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정규직화 걸림돌…통합진보당도 이해 못하겠다"
현대차 이경훈 전 지부장이 29일 통합진보당 예비후보 자격심사를 통과해 울산 남구갑에서 공식 출마선언 직후 SNS는 물론 울산 현대자동차 현장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게 일고 있다. 특히 트위터상에 그를 비난하는 글들이 많이 올라왔다.
트위터 비난 글 올라와
"노동자계급의 배신자 이경훈이 통합진보당 총선 예비후보라고 한다. (중략) 자본가 권력이냐, 노동자 권력이냐, 자본주의냐 사회주의냐. 답하지 않은 애매함이 창조해낸 대참사!(@okjpopo)"
"김진숙을 외부세력이라 말하고, 정규직 음서제를 관철시킨 비정규 노동자의 적. (중략) 이정희와 유시민. 노심조가 XXX하지 않고서는 결코 할 수없는 만행을 저질렀다. 제명도 못하고 이제는 총선 후보라니(@good0301)"
"진보가 노무현도 통합하고, 유시민도 통합하니까 어용 이경훈이 통합진보당으로 줄서지. 투표할 때 표달라고 구걸하지나마라. 신물난다(@soojung1917)"
이경훈 전 지부장은 그 동안 현대차 노조 위원장(지부장) 선거에 수 차례 도전해 고배를 마신 끝에 지난 2009년 지부장에 당선됐으며,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3대 지부장을 역임했다. 이 지부장은 지난 11월 치러진 선거에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이 위원장은 그 동안 회사 측에 가까운 후보, 지부장으로 평가돼왔으며, 지난 해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1공장을 점거해 25일 동안 투쟁을 하는 동안 비정규직 노동자의 입장을 옹호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비판을 받기도 했다.
"노골적으로 회사 편 들어"
당시에 25일간 점거농성 기간 동안 상황실장을 맡아 현장에 있었던 금속노조 박점규 전 비정규국장은 "제가 쓴 책 『25일』에 이미 당시 이경훈 지부장이 점검농성에 들어간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어떤 행동을 했는지가 상세하게 나와 있다"며 "이경훈 전 지부장은 노골적으로 비정규직 노동자의 편이 아닌 현대자동차 사측의 편에서 행동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경훈 전 지부장이 출마의 변에서 '노사간의 상생 경험을 살리겠다'고 했지만 현대자동차 공장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이경훈 전 지부장을 믿지 않을 것이며, 심지어 최근에 있었던 새로운 지도부 구성 투표에서 정규직 근로자들조차 이경훈 전 지부장에게 표를 던지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현대자동차 비정규직지회 김정진 비상대책위원장도 개인적인 입장임을 전제로 "현대자동차 내부에서 누구나 이경훈 전 지부장을 '비규정직 정규직화의 걸림돌'이라 여겼다"며 "통합진보당이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경훈 전 지부장에게 예비후보 자격을 인정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성토했다.
현대자동차 울산1공장의 김성욱 비정규직 노동자 대표는 "민주노동당이 국민참여당과 통합진보당으로 합당하는 것도 반대했었다"며 "물론 이경훈 전 지부장의 출마는 별개로 볼 수 있지만 두 가지 사항이 너무나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다"며 통합진보당과 이경훈 전 지부장을 동시에 비판했다.
이러한 논란에 대하여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은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논란은 이경훈 전 지부장과 비정규직노동자들 사이에서 풀어야할 문제"라며 "통합진보당 당내 경선을 통해 결정된 단일후보를 적극적으로 지지할 예정"이라고 공식입장을 재확인했다.
현대차, 남구갑 단일후보 적극 지지
이경훈 전 지부장에 대한 예비후보자 자격심사 회의에 참여했던 통합진보당 권태홍 위원은 "예비후보 자격심사는 공천심사위원회나 전국운영위원회 인준 이전에 거치는 단계"라며 "제출한 서류에 문제가 없고 후보자가 출마를 선언한 지역 시당의 특별한 문제 제기가 없으면 예비후보 자격을 부여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 전 지부장의 출마에 따라 울산 남구갑에서는 통합진보당 조승수 의원과 예비경선이 치러지게 된다. 금속노조의 한 관계자는 "이 전 지부장이 비판을 받고 있는 것을 사실이지만 조직표 동원력을 가지고 있어, 예비 경선에서 일방적으로 불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