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교사이면서 스포츠 머리형에 운동으로 다져진 몸매여서일까, 부드러움과 강인한 느낌이 동시에 다가온다. 김동섭(61년 성주출생) 저동 초등학교 선생님이다. 달랑 줄넘기 한 개로 천사같이 맑고 고운 아이들을 ‘신나는 음악줄넘기 620 운동’으로 체력단련을 시키며 그들에게 시골 변방의 촌사람이 아닌 다음 세대를 이끌어 갈 강인한 체력의 훌륭한 인격체로 변모를 시킬 소중한 기회를 가져다 줄 우리 울릉도의 희망주다.
평소 학교 현장에서 아이들을 직접 지도하고 있는 교사의 입장에서 보면 책임감이 무겁습니다.
‘어떻게 하면 학생들의 체력을 신장시키고,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의식을 함양할 수 있을까?’ 정말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고민을 거듭한 끝에 13년 전(1995년)에 전교생 100명이 채 안 되는 농촌의 작은 학교에 근무를 하면서 생각해낸 것이 줄넘기 운동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경제적이고 손쉬운 운동이 줄넘기이지요. 그래서 지루한 줄넘기가 아닌 누구나 손쉽게 할 수 있는 ’신나고 재미있는 음악줄넘기 프로그램‘을 개발했습니다.“
mbc 생방송 ! 화제집중 촬영 및 제9회 우산문화제 초청공연
그래서 저동 초등학교에서는 ‘신나는 음악줄넘기 620 운동(주6회 중간체육 시간 20분 음악줄넘기 운동)’을 꾸준히 전개하여 학생들의 저하된 체력을 신장시키고 바람직한 공동체 의식을 키워 학생들의 몸과 마음을 튼튼히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초등학교 시절에는 운동을 너무 좋아해서 육상, 핸드볼, 탁구선수 등 학생대표로 활동을 했고, 그 당시에는 지금처럼 다양화 되어있지 않아서 줄넘기가 이중 뛰기, 곱하기 뛰기 등 단순한 몇 동작만 그냥 배웠다고 한다. 그리고 중학교로 진학해서는 군 대표로 탁구대회에 나갔지만 그것으로 끝을 내고 인문계 고등학교에서 대학교로 진학한 이후에는 운동을 중단하게 된다.
저동초등 줄생줄사 시범단
결국 학교시절에 줄넘기를 본격적으로 한 것은 아니군요. 줄넘기에 대한 관심은 언제부터인지요?
“ 줄넘기에 대한 관심은 제가 11년 전 농촌의 작은 학교에 근무할 때 아이들이 체육 시간에 운동장을 두 바퀴도 못 돌고 힘들어하는 것을 보고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의 입장에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꼈고, 체력을 기르기 위한 운동으로 어떤 것이 좋을까를 궁리한 끝에 줄넘기 운동이 가장 경제적이고 시간 장소의 구애 없이 줄 하나만 있으면 체력도 기를 수 있고, 협동심도 기를 수 있다고 확신을 했습니다. 내가 알고 있는 상식으로 지도를 하다가 어려우면 전문가에게 도움을 받아서 아이들을 지도한 것이 벌써 13년이란 시간이 흘렀군요. 지금은 전국의 여러 학교의 선생님들에게 지금까지 제가 해온 줄넘기운동의 지도 방법 노하우를 조언을 해주곤 합니다.”
지금까지 몇 개의 학교를 거쳤으며, 몇 명이나 가르쳤는지요? 특히 저동초등학생들은 언제부터 가르쳤는지요?
“ 지금까지 6개 학교를 거쳤습니다. 전교생을 대상으로 재미있는 줄넘기, 신나는 줄넘기, 단체줄넘기 게임 프로그램 등을 개발해서 가는 학교마다 줄넘기 운동을 지도해왔습니다. 그리고 줄넘기 시범단은 방과후학교 특기적성 프로그램으로 구미 무을초등학교 음악줄넘기 시범단(2000-2001), 성주중앙초등학교 꿈도리 음악줄넘기시범단(2002-2006)을 제가 조직해서 운영해왔습니다. 저동초등학교에는 작년 3월에 부임하여 방과 후 학교 프로그램으로 음악 줄넘기부(줄생줄사 시범단)를 조직하여 3,4,5,6학년 30여명을 대상으로 음악줄넘기 및 기술 줄넘기를 지도하고 있습니다. 올해 3월부터는 학교경영 특색사업으로 음악줄넘기 운동을 중간체육 시간을 이용해서 매일 20분간 하는 ‘신나는 음악줄넘기 620 운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김동섭 선생은 교육활동 우수사례로 그동안 방송에 30여회, 신문 등 언론 매체에 여러 번 소개된바 있으며, 현장연구대회에서도 전국 1등급과 2등급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러나 아이들을 가르친다는 것이 늘 즐거운 일만은 아니었을 텐데, 저동초등학생들을 가르칠 때에 어땠나요, 애로사항이나 보람 같은 것은 없었나요?
“저동초등 학생들이 음악줄넘기 운동을 처음 해보는 것이라 늘 재미있어 하고 배우고 싶어 하는 것 같아서 가르치는데 별 다른 어려움은 없어요, 오히려 비가 온다던지, 비온 뒤라 줄넘기하기가 어려운데도 교무실로 찾아와 “선생님! 오늘은 왜 줄넘기 운동 안 해요?” 하는 아이들을 보면 공부든 운동이든 역시 흥미가 있어야 되는구나 하고 새삼 느끼기도 합니다.
그리고 올해 운동회를 학생과 학부모, 지역주민이 같이 참여하는 ’2008 저동줄넘기 축제 한마당‘을 개최해서 MBC 생방송 화제집중 팀이 3일 동안 촬영을 해주어서 전국으로 방송되었을 때 아이들이 너무 좋아해 큰 보람으로 남군요.“
동해의 섬에서 교육자의 길을 걷고 있는 본인의 자세와 느낌은 남다를 것 같다.
울릉도에 대한 전반적인 느낌과 울릉인들에게 바라는 것이라도 있을지 모르겠다.
“ 육지를 떠나 외딴 섬 울릉도에 자원 발령을 받고, 난생 처음 배 멀리로 고생고생 끝에 도동항에 내렸을 때는 모든 것이 낯설어서 내가 잘 적응할 수 있을지 걱정했습니다. 그러나 그런 생각도 잠시였어요. 해 맑고 순수한 저동초등학교 아이들을 만나면서 하루하루가 즐겁고 보람 있는 나날이었던 것 같습니다. 섬 하면 왠지 아이들도 거칠고 그럴 줄 알았는데..... 직접 제가 부임해서 1년 6개월 동안 함께 하면서 본 섬마을 아이들은 너무 착하고 순박합니다. 그리고 학부모님들도 얼마나 열정이 많으신지 학교에 크고 작은 행사가 있을 때마다 열일 마다하고 달려 와 도와주시고..... 무엇보다 학부모님들께서 제게 따뜻한 관심을 가져주시고 여러모로 배려를 해주셔서 섬 생활이 가족과 떨어져 지낸다는 아쉬움 말고는 정말 부족할 것이 없이 섬마을 아이들과 즐거운 학교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줄넘기연구회 경북지부회장을 맡고 계시는데 주로 하는 일과 한국 줄넘기협회와의 관계는?
“지금 국내에는 줄넘기 단체가 제가 아는 것만 해도 5개 정도 됩니다. 제가 몸담고 있는 곳이 한국음악줄넘기연구회란 곳인데 학교 선생님들이 많이 가입되어 있는 단체죠. 줄넘기 운동이 이렇게 확산된 것은 한국음악줄넘기연구회의 공이 크다고 할 수 있죠. 저는 96년부터 이 단체의 경북지회장을 맡아 오다가 지금은 제가 울릉도에 있어서 활발한 활동은 하지 못하고 가끔씩 음악줄넘기 2급 지도자 과정 연수 때 강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만 이것도 지금은 좀 힘듭니다. 그리고 한국줄넘기협회에 이사로 있습니다만 울릉도에 있다 보니 대회 때나 한 번 씩 볼 정도입니다.
여러 줄넘기 단체가 있지만 한국줄넘기협회가 대외적으로 세계줄넘기협회(FISAC)에 등록되어 있어 한국 대표로 국제대회에 참가할 수 있는 전국대회를 매년 개최 하여 국가대표를 선발하여 출전하게 됩니다.“
줄넘기 공연이 자주 있는 가 봅니다. 이번에도 구미와 기타 몇 곳을 저동초등학생들과 함께 공연을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줄넘기 공연에 대한 소개 좀 해주시지요.
어린이날 행사 공연후 기념
“ 작년 4월에 창단해서 ‘음악줄넘기부(줄생줄사 시범단)’가 초청공연을 해온 것이 꽤나 많습니다.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초청, 해변가요제, 회당문화제, 우산문화제, 독도 공연, 경북학생축제 공연 등 20여 회 공연을 하여 줄넘기 운동 보급에 앞장서 왔습니다. 처음 공연 시에는 아이들이 떨면서 공연을 했었지만, 지금은 자신감과 성취감으로 조금도 두려움 없이 멋진 시범을 해내는 것을 보고 있으면 너무 대견스럽고 그 같은 경험이 아이들에게 앞으로 다가올 더 큰 인생의 무대에서 큰 밑거름이 되리라고 생각됩니다.
크고 작은 여러 행사에 음악줄넘기 시범 공연을 통하여 ‘우리도 할 수 있다’, ‘하면 된다’ 는 자신감을 가지게 하여 줄넘기를 통해 경험한 것을 밑거름으로 공부도 더 열심히 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이번 10월26일에 행한 제10차 줄넘기대회에서 종합우승을 했고 내년에는 베이징 아시아대회에 출전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번 대회의 소감과 내년 출전은 언제쯤이며 앞으로의 저동초등학생들의 훈련계획 등을 말씀해주시지요........
[제10회 전국줄넘기선수권대회 우승]
“이번 대회는 아시아대회 국가대표 선발전을 겸하고 있어 그동안 학교에서 준비를 충분히 하고 출전했습니다만, 아이들이 거의 열 시간이나 배 타고, 차타고 너무 지치고 힘들어 해 걱정을 많이 했었지요. 참가 팀 수는 많지 않았지만 경쟁이 치열해 잘 해낼 수 있을까 걱정을 했는데 우리 아이들이 열심히 해서 남녀 동반 우승을 차지했으니 얼마나 대견하고 자랑스러운지.....
내년 2월 아시아대회 준비는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매일 방과 후 시간을 이용해서 1시간 정도 연습을 하고, 12월-1월 방학 때도 줄넘기 교실을 열어 아이들과 준비를 잘 해서 이젠 전국 최고가 아닌 아시아 정상을 목표로 최선을 다해 나갈 생각입니다.“
“ 그리고 지난 7월9일,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으로 온 국민의 규탄대회가 한창 이던 때에 독도 선착장에서 ‘독도는 우리땅’이라는 ‘섬마을 아이들의 독도 사랑 음악줄넘기’ 홍보 영상을 촬영했는데 시간이 짧아 완성을 못했어요. 올 해 가기 전에 독도에 다시 가서 음악줄넘기 홍보 영상을 멋지게 만드는 게 지금 현재 계획입니다. 그리고 2월 대회에 가기 전에 1월 말경에 울릉체육관에서 울릉도 줄생줄사팀 베이징 아시아대회 결단식을 조출하게 열어 그동안 도와주신 많은 분들께 줄넘기 운동이 이렇게 다양하고 재미있는 운동이란 것도 알려드리고, 우리 아이들의 실력을 보여 드리는 멋진 무대도 마련할 예정입니다...”
[독도선착장에서 홍보영상촬영(2008.7.9)]
이번 서울에서 개최된 대회에 참가하려면 비용이 만만치 않을 텐데 국내대회에 참가하려면 비용은 어느 정도 소요되며 어떻게 조달하는지 궁금하군요. 특히, 내년 베이징대회에 출전하려면 그 많은 비용을 어떻게 조달합니까?
“ 아이들을 지도하는 교사의 입장에서 가장 힘든 부분입니다. 국내 대회도 약 200만원 정도 소요됩니다. 이곳이 울릉도이다 보니 경비도 육지보다 더 많이 들어 힘이 듭니다. 학교 예산과 교육청에 도움을 얻어 출전하고 있습니다만 국제대회는 정말 어렵습니다. 아시다시피 줄넘기가 엘리트 종목(올림픽 종목)이 아니다 보니 국가에서 나오는 예산은 없고 순전히 자비로 가야 하기 때문에 더욱 어렵습니다. 이번 베이징 아시아 대회 참가를 위해서는 대략 3000만원의 예산이 들어 갈 것 같은데......... 외람되지만 도교육청, 울릉군청, 동창회 등에 도움을 요청할 예정입니다. 참고로 제가 성주 중앙초등학교에 근무하던 2006년에 캐나다 세계줄넘기대회에 참가했을 때에는 군청과 동창회, 선수 돕기 성금 모금 등으로 1500여만원 그리고 도교육청에서 특별 지원금 3500만원 모두 5000만원으로 다녀 온 적이 있습니다...”
제10회 전국줄넘기대회 남자 우승
줄넘기 시합의 종류는 몇 가지이며 종목별로 설명을 좀 해주시지요. 줄넘기 시합을 보고 있으면 줄에 걸리는 모습들이 종종 보이던데 감점 기준은 어떻게 되는가요? 시합에 대한 전반적인 도움말을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 세계줄넘기연맹(FISAC) 경기규정에 있는 종목은 개인전 4종목, 단체전 8종목 모두 12개 종목이 있습니다. (국내대회는 9종목으로 하고 있습니다.)
♤ 개인전 4종목
① 30초 스피드(제자리구보 뛰기로 30초 동안 누가 빨리 뛰는가?),
② 3분 스피드 경기(3분 동안 누가 많이 뛰는가?),
③ 3중 뛰기(한 번에 누가 오래 뛰는가?),
④ 개인 프리스타일(개인 기술)
♤ 단체전은 싱글로프(개인줄), 4종목과 더블터치 4종목 총 8종목
싱글로프 4종목
① 싱글로프 4인 스피드 릴레이(4명이 30초씩 릴레이로 구보 뛰기),
② 싱글로프 2단 스피드릴레이(4명이 차례로 30초씩 2중뛰기를 하여 합산기록)
③ 싱글로프 2인 프리스타일(2명이 나와 45초-75초 사이에 기술줄넘기),
④ 싱글로프 4인 프리스타일(4명이 45초-75초 사이에 기술줄넘기)
더블터치 4종목 :
① 더블3인 스피드(3명이 더블터치 줄 안에서 교대로 40초씩 구보 뛰기),
② 더블2인 스피드(두명 돌리고 2명이 각각 1분간씩 구보뛰기)
③ 더블3인 프리스타일(3명이 더블터치 줄로 기술줄넘기;45초-75초 사이에),
④ 더블4인 프리스타일(4명이 골고루 들어기 45초-75초 사이에 기술줄넘기)
이상과 같이 12종목으로 이루어지는데, 스피드, 파워, 기술 3가지 형태로 이루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제가 13년간 지도하고 국제대회에 나가 본 경험으로는 스피드와 파워종목이 강하고 기술종목은 유럽, 미국, 네덜란드 등이 강합니다...“
우리 저동초등 아이들이 지금처럼 순수하고 밝고 착하게 자라면서 줄넘기할 때의 그 자신감으로 장래의 꿈을 이루어 이 사회에 꼭 필요한 사람이 되도록 좀 더 좋은 환경과 경험을 쌓도록 하기 위해 할 일들을 찾아 마련해주고 싶다는 김동섭 선생,
‘인생은 생각하는 대로 꿈꾸는 대로 이루어진다’는 말이 있듯이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보다 큰 꿈을 향해 한발 한발 나아가는 멋진 삶이되기를 기원하는 김동섭 선생은 오늘도 천사들의 “음악이 있는 줄넘기”를 머릿속에 그리고 있지는 않을까 조용히 생각해본다. 그리고 저동초등 아이들을 데리고 떠날 2009년도 베이징 대회에도 모든 것이 잘 풀리어 좋은 성과가 있기를 기대해 본다.
첫댓글 정말 대단한 후배들이야~~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