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탈축구'의 등장으로 유명한 이 대회에서는 개최국인 서독이 전력 질주와 수시로 위치를 바꾸며 경기를 펼치는 방식을 통해 뛰어난 플레이를 보여주었고 결국 새로 제작된 FIFA 월드컵을 처음으로 품에 안았다.
요한 크루이프가 주축이 된 네덜란드는 아르헨티나를 4-0, 브라질을 2-0으로 누르고 결승전에 진출하였으나 서독의 '폭격기' 게르트 뮐러의 결정적인 결승골에 2-1로 무릎을 꿇었다.
1974 FIFA 월드컵™ 수상결과
서독, 20년 만에 이룬 두 번째 우승
대회 초반 다소 불안한 출발을 보였던 서독은 대회가 진행됨에 따라 경기 감각을 되찾아 주최국으로서 월드컵 우승을 차지하는 영광을 안았다. 결승전에서 '카이저' 프란츠 베켄바우어가 이끄는 서독팀은 강호 네덜란드를 꺾고 정상의 자리에 올랐다. 1974년 서독에서 개최된 제10회 월드컵 대회는 처음으로 컬러 TV로 중계되었던 대회로 유명하다. 이러한 '문화 혁명'을 기념이라도 하듯 이 대회에서는 두 가지 중요한 변화가 있었다. 먼저, 대회 규칙이 변경되었는데 1회전은 조별로, 2회전은 토너먼트로 진행하던 방식에서 1, 2회전 모두 조별로 진행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두 번째로는, 줄리메컵이 'FIFA 월드컵'이라는 이름의 새로운 순금 조각상으로 교체되었다. 줄리메컵은 지난 대회에서 세 번째 월드컵 우승의 위업을 달성한 브라질(1958, 1962, 1970)이 영구 소유하게 되었다.
월드컵 뒷이야기
양 팀 모두 이미 다음 회전 진출 자격을 얻었기 때문에 동독이 정치적인 적국인 서독을 적지에서1-0으로 이긴 것이 경기면에서는 그리 큰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정서적인 영향은 있었다. 서독 국민들은 충격을 받았고 프란츠 베켄바우어 감독은 이례적인 방식으로 대처하였다. 선수들과 대책 회의를 연 후 TV에 출연하여 동요하는 국민들에게 상황을 설명하는 자리를 가진 것이다. '베를린의 기적'이 있은 지 20년 만에 경제적으로 성공한 서독은 결국 두 번째 월드컵을 손에 쥐는 데 성공하였다.
스코틀랜드는 언제나 그랬듯이 월드컵 2회전에 올라가지는 못했으나 이번에는 매우 근접하였다. 조별 경기에서 한 번의 승리와 두 번의 무승부를 기록했지만 결국 일찍 탈락하고 말았다. 매우 아쉬웠던 점은 무패를 기록하고도 2회전에 진출하지 못한 것이었다.
실비오 가자니가가 조각한 새 트로피는 줄리메컵과 마찬가지로 많은 국가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었고, 이 컵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 총 98개국이 지역예선에 참가했다. 동독, 아이티, 오스트레일리아, 자이레가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면서 주목을 받았으며, 특히 자이레는 사하라 이남의 아프리카 국가로는 처음으로 정식으로 예선을 거쳐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였다. 그러나 헝가리, 스페인, 프랑스, 잉글랜드는 모두 탈락하고 말았다. 무엇보다 잉글랜드의 예선 탈락은 큰 충격이었다. 대회가 시작되기 전 FIFA는 1961년부터 회장직을 맡아온 영국 출신의 스탠리 라우스 경 후임으로 유럽이 아닌 브라질 출신의 주앙 아벨란제를 새 회장으로 지명했다.
한편 월드컵 경기에서는 우승 후보였던 서독이 석연치 않기는 하지만 무사히 2회전에 진출했다. 본선 1회전 동독과의 경기에서 패한 후 서독팀 내에서는 작은 혁명이 일어났다. 서독팀 선수들이 주장인 베켄바우어를 부추겨 헬무트 쇤 감독에게 팀의 라인업과 전술을 바꾸도록 압력을 넣었던 것이다.
한편 크루이프, 네스켄스, 레프, 렌센브링크 등을 주축으로 하는 네덜란드팀은 자국 축구 클럽인 아약스에 의해 유명해진 '토탈축구'를 구사하며 아르헨티나(4-0), 동독(2-0), 브라질(2-0)을 차례로 꺾고 1, 2회전을 모두 통과하는 순항을 계속했다. 이 대회의 최대 이변은 개인기가 뛰어난 폴란드팀이 에이스 득점원 라토의 활약에 힘입어 대회 3위를 차지한 일이다. 라토는 이 대회에서 최다득점 선수(7득점)가 되는 영예를 안았다.
그러나 서독은 이러한 폴란드를 꺾고 결승에 진출하여 네덜란드와 한판 승부를 벌이게 되었다. 크루이프가 단독으로 공을 몰고 들어가다가 서독의 페널티 에어리어에서 태클을 당해 넘어졌을 때 결승전의 열기는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경기 시작 1분, 서독 선수들이 공을 만져 보기도 전에 네스켄스가 페널티 킥을 성공시키면서 네덜란드팀이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 서독은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그러나 곧 이어 마이어, 베켄바우어, 포크츠, 회네스, 오베라트가 경기 감각을 되찾아 반격에 나서고 브라이트너(페널티 킥)와 뮐러가 각각 득점하면서 서독은 마침내 2-1로 승리했다. 포크츠는 초반 페널티 킥을 당한 이후 내내 크루이프를 잘 견제함으로써 팀의 승리에 기여했다. 이로써 서독은 지난 1954년 스위스에서의 첫 월드컵 우승 이후 20년 만에 두 번째로 우승을 차지했다.
공식 FIFA 월드컵™ 수상결과
우승국 |
독일(서독) |
준우승국 |
네덜란드 |
3위 |
폴란드 |
4위 |
브라질 |
아디다스 골든슈 수상 |
Gregorz LATO (POL) 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