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등병때 처음 큰 훈련을 받게 되었다.
바로 혹한기 훈련이었다.
영하 20도가 넘는 온도에 땅도 얼어붙고 손,발도 얼어 붙어 버렸다.
지금 글 쓰는 데 그때 상황을 떠 올릴려니 느낌이 쎄하다.
보직이 무전병이라 AS 992라는 안테나 통신망을 구성 하는 것이었는데
땅이 얼어 붙어 4KG가 넘는 망치로 수 십번 때려도 대못이 땅에 흡집 만 난다.
저녁에 취침에 들어가는 것도 큰 고난인데 옷을 아무리 껴입어도 추운 건 마찬가지..
밖이나 텐트안이나 온도가 비슷하다. 온몸 구석구석 핫 팩에 터트리고
그 추운 상황에서 어떻게 잤는지 기억이 잘 나진 않지만 자고 일어나니
정말 입이 돌아 가있었다. 정말 이 경험은 두번 다시 겪고 싶지 않다.
오전,오후에 통신소 개통이랑 위장막을 치고 크게 훈련을 했다.
해가 지고 위장막을 걷는 작업을 하였다. 구형 위장막이라 되게 크기도 크고
접기도 되게 까다로워서 마음 처럼 쉽게 되지 않았다. 이것만 끝나면 오늘
하루는 끝인데 말이다. 쉘터 차량지붕에 위장막을 그 크기에 맞게 접어서
끈으로 묶는 작업을 하는 거였는데 위에 병장님이 계셨다.
"위장막 고정하러 올라와 어서"
누구라고 말은 안했지만 다들 서로 선뜻 나서서 하는 사람이 없어
"제가 하겠습니다" 하고 올라갔다. 왠만하면 이 작업은 조금 위험해서 이등병은 시키지 않는다.
그래도 나는 이등병은 일단 잘하든 못하든 열심히 하고
부딪 혀 봐야 배울수 있고 또한 열심히 하는 이미지를 심고 싶었다.
대각선으로 끈을 고정시키는 거 였는데 끈을 고정시키기엔 30CM가 모자랐다.
그래서 있는 힘껏 위장막을 눌리고 끈을 잡아땡겨 고정시키려는 순간 3,4M 공중에서
튕겨져 날아가 바닥으로 떨어져 있었다.
진짜 순간의 찰나였다. 떨어진지도 몰랐다. 순간 머리가 띵 하고 주위 상황이 들리지 않았다.
고정시키려던 끈이 풀리면서 난 그대로 머리부터 떨어졌다.
근데 입이 조금 터져 피가 조금 나고 정강이를 적재함 덮개 부분에 박아
뼈는 부러지지않고 상처가 났다.
그 순간 선임병이 나를 업고 의무실로 업고 갔다. 그 일로 인해 첫날만 훈련을 받고
나머지는 안정을 취하라고 하여 따뜻한 의무실에서 소위 말하는 꿀을 빨 수 있었다.
지금도 생각하면 아찔한 부분인게 머리부터 떨어졌는데 별로 다치지 않았다는
안도감도 들었지만 방탄모자한테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
방탄모자를 제대로 쓰지 않았다면 나는 지금 이 글을 쓸 수 없을지 모른다.
첫댓글 오타도 몇 개 보이고, 단어 몇 개를 지워야 겠지만
전체 문장이 술술 잘 읽히고 내용 전달이 잘 되기 때문에 사소한 오타 같은 것은 수정 안 해도 되겠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