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별
-윤동재
주말농장 주인이 올해는 갈아 주지 못하니
각자 알아서 갈아라 했다
아무도 안 올 줄 알았던 산자락 밭
내가 쇠스랑으로 흙을 찍어 누를 때
머리 하얀 노부부가 다가와
빈자리가 있느냐 묻기에
얼른 주인의 번호를 건넸다
통화를 마친 노인은
삽으로 흙을 파기 시작했다
나는 삽질에 무릎이 먼저 시린데
걱정이 되어 연세를 여쭈니
여든다섯이라고 했다
그 연세에 어찌 이리 정정하시냐 물으니
육사 졸업하고 평생
휴전선과 해안선을 지켰다 했다
별을 달 줄 알았으나
대령으로 끝나
속에서 거침없이 타오르던 불길
이 투박한 흙이 다 꺼주었다고
서른 해 다닌 교회
성경 말씀도 좋지만
말 없는 흙을 파고 만지는 사이
불길은 저절로 꺼지고
얽힌 매듭도 스스르 풀렸다고
흙이 가르쳐 준 것은 하나
나이 들어 이겨 무엇 하겠느냐
무슨 일이든 져주는 것이라며
환히 웃는 얼굴
흙 대령이라 부르려다
흙 장군이라 부르기로 하며
흙과 내가 함께
흙 묻은 손으로
그의 어깨에 흙별 하나 달아주었다
#흙별 #주말농장 #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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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재 몽유기행시
몽유기행시
<흙별>내가 쇠스랑으로 흙을 찍어 누를 때 머리 하얀 노부부가 다가와 빈자리가 있느냐 묻기에
푸른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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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6.27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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