아 있는 앞으로 온다)
차반장, 백형사, 하형사, 발을 들어준다.
백형사 : (안타까워서) 너 차라리 그냥 집에 가서 푹 쉬던지 여행이나 다녀 와. 뭐하는 짓이냐, 이게?
찬 석 : (유들유들하게 웃으며) 자... 문 선배님두 잠깐만 비켜주십시오.
문형사 : (찬석을 잔뜩 못마땅하게 노려보고)
찬 석 : (계속 대걸레질하고)
하형사 : 그거 다 닦구 내 책상에 재떨이 좀 비워줘라.
백형사 : (하형사 뒷통수를 탁 치며) 이 자식 이거 아주 건수 잡았네. 찬석이가 청소부냐? 청소부야?
하형사 : 아 뭐 내가 시킨 것두 아니구, 지가 자청해서 노느니 이 잡는다구 하는거잖아요.
차반장 : (손뼉 마주치며) 자.자...다들 쓸데 없는 소리 그만하구,
그래서, 문 형사! 태민이파 쪽은 이번 사건과 아무 관계가 없다는 말인가?
문형사 :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차반장 : (갸웃하며) 이 형사! 니 생각은 어때?
문형사 : (흠칫 차반장을 보고)
차반장 : 니 생각두 문형사와 같냐?
찬 석 : 내분이 일어났다는 건 수사에 혼선을 주기 위한 거짓 정보같습니다. 문 선배님이 이번엔 좀 순진하신 거 같은데요.
문형사 : (이 앙물고 보는)
하형사 : (손 번쩍 들어보이며) 전 문선배님과 의견이 같습니다.
백형사 : 전 이형사 의견에 동의하는데요.
차반장 : (고민하는 표정인데)
문형사 : (표정굳어 항의하는) 이형산 지금 징계처분을 받고 정직중입니다. 반장님!
차반장 : (쩝 쓰게 입맛 다시고 문형사 보고) 계속 해봐.
찬 석 : (피식 웃으며 책상쪽으로 와 책상에 걸터앉아 자기 핸드폰으로 전화를 건다.
찬석의 뒤로 계속 설명하고 있는 문형사의 소리 들린다)
문형사(E) : 모든 정황 증거상 태민이파쪽은 아닌거 같습니다..
그 증거로 태민이파쪽은 그동안 마약에 관련된 사건이 전혀 없었다는 것과...
찬 석 : .......
#25. 세진 갈비집
세진, 행주로 테이블을 닦고 있다. 이때, 핸드폰 벨 울린다.
자기 핸드폰을 꺼내다가 아니지 하며 다른 주머니에 들어있던 찬석의 핸드폰을 꺼내서 연다.
찬 석(F) : 안녕하세요. 전 그 핸드폰 주인인데요.
세 진 : (표정)
#26. 강력반 사무실
찬석, 전화하고 있다. (그 뒤로는 차반장과 형사들 회의하고 있고)
찬 석 : 제가 어제 술이 너무 취해서 핸드폰을 엇다 떨어뜨린 거 같은데, 기억이 안나서요. 지금 계신데가 어디시죠?
문형사, 차반장, 백형사, 하형사, 찬석의 큰 목소리에 고개 돌려 못마땅하 게 보고.
찬 석 : (그들의 시선 받고 목소리 낮추며) 제가 지금 찾으러 가겠습니다. 거기가 어디시죠?
세 진(F) : 저 한세진이예요.
찬 석 : (흠칫)
#27. 세진 갈비집
세진, 핸드폰 받고 있다.
세 진 : 카운터에 맡겨 놓을테니까 찾아가세요. 바빠서 그만 끊겠습니다.
#28. 강력반 사무실
찬석, 전화기 들고 있는데, 뚜뚜하고 끊어진 신호음 들린다. 찬석, 반복된 우연에 피식 웃음을 머금으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찬 석 : 저 잠깐 나갔다 오겠습니다. 수고하십시오.
#29. 세진 갈비집
세진, 카운터에 핸드폰을 맡긴다.
세 진 : 젊은 남자분이 와서 핸드폰을 찾으면 드리세요.
세진, 돌아서며 바깥쪽으로 시선을 주는데, 세단이 와서 멎는 것이 보인다.
#30. 세진 갈비집앞
세단에서 내린 사내1, 문 열어주면, 보스와 현기(변장을 한), 내린다.
주인, 나와서 “어서 오십시오.” 인사한다.
보 스 : 이 집에 갈비 맛이 괜찮다고 소문이 자자하더라구.
현 기 : (경계하는 표정으로 주위를 훑어본다)
#31. 갈비집 안
보스와 현기, 주인의 안내를 받아 들어선다.
보 스 : 조용한 방을 하나 예약했는데.
주 인 : 성함이...
보 스 : 박태호.
주 인 : 아 예, 이리로 오십시오. (앞서 가며 안내한다)
현 기 : (보스 뒤를 따라가다가 표정이 하얗게 얼어붙는다)
저 앞으로 세진, “어서 오십시오” 하고 꾸벅 허리 굽혀 인사하고 있다.
현기, 충격으로 자기도 모르게 걸음 멈추고 선다.
보스, 그런 현기를 보고 묘한 미소 머금으며 현기의 팔을 잡고 룸쪽으로 데려간다.
세진, 똑바로 보지 못하고 고개 숙이고 있다. 그런 세진을 스쳐 가는 현기.
#32. 갈비집 룸
현기와 보스, 자리로 와 앉는다. 현기, 넋나간 사람처럼 멍하니 앉아 있다.
보 스 : (희미한 미소 머금고) 저 아이가 동생인가?
현 기 : (흠칫 놀라서 보스를 본다)
보 스 : 오빠도 미남이지만, 동생도 아주 미인이구만.
현 기 : (서늘한) 다 알구...일부러 여기로 데려오신 겁니까?
이때, 노크 소리 들리고, 세진, 쟁반에 물컵과 물수건, 수저, 메뉴판을 받쳐 들고 들어온다.
현기, 흠칫하며 시선을 떨구며 고개를 숙인다.
세 진 : (사근사근하게)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메뉴판 여깄습니다. (메뉴판을 보스에게 주고, 물컵과 물수건, 수저등을 놓는다)
현 기 : (가슴이 내려앉는 것 같다)
보 스 : 이 집은 뭐가 맛있나?
세 진 : 예, 오늘은 꽃등심도 좋구요. 양념 갈비도 맛있습니다.
보 스 : (픽 웃으며) 아가씨가 직접 먹어봤나?
세 진 : 아니요..먹어보진 못했지만, 손님들께서 오늘 꽃등심과 양념갈비가 맛있다고 많이 찾으셨습니다.
현 기 : (마주 잡고 있는 손이 바르르 떨린다)
보 스 : 그래? 그럼 여기 꽃등심 이인분하고 양념 갈비 이인분 소주 한병 만 갖다줘요.
세 진 : 예, 알겠습니다.
보 스 : 그리구, 이건.. (세진에게 만원짜리 하나를 내민다)
세 진 : (당황하며) 아닙니다. 팁은 안 받습니다.
보 스 : 맛있는 고기로 달라고 뇌물로 주는 거야. 받어.
세 진 : 그건 제 소관이 아닙니다. 맛있게 드십시오. (꾸벅 인사하고 문을 닫고 방을 나간다)
현 기 : (울컥하며 가슴이 심하게 아려온다)
보 스 : (돈을 집어 넣으며 현기의 기색을 살피며) 똑똑 부러지는 성격도 오빠와 꼭 닮았네.
현 기 : (보스를 원망하는 표정으로 본다)
보 스 : 그런 표정으로 보지 마. 난 다만 순수한 마음에서 좀 더 가까이서 동생을 보게 해주고 싶은 마음에 그 의도밖에 없었어.
현 기 : ......(가슴이 내려 앉는 표정)
#33. 갈비집안
세진, 빈 반찬그릇을 쟁반에다 담고 있는데, 찬석, 들어선다.
찬석, 카운터앞으로 가서 핸드폰을 전해 받고 두리번 거리며 세진을 찾다가 세진을 발견한다.
세진도 돌아서다가 찬석과 시선을 마주친다.
#34. 갈비집 앞
찬석과 세진, 나란히 서있다.
찬 석 : 미안해요. 어젠 내가 너무 큰 실롈 했죠?
세 진 : (냉정하게) 아시면 앞으론 그러지 마세요.
찬 석 : 너 이 자식 죽어봐라. 길바닥에 내팽개 칠 줄 알았는데 방에까지 데려다 재워주구...보기보다 착하시대요?
세 진 : 저 지금 들어가 봐야 되거든요.
찬 석 : (툭) 인연이란 거 믿으세요?
세 진 : (어이없다는 듯 보는데)
찬 석 : 처음엔 밧데리가 나갔었어요. 그래서 전화가 끊어진거구,
두 번째 커피숍으로 못 나갔던 건 목숨을 건 탈주극을 좀 하느라구...그래서 못나갔었어요.
세 진 : .....
찬 석 : 우리 어머닌 내가 남의 핸드폰이나 떼먹고 안 돌려주는 후줄근하고 더티한 놈인거 모르세요.
세 진 : (당혹하는)
찬 석 : 내가 그래도 착한 아이였을 때 돌아가셨거든요.
세 진 : (생각을 떠올린다. 섬광처럼 스쳐가는)
#35. 플래시백 (1회 #24. 공중전화 박스)
세 진 : 죄송하지만, 지금 계신데가 어디시죠? 제가 그쪽으로 지금 찾으러...
(하는데 전화가 끊어지며, 끊어졌다는 신호음 뚜뚜 들린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36. 플래시백 (1회 #49. 고시원 앞)
세 진 : 고맙습니다. 제가 지금 그리루 갈께요. 그 아파트 알아요. (사이) ** 커피숍이요? 근처에 가서 물어보죠 뭐.
(사이) 네, 좀 있다 뵙겠습니다. (핸드폰 닫으며) 치사한 자식! 보상금 준다니까 돌려준댄다..가만 두나 봐라. (이를 앙무는)
#37. 플래시백 (1회 #3.커피숍안)
세진, 잔뜩 화난 표정으로 식식거리며 앉아 있다. 화를 이기지 못하고, 손바닥으로 쾅 치는데, 손님들 놀라서 본다.
#38. 플래시백 (2회 #54. 공중전화박스)
세진, 될대로 되라하고 퍼붓고 있다.
세 진 : 내 핸드폰이 그렇게 탐나면 너 가져라, 이 쪼잔한 자식아!
근데, 니네 엄마는 니가 인생 그렇게 더티하고 후즐근하게 사는 거 알구 계시니?
#39. 플래시백 (1회 #62. 커피숍)
세진, 찬석이 앉았던 자리로 와 테이블에 얹힌 핸드폰과 찬석이 마시다간 물컵을 허탈한 표정으로 본다.
#40. 갈비집앞 (현실)
세진, 어이없는 표정으로 찬석을 본다. 그럼 그때 그 사람이...
찬 석 : (씨익 웃으며) 대단한 인연이죠, 우리?
세 진 : (당혹스런 표정 수습하는데)
이때, 정숙 (여종업원 20대후반), 뛰어 나오며.
정 숙 : 세진씨...빨리 들어가봐. 사장님이 노발대발하셔서 세진씨 찾으셔.
세 진 : (무슨 일인지 모르고) 에?
정 숙 : 왜 저쪽 큰 룸에 동창회 오신 사모님들 있잖아. 계금 모아둔 게 없어졌대.
세 진 : 무슨 말이예요, 그게?
찬 석 : (주의 깊게 듣는)
정 숙 : (찬석의 눈길 의식하고 돌려 세우며) 지금이라두 가서 잘못했다 그러구 돌려 드려.
세 진 : (어이가 없는) 전 지금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정 숙 : 그 방 드나들며 서빙했던 거 세진씨잖아.
찬 석 : (다른 곳 보며 귀는 쫑긋 세우고 듣는)
세 진 : (당황하며) 절 지금 도둑으로 생각하시는 거예요? 나 말구 언니도 같이 서빙했었잖아요.
정 숙 : (펄쩍 뛰며) 아니 그럼 내가 훔쳤단 말이야? 너 지금 사람을 어떻게 보구...
세 진 : (그대로 안으로 뛰어 들어간다)
정 숙 : (따라 들어가고)
찬 석 : (표정)
#41. 갈비집안
카운터에 부티나 보이는 중년 여자들 서너명 서 있고, 주인, 곤혹스러워 어쩔 줄 모르고 있다.
세진, 뛰어온다.
세 진 : 무슨 말씀이세요, 그게? 전 그 돈, 본 적도 가져간 적도 없어요.
중년여자 : 테이블 밑에 분명히 나뒀었는데, 그게 발이 달려 도망갔겠어, 그럼? 분명히 이 집 종업원들 소행이야.
세 진 : (기가 막힌다) 정말이예요, 전 모르는 일입니다.
주 인 : (뒤에선 정숙을 보고) 미스 김도 못봤어?
정 숙 : 못봤어요. 마지막에 후식 들여간 것도 미스 한이잖아요.
세 진 : 전 아니예요, 정말 못봤어요. 정말 못봤습니다, 사장님.
#42. 룸앞
현기, 화장실 가기 위해 나오다가 저쪽 카운터쪽에서 나는 소리를 듣는다.
세 진(E) : 전 도둑이 아닙니다. 훔치지 않았습니다.
현 기 : (흠칫하며 소리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43. 일각
현기, 한쪽 벽에 몸을 숨기고 카운터가 있는 쪽을 본다.
#44. 카운터앞
세진, 황당한 표정으로 어쩔 줄 몰라한다.
세 진 : 제가 훔치지 않았아요. 믿어주세요. 정말입니다.
이때, 정숙, 세진의 가방을 들고 온다.
정 숙 : 사장님...여기 미스 한 가방이요.
세 진 : (어이가 없어 거의 멍한 표정)
사장, 가방을 뒤집어 쏟아놓는다. 형법책과 화장지, 수첩, 소지품 가방사이에 지갑이 두 개 있다.
세진의 지갑과 광이 번쩍번쩍 나는 악어지갑이 있다.
여 자 : 어, 이거 내 지갑이다.
세 진 : (하얗게 질리는)
#45. 일각
숨어서 세진을 지켜 보던 현기, 하늘이 노래지는 기분이다.
#46. 카운터앞
세진, 멍해져서 있고, 여자, 지갑을 열어본다.
여 자 : 어 돈이 없네..내 돈, 내 돈. (하며 세진을 보는데)
세 진 : (너무도 어이없는 일이라 고개만 계속 젓는) 몰라요, 전 모르는 일 이예요.
정 숙 : (약간 찔리는 표정)
여 자 : (세진의 멱살을 잡으며) 내 돈, 내 돈 어쨌어, 이년아!
세 진 : (넋이 나가서 난 아니라고 계속 고개만 젓고 있다)
여 자 : 너....그 돈이 얼만지 알아? 자그마치 삼백이야. 삼백..내 돈 내놔..내 돈 내봐, 이 기집애야..
(하며 세진의 멱살을 잡고 흔든다)
세 진 : (그대로 넋이 나간 듯, 흔들리고 있는)
#47. 일각
지켜보던 현기, 억장이 무너지는 것 같다. 이를 앙물며 당장이라도 뛰어나 가려는데, 현기의 팔을 탁 잡는 손...보스다.
현기, 울분이 가득한 눈빛으로 보스를 돌아보는데. 보스, 자상한 표정으로 현기를 끌고 룸쪽으로 들어간다.
현기, 보스에게 끌려가며 아픈 표정으로 뒤를 돌아본다.
#48. 카운터앞
여자, “내 돈 어쨌어, 내돈 내놔.”하며 세진을 때리며 세진의 멱살을 잡고 흔드는데, 세진, 그대로 이를 앙물고 있다.
사장과 정숙, 와서 “사모님 참으십시오” 하며 말리고.
여 자 : 이 기집애 이거 아주 보통내기가 아니네...안되겠다. (멱살을 잡아 끌며) 가자, 경찰서 가자, 이년아...경찰 불러, 경찰.
찬 석(E) : 경찰 여기 있습니다.
찬석, 몰려 든 사람들의 헤집고 나타난다. 세진, 눈가가 그렁해 찬석을 보고.
찬 석 : (인사하며 경찰 신분증 보여 준다) 방배 경찰서 강력3반 이찬석입니다.
세 진 : (죽고 싶다)
정 숙 : (얼핏 표정 굳고)
찬 석 : (정숙의 표정을 놓치지 않고)
여 자 : 잘왔어요....이 도둑년 좀 잡아가요. 경찰 아저씨.
찬 석 : 이 지갑이 이 아가씨 가방에서 나왔다구요? 누가 비닐 봉지와 비닐 장갑을 좀 가져다 주시겠습니까?
걱정 마세요. 지문 조회만 하면 범인은 금방 밝혀질겁니다.
정 숙 : (순간 안색 창백해지고)
세 진 : .....
찬 석 : (세진을 툭툭 치며) 아가씬 같이 경찰서로 좀 가셔야겠는데요?
세 진 : (어이가 없다...멍한 표정으로 보는)
#49. 갈비집 룸안
술잔을 쥔 현기의 손이 가볍게 떨린다. 현기, 술잔을 단숨에 들이킨다.
보스, 현기의 표정을 느긋하게 살피고 있다.
현기, 다시 자작해서 술을 마신다.
#50. 갈비집앞
찬석, 조수석 차문을 열어주면, 세진, 담담한 표정으로 조수석에 오른다.
찬석, 차문을 닫아준다. 세진, 꼿꼿하게 앞만 보고 앉아 있다.
찬석, 운전석으로 가서 오른다.
#51. 찬석 차안 (달리는)
찬석, 운전을 하다 옆의 세진을 흘끗 보다가 핸드폰(스피커폰)으로 전화를 한다.
정 숙(F) : 여보세요.
찬 석 : 안녕하세요. 아까 뵜던 방배경찰서 이찬석입니다.
세 진 : (그대로 앞을 보고 있는)
찬 석 : 방금 전에 손님 지갑 지문 분석 결과가 나와서 전화드렸습니다.
되게 빠르죠? 세상이 좋아지다보니까 이렇게 금방 나오네요.
세 진 : (흘끗 찬석을 본다)
찬 석 : (상대편에서 아무말이 없자) 왜 그러셨어요? 손님 돈을 훔친 것도 부족해서
같이 일하는 동료까지 그렇게 모함을 하시면 됩니까?
세 진 : (흠칫해서 찬석을 보는. 당혹스러움 역력한)
정 숙(F) : (떨리는) 아...아니예요. 저...전 아니예요.
찬 석 : 저 지금 그쪽으로 가고 있는 중이니까 도망칠 생각은 마십시오. 절도에다 무고죄면 구속까지 갈수도 있는 거 아시죠?
정 숙(F) : 형사님, 저...전 아니예요. (하다가 후욱 울음 터뜨린다)
세 진 : (당혹스러운)
정 숙(F) : (후우욱 울음을 터뜨린다) 모함 할려고 한 거 아니었어요...나도 모르게...나두 모르게 그만...(훌쩍이며 운다)
세 진 : ......(어이가 없다)
찬 석 : 지금이라두 자수하세요. 사장님께 사실대로 말씀드리고 돈은 바로 주인에게 돌려 드리세요. 지금 당장!
정 숙(F) : (훌쩍이며 우는)
찬 석 : 잠시후에 확인하겠습니다. 꼭 돌려드리세요. (핸드폰을 끈다)
세 진 : (찬석을 보는)
찬 석 : (세진을 보고 가볍게 웃어주고 다시 앞을 보며) 표정 관리 하나도 제대로 못하는 초범인 거 같은데, 용서해줍시다, 그냥.
세 진 : (어이가 없다)
찬 석 : 드라이브하기엔 죽이는 날씨네. 무슨 노래 좋아해요? (하며 카 오디오를 켠다)
세 진 : (긴장이 풀리며 허탈해지는)
#52. 현기 원룸
테이블에 놓여지는 찻잔. 보스, 커피잔을 놓고 있고, 현기, 굳은 표정으로 앉아 있다.
보 스 : 낮부터 너무 술을 많이 한 거 아닌가?
현 기 : .......
보 스 : (주머니에서 여권을 꺼내더니 현기쪽으로 내민다) 위조 여권이야. 니가 할 일이 끝나는 즉시 넌 이 나라를 떠나게 될거야.
현 기 : (들어서 보는)
보 스 : 얼마전에 우리 아이 하나가 피살이 됐어. 우릴 배신하고 다른 조직으로 약을 빼돌리다 들통이 났어.
현 기 : 그래서..이쪽에서 죽이셨습니까?
보 스 : (피식 웃고) 그 아이가 빼돌린 약이 상당히 엄청난 양이야. 그걸 니가 좀 거둬와야겠어.
이 찬석이가 눈치채고 달려들기 전에.
현 기 : .....(생각하는)
보 스 : 그리고 또 한가지가 더 있는데....그건 일단 보류하지.
현 기 : ....이 찬석이를 제거하는 하는 일 말씀입니까?
보 스 : (긍정의 뜻으로 피식 웃다가) 그래, 처음 생각엔 그 가시같은 놈을 니가 제거해준다면 가장 탈이 없겠다 싶었어.
이 찬석인 너를 쫓다가 순직한 영웅이되는 거구, 넌 살기 위해 도망치다가 어쩔 수 없이....
어차피 넌 이 나라를 떠나게 될거니까 별 문제가 없으리라 생각했어.
현 기 : .....
보 스 : 근데 동생 녀석들이 그러더구만...강현긴 이찬석일 건드리지 못한다구. 이명섭이라는 놈 때문에 그러지 못할거라구...
(고개 끄덕이며) 그래, 내 생각도 그래.
현 기 : ......
보 스 : 보수는 넉넉하게 주겠네. 동생이 힘든 거 같은데 도와줘야지.
현 기 : 주도면밀하시군요. 절 그 갈비집으로 데려가신 것도 다 이유가 있었군요.
보 스 : 그래, 강현기가 절대 물지 않을 수 없는 미낄 내가 던진거야. 좀 유치했지?
현 기 : (서늘한 표정으로 보다가) ....얼마를 주시겠습니까?
#53. 고수부지 / 찬석 차안
세진을 태운 찬석의 차, 와서 멎는다.
찬 석 : 배 고프죠? 여기 포장마차 국수가 기가 막히거든요. (하며 세진을 본다)
세 진 : (식은 땀이 얼굴에 가득해 잠들어 있다)
찬 석 : 웬 땀을 이렇게 흘리면서 자냐... (세진을 흔드는) 이봐요, 한세진씨. 그만 일어나요. 다왔어요.
세 진 : (옆으로 픽 쓰러져 버린다)
찬 석 : (당황해서 세진의 얼굴을 잡고 손을 대 보다가 흠칫하며) 무슨 열이 이렇게 많이 나지? 이것 봐요, 이것봐요.
세 진 : (의식을 잃고 있다)
찬 석 : (안되겠다 싶어 차를 다시 출발 시킨다)
#54. 병원 입구
찬석, 세진을 들춰 업고 뛰어온다.
#55. 진료실
세진, 의식 잃은 채 누워 있고, 선배(의사, 30대 후반 여자, 찬석의 선배다), 진료하고 있다.
찬석, 옆에서 불안하게 지켜본다.
찬 석 : (걱정스러워) 지난 번에도 이렇게 쓰러진 적이 몇번 있었어요. 코피도 습관적으로 쏟는 거 같구.
심각한 건 아니겠죠, 선배?
선 배 : 누구냐, 이 여자?
찬 석 : ...그냥 아는 여자요.
선 배 : 니 표정보니까 그냥 아는 여자가 아닌거 같은데? 다혜 몰래 바람 피는 거야?
찬 석 : ..(항의하려다 관두고) 어때요? 심각한 거예요?
선 배 : (고민스런 표정) ...정밀 검살 좀 해봐야 할거 같다.
찬 석 : ...(철렁) 얼만큼 심각한 거예요?
선 배 : 지금부터 검살 해봐야 안다니까... (흘끗 보며) 보통 관계 아니지, 니들?
찬 석 : (답답한 표정으로 세진을 본다)
세 진 : (식은 땀이 가득해 의식을 잃고 누워 있다)
#56. MRI검사실
검사받고 있는 세진. 찬석, 불안하게 지켜 보고 있다.
#57. 세진 동네길 (저녁)
가로등 밝혀지고, 중년신사로 변장한 현기, 걸어 올라 가고 있다.
#58. 세진집 대문앞
현기, 대문앞에 와서 선다. 이런 누추한 곳에서 세진이 산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아프다.
현 기 : (잠깐 생각하다가) 계십니까? 아무도 안 계세요?! 누구 안 계십니까?
수 미 : (나온다) 누구세요? 주인 아주머닌 김밥 팔러 나가시구 안 계신대요.
현 기 : (정중하게 꾸벅 인사한다) 한준용 사장님 사모님이시죠?
수 미 : (의아한) ...누구세요?
현 기 : 김 영수라고 합니다. 예전에 한 준용 사장님께 많은 은혜를 입었던 사람입니다.
수 미 : ......(의아한)
#59. 세진방
현기, 앉아 있다. 한쪽에 놓여 있는 세진의 가족사진을 애틋한 표정으로 본다.
수미, 쟁반에 커피잔 받쳐 들고 온다.
수 미 : 갑자기 쫓겨오듯 오게 돼서 찻상 하나 변변한 게 없어요. 죄송합니다.
현 기 : (마음이 아프다) 괜찮습니다.
수 미 : (현기를 살피며) 저희 바깥 양반 아는 분들은 대충 제가 아는데...한번도 뵌 적이 없는 분 같은데.
현 기 : (연하게 미소 띠고 양복에서 봉투 꺼내 수미앞으로 내민다)
수 미 : 이게 뭐예요? (봉투를 들어 열어본다. 안에 든 돈을 보고 기함을 하며 현기를 보는데)
현 기 : 부담가지시지 말고 받아주십시오. 한 사장님이 베풀어주신 은혜에 비하면 이 돈도 약소합니다.
어떻게든 힘이 돼 드리고 싶은데, 이것밖에 해드릴 게 없어 송구할 따름입니다.
수 미 : (여전히 어안이 벙벙한)
현 기 : (일어서며) 전 그럼 그만 가보겠습니다.
수 미 : (몹시 당황하며) 잠깐만요. 우리 딸이 좀 있음 올건데...우리 딸한테 물어보구요...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한테 이런 거금 받은 거 알면 우리 딸이 나, 야단칠 거예요.
현 기 : (잠깐 난처한 표정 짓다가) 따님한텐 절대 아무 말씀 하지 마시고, 사모님이 필요할 때 요긴하게 쓰십시오.
따님껜 절대 말하지 마십시오.
#60. 병원밖
찬석, 답답한 마음에 담배를 피우고 있다. 이때, 선배, 달려온다.
선 배 : 찬석아.
찬 석 : (돌아보며) 어, 선배...어떻게 됐어요? 검산 다 끝났어요? 무슨 검사가 이렇게 길어요?
선 배 : 한 세진씨 못봤어?
찬 석 : 무슨 소리예요, 그게? 검사받고 있었잖아.
선 배 : 없어졌어...검사 끝나고 간이 침대에 잠깐 눕혀 놨었는데, 없어져 버렸어.
찬 석 : (황당한)
#61. 세진동네 골목
세진, 가방을 매고 털레털레 걸어오고 있다. “동그라미” 노래 구슬프게 낮게 읊조리며.
#62. 근처길
현기, 착잡한 표정으로 걸어내려 오다가 은은히 들려오는 세진의 노랫소리에 감전 된듯 발걸음을 멈춘다.
저 앞으로 세진, 노래를 읊조리며 오고 있다. 현기, 애써 표정 추스리며 천천히 걸음 옮긴다.
세진, 터덜터덜 걸어오는데, 갑자기 코피가 난다.
세진, 짜증스런 표정 지으며 고개를 뒤로 젖히고 가방 더듬어 화장지 꺼내 코를 막는다.
현기, 안타까운 표정으로 보지만, 차마 아는 체도 못하고 시선 떨군 채 세진의 곁을 천천히 스쳐 간다.
현기의 등뒤로 세진, 어쩔 줄 몰라하며 머리를 젖히고 서 있다.
이때, 저 앞에서 “세진씨!” 하고 부르며 오는 찬석의 모습 보인다.
현기, 당황하며 한쪽 담벼락으로 몸을 숨긴다.
찬석, 세진앞으로 달려온다.
찬 석 : 혼자서 도망와 버림 어떡해요?
세 진 : (찬석을 보다가 그대로 가려는데)
찬 석 : (세진의 팔을 잡으며) 또 코피나요?
세 진 : (찬석의 손길을 뿌리치며) 강현긴 나하군 아무 상관없는 사람이예요. 대체 나한테 왜 이러는 거예요?!!
현 기 : (표정)
세 진 : 번짓수 잘못 찾았다잖아요. 귀찮게 굴지 말아요, 제발.
찬 석 : 검사 하나 빼 먹은 게 있대요. 같이 갑시다.
세 진 : 신고하께요. 강현기가 내 주변에 나타나면 곧바로 신고할테니까 제발 내 주변에서 얼쩡거리지 말아요. 됐어요?!!
현 기 : (마음이 무너지는..발걸음 옮겨서 자리를 떠난다)
찬 석 : (세진의 손목을 잡으며) 같이 갑시다. 세진씨 지금 많이 아프대요.
세 진 : 당신 자꾸 이러면 나 명예훼손, 사생활 침해로 고발할수도 있어. 경찰이 그렇게 무소불위의 권력이니? 경찰이면 다야?!!
이런식으로 사람 자존심 짓밟구 인격 모독하구 그런 권리 누가 줬니? 대체 누가 줬어?!!
찬 석 : (그대로 할 말 잃고 보고 있다)
세 진 : (보다가 그대로 돌아서 간다)
찬 석 : ......(착잡하게 보는)
#63. 세진방
세진, 쓰러질 것 같은 표정으로 문 열고 들어온다. 수미, 걱정스럽게 보며.
수 미 : 너 얼굴이 왜 그래? 어디 아파?
세 진 : 아니...아냐. (찻잔 놓여 있는 것 보고) 누구 왔었어?
수 미 : 아니야...아무두 안 왔어.
세 진 : (수미를 안으며) 엄마, 나 되게 많이 피곤해. 좀 자고 싶어. 좀 쉬 고 싶어, 엄마...(눈을 감는)
#64. 현기 원룸
현기, 착잡한 표정으로 팔짱 낀 채 창밖을 보고 있다. 세진의 소리가 자꾸만 귓전을 맴돈다.
세 진(E) : 강현긴 나하군 아무 상관없는 사람이예요. 신고하께요. 강현기가 내 주변에 나타나면 곧바로 신고할테니까
제발 내 주변에서 얼쩡 거리지 말아요.
현기, 생각을 떨쳐버리려고 고개를 젓는다.
현기, 주머니에 손 넣어 핸드폰을 꺼낸다. 잠깐 생각하다가 전화번호를 누른다. 호숙집으로 거는 전화다. 신호음 가고.
정 태(F) : 여보세요.
현 기 : (잘못걸었나 싶어 핸드폰을 닫는다)
#65. 호숙방
정태, 수화기 들고 있다가 내려놓는다.
정 태 : 미친 놈. 잘못 걸었음 미안하다고 사과를 해야지. 예의가 없어, 예의가.
정태, 오징어를 씹으며 화투패를 떼고 있다. 옆으론 술상이 차려져 있다.
한쪽으로 호숙, 끄응 끄응 소리를 내며 앓고 있다. 미자, 엎드려서 숙제하며 호숙을 걱정스럽게 본다.
정 태 : 미자야. 너 아빠랑 육백한번 치자.
미 자 : 나 화투 못쳐요.
정 태 : 아빠가 가르쳐 주께. 쉬워. 이건 세 살 먹은 애들도 금새 배워.
미 자 : (어이가 없다) 엄마가 애들은 그런 거 하는 거 아니랬어요.
아빤 정말 이상한 아빠같애. 딸한테 그런 나쁜 거나 가르쳐 줄려구 그러구.
정 태 : (기가 막혀 피식 웃으며) 어이구, 저 쥐톨만한 것도 지 에미 닮아서 나불나불 입은 살았네.
이때, 다시 전화벨 울린다.
정 태 : (전화 받으며) 네, 여보세요.
현 기(F) : 거기 미자네 집 아닙니까?
정 태 : 네, 맞는데요, 누구십니까?
미 자 : (혹시 현기가 싶어 보는)
#66. 현기 원룸
현기, 남자 목소리에 당혹하며.
현 기 : 죄송하지만, 미자 어머니 안 계십니까?
정 태(F) : 당신 누구야? 당신 누군데 다 늦은 저녁에 남의 마누랄 찾아?
현 기 : (마누라란 말에 당황하는데)
미 자(F) : 아빠, 나 잠깐만 줘봐...(전화 받는) 여보세요. 여보세요. 현기오빠예요?
#67. 호숙방
미자, 애가 타는 표정으로 전화한다.
미 자 : 현기 오빠....아니 용필이 오빠 맞죠? 그쵸?
정 태 : (의아한 표정으로 보고 있는)
#68. 현기 원룸
현 기 : 그래, 미자야....나다...잘 지냈어?
미 자(F) : (울먹이는) 오빠...왜 안와요? 내가 얼마나 기다렸는데 왜 안 와요?
정 태(F) : (미자 옆에서 말하는) 오빠아? 누구야? 어떤 놈이야?
미 자(F) : (정태에게 말하는) 가만 좀 있어봐요, 아빠...(전화기에 말하는) 여보세요. 현기 오빠..아니 용필이 오빠.
여보세요, 여보세요.
현 기 : 그래, 듣고 있어, 미자야.
미 자(F) : 우리 아빠가 왔어요...오빠 근데 언제 올거예요?
현 기 : ....좀 있다...좀 있다 갈게.
#69. 호숙방
미 자 : 우리 엄마 바꿔 주까요? 엄마 감기가 들어서 많이 아파요.
호 숙 : (앓는 소리 내며 누워 있는)
정 태 : 끊어, 전화 그만 끊어. (수화기 뺏으려는데)
미 자 : 잠깐만요... (전화에 대고) 오빠 빨리 와요. 빨리 와요.
정 태 : (수화기를 탁 뺏어 끊어버린다)
미 자 : (식식거리며 원망스럽게 보는)
정 태 : 용필이 오빠가 누구야? 니네 엄마 환장하는 조용필이야 그 놈이?
미 자 : 아니예요. 장 용필 오빠예요.
정 태 : ...혹시...니네 엄마 그새 남자 생겼냐?
미 자 : 아니예요. 이 오빤 내가 좋아하는 오빠예요.
호 숙 : (그대로 앓고 있다...아저씨..아저씨...하며 소리는 거의 내지 않고 입만 벌려 헛소리하는)
#70. 현기 원룸
현기, 심난한 표정으로 담배를 꺼내문다. 유리창에 호숙과 미자의 웃는 얼굴이 보이는 것 같다.
#71. 검도장
힘찬 구령과 함께 허공의 가르는 죽도. 죽도로 타격대의 어깨와 머리 가슴등을 날렵하게 공격하는 찬석.
찬석, 바닥에 주저 앉으며 호면을 벗고, 땀을 닦는다. 세진의 모습이 자꾸만 눈앞에 아른거린다.
#72. 플래시백 (9회 #62 근처길)
세 진 : 당신 자꾸 이러면 나 명예훼손, 사생활 침해로 고발할수도 있어. 경찰이 그렇게 무소불위의 권력이니? 경찰이면 다야?!!
이런식으로 사람 자존심 짓밟구 인격 모독하구 그런 권리 누가 줬니? 대체 누가 줬어?!!
#73. 검도장
찬석, 다시 호면을 쓰고 일어난다. 답답한 마음을 풀려는 듯 타격대를 죽도로 공격하는.
#74. 호구 비디오 가게
인서트 비디오 화면-브레이크가 고장나서 위험하고 아슬아슬하게 달리고 있는 차가 나오는 장면이다. (영화 “세인트”의 한 장면)
비디오를 뚫어져라 진지하고 심각한 표정으로 지켜 보고 있는 호구. 호구, 한순간 눈빛이 빛난다. 그래, 저거다.
#75. 지하 주차장
가방을 메고 모자를 눌러쓴 호구, 두리번 거리며 온다. 저 앞으로 찬석의 차가 보인다.
호구, 긴장한 표정으로 다가간다. 누가 없나? 주위를 살피며 마른 침을 삼킨다.
#76. 샤워실
샤워하고 있는 찬석.
#77. 지하 주차장
호구, 차의 본네트를 열고, 가방에서 준비해온 뺀치를 꺼낸다.
초조와 긴장으로 얼굴엔 식은땀이 가득하다. 뺀치를 든 손이 바들바들 떨린다.
호구, 브레이크 선을 찾아서 자르려고 하는데, 손이 떨려서 쉽지가 않다.
호구, 왼손으로 떨리는 오른손을 꽉 잡는다. 정신차리자..떨지 말자..떨면 안돼. 호구의 얼굴 땀으로 흠뻑 젖어 있다.
호구, 다시 뺀치를 가져다 브레이크 선을 끊으려고 하는데.
이때, 호구의 어깨를 탁 내려치는 죽도.
호구, 비명을 지르며 뺀치를 떨어뜨리고...당황해서 돌아보면 검도복을 어깨에 맨 찬석이 서 있다.
찬석, 싸늘하게 표정이 굳어 죽도로 호구의 머리와 어깨, 가슴 등을 날렵하게 후려친다.
호구, 털석 주저 앉으며 울음을 터뜨린다.
호 구 :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찬 석 : (죽도를 거두고) ...강현기가 보냈냐?
호 구 : 아니예요. 내가 그냥 온거예요. 형은 아무것도 몰라요, 정말이예요. 우리 형은 상관없는 일이예요.
찬 석 : (피식) 하긴 강현기라면 너 같은 어수룩한 놈을 보내서 이런 아마츄어같은 짓을 시키진 않았겠지.
호 구 : (바들바들 떨며 훌쩍이며 운다)
찬 석 : 장호구! 너 이런 실력으론 나 못 죽여. 가서 엄마 젖 좀 더 먹구 와야겠다.
(본네트를 닫고 키로 차문을 열고 검도복을 던져 놓는다)
호 구 : (어쩔 줄 모르고 계속 훌쩍거리고)
찬 석 : (차에 차려다가 호구를 돌아보고) 범인 은닉에 공무 집행 방해, 그리고 이번에 살인 미수까지
(자기 머리를 툭툭 치며) 장부에 다 기록 해뒀다.
호 구 : (겁에 질려 훌쩍이고)
찬 석 : (싸늘하게 보다가 차에 오른다)
찬석, 차를 출발시켜 간다.
호구, 얼어붙은 듯 그 자리에 주저 앉아 훌쩍이며 운다.
#78. 찬석 빌라 거실
찬석, 들어서서 소파에 털석 앉는다. 기가 막힌 듯 멍한 표정이다.
찬석, 담배를 꺼내 물려는데, 현관문 열리고, 명섭, 들어선다.
명 섭 : 잘됐다, 마침 있었구나.
찬 석 : (담배를 다시 집어 넣는다)
명 섭 : (찬석 맞은 편으로 와 앉는다. 약간 상기된) 진범이 잡힐 거 같다.
찬 석 : (흠칫보는)
명 섭 : 현기 누명을 벗겨줄 진범이 잡힐거 같어. 왜 거 백화가구점 윤씨라는 작자 있지?
사채빚 안 갚는다구 딸이 성폭행 당해 정신병원에 입원했다는...아무래도 그 작잔거 같다.
찬 석 : (멀건히 보는)
명 섭 : 그날 범행 시간에 치킨집에서 같이 술 마셨다는 거 사람들이 거짓으로 증언한거래. 그날 그 자는 그 자리에 없었대.
찬 석 : (미간이 가볍게 떨리는)
명 섭 : 그날 딸 아이를 데리고 바닷가에 갔다고는 하는데...그것도 거짓말 같더라구.
살인 동기도 아주 분명하고 현재론 확실한 알리바이도 없고....그 자가 확실한 거 같애.
찬 석 : ......(멀건히 보는, 진범이 잡힐 것 같다는 말보다도 강현기를 위해 저렇게 동분서주라는 아버지를 보며
착잡한 마음이 먼저 든다. 강 현기가 과연 어떤 인간이길래..)
#79. 지하 주차장 (찬석의 검도장이 있었던)
호구, 꼼짝도 않고 얼어붙은 듯 그 자리에 계속 앉아 있다. 울음은 그쳤다.
호구, 천천히 몸을 일으켜 발걸음을 옮겨간다.
이때, 주차장 입구쪽에서 들어오는 찬석의 차. (찬석과 똑같은 종류, 색깔의)
#80. 차안
사내1(보스옆에 있던), 운전하고 있다. 저 앞의 호구를 보고 엑셀을 밟는다.
#81. 지하주차장
호구, 자신의 덮칠 듯 오는 찬석의 차를 보고 당황하며 눈이 동그래진다. 놀란 호구의 얼굴위로 쏟아지는 헤드라이트 불빛.
끼익 급정거하는 브레이크의 날카로운 마찰음. 텅 하고 받히는 소리. (STOP. M)
#82. 찬석 빌라
찬석, 깍지낀 두손을 마주 잡고 생각에 잠겨 있다. 명섭, 그런 찬석의 눈치를 살핀다.
명 섭 : 이젠 니가 좀 나서줘야겠다...난 형사가 아니라 아무래도 한계가 있어. 부탁한다, 찬석아.
찬 석 : (툭) 강현기라는 놈 대체 어떤 놈입니까?
명 섭 : ....
찬 석 : (쓴 웃음 지으며) 대체 어떤 놈이길래 호구란 놈두, 그리구 아버지까지두 그렇게 자신의 모든 걸 걸구
그 자식을 감싸구 도는 겁니까?
이때, 찬석의 핸드폰 울린다.
찬 석 : (핸드폰 받는다) 네, 이 찬석입니다.
현 기(F) : 나, 강현기다.
찬 석 : (흠칫 표정이 굳는다)
화면 두 개로 나뉘어지며 현기의 모습 들어온다.
#83. 현기 원룸 / 찬석 거실
현 기 : (분노가 어린) 호구, 차로 치어서 사경에 빠뜨린 거 니가 한 짓이냐?
찬 석 : (잠깐 당혹) 무슨..무슨 소릴하는 거야?
현 기 : (이를 가는) 이 찬석! 용서하지 않겠다...절대로 용서하지 않겠어!
찬 석 : (황당한 표정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