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 편에 서서 싸우고,
훌륭한 정책을 만들고 추진하려는 아이에겐
세계 보건 평등을 위해 힘쓰는 의사 인류학자
폴 파머에 대해 알려 주세요
여러분은 왜 의사가 되려고 하나요?
아이들의 장래희망 조사에서 여전히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직업은 바로 의사일 것입니다. 의과대학은 대학 입시에서 어느 과보다도 높은 경쟁률을 자랑합니다. 많은 아이들이 이렇게 치열한 경쟁을 뚫고 의사가 되려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이 책을 쓴 저자 역시 의과대학에 입학하기 전부터 그리고 의사로서 10년 넘게 진료를 하면서 가장 많이 받은 질문 중 하나가 ‘의사가 되기로 한 이유’였다고 이야기합니다. 이 책은 그 이유에 대한 참고가 될 수 있는 한 의사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폴 파머, 아마도 이 이름을 처음 들어 본 사람이 더 많을 것입니다. 그는 21세기 슈바이처라고 불리며 차기 노벨평화상 후보로 가장 많이 언급되는 의사 중 하나입니다. 하버드대학병원의 감염내과 의사인 그는 ‘내 식사량의 32퍼센트는 항공사의 땅콩 봉지’라고 이야기할 정도로 아프고 가난한 환자를 찾아 세계 곳곳을 날아다닙니다. 그는 어떻게 결핵과 에이즈로 고통 받는 환자를 치료하고 세계 보건 평등을 위해 힘쓰는 의사가 되었을까요? 그의 삶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여러분이 의사를 꿈꾸는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거예요.
아프고 가난한 사람들의 동반자, 폴 파머
인류학을 전공한 평범한 대학생 폴 파머가 의학과 의료인류학을 공부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세계 최빈국 아이티와의 만남이었습니다. 아이티의 빈민촌에서 의료 봉사 활동을 한 그는 질병이 가난한 사람들에게 먼저 찾아온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친구들과 함께 의료 구호 단체 ‘파트너스 인 헬스’를 설립했습니다. 현재 이들은 전 세계 20여 개 나라에서 현대 의학의 혜택을 가장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위해 활발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전 세계의 아프고 가난한 사람들이 평등하게 치료받을 수 있도록 세계 보건 시스템을 새롭게 바꿔 나가는 데 힘을 쏟고 있습니다. 폴 파머가 여러 의료 활동을 통해 궁극적으로 보여 주고자 한 건 ‘아꼼빠니에또’ 정신입니다. 이는 아이티 어로 우리나라 말로 표현하면 ‘동반자가 되려는 사람’입니다. 동반이라는 것은 상대방이 끝났다고 할 때까지 노력하는 것으로, 폴 파머는 환자가 ‘그만’이라고 할 때까지 기꺼이 그와 운명을 함께해 오고 있습니다. 우리가 서로의 동반자가 되길 자처한다면 세상은 또 어떻게 바뀔까요? 폴 파머의 메시지에 귀를 기울여 보세요.
• 추천사
세상의 모든 뜻 가진 젊은 의사들은 큰 의사의 길을 꿈꾸고 고민합니다. 그들은 의료 혜택에서의 불평등이 인류가 당면한 불평등 중에서 가장 처참한 비극임을 잘 알고 있지요. 이 책의 저자가 이야기하는 큰 의사 폴 파머는 동료들과 함께 세운 의료 구호 단체인 ‘파트너스 인 헬스’를 통해 가난에 찌든 나라 아이티에서 인술을 베풀었습니다. 폴 파머는 “내가 정말 알아야 할 모든 것을 최빈국 아이티에서 배웠다.”라고 이야기할 정도로 그곳에서 깨달은 것이 참 많습니다. 여러분은 이 책을 읽는 과정에서 폴 파머가 가진 끈기와 겸손, 그리고 자아 극기의 지혜가 큰 의사로 가는 길임을 배울 수 있습니다. 특히 젊은 의사와 의사를 꿈꾸는 학생은 가난한 이웃의 건강을 잘 관리하는 것이 큰 의사로 나아가는 첫걸음이라는 교훈도 얻을 수 있습니다. 그와 더불어 의료인류학이란 무엇인지, 의사가 어떻게 세상을 바꿀 수 있는지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이 책은 폴 파머가 그랬듯이 많은 독자를 사회의학과 의료인류학의 길로 안내할 것입니다. 이제 출발점에 서 있는 젊은 의사와 의사를 꿈꾸는 학생에게 필독을 강권하는 바입니다.
_문옥륜 서울대학교 명예교수(보건정책학)
• 주인공 _ 폴 파머(1959~미국) Paul Farmer
현재 폴 파머는 하버드대학교 내 최고 교수에게 주어지는 하버드 콜로 코트론스 교수, 하버드 의학대학원 국제보건 및 사회의학과 학과장, 보스턴 브리엄여성병원 국제보건형평성분과 분과장입니다. 그는 대학을 졸업하고 아이티로 떠나 캉주의 빈민촌에서 의료 봉사활동을 했어요. 이후 하버드 의학대학원에서 의학과 의료인류학을 공부했고, 감염내과 의사가 된 그는 친구들과 함께 의료 구호 단체 ‘파트너스 인 헬스’를 설립했어요. 결핵, 에이즈 등으로 고통 받는 그의 환자들은 아이티, 페루, 러시아 등 세계 곳곳에 걸쳐 있는데,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가난한 사람들이란 것이에요. 그는 동료들과 함께 아픈 사람들이 누구나 평등하게 치료받을 수 있도록 세계 공중 보건 정책을 새롭게 만들어 나가고 있어요. 이들 활동의 근간은 바로 ‘동반자 정신’입니다. 이것은 끝이 정해져 있지 않은 헌신이며 가장 이상적인 의미의 파트너십을 의미하는 것으로, 폴은 우리도 서로의 동반자가 되어 세상을 고치는 일에 힘을 보탤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 저자 _ 김관욱
대전에서 태어나고 자라 충남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한 가정의학과 의사입니다. 의과대학 시절부터 의료연구회 동아리 활동을 통해 강의실 밖 의료 현실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전공의 시절 폴 파머를 통해 의료 인류학을 처음 접하게 되면서, 의사-인류학자에 대한 꿈을 꾸기 시작 했습니다. 연구 주제는 흡연이었습니다. 폴 파머가 질병이 가난한 사람들을 선호한다고 말했듯이, 흡연 역시 그러했기 때문입니다. 서울대학 교 인류학과에서 흡연을 주제로 의료인류학 석사 과정을 마치고, 지금 은 영국 더럼대학교(Durham University)에서 의료인류학 박사 과정 중에 있습니다. 저서로는 《굿바이 니코틴 홀릭》, 《흡연자가 가장 궁금한 것들》이 있고, 번역서로는 《보건과 문명》(공역)이 있습니다.
•차례
작가의 말 _ 의사를 꿈꾼다는 것
프롤로그 _ 폴 파머를 알고 있니?
1. 모험의 연속이던 어린 시절
타인의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감수성을 얻다
방황과 혹독한 시간을 지나
의료인류학에 눈을 뜨다
함께 알아볼까요? _인류학과 의료인류학
2. 아이티에서 의사로서의 삶을 찾다
우린 모두 인간이에요
행동파 의사로 마음을 굳히다
폴 인생 최고의 걸작, 장미 라장테
함께 알아볼까요? _ 건강의 동반자 파트너스 인 헬스
3. 청진기와 펜으로 구조적 폭력에 맞서다
아이티에서 폴의 시련
페루의 빈민촌으로 뛰어들다
세계보건기구의 결핵 치료를 바꾸다
함께 알아볼까요? _ 아이티, 그 슬픈 역사
4. 폴 파머, 세계를 치료하다
러시아에서 긴 싸움을 시작하다
폴의 부끄러움, 분노, 그리고 절규
에이즈 무상 치료에 도전하다
아이티의 대지진에 맞서다
5. 폴 파머와 같은 의사를 꿈꾼다면
의사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전공 분야와 진로가 궁금해요
국제보건 활동을 하고 싶어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의사는 누구인가요?
의사를 꿈꾸는 청소년에게 추천하는 책과 영화
•본문 속으로
피르호는 전염병에 대해 “만일 질병이 한 개인이 열악한 환경에서 살고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라면, 전염병은 다수의 사람들이 대규모 폐해 속에 처해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다.”와 같은 명언을 남겼지.
“피르호는 병리학, 사회의학, 정치학, 인류학 등을 두루 섭렵한 폭넓은 이해력의 소유자였어요. 그는 제가 머릿속에 그렸던 바로 그 모델이에요.” 피르호를 알게 되면서 폴의 학문적 관심은 자신이 피부로 접하는 현실과 연결되었고, 의사가 되어야겠다고 마음먹었지. 그리고 의학대학원 진학의 결정적 계기인 아이티라는 나라를 만나게 돼. - 모험의 연속이던 어린 시절 中
신부님은 폴에게 새로운 과제를 내주기 위해 캉주 근처 황량한 판자촌으로 그를 데리고 갔어. 그곳엔 미레발레에서 본 최악의 진료실조차 없었지. 아이러니하게도 그때 폴의 머릿속에 자신만의 이상적인 의료 시스템이 떠올랐어. 그것은 크게 두 가지 원칙을 기반으로 해. 첫째, 가난한 사람이 무상 진료를 받을 수 있게 하는 것. 둘째, 환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 아이티에서 의사로서의 삶을 찾다 中
폴은 에이즈와 결핵이라는 두 전염병에 대해서 의사로서 또 인류학자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나름의 답을 찾으려 했어. 그러고는 마침내 ‘구조적 폭력’이라는 개념을 생각해 냈지. 그것은 누가 위험에 노출되고 누가 보호받을 것인지를 결정하는 사회적, 경제적 불공정성을 말하는 거야. 실제로 물리적 폭력을 가하지 않더라도 누군가의 삶이 질병과 고통으로 망가지는 사회의 ‘구조’를 지적하는 거지. - 청진기와 펜으로 구조적 폭력에 맞서다 中
폴이 궁극적으로 보여 주고자 한 건 ‘아꼼빠니에또(accompagnatuer)’ 정신이야. 아꼼빠니에또는 아이티 어인데, 이를 우리나라 말로 표현하면 ‘동반자가 되려는 사람’이야. 어원을 따라 올라가면 라틴어 ‘ad+cum+panis’를 조합한 것으로 ‘빵을 나눠 먹는다.’라는 뜻이란다. 폴은 자신이 아이티와 그 밖의 가난한 나라에서 의료 활동을 해 올 수 있었던 건 이 동반자 정신 때문이라고 말하지.
“당신이 어디로 이끌지라도 나는 당신의 여정을 함께하며 도울 것입니다. 나는 잠시 동안 당신과 운명을 함께할 것입니다.”
동반자는 이런 사람을 가리킨단다. 여기서 잠시라는 건 말 그대로 아주 잠깐 동안의 시간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야. 동반이라는 것은 당신이 아니라 상대방이 끝났다고 할 때까지 노력하는 것이지. 폴은 환자가 ‘그만’이라고 할 때까지 기꺼이 환자와 운명을 함께해. - 폴 파머, 세계를 치료하다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