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음란하고 죄 많은 세대에서!(막8:27-38)
갈등
1. 사람들이 살면서 제일 어려운 것이 소통입니다. 세상에는 소통을 잘하는 사람이 많지 않아요.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는 널리 알려졌습니다. 이 책의 저자 존 그레이는 40년간 관계 상담 전문가로 일하며 25,000여 명의 커플 사이에서 일어나는 갈등의 원인을 규명했습니다. 그레이 박사는 남녀가 사용하는 언어와 사고방식이 각기 다른데, 서로 다른 본질적인 차이를 모르기 때문에 갈등이 발생한다고 주장했어요. 상대방을 자신의 사고와 행동의 틀에 맞추다 보니 서로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오늘 본문에 예수님과 제자들의 대화 이야기가 나옵니다.
예수님과 제자들이 가이사랴 빌립보 지방에서 대화를 나눴습니다. 양자 사이에 소통은 잘 되었을까요? 아니면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같이 되었을까요? 눈을 들어 2000년 전 그곳으로 가봅시다. 이곳은 이스라엘에서 최고 고산 지역인 헤르몬산 인근의 암반 지역입니다. 헤르몬산에서 흘러 내려오는 풍부한 물이 이 지역 암반 밑으로 흘러가는 모습이 장관이에요. 성지순례 중에 보는 독특한 지형입니다. 남쪽 광야를 먼저 보고서 이곳에 오면,‘이스라엘에도 이렇게 물이 풍부한 곳이 있는가?’놀랍니다.
2. 예수님이 가이사랴 빌립보에서 제자들에게,‘사람들이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고 물으셨어요. 주님의 공생애 사역이 2년 반 정도 지났던 때의 일입니다. 제자들은 사람들이 말하는 소리를 들은 대로 주님께 답했습니다. 28절,“세례 요한이라 하고 더러는 엘리야, 더러는 선지자 중의 하나라 하나이다.”세례 요한이 하나님의 나라를 선포하며 회개하고 외치고 세례를 준 모습이 주님과 비슷했어요. 주님은 엘리야 선지자처럼 큰 능력으로 병자들을 고치고 귀신을 쫓아내며 여러 가지 기적을 행하셨습니다. 때로는 보통 선지자처럼 사람들에게 가르치고 교훈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의 생각도 물으셨어요.‘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제자들이 침묵을 하다가 베드로가 대답을 했습니다.“주는 그리스도시니이다.”(29절) 주님은 메시야입니다는 신앙고백입니다. 마16:16은 좀 더 구체적입니다.“주는 그리스도시오 살아 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시니이다.”주님은 메시야이시고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베드로가 주님이 원하신 답을 정확하게 말했어요. 예수님과 제자들의 소통이 잘 되었습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완벽했습니다. 이후는 어떻게 소통이 되는지 봅니다. 주님은 베드로가 말한, 주님이 그리스도라는 사실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경고하셨습니다.
3. 예수님은 메시야 비밀을 당부하시면서 31절,“인자가 많은 고난을 받고 장로들과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에게 버린 바 되어 죽임을 당하고 사흘 만에 살아나야 할 것을 비로소 그들에게 가르치시되.”주님이 공생애 말엽에 사람들에게는 메시야 비밀을 당부하시며, 제자 공동체 안에서는 처음으로 주님이 고난당하실 것이라는 수난예고를 하셨어요. 주님의 수난예고를 들은 제자들이 시무룩했습니다. 주님이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몰랐습니다. 그때 베드로가 주님을 붙들고 항변했어요. 항변이란 말은 주님을 꾸짖었다(epitimao)는 말입니다. 주님도 베드로를 꾸짖었습니다. 베드로를 사탄이라고 부르시면서요. 주님과 제자들의 소통이 왜 이렇게 빗나갔을까요?
갈등 심화
4. 예수님은 제자들을 꾸짖으시고 이어서 가르치셨습니다. 이후에 이어지는 대화에서 양자 간에 소통이 잘 되었는지 봅니다. 34-35절,“무리와 제자들을 불러 이르시되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 누구든지 자기 목숨을 구원하고자 하면 잃을 것이요 누구든지 나와 복음을 위하여 자기 목숨을 잃으면 구원하리라.”주님은 비장한 마음으로 자신의 수난예고를 세상에는 함구하도록 했지만, 제자들은 이제 알라고 말씀하셨어요. 제자들이 곧 다가오는 때를 대비하라고 가르치셨습니다.
예수님은 자신이 십자가의 고난을 감당하시듯이 제자들도, 나를 따라오려거든-너희가 진정 내 제자라면 각자 자기 십자가를 져야 한다. 나와 복음을 위해서 자기 목숨을 버리며 구원을 받을 것이라고도 말씀하셨어요. 주님을 따르는 제자의 길(제자도)이 쉽지 않음을, 때가 되어서 노골적으로 밝히셨습니다. 주님은 언제 어느 때에 소통하는 것이 제일 좋은지 아십니다. 그동안은 제자들에게 십자가 이야기를 하지 않다가 이 때에 말씀하신 이유입니다. 이제는 너희가 알고 대비해야 한다고요. 너희가 마음을 굳게 먹어야 한다고 제자들을 가르치셨습니다.
5. 예수님은 같은 맥락에서 가르치기를 멈추지 않으셨어요. 36-37절,“사람이 만일 온 천하를 얻고도 자기 목숨을 잃으면 무엇이 유익하리요, 사람이 무엇을 주고 자기 목숨과 바꾸겠느냐.”주님은 사람에게 제일 중요한 것은 생명이라고 하셨습니다. 당연한 말이죠. 사람이 온 천하를 얻어도 자기 생명을 잃으면 아무 소용이 없지 않느냐? 자기 목숨과 바꿀 수 있는 것은 없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매우 상식적인 말입니다. 예수님은 당 시대를 일컬어 음란하고 죄 많은 세대라고 불렀습니다. 이 세대에서 제자들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주님이 제자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38절,“누구든지 이 음란하고 죄 많은 세대에서 나와 내 말을 부끄러워하면 인자도 아버지의 영광으로 거룩한 천사들과 함께 올 때에 그 사람을 부끄러워하리라.”주님은 제자들이 사는 세상이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는 것을 잘 아셨어요. 주님은 제자들이 쉽지 않은 험한 세상에 살면서도 나와 내 말을 부끄러워하지 말라고 당부하셨습니다. 다른 당부의 말씀-제자도를 다양하게 말씀하실 수 있었는데 주님은 이것을 권하셨어요. 주님은 심판 때에 있을 경고를 곁들여서 제자들에게 권하셨습니다. 너희가 이 땅에서 나와 내 말을 부끄러워하면, 심판 때에 나도 그 사람을 부끄러워하리라. 주님께서 이렇게까지 말씀하시며 제자들에게 당부하신 이유가 무엇일까요?
실마리
6. 예수님은 십자가를 약 6개월 정도 앞두고 첫 번째 수난예고를 제자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이제는 제자들이 알고 대비할 때가 되었어요. 세상 사람들이, 특히 유대 종교인들이 이것을 알면 주님이 십자가에서 희생제물이 되시는 것이 방해가 되었기 때문에 메시야 비밀을 당부하셨습니다. 그들이 모르게 하라고요. 하지만, 제자들은 스승이신 주님이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아무도 몰랐습니다. 베드로가 신앙고백을 하면서 주님께 큰 칭찬을 받았어요. 마태는 베드로가 예수님이 그리스도(헬라어)-메시야(히브리어)이심을 안 것은 하나님께서 알게 하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베드로 스스로 발견한 진리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성령을 통해서 베드로에게 알게 하셨습니다. 아무도 할 수 없었던 신앙고백을 한 베드로지만, 그는 다른 제자들과 마찬가지로 예수님이 고난당하시는 메시야이심을 알지 못했어요. 베드로와 제자들 모두 고난당하시는 종(이사야53장) 메시야를 전혀 몰랐습니다. 이것은 유대 종교인들도 간과했고요. 유대인들 모두가 종교를 떠나서 기다린 메시야는 로마로부터 독립시킬 정치적 메시야였습니다. 이 사고 방식이 주님과 제자들을 금성에서 온 남자 화성에서 온 여자로 만들어버렸습니다.
7. 제자들이 자기의 사고와 행동의 틀로 주님을 바라보니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감히 베드로가 스승이신 예수님을 향하여 꾸짖기까지 하는 실수를 범했어요. 주님도 이런 베드로를 바로잡아 주기 위해서 꾸짖었습니다. 33절,“사탄아 내 뒤로 물러가라 네가 하나님의 일을 생각하지 아니하고 도리어 사람의 일을 생각하는도다.”베드로가 신앙고백을 하자 주님은 그를 한없이 칭찬하셨어요. 베드로가 두 가지 축복까지 하셨습니다. 하나는 너는 베드로라(시몬이 아니라 주님이 바꿔준 이름, 반석이란 뜻),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울 것이고 음부의 권세-사탄의 권세가 이기지 못하리라.
베드로 같이 신앙고백 하는 자에게 교회를 세우시고, 사탄의 권세를 이기게 하리라. 두 번째 축복은 예수님이 베드로에게 천국 열쇠를 줄 것이다. 네가 땅에서 무엇이든지 매면 매일 것이고, 네가 땅에서 무엇이든지 풀면 하늘에서도 풀리리라. 천주교 신부들이 딱 좋아하는 말씀입니다. 문자적 해석을 하면서요. 베드로가 제1대 교황이고, 교황에게 천국의 키를 주님이 주셨다고 하죠. 문자적 해석의 위험성이 있는 대표적인 구절이에요. 실제 의미는 베드로와 같이 신앙고백을 하고 예수님과 그의 말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자에게 천국 문이 열린다. 그들에게 기도의 응답이 따른다는 말씀입니다.
8. 예수님은 1차 수난예고 후 1차 제자도를 가르치셨습니다. 세 차례 수난예고 후에는 반드시 제자도를 말씀해주셨어요. 주님이 고난당하시고 하늘로 가시지만, 제자들이 주님 대신에 십자가를 감당하도록 당부하셨습니다. 주님을 따르는 길은 쉽지 않다고 직접 화법으로 말씀하셨습니다. 제자들이 주님처럼 목숨을 잃을 수도 있어야 한다고 가르치셨어요. 오늘도 그렇지만, 제자들이 살던 시대가 음란하고 죄가 많아서 예수님과 그의 말씀을 부끄러워할 수 있었습니다. 죄가 많은 세상에서 나는 그리스도인이오, 이 사실을 드러내고 살기가 어렵다는 말입니다.
음란하고 죄가 많은 세상과 예수님의 이름과 말씀은 항상 충돌해요. 세상 사람들에게 자신이 당당하게 그리스도인임을 밝히면 손해볼 수 있습니다. 이것을 감수하고도 자신이 그리스도인임을 부끄러워하며 감추지 말고 밝히라고 주님이 제자들에게 당부하셨어요. 제자들이 이것을 잊지 않도록 충격적인 경고까지 말씀하셨습니다. 제자들이 세상에서 주님과 그의 말을 부끄러워하면, 주님이 재림하고 심판하실 때 주님도 그 사람을 부끄러워하리라-모른다고 할 것이다, 천국에 들어갈 수 없다는 말씀입니다. 사람이 제일 중요한 목숨-생명입니다. 영생을 잃을 것입니다.
복음 제시
9. 예수님과 제자들의 소통이 되지 않게 가로막았던 것은 제자들의 잘못된 메시야관이었습니다. 유대종교인들도, 일반 유대인들도 모두가 같은 메시야관이었습니다. 그들은 이사야 53장에 예언한 고난받는 종으로서의 메시야를 거부했어요. 이스라엘 나라를 독립시키고 왕으로 오시는 정치적 메시야를 기다렸습니다. 이스라엘이 오랜 세월 국제 정세가 어려운 가운데 나라가 독립하지 못하고 식민 통치 가운데 고통을 겪었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환경이 선지자들이 예언한 말씀을 읽어도 눈에 보이지 않게 만들었습니다.(보기는 보아도 보지 못하는 영적인 맹인이 됨) 주님은 그들이 우매하여 깨닫지 못해도, 자신의 길을 묵묵히 가시며 진리를 선포하셨어요.
나는 너희들이 기대하는 정치적 메시야가 아니고, 너희 유대인만 아니라 온 인류를 죄에서 건지러 온 고난받는 종이다. “내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라”(막10:45) 이를 위해서 31절, 내가 장로들과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에게 버린 바 되어 죽임을 당하고 사흘 만에 부활할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주님은 말씀하신 대로 그대로 십자가를 담당하시고 스스로 예언-약속하신 대로 십자가에 죽으시고 삼일 만에 부활하셨습니다. 제자들은 주님의 부활의 증인으로 거듭나서 복음을 전파했습니다.
기대
10.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당시 세상이,“음란하고 죄 많은 세대”라고 했습니다. 오늘은 그때보다 더 음란하고 죄 많은 세대입니다. 어떻게 이 시대가 음란하고 죄가 많은가는 매일 신문이 드러내주고 있어요. 연예인들이 화려한 결혼을 하고 오래 가지 못합니다. 결혼이 깨지는 주된 원인은 음란입니다. 연예인들만 그렇지 않습니다. 일반인들도 마찬가지에요. 오늘 서울이 소돔과 고모라보다 더 악한 도시라고 말하는 이도 있습니다. 이때, 나는 그리스도인이라고 말할 뿐만 아니라 주님의 이름을 부끄럽게 하지 않고 사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예수님은 이때를 아시고 오늘 본문 우리에게도 말씀하셨어요. 나와 내 말을 부끄러워하지 말라고요. 우리 힘과 지혜로는 감당할 수 없는 일입니다. 늘 깨어서 주님과 그의 말씀을 의지할 때만 가능한 일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기도와 말씀 읽기를 매일 멈추지 않습니다. 이 시간 기도합니다. 주님의 도우심을 구합니다. 주님과 주님의 말씀을 부끄러하지 않고 증거하며, 주님의 이름을 영화롭게 하는 내 삶-가정-교회-이 민족이 되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