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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송이 백합화 원문보기 글쓴이: 주랑나랑
2003년 05월 12일 (월요일) 17 : 39 오마이뉴스 | ||||||||||||||||||||||||||||||||||||||||||||||||||||||||||||
절로 터지는 감탄사, 연분홍 빛깔로 메아리친다 | ||||||||||||||||||||||||||||||||||||||||||||||||||||||||||||
/최연종 기자 (strong21@hanmail.net) |
2003년 05월 06일 (화요일) 20 : 14 오마이뉴스 | ||||||||||||||||||||||||||||||||||||||||||||||||||||||||||||||||||||||||||||||||||||||||||
백아산 마당바위에 수많은 넋으로 핀 고산철쭉 | ||||||||||||||||||||||||||||||||||||||||||||||||||||||||||||||||||||||||||||||||||||||||||
원혼 마음을 담은 철쭉이 아우성과 함성으로 "타닥타닥 톡톡" "따콩따콩" 피어…. 20여분 더 가다보니 사람 소리가 들린다. 서너 명을 만나고 마저 오르니 우측으로 하얗고 울퉁불퉁한 마당바위 암벽이 길게 모습을 드러낸다. 이제부터 키 작은 나무들이 주류다. 참나무, 낙엽송, 소나무 등 높이자란 나무도 얼씬거리지 못하고 키 작은 2미터 남짓한 나무들로 빼곡이 들어선 광활한 평전(平田). 이곳에 고산 철쭉이 셀 수 없이 자생하고 있다. '진달래'와 흔히 '개꽃'이라 불리는 영산홍 류(類)의 점액질이 묻어 있는 붉은 듯한 자주색 철쭉과는 구분되는 백아산 산철쭉은 흰색바탕에 옅은 분홍색을 잠깐 담가 물들였거나 분홍꽃 그리려고 빠레트에 맑은 물을 자주 섞다보면 나오는 색감, 수채화 같은 뽀얀 색이다. 꽃망울을 터트릴 때나 약간 붉은 기운을 띨 뿐 흰색에 가깝다.
/김규환 기자 (kgh17@hitel.net) |
[산&산](26) 전남 화순 백아산
'하얀 거위떼' 눈을 타고 산으로 떠났나
'산으로 간 거위들을 본 적이 있나요. 그것도 목 길게 뽑아 가슴죽지로 퍼득이며 무리지어 산으로 올라가는 거위 말입니다. 본 적이 없다면 전남 화순으로 가보세요. 떼를 지어 하늘호수로 풍덩풍덩 빠지는 모습이 정말 장관입니다. 요즈음은 함박눈까지 뒤집어써서 더욱 하얘진 모습이 쪽빛 하늘호수와 대비돼 더더욱 싱그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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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아산 정상에서 휴양림쪽으로 돌아 내려와 바라본 정상 부근 바위봉의 설경. 함박눈이 내려 더욱 신비스러운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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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남도 정중앙은 화순군 능주면이다. 서쪽인 나주시와 인접한 능주와 도곡면, 화순읍 쪽은 평야지대에 가깝다. 세계문화유산인 고인돌이 즐비하고 도암면에 가면 운주사가 우리를 반긴다. 천불천탑의 신비가 깃들어 있는 운주사에서 그윽한 산사의 기운을 느끼고 화순 관내를 대각선으로 가로질러 동북쪽으로 향한다. 이양, 청풍, 춘양, 한천이 또 하나의 지역으로 화순에서도 버림받는 골짜기에 700, 800m대 산에 안겨서 시절을 잊고 더 촌구석화 되고 있는 구역은 장흥이나 보성쪽에 가깝다. 화순읍은 여느 수도권 신도시 못지않게 도시화가 진행되어 유일하게 전라남도에서 인구가 늘어가는 시군이라는 아이러니한 곳이지만 이제 화순읍, 동면을 거치면 색다른 풍경에 또 놀란다. 강원도 태백, 정선엔 미치지 못하지만 한때 우리나라 서남권에서 유일하기도 했고 무연탄 매장량이 만만치 않았던 화순탄광지대라 자연전체가 까맣다. 산과 나무, 바위와 집이 모두 시커멓다. 남부지방에서 탄광촌이 형성이 되어 일제시대엔 원산총파업 다음으로 노동운동이 활발했던 지역이다.
사람들은 화순군은 광주와 닿아있고 전라남도 한가운데에 있어 평야지대거나 그냥 평범한 군으로 인식하기 쉽다. 벌써 여기만 훑어보아도 이미 일반 시군과는 거리가 멀다. 모든 큰 도로가 화순군을 비켜가기 때문에 화순군은 가운데에 외따로 떨어져 있다. 동북쪽으로는 호남고속도로가 장성, 광주를 거쳐 담양, 곡성, 순천, 광양이나 여수 등 동남쪽으로 빠지고 국도 1호선과 철도는 나주, 함평, 무안, 목포 등 서남부 지대를 거쳐 영암, 장흥, 보성, 해남, 강진, 고흥으로 빠진다. 88고속도로는 담양을 거쳐 전북 순창으로 빠지고 서해안고속도로는 전라북도와 연결을 편리하게 하여 영광, 함평을 따라 곧바로 목포로 연결된다. 이러니 화순은 2차선 국도만 몇 개 지나가므로 아직도 깊은 잠에서 깨어나지 않아 예전 시골 분위기 그대로다. 광주에서 무등산을 바라보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데 바로 그 민둥산 뒤쪽이 화순군이다. 무등에 가린 건가 화순을 덮어 버린듯하다.
탄광지대를 지나면 화순현감 자제로 글공부를 하던 다산 정약용 형제들이 방랑시인 김삿갓 김병연이 말년을 보내던 남한 최고의 절경 화순적벽이 묻힌 동복천 일대를 지나면 내 어린 시절 왁자지껄한 꿈을 선사했던 시장판이 열리던 이서면 방석굴장이다. 동복댐에 수몰되어 낱낱이 사라진 기억의 밑바닥이다. 마의 묘치재를 넘거나 실제 존재하지 않는 사평역으로 착각하는 남면 사평리를 지나면 오지호 화백의 정신세계에 들어가기 위해 탄광 끝자락을 지나쳐 오른쪽에 모후산을 두고 동복면을 지난다. 담양 식영정과 환벽당, 소쇄원을 둘러보고 큰 고개를 넘고 동복 가수리를 지나 또 한번 넘거나 곡성군 오산면에서 선세재를 넘으면 화순군 북면에 이른다. 아! 이제야 내 고향에 도착했구나. 넘는 곳마다 재요, 산이니 사람들이 이곳을 지척에 두고도 몰라보는 게 당연하지. 지나치기 십상인 것을 알아주지 않는다고 한탄할 일이 아니다.
조정래의 <태백산맥> 후반부는 백아산 이야기이고, 정지아(鄭智鵝)의 <빨치산의 딸> 전 3권은 '백아산의 메아리'가 쟁쟁하게 울려 퍼져 서남권 공비토벌을 위해 미8함대가 오키나와를 출발하던 생(生)과 사(死)가 교차하던 현장이다. 피비린내가 진동하던 악과 선, 밤과 낮이 공존하던 소굴이었다. 높이와 규모로 보아 관악산(629m)이나 인수봉이 있는 삼각산(836m. 북한산은 일제시대에 지어진 이름으로 이젠 본래 이름인 삼각산이라 불러 줄 때가 되었다.)이지만 3,500명의 버림받은 최후의 전사(戰士) 빨치산은 지리산, 백운산, 조계산, 모후산, 추월산, 회문산, 덕유산을 접고 그들에겐 야산이나 다름없는 백아산 골짜기로 몰려들었다. 왜일까? 왜 내 아름다운 고향, 백아산으로 몰려들어 산천초목 병들게 하고 사람들 마음에 멍이 들게 한 것일까? 하고 많은 곳 놔두고 그 험난한 역사를 쓰게 한 것인가.
지리산은 산은 크지만 식량 확보를 위한 '보급투쟁'이 용이치 않고 지형상 서쪽에서나 동쪽 어느 방향에서든 토벌대에겐 기어오르기만 하면 진지를 확보하는데 별 저지선이 없었다. 언제고 몰살당할 위험에 노출되었고 혹한기에는 추위에 견딜만한 기력이 없었다. 여타 지역은 빨치산 간 고립을 면치 못하여 분산될 소지가 있었다. 백아산은 이런 여러 가지 악조건을 극복할 대안이었다. 동북쪽으론 섬진강(贍賑江)이요, 화순군 일대 전남 중앙부를 관통하는 동복호와 주암호로 빨려 들어가 광주 전남 주민의 식수를 공급하는 보성강(寶城江)의 발원지로 나뉘는 분기점이다. 백아산에서 지리산까지 하룻밤에 부상자를 들춰 메고 달릴 수 있다. 주위에서 피아간(彼我間) 교전이 벌어지면 한걸음으로 도착할 수 있다. 마지노선으로 최후의 보루를 내주고 도피할 루트가 곳곳으로 이어진다. 섬진강 건너는 걸 제외하고는 아지트가 될만한 조건이 충분해 이곳이 산악게릴라전의 요새(要塞)로 된 첫째 이유이다. 백아산으로 이어지는 모든 길은 해발 350m 이상의 고지를 넘어야 접근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뿐인가. 일단 화순북면으로 들어오기도 겁이 나지만 이 지역으로 어찌어찌 왔다고 해도 머무를 만한 곳이 없다. 길목에서 보이는 족족 들이 갈기면 수도 없이 나가떨어지니 감히 엄두를 내기 힘들다. 그러니 대대적 공세와 미군 측의 도움까지 받아 총공세를 펼치고도 누차 물러갔던 요인이기도 하다.
천연잔디가 깔려있어 2, 3천명이 춤추고 놀 수 있고 발동기를 끌고 올라가 방아를 찧었던 깎아지른 암벽 경사 위에 운동장이 펼쳐져 있으니 고지를 탈환하고 내주지 않으려고 국군과 빨치산의 명운을 걸고도 남을 가치가 있다. 바로 앞엔 무등산 뒤 꼭지가 쭉 펼쳐져 있다. 마당바위 바로 아래엔 용솟음치는 샘물이 사철 끊이지 않는다. 그 아래로 5월이면 고산철쭉 군락이 이념(理念)의 잣대로 갈라 피비린내를 풍기며 그 당시를 위로하고 있다. 보드랍던 백의민족의 흰 옷에 선명한 선혈이 낭자된 것일까. 그 시절을 잊지 말라고 누군가가 몰래 아픔을 뿌려 놓은 것인지도 모른다. 군대에선 사람목숨보다 중요한 게 총과 총알이다. 그런데 남북 양쪽으로부터 고립된 지역에서 자신들을 지켜낼 무기를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 배후도시엔 광주라는 든든한 백그라운드가 있었고 여기에 한 때 광주를 같이 점령했던 화순탄광에 화약고가 있었던 점도 주목할만 하다. 소리 없는 전쟁을 치르기 위한 자연 최대의 무기인 대나무가 지천이었던 것도 탄환을 절약하는 기회이기도 했다.
길들여진 민간인에게 인심을 잃지 않는 건 전투 식량 확보, 보급투쟁의 유리한 1차 조건이다. 덧붙여 담양, 곡성, 화순 일대 자잘한 산골 마을을 끼고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했으리라. 그들의 인정과 보투 과정에서 빚어지는 자잘한 다툼에 은신처가 곳곳에 숨어 있으니 노출되지 않고도 최소한의 먹을거리는 손에 넣을 수 있었을 것이다. 방향 감각과 길을 잃고 기력이 떨어졌다면 그 참담한 심정을 산에 다녀본 사람들은 안다. 마땅히 쉴만한 곳도 없을뿐더러 가져갔던 요깃거리마저 떨어져 간다. 마실 물도 찾기 힘들다. 암담한 상황에 놓이게 되면 당황부터 하게 되는데 이때 무엇으로 그 상황을 모면할 것인가? 당시 ‘산사람’들은 칡뿌리도 캐야하고 칡넝쿨, 칡꽃을 따먹는다. 진달래와 독이 있는 철쭉을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 청미래넝쿨 열매, 찔레 싹 찔구, 마, 삐비, 띠뿌리, 똘배, 똘감, 팥배고욤, 머루, 다래, 으름에 생전 먹어보지 못한 쥐똥나무 열매도 따먹는다. 삽주(창출), 더덕, 딱주(잔대), 백하수오, 메꽃뿌리 뿐 아니라 독초뿌리도 씹어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서 한가히 가재나 징게미, 메기, 산천어를 잡아 매운탕 끓일 수도 없지만 죽지 않기 위해서는 풀뿌리와 나무껍질의 효용을 알아야 했다. 눈여겨 봐둬야 했다. 지혈제와 더위를 물리는 식물, 추위를 견디게 하는 자체 상비약은 산에서 구해야 했으니 다들 식물학 박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취나물, 돗나물, 엉겅퀴, 다래잎, 홑잎, 떡취, 곤달비, 곰취, 미나리까지 나물류를 통달하면 어엿한 산사람이 되어 턱수염 덥수룩하여 영락없는 귀신 몰골이다. 나방과 벌레를 잡아먹어야 했던 사람들이 노루, 고라니, 멧돼지, 토끼, 산비둘기, 참새, 뱀 따위의 산짐승을 가만두었을까 보냐.
이게 백아산에는 모두 있었다. 해발 300m 대가 평지다보니 들엔 나물로 그득했다. 700~800m대 산엔 야생동물이 뛰놀고 있었다. 때론 외로움을 달래주는 동무였지만 굶지 않는 게 우선이었다. 지리산 등 백두대간 본 줄기에 벗어나 있지만 없는 것 없이 생물종의 다양성에선 약초와 더불어 빠짐이 없는 깊숙한 곳이다. 산삼이라고 없을까? 이런 자원의 보고가 내 고향 백아산이다. 산채원의 적지이다. 서늘하여 중부지방 사람들이 산나물을 찾을 때에 맞춰 싹이 피어나므로 시기도 같다. 서늘한 기후는 무엇보다 농약과 화학비료를 칠 명분을 주지 않는다는 점도 부각되어야 한다. 상수원 최상류에서 유기농을 실천하면 그것이 바로 환경운동이며 사람의 손길이 거의 미치지 않는 최소한의 개발로 우리 산천을 지키기에도 적합하다. 긍정적인 이점을 최대한 활용하는 노력은 예서 멈출 수 없다. 적재적소 식재 원칙에도 부합하여 가만히 놔둬도 잘 자란다. 덧붙여 내가 나고 자란 곳이라 토질과 기후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자연에 순응하며 더불어 살 수 있는 지혜를 발휘할 여지도 많다. 백아산은 전후 세대인 나에겐 이제 삶의 터전이 되어야 한다. 잘잘못을 따지기에 너무 많은 세월이 흘렀다. 이 기회에 홍어 한 접시 차려 양쪽 넋을 위로하지 않는다면 영영 화해할 시기를 놓칠지도 모른다. 엄연히 사실로서 존재했던 역사가 묻힐 위험도 있다. 우리 역사였던 것을 이젠 아우르고 보듬어야 하지 않을까. 통일을 준비하는 우리의 책무이기도 하다. 험난했던 역사는 늘 우리 곁에 살아 있다. 양쪽을 위로하는 산막 하나 만들어 교훈으로 삼는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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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쭉 명산 8선 화순 안양산/화순 백아산/태백 태백산/정선 두리봉 운봉 바래봉/해남 흑석산/제주 한라산/장흥 제암산 ■화순 안양산 신록의 바다에 펼쳐진 '철쭉 주단' 광주의 진산 무등산 남쪽의 안양산(安養山·853m)은 이 지역 주민들만이 주로 즐겨온 철쭉 명산이다. 무등산의 한 위성봉 격이고 밋밋한 산봉이라서 산 자체의 위용이나 멋을 특별히 따져 말할 대상지는 아니다. 그러나 5월 들면 누구에게나 권하고픈 철쭉 명산이 된다. 산릉 전체에 넓고 긴 분홍 주단을 펼친 듯한 장관이 연출된다. 광주쪽에서 올라도 되지만 안양산 휴양림과 연계해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안양산 자연휴양림 매표소 앞 주차장(유료)에서 대나무숲 사잇길로 하여 100m쯤 올라가면 둔병재 마루의 공터가 나온다. 여기서 오른쪽 '안양산 정상 50분 소요'라고 쓰인 안내판 옆 산길로 접어든다. 300m쯤 널찍한 임도를 따라가서는 '안양산 휴양림'이란 팻말이 선 곳에서 왼쪽으로 꺾어 숲길로 접어든다. 이후 급경사길이 시작된다. 여기서 정상까지는 1.5km 거리. 통나무를 가로질러 철근으로 고정해 두었고 옆에는 굵은 동앗줄을 매어두었을 만큼 경사가 가파르다. 경사가 약해지고 숲지대가 끝나면 철쭉밭이 시작된다. 휴양림에서 약 30분, 700m쯤 걸은 뒤다. 잡목은 다 베어내고 철쭉만 남겨 두어 양쪽으로 시원히 트인 평평한 산록을 철쭉이 뒤덮고 있다. 그 가운데로 길이 나 있으며 모난 석주형의 한 길 남짓한 화강암이 서 있어 조망하기도 좋다. 그후 잠시 철쭉 군락이 줄어들며 볼품이 없어졌다가 정상에 이르면 아까보다 한결 넓은 철쭉밭이 펼쳐진다. 정상 북쪽 약 800m의 안부까지는 또한 능선 양쪽으로 50~100m 폭으로 철쭉의 주단이 펼쳐진다. 화순군에서 세운 정상비가 선 정상부는 풀밭이고, 저 앞으로 무등산의 듬직한 풍모가, 올라온 길쪽으로는 긴 산릉이 진초록의 신록을 입고 뻗어나가 있어 한동안 즐기며 쉴 만하다. 산이 순하고 대도시가 가까워서인지 오후 늦게까지도 탐방객들이 정상까지 올라온다. 정상 북쪽, 철쭉밭의 폭이 눈이 띄게 좁아지는 안부의 능선 삼거리에서 곧장 능선길을 따라 무등산의 다른 등산로로 이어가도 된다. 하지만 이 삼거리 이후부터는 철쭉은 별로 없으므로 왼쪽 계곡길로 하산한다. 계곡 하산길은 처음 얼마간만 급한 내리막이다. 500m 남짓 내려가면 바가지가 놓인 샘터가 있고, 그 후 골짜기를 오른쪽으로 건너며 길이 한결 순해진다. 아름드리 송림이 우거진 길을 30분쯤 걸어가면 널찍한 농로에 이어 수만리3구 만수 마을경로당 앞 공터에 다다른다. 안양산 안내판이 서 있는 이곳에서 화순읍내 택시를 불러 휴양림으로 간다. 전화 061-374-8012. 대절료 9,000원. 안양산은 안양산 자연휴양림~정상~수만리로 넘어가든, 아니면 출발점으로 되내려가든 4km에 3~4시간이면 충분하다. ■교통 광주쪽에서 갈 경우는 화순읍내, 만연폭포를 거쳐 이서면 방향으로 간다. 우선 수만리 입구를 지나고 곧이어 둔병재 넘어 안양산 자연휴양림에 이른다. 버스편은 운행 횟수가 너무 적어 이용하기가 좀 불편하다. 광주에서 하루 7회 화순 야사행 버스가 운행하며, 안심저수지 둑에서 내려 1km 걸어 올라가야 휴양림이다. ■숙박 안양산 자연휴양림(061-373-2065) 시설이 우선 권할 만하다. 혹은 휴양림에서 약 10km 거리인 화순온천리조트의 시설을 이용. 주말로는 두 군데 모두 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방을 구하기 어렵다. ■화순 백아산 천불봉 기암 어울린 철쭉 선경 흰 백(白) 자, 거위 아(鵝) 자를 쓴 백아산은 이름 그대로 거위처럼 미끈하고 희디흰 암봉이 산릉에 줄지어, 혹은 산비탈을 가득 채우고 늘어서 있다. 봄이면 그 사이에 연분홍 철쭉이 피어나 선경을 이루는 산이 백아산이다. 철쭉 명산이 제값을 하려면 넓은 꽃밭에다 그 꽃빛을 제대로 떠올려 주는 배경인 초록 산비탈, 그리고 여백을 채워줄 암봉이 기본 요소다. 백아산은 이 세 요소를 모두 갖춘 보기 드문 철쭉 명산이다. 다만 능선을 따라 길게 철쭉밭이 펼쳐진 것이 아니라, 아쉽게도 천불봉~마당바위 사이의 안부가 철쭉밭의 모두다. 이렇듯 철쭉 밭 규모는 작지만 짜임새가 워낙 뛰어나 봄마다 많은 사람의 발길이 이어진다. 백아산 탐승은 남동쪽의 백아산 자연휴양림, 북서쪽의 백아산관광목장 두 군데 기점을 연결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철쭉 철이면 더더욱 철쭉밭만 구경하고 내려가려는 사람들로 관광목장쪽에서의 등산객이 훨씬 더 많아진다. 화순군 북면청년회의소 사람들이 매년 5월 초 개화기에 맞추어 철쭉제를 열기도 한다(올해는 5월1일·북면사무소 061-372-5301). 호남고속도로 곡성 나들목에서 빠져나가 15번 국도를 따라 남하하노라면 백아산관광목장 입구임을 알리는 아치형의 커다란 팻말이 보인다. 그 안으로 아스팔트 도로를 따라 주욱 들어가면 백아산모텔 주차장이다. 목장측이 주차료를 받지 않는 한편 모텔 옆에는 수질이 뛰어난 물을 누구든 받아갈 수 있게 수도꼭지를 따로 빼두었기에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기점 삼아 오른다. 모텔 뒤 공터로 가서 '등산로' 팻말이 가리키는 대로 계단길로 오르면 곧 송림 숲길이 시작된다. 통나무로 잘 정비해둔 등산로로 능선을 따라 곧게 오르면 오른쪽 저 위로 백아산 정상 남사면에 늘어선 바위봉들이 뵌다. 지능선 길은 이윽고 급경사로 변하고, 곧 아늑한 안부로 이어진다(1시간30분 거리). '철쭉단지' 팻말이 선 이곳 안부의 철쭉 풍광이 백아산 철쭉 풍광의 백미이자 거의 모두다. 간혹 급습한 추위로 봉오리들이 꽃으로 피지도 못하고 떨어져버리기도 하지만, 이 지역의 풍광 자체가 워낙 빼어나기에 봄이면 늘 많은 사람들이 모인다. 첫째 가는 조망지는 안부 왼쪽 옆의 마당바위. 30여m급한 철계단을 오르면 평평한 암부 위에 다다르는데, 철쭉단지 일대는 물론 옹성산과 멀리 모후산까지 훤히 트이는 기막힌 쉼터다. 이곳이 좋은 것은 철쭉과 어울린 암봉이 또한 다른 암봉들과 대비된 철쭉 풍광을 조망할 수 있는 조망대의 역할도 하기 때문이다. 마당바위 북서쪽으로는 절터바위니 상여바위 같은 암괴들이 줄지어 늘어서서는 하나의 긴 암릉을 형성하고 있다. 암릉 등줄기를 타고 100여m 급경사로 길이 막히는 곳까지 가보도록 한다. 마당바위를 내려와 철쭉단지 안의 샘터로 가면 병풍으로 늘어선 마당바위~상여바위 암릉이 철쭉꽃 무리와 옅은 신록을 장식 삼은 풍광이 또한 아름답다. 이 샘물은 수도꼭지를 틀어놓은 것처럼 수량이 좋다. 철쭉 구경 후 대개는 다시 농장쪽으로 내려가지만, 백아산 자연휴양림까지 암릉 구경을 하며 가는 것도 적극 추천할 만하다. ■교통 백아산 자연휴양림에서 백아산관광목장 입구를 지나는 버스 1시간 간격 운행. 동복면 동복개인택시 061-372-2011. ■숙박 백아산관광목장의 백아산모텔(061-373-8084)이나 백아산 남동쪽의 깊은 계곡 울창한 숲속에 자리한 화순군 직영의 백아산 자연휴양림(061-374-1493) 이용. ■태백 태백산 천년 주목과 어울린 연분홍 철쭉 태백산은 거대한 장산의 면모만으로도 전국적 명성을 얻고 있거니와 봄이면 정상 능선에 철쭉이 만발, 사람들을 불러 모은다. 화사한 철쭉밭의 분위기는 그로테스크한 천년 노거목 주목의 실루엣이 어울리며 한결 멋스러워진다. 철쭉밭은 최정상인 장군봉에서 천제단, 그 남쪽의 부쇠봉까지 주능선 전체에 걸쳐 있다. 신록의 산비탈 위로 분홍빛 철쭉무리가 수놓아진 모습도 아름답다. 개화기는 대개 6월 초순경이며, 이 무렵 태백산 철쭉제가 열린다(올해는 5월26일~30일·태백시 관광문화과 033-550-2081). 철쭉밭으로 오르는 길은 여러 가닥이다. 당골광장에서 시작하는 당골길이 그중 가장 일반적인 루트다. 소도동 당골주차장 입구에서 200m쯤 언덕길을 따라 올라가면 넓은 당골광장이며, 이 광장을 오른쪽으로 비스듬히 가로질러 나아가면 등산로 입구다. 당골 등산로는 철난간을 시설한 계곡가로 이어진다. 문수봉과의 갈림길목, 호랑이에 물려죽은 사람의 무덤인 호식총((虎食塚)과 그 옆의 샘을 지나 오르면 발효화장실이 선 반재에 다다른다. 반재는 천제단~당골광장 간 거리 4.4km의 절반이 되는 지점으로서, 여기부터 길의 경사가 순해진다. 왼쪽으로 주욱 가로지르듯 올라가면 망경사(望景寺)에 다다른다. 망경사는 천제단에서 기도를 드리려는 수많은 기도객, 무속인들이 머무는 곳으로서 절 오른쪽 옆에는 한국 100대 명수의 하나로 꼽히는 용정 샘터가 있어 등산객들에게 요긴히 쓰인다. 용정 오른쪽 옆에서 곧장 뻗어오른 넓은 길을 따라 올라가면 단종비각. 여기서 10여 분만에 주능선 상의 천제단(1561m)에 다다른다. 철쭉밭은 천제단 북쪽의, 태백산 최고봉인 장군봉(1566m) 정상에 있는 상단 장군단, 그리고 남쪽 아래의 하단에 이르기까지 광대하게 펼쳐져 있다. 주목 거목은 장군봉 동쪽 아래, 장군단 북쪽 위의 동사면의 것이 특히 볼 만하다. 천제단에서 남쪽 하단(下壇)을 지나 5분쯤 내려가면 길 왼편 약 30m 저편에 또한 주목 거목이 있다. 이들 주목 주변에 철쭉꽃이 핀 풍경이 그만이다. 철쭉 탐승 이후 하산은 문수봉쪽으로 해보기를 권한다. 남쪽으로 500m쯤 더 내려가 '현위치 부쇠봉, 문수봉 2.2km, 천제단 0.8km '라 씌인 팻말이 선 갈림길목에서 왼쪽 길로 들어 30분쯤 가면 크고 깨끗한 바윗덩이가 널린 넓은 너덜겅을 이룬 문수봉 정상에 다다른다. 문수봉에서 동쪽으로 너덜지대를 벗어나 숲속길로 들면 오랜 주목 거목에 이어 당골광장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다. ■교통 청량리에서 태백 경유 강릉행 열차 1일 6회(08:00 무궁화, 10:00 무, 12:00 무, 14:00 무, 17:00 새마을호, 22:00 무) 출발. 4시간30분 소요. 동서울터미널에서 30~40분 간격으로 태백행 버스 운행. 태백 시외버스터미널에서 태백산 당골행 버스 하루 27회(07:38~22:15) 운행. 태백역 033-552-7788. 태백시외버스터미널 033-552-3100. 태백택시 080-581-6404, 태백개인택시조합 033-581-3001. ■숙박(지역번호 033) 태백시청 직영의 콘도식 태백산 민박촌은 9평, 15평, 32평형이 있으며 계절, 인원에 따라 25,000원~95,000원(553-7460). 그랜드장 552-1737, 대현장 552-3040.음식은 황지동 한우마을숯불실비식당(552-5449)이 유명. ■정선 두리봉 주목과 기암 어울린 '고원 철쭉밭' 정선 두리봉(혹은 두위봉·斗圍峯)은 강원도에서 태백산과 더불어 2대 철쭉 명산이라 할 산이다. 매년 6월10일 전후가 되면 산정 전체에 철쭉이 만발하며, 철쭉제도 열리고 있다. 두리봉 철쭉은 꽃의 크기가 다른 산의 것에 비해 유난히 크고 빛이 고운 편이다. 정선아리랑에 '두리봉 겉이두야 두텁던 정이…' 하는 가사가 있듯, 두리봉은 두루뭉실한 산이다. 산정 근처에는 여러 기암과 '살아 천 년, 죽어 천 년'이라는 희귀목 주목이 드문드문 서 있다. 이들 기암과 주목이 어울린 철쭉 풍광은 짜임새가 뛰어나다. 산 높이는 해발 1,466m로 비교적 높은 편. 하지만 산행 기점인 함백의 해발 고도가 이미 500m대를 넘으므로 실제 산행에 소요되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 정선군 신동읍의 탄광도시 함백읍내 함백역에서 남서쪽으로 500m쯤 가면 굴다리 밑으로 난 도로가 있다. 이 길을 따라 곧장 1km 올라가면 두리봉 등산코스인 단곡계곡 입구 안경다리 마을 주차장이 나온다. 이곳에서 1km쯤 위 작은 공터까지도 승용차 진입이 가능하나, 철쭉철 주말에는 통행금지다. 길은 공터(제2주차장)에서 개울을 건너며 경사가 급해진다. 모난 자갈이 깔렸고 뙤약볕을 가려주는 나무가 별로 없어서 다소 고역이지만 500m쯤만 오르면 곧 시원한 숲이 하늘을 가린 그늘지대가 시작된다. 숲속에 들자마자 계곡을 건너는 지점 근처에도 또한 널찍한 공터와 간이화장실이 갖추어져 있다. 급경사길을 300m쯤 걸으면 두리봉 정상 서쪽 능선 위의 아라리고개에 이른다. 정상 전 900m 지점의 이곳 아라리고개에서 정상쪽으로 얼마간 걷노라면 철쭉밭이 시작된다. 철쭉은 키가 성인 가슴팍 정도의 높이부터 한 길을 넘는 것도 있다. 두리봉 정상은 바위지대로서 주변에 숲그늘이 있어 이곳에서 중식을 들며 정상 일대의 철쭉빛을 탐승한다. 정상 동쪽 능선에는 장군바위와 같은 기암봉이 서서 철쭉빛을 돕는다. 정상 동쪽 능선의 헬리포트 중 네번째 것 주변까지 철쭉이 퍼져 있다. 두리봉에는 함백 이외 자미원역이나 증산역쪽으로도 길이 나 있지만, 도중에 별다른 경관도 없고 또 교통편도 불편하므로 하산은 오름길을 그대로 되짚는 것이 무난하다. 산행 시간은 넉넉히 잡아 5시간. 만개 시기에 맞추어 산행을 하려면 사전에 두위봉 철쭉제를 주관하는 함백청년회의소(전화 033-378-7633)에 문의한다. ■교통 서울 청량리역 발 제천 경유 예미역(033-378-7788)에 정차하는 태백선 열차의 발차 시각 08:00, 10:00, 12:00, 14:00, 22:00. 모두 무궁화호로 3시간30분 소요. 요금 10,400원. 예미역 발 청량리행 열차의 발차시각 02:57 07:14, 10:05, 13:55, 17:25, 19:15. 예미역에서 단곡계곡 철쭉제 행사장 1.5km 전 마을인 안경다리로 시내버스 수시 운행. 제2주차장까지 택시료 7,000원. 개인택시 011-363-4897, 011-369-7070. 동서울터미널에서 예미 경유 고한행 시외버스 이용. 동서울터미널 출발 시각 06:50, 09:45, 11:40, 14:15, 15:00, 18:01. 4시간 소요, 요금 11,500원. 서울행 막차 출발 시각 18:10. 예미매표소 전화 033-378-5731. ■숙박 약수장여관(033-378-1800~2), 서울장여관(378-7042) 등 숙박업소가 있다. 식당은 함백극장식당(버섯전골 전문·033-378-7650), 풍년식당(378-7288) 등이 권할 만하다. ■운봉 바래봉 일부러 가꾼 듯한 철쭉의 화원 바래봉은 지리산 성삼재 북서쪽의 지리산 변두리에 있는 작은 봉이다. 스님들의 밥그릇인 바리때를 엎어놓은 형상이라는 데서 이름이 유래했다. 이 바래봉은 일단 한번 보았다 하면 규모와 짜임새에서 첫째 가는 철쭉밭임을 부인하기 어려운 철쭉 동산이다. 말끔한 초원지대 여기저기 붕긋한 철쭉꽃 군락이 흩어져 있어 마치 누가 일부러 가꾼 정원 같은 분위기다. 꽃도 크고 붉은 기운이 짙어서 한결 아름답다. 꽃 구경하기도 쉽다. 소백산이나 세석고원 철쭉 보려면 서너 시간 꼬박 비지땀을 흘려야 하지만, 이곳은 1시간이면 오를 수 있어 산행이라기보다는 소풍에 가까운 철쭉 탐승 코스다. 이곳은 국립종축원 남원지원의 목장지대로서 70년대 초 면양을 키우며 철쭉밭이 조성됐다. 먹성 좋은 면양들이 새순이 돋자마자 뜯어먹곤 하여 대다수의 수목이 깡그리 말라죽었지만, 철쭉 잎은 독성이 있어 건드리지 않았던 것이다. 초지 조성을 위해 뿌린 비료 덕에 철쭉은 더욱 무성하게 자라,지금과 같은 철쭉 화원을 이루게 됐다. 과거엔 바래봉 북쪽 축산연구소에서 올라갔으나 이제는 운봉읍 사무소 동쪽의 용산리 용산 주차장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철쭉제 행사도 이곳 주차장에서 열린다. 주차장에서 산릉 아래로 주욱 뻗은 임도로 접어든다(임도 아래쪽에도 철쭉밭이 있다). 임도가 이끄는 대로, 능선을 넘고 계곡을 지나 산등성이에 오르면 된다. 철쭉밭은 사방이 툭 트인, 찻길이 정수리를 잠식한 능선 위에서부터 철쭉밭이 시작된다. 이곳에서 남쪽 1122.8m봉까지 약 4km 능선을 따라 조성된 초지 여기저기에 철쭉밭이 펼쳐져 있다. 일단 능선 위에 올라서면 경사가 밋밋해져서 미음완보하며 철쭉 탐승을 할 수 있다. 지름이 5m에서 크게는 20m쯤 되게 철쭉이 둥근 형상으로 다발을 이루듯 모여서 자라고 있다. 그 사이로 거닐거나 꽃을 배경으로 사진 촬영도 하며 시간을 보낸다. 바래봉 능선에 철쭉이 만개하는 시기는 대개 5월 중순경. 만개 때는 사진작가들을 비롯해 수많은 탐승객이 몰려온다. 매년 철쭉제가 열리는데, 올해는 5월2일로 예정돼 있다. 철쭉 구경 후 하산은 올라온 길을 되짚는 것이 무난하다. 남쪽 멀리 포장도로가 난 정령치까지 하루 꼬박 걸리는 종주 산행을 해보는 것도 좋지만 정령치 교통편이 좀 불편하다. ■교통 서울에서 갈 경우는 대전~통영간 고속도로~88올림픽 고속도로의 지리산 나들목에서 나와 전주 방면 24번 국도로 운봉읍으로 가면 된다. 서울 강남터미널에서 남원까지 고속버스로 간 다음 수시 운행하는 운봉, 인월, 아영 방면 시내 버스로 운봉까지 가도 된다. ■숙박 운봉읍내에 옥계타운(063-634-0202), 서광가든(모텔 634-7509), 바래봉모텔(634-1233) 등 업소가 있다. ■해남 흑석산 월출산 기운 이어받은 철쭉 명산 해남과 강진 경계를 이룬 흑석산(黑石山·650.3m)~가학산(加鶴山·577m) 줄기는 호남 5대 명산이자 기암괴봉의 전시장으로 일컬어지는 월출산의 기운을 온전히 받은 산답게 당차고 아름다운 산줄기다. 비 내린 뒤면 남사면이 흑빛을 띠어 흑석산, 학이 나는 형상이라 하여 가학산이라 불리는 이들 두 산은 산세도 뛰어나지만 철쭉 명산으로도 이름 높다. 특히 흑석산 정상인 깃대봉 서쪽의 바람재와 동쪽 가학산 사이의 가래재 일원은 봄이면 천상화원이라는 표현이 딱 맞아떨어질 만큼 화려한 철쭉밭을 이룬다. 해남군은 5월6, 7일 철쭉제를 열 계획인데, 올해는 여느 해에 비해 개화 시기가 빨라 4월 중순부터 철쭉이 피어나고 있어 4월 말이면 만개할 것으로 가학산 자연휴양림 민동주 관리소장은 예상했다. 흑석산은 96년 해남군 계곡면쪽 남사면에 휴양림이 들어서고, 철쭉제가 열리면서 다양한 코스가 생겨났다. 그중 가리재~바람재~정상 코스, 은굴~바람재~정상 코스, 남서릉~정상 코스가 대표 코스로, 이들 중 두 가닥을 엮어 원점회귀 산행에 나선다. 은굴 코스는 매우 가팔라 추천할 만하지 못하다. 따라서 비교적 경사가 완만한 가리재~바람재 코스로 정상에 올라선 다음 남서릉을 따라 휴양림으로 돌아오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 각 코스의 산행기점은 순환임도 상에 있다. 각 3~4시간 소요. 흑석산은 장벽처럼 웅장한 남사면도 인상적이지만, 정상 동릉의 산세도 대단하다. 가래재 능선 갈림목에서 동쪽 강정저수지로 뻗어내린 동릉은 날카로우면서도 웅장하고 힘이 넘치는 바위능선이다. 4시간 정도면 산행이 가능하지만 하산지점의 교통편이 불편한 게 흠이다. ■교통 가학산 자연휴양림행 노선버스는 해남에서 다닌다. 해남 휴양림=시외버스터미널에서 1일 7회(06:50, 07:00, 08:30, 09:40, 11:40, 13:40, 15:00, 17:40, 18:50) 운행하는 독천행 군내버스를 타고 여수리 마을에서 하차해 3km 걸어 들어가면 자연휴양림이다. 요금 1,190원. 해남교통 전화 061-533-8826. 흑석산기도원은 군내버스가 몇 회 운행하지 않아 성전에서 택시를 이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서울 해남=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서 1일 7회(08:00~17:30) 운행하는 고속·우등고속버스 이용. 5시간30분 소요. 요금 일반고속 16,400원, 우등고속 24,400원. 금호고속 전화 02-530-6211. 광주 해남=광천동 종합버스터미널에서 수시 운행(04:30~22:00)하는 직행·직통버스 이용. 1시간30분~1시간40분 소요. 요금 성전 5,600원, 해남 7,300원. 터미널 전화 062-360-8114. ■숙박 가학산 자연휴양림의 콘도식 산막에는 전기난방시설에 침구, 취사도구, TV, 냉장고, 샤워장 겸 화장실이 갖춰 있으며, 산막 앞까지 차량 진입이 가능하다. 7평형(7동) 50,000원, 12평형(4동) 60,000원. 야영장 사용료 텐트 2,500원, 오토캠핑 5,000원, 주차료 중소형 3,000원, 대형 5,000원. 입장료는 성수기인 7-8월에 한해 어른 1,000원, 청소년 800원, 어린이 300원씩 받는다. 휴양림 안에는 매점이 따로 없다. 휴양림 예약 및 문의 전화 061-535-4812. ■제주 한라산 강렬한 색대비로 더욱 화려한 고산 철쭉동산 강렬한 색의 대비 속에서 철쭉의 화려함을 느끼려면 한라산(漢拏山·1,950m)을 찾아라. 한라산 정상 부악의 외벽은 겨우내 흰 눈에 켜켜이 덮여 기이한 모습을 하고 있다가 새 봄을 맞아 눈옷을 벗고 또 다른 모습으로 탈바꿈한다. 칙칙하리 만치 거무튀튀한 화구벽은 신록에 물들면서 환하게 빛난다. 한라산 철쭉은 이런 화구벽을 화폭 삼고 너른 고원에서 피어나기에 더욱 화려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한라산 철쭉은 여느 산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산철쭉이다. 키가 크지 않은 나뭇가지에 여느 철쭉처럼 계란형이 아닌 길쭉한 형태로 피어나기에 더욱 화려함을 뽐내는 것이다. 그런 고원 산철쭉을 산노루가 뛰어 다니는 모습은 상상만 해도 환상적인 경관이 아닐 수 없다. 철쭉 군락지는 영실쪽 선작지왓 일원과 윗세오름 위 평원지대, 어리목코스의 만세오름과 윗세오름 사이 고원지대다. 영실 능선길에서 철쭉과 영실기암이 어우러진 경치 또한 절경이다. 관리사무소측은 올 철쭉 만개시기를 5월20일 전후로 예상하고 있다. 한라산 산행코스는 성판악~진달래밭대피소~동봉 정상, 관음사~개미등~동봉 정상, 영실~윗세오름, 어리목~윗세오름 4개 코스에 한해 개방돼 있지만, 기상 이변이 닥치지 않는 한 연중 아무 때고 오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들 4개 코스 중 산철쭉 풍광을 즐기려면 영실~윗세오름, 어리목~윗세오름 2개 코스를 엮어야 한다. 동봉 정상 코스들은 백록담을 내려다볼 수 있다는 장점은 있으나, 산철쭉을 맛보기에는 적당치 못하다. 윗세오름 일원은 햇살이 좋은 오전 10시 이전, 영실쪽은 저녁 해질 무렵이 좋다. 따라서 어리목에서 시작해 영실로 내려서는 게 정석이지만, 철쭉꽃 탐승과 한라산다운 산세를 감상할 생각이라면 영실기암을 바라보며 윗세오름 평원에 올라섰다 고원 평원에 봉긋봉긋 솟아오른 오름들을 감상하면서 어리목으로 내려서는 게 바람직하다. 한라산 국립공원은 탐방객의 안전을 위해 기점별로 입산 시각과 하산 시각을 정해 놓았다. 하절기(5~8월) 입산시각 어리목·영실=15:00 관음사=10:00 진달래대피소=13:00 어승생악=17:00 하산시각 윗세오름=17:00 동릉 정상=14:30. 야간산행 금지를 위해 일몰 2시간 전부터 일출 2시간 전까지 입산을 금지시킨다. 공원 입장료(개인/단체)는 어른 1600/1400원, 청소년 600/500원, 어린이 300/250원. 본소 및 매표소 전화(지역번호 064)는 어리목본소 713-9950~3, 영실지소 747-9950, 성판악매표소 725-9950, 윗세오름대피소 743-1950, 관음사매표소 756-9950. ■교통(지역번호 064) 제주 시외버스터미널에서 1시간20분 간격(07:50-15:50)으로 운행하는 1100도로(제2횡단로) 경유 중문행 직행버스 이용. 어리목 1900원, 영실 3100원. 어리목 버스정류장~관리사무소 1.3km, 영실 버스정류장~영실 등산로 입구 2.5km. ■숙박 윗세오름산장과 진달래대피소에서는 요깃거리는 팔고 있지만, 비상시 외에는 숙박은 불허한다. 각 산행기점에는 숙박시설이 없기에 제주시내, 서귀포, 중문 일원의 숙박시설을 이용해야 한다. 제주도청 인터넷 홈페이지의 관광안내코너(cyber.jeju.go.kr) 참조. 관음사 야영장은 텐트 1박당 소형(3인 이하) 3,000원, 중형(4~9인용) 4,500원, 대형(10인용 이상) 6,000원. 샤워장 사용료는 어른 600원, 청소년 400원, 어린이 300원. ■장흥-보성 제암산 철마다 화려하게 변신하는 철쭉 명산 장흥벌과 보성벌을 가르며 솟구친 제암산(帝岩山·778.5m)은 매년 5월 초 철쭉제가 열릴 만큼 철쭉산으로 이름 높다. 철쭉 군락지는 제암산과 사자산(獅子山·666m) 사이 곰재산(614m) 일원으로 약 1km 능선에 50여 년생 철쭉나무 10여만 그루가 자생하고 있다. 제암산이 호남정맥의 명산으로 꼽히는 이유는 철쭉 하나에만 있는 게 아니다. 매끈하게 뻗은 능선이 자아내는 산악미와 더불어 정상의 조망 또한 뛰어나 장흥 천관산을 비롯한 호남 명산과 남해바다도 한눈에 든다. 제암산 정상은 예로부터 기우제를 지내던 영험스런 곳으로, 요즘도 비가 오지 않으면 산 아래 농민들이 올라와 제상을 차려놓고 하늘에 빈다. 제암산 산행은 장흥군 금산리 신기 마을 기점과 보성군 웅치면 금대리 자연휴양림 기점 원점회귀 코스로 나누어 시도할 수 있다. 신기 마을~간재-곰재산-제암산-형제바위 원점회귀 코스는 철쭉밭 탐승과 제암산의 진면목을 만끽할 수 있는 코스로 5시간 정도 걸린다. 보성군 웅치면 제암산 자연휴양림을 출발, 전망대를 거쳐 제암산 정상에 오른 다음 곰재를 경유해 휴양림으로 내려오는 코스 역시 제암산의 진면목을 제대로 볼 수 있는 멋진 코스로, 곰재에서 왕복 1시간 정도 다리품을 팔면 철쭉밭을 탐승한 다음 하산할 수 있다. 약 4시간 소요. 식수는 휴양림에서 준비. 제암산 자연휴양림은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 ■교통 서울 장흥=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서 1일 3회(08:50 우등, 15:40 우등, 16:50 일반) 출발하는 장흥행 금호고속 이용(장흥에서는 09:00, 10:00, 16:00 출발). 약 5시간 소요. 요금 우등 23,800원, 일반 16,000원. 금호고속 전화 02-530-6211. 광주 장흥=종합버스터미널에서 30분 또는 1시간 간격(05:30~22:00)으로 운행하는 장흥행 직행·직통버스 이용. 1시간40분 소요, 요금 6,100원. 전화 062-360-8114(ARS). 부산 장흥=서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1일 9회(06:30~15:20) 출발하는 보성·장흥 경유 목포행 고속버스 이용. 요금 보성 15,000원, 장흥 17,000원. 전화 051-322-8301~2(ARS). 장흥 신기 마을=공용터미널에서 1일 6회(07:00, 09:00, 10:50, 13:30, 16:00, 18:40) 운행하는 군내버스 이용. 신기에서 장흥행 막차는 19:00. 전화 061-863-0636. 보성 제암산 자연휴양림=공용터미널에서 06:30부터 19:30까지 1시간 간격 운행하는 웅치행 직행버스 이용. 웅치에서 휴양림까지는 택시 이용(4,000원). 보성교통 전화 061-857-7293. 웅치 개인택시 전화 061-852-6464. ■숙박 장흥 또는 보성 일원의 숙박시설이나 제암산 자연휴양림을 이용한다. 제암산 자연휴양림에는 기름보일러과 샤워장, 싱크대, 가스레인지, 침구가 갖춰진 산막이 6동 있다. 단, 식기는 개인 지참. 1일 사용료는 20평형(1동) 80,000원, 9평형(5동) 50,000원. 텐트 1동 3,000원, 평상 5,000원. 입장료는 무료. 주차료는 처음 30분간은 승용차 기준 1,500원이며, 이후 매 1시간마다 1,500원씩 추가한다. 전화 061-852-4434. 휴양림 입구 제암산가든모텔(전화 061-853-2114)은 2인1실 30,000원. 1인 추가 5,000원씩 받으며, 식당도 운영한다. |
답변: 음... | 답변일: 2005-05-02 | 답변자: sweetyblue | ||
아랫녘의 철쭉제는 지났어요. 해남 흑석, 가학산. 장흥 사자, 제암산. 합천 황매산. 남원 바래봉 등. 아직 남아 있는 곳은 소백산 ; 5월27일-30일. 태백산 ; 5월26일-30일. 두위봉 ; 5월29일-30일. 글쎄요 어디가 좋다고 말하기 힘들군요. 보는 사람에따라 다르기 때문에요. 많이 알려진 곳 보다는 두위봉 철쭉이 좋은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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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화순 안양산(853m) 철쭉산행 | ||
이름 | 안중국 | 조회수 102 날짜 2005-04-25 06:58:4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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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 부럽지 않는 꽃물 '철쭉 명산'
◆ 장흥 제암산 장흥 제암산(帝岩山·807m)은 남도에서도 철쭉이 빨리 피는 산이다. 철쭉 포인트는 제암산과 사자산 사이 곰재산, 이미 절정기를 맞고 있다. 꽃 탐승에는 장흥공설묘지~간재~곰재산~곰재~공설묘지 원점회귀 코스(3시간30분)가 좋고, 공설묘지~형제바위~제암산~곰제산~사자산~공설묘지 코스(5시간)와 제암산 자연휴양림 원점회귀 코스(곰제산 철쭉탐방 포함 4시간)는 산행에 적합하다. 장흥군청 문화관광과 (061)860-0528. ◇ 교통 장흥공설묘지(신기 마을)행 노선버스는 장흥 공용터미널(061-863-0636)에서 1일 6회 운행. 제암산 자연휴양림은 보성 공용터미널(061-857-7293)에서 웅치행 군내버스와 택시(웅치개인택시·061-852-6464)로 접근. ◇ 숙박 장흥 또는 보성 일원의 숙박시설이나 제암산 자연휴양림(061-852-4434) 이용. ◆ 해남 흑석산
◇ 교통 휴양림행 버스는 해남(해남교통 061-533-8826)에서 다닌다. 목포 방향에서는 독천(버스정류장 061-472-3353) 경유. 해남군 계곡면 여수리에서 3㎞ 걸어 들어가야 한다. ◇ 숙박 가학산자연휴양림이나 해남읍내의 숙박시설 이용.
◆ 화순 안양산
화순 안양산(安養山·853m)은 신록이 물드는 산릉 전체에 넓고 긴 분홍 주단을 펼친 듯한 장관이 연출된다. 산행기점인 안양산 자연휴양림 둔병재에서 정상까지는 약 2㎞ 거리로, 30분쯤 지나 펼쳐지는 철쭉밭이 정상 북서쪽 안부까지 이어진다. 휴양림~정상 왕복 산행(3시간)이 가장 인기 있다. 철쭉 만개시기는 5월 둘째 주말 즈음. 문의 안양산 자연휴양림(061-373-2065). ◇ 교통 화순읍내에서 이서면 방향으로 가다 수만리 입구를 지나 둔병재 넘어서면 안양산 자연휴양림이다. 광천 종합터미널 앞에서 1일 11회 운행하는 화순 야사행 217-1번 화순교통(062-373-5277) 이용, 안심저수지에서 하차. 저수지에서 휴양림까지는 1㎞ 거리. ◇ 숙박 안양산 자연휴양림이나 휴양림에서 약 10㎞ 거리인 화순온천리조트(061-370-5000) 이용. ◆ 남원 바래봉
지리산 성삼재 북서쪽의 바래봉(1168m)은 초원지대 여기저기 붕긋한 철쭉꽃 군락이 흩어져 있어 마치 일부러 가꾼 정원 같은 분위기다. 남원시 운봉읍 사무소 동쪽의 용산 주차장에서 임도로 접어들면 산등성이에 올라선다. 이곳에서 남쪽 1121m봉까지 약 3㎞ 능선을 따라 철쭉밭이 펼쳐져 있다. 만개시기는 5월 중순. 문의 애향회 바래봉 사무소(063-635-1800). ◇ 교통 대전~통영 간 고속도로~88올림픽 고속도로의 지리산 나들목에서 나와 전주 방면 24번 국도를 따라 운봉읍으로 간다. 남원시외버스터미널(063-633-1001)에서 운봉행 버스 수시 운행. ◇ 숙박 운봉읍의 뉴옥계타운(063-634-0202·대중사우나 겸업), 서광파크(634-7508), 바래봉모텔(626-1233), 정령치모텔(626-1011) 이용. ◆ 태백 태백산
'크고 밝은 뫼'라는 뜻의 강원도 태백산(1566.7m)은 겨울에는 눈꽃으로, 또한 6월 들어서면 철쭉꽃으로 빛난다. 정상 능선의 화사한 철쭉밭의 분위기는 천년 노거목 주목의 실루엣이 어울리며 한결 멋스러워진다. 철쭉밭은 최정상인 장군봉에서 천제단, 그 남쪽의 부쇠봉까지 주능선 전체에 걸쳐 있다. 망경사에서 반재로 내려서는 산길 주변 역시 철쭉밭이다. 올 철쭉제는 6월 4~6일. 가벼운 꽃 탐승에는 유일사~천제단~망경사~당골 코스(4시간)가 알맞다. 태백산 도립공원(033-553-5647) 입장료 어른 2000원, 청소년 1500원, 어린이 700원. ◇ 교통 태백 시외버스터미널(태백역)에서 당골행 노선버스는 1일 22회(07:38~22:25), 유일사행은 1일 6회(06:25~22:10) 다닌다. 태백터미널 전화 033-552-3100. 태백 고원택시 전화 033-554-1414, 553-2121. ◇ 숙박 당골의 태백산 민박촌(전화 033-553-7460)이나 주변의 민박집 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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