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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가며
2. 유럽 외교안보 현안과 튀르키예
(1) NATO
(2) 우크라이나 전쟁
(3) 유럽의 국경안보
3. 유럽-튀르키예 외교안보 관계 전망
4. 나가며
지난 5월 치러진 튀르키예 대선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이 연임에 성공함에 따라 장기 집권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튀르키예는 스웨덴의 NATO 가입 비준 여부와 NATO의 영향력 확대, 난민송환 정책 등의 EU 국경안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중재자 역할 강화와 같은 유럽의 외교안보 현안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국제 질서가 급변하고 우크라이나 재건 논의에 대한 우리나라의 참여 기대도 커지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도 유럽과 튀르키예의 외교안보 관계 변화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1 들어가며
2023년 5월 28일에 치러진 튀르키예 대선 결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Recep Tayyip Erdoğan) 대통령이 결선투표에서 약 52%를 득표해 연임에 성공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최대 2033년까지 집권할 수 있게 되었으며, 기존의 외교안보 정책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따라서 NATO, 우크라이나 전쟁, EU의 국경안보 등 유럽의 안보 정책에 대한 영향력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튀르키예는 헝가리와 함께 스웨덴의 NATO 가입에 대한 결정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NATO의 추가 확장 및 강화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또 NATO 회원국 중 유일한 친러 성향 국가로 우크라이나 전쟁의 중재자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더불어 튀르키예는 2015년 EU 난민위기 이후 유럽의 국경안보 등 유럽의 안보정책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본 보고서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연임이 유럽의 외교안보 정책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 향후 전망을 도출하고자 한다.
2 유럽 외교안보 현안과 튀르키예
(1) NATO
에르도안 대통령의 연임으로 튀르키예는 스웨덴의 NATO 가입에 대해 부정적인 기존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핀란드와 스웨덴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러시아의 안보 위협이 커지자 NATO 가입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2023년 4월 4일, 핀란드가 NATO 가입을 완료해 NATO의 회원국이 31개국으로 증가했다. 반면 스웨덴은 튀르키예와 헝가리의 비준을 남겨두고 있다. NATO의 신규 회원국 가입은 모든 회원국들의 만장일치로 결정되는데, 튀르키예와 헝가리를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은 비준을 완료한 상황이다. 튀르키예 대선 결과에 따른 유럽 외교안보 정책 전망심 성 은지난 5월 치러진 튀르키예 대선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이 연임에 성공함에 따라 장기 집권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튀르키예는 스웨덴의 NATO 가입 비준 여부와 NATO의 영향력 확대, 난민송환 정책 등의 EU 국경안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중재자 역할 강화와 같은 유럽의 외교안보 현안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국제 질서가 급변하고 우크라이나 재건 논의에 대한 우리나라의 참여 기대도 커지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도 유럽과 튀르키예의 외교안보 관계 변화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튀르키예의 비준 지연은 스웨덴이 쿠르드 분리주의 단체인 쿠르드 노동자당(Kurdish Workers Party, 이하 PKK)과 반정부단체인 혁명민족해방전선을 지원하고, 튀르키예의 인권 및 민주주의 악화를 비판해왔기 때문이다. 튀르키예는 비준 조건으로 스웨덴의 PKK와 혁명민족해방전선 지원 중단, 스웨덴 내 반 튀르키예주의자의 송환을 요구하고 있다.1) 하지만 스웨덴 내 반(反)튀르키예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어 스웨덴 정부로서는 튀르키예의 요구를 적극 수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2023년 1월에는 스웨덴 내 튀르키예 대사관 부근에서 코란을 불태우고 에르도안 대통령 인형을 거꾸로 매다는 등 반튀르키예 시위가 발생하여 튀르키예가 강력 항의한 바 있다.2) 최근에는 스웨덴 내 친쿠르드족 시위자들을 중심으로 6월 1일에 발효된 반(反)테러 법이 쿠르드족의 분리주의 운동을 탄압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시위를 개최하는 등 스웨덴이 튀르키예의 압박에 굴복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압력이 계속되고 있다.3) 한편 서방 국가들은 튀르키예에 대해 신속한 스웨덴 가입 비준을 요청하고 있다. 2023년 6월, 옌스 스톨텐베르그(Jens Stoltenberg) NATO 사무총장은 튀르키예가 반대를 철회할 때가 되었으며, 7월 11-12일 리투아니아에서 개최되는 NATO 정상회의 전까지 스웨덴의 NATO 가입이 결정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힌 바 있다. 토니 블링컨(Tony Blinken) 미국 국무부 장관도 5월 30일, 스웨덴 방문 시 스웨덴의 NATO 가입 비준을 마무리 지으라고 촉구한 바 있다.4)
튀르키예의 비준 지연은 스웨덴이 쿠르드 분리주의 단체인 쿠르드 노동자당(Kurdish Workers Party, 이하 PKK)과 반정부단체인 혁명민족해방전선을 지원하고, 튀르키예의 인권 및 민주주의 악화를 비판해왔기 때문이다. 튀르키예는 비준 조건으로 스웨덴의 PKK와 혁명민족해방전선 지원 중단, 스웨덴 내 반 튀르키예주의자의 송환을 요구하고 있다.1) 하지만 스웨덴 내 반(反)튀르키예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어 스웨덴 정부로서는 튀르키예의 요구를 적극 수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2023년 1월에는 스웨덴 내 튀르키예 대사관 부근에서 코란을 불태우고 에르도안 대통령 인형을 거꾸로 매다는 등 반튀르키예 시위가 발생하여 튀르키예가 강력 항의한 바 있다.2) 최근에는 스웨덴 내 친쿠르드족 시위자들을 중심으로 6월 1일에 발효된 반(反)테러 법이 쿠르드족의 분리주의 운동을 탄압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시위를 개최하는 등 스웨덴이 튀르키예의 압박에 굴복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압력이 계속되고 있다.3) 한편 서방 국가들은 튀르키예에 대해 신속한 스웨덴 가입 비준을 요청하고 있다. 2023년 6월, 옌스 스톨텐베르그(Jens Stoltenberg) NATO 사무총장은 튀르키예가 반대를 철회할 때가 되었으며, 7월 11-12일 리투아니아에서 개최되는 NATO 정상회의 전까지 스웨덴의 NATO 가입이 결정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힌 바 있다. 토니 블링컨(Tony Blinken) 미국 국무부 장관도 5월 30일, 스웨덴 방문 시 스웨덴의 NATO 가입 비준을 마무리 지으라고 촉구한 바 있다.4)
영향을 미치고 있다. EU와 튀르키예는 1963년 협력협정(Association Agreement)을, 1995년에는 관세동맹협정(Customs Union Agreement)을 체결했으며, 1999년에는 튀르키예가 EU 가입 후보국 지위를 획득하면서 EU와의 관계가 한층 더 강화되었다. 또 튀르키예는 2008년 EU 주도로 창설된 지중해연합(Union for the Mediterranean)의 창립 회원국으로서 지역 안정, 인간 개발, 지역 경제 통합을 위해 EU와 협력하고 있다.7)튀르키예는 EU의 국경안보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는 튀르키예의 유럽과 북부아프리카와 중동 사이에 위치한 지정학적 입지에서 비롯된 것으로, 2015년 EU 난민 위기 이후 튀르키예의 유럽에 대한 영향력이 대폭 확대되었다. EU는 튀르키예가 난민이 유입하는 길목에 위치해 있다는 지정학적 위치를 고려하여 2016년 튀르키예와 난민송환협정을 채택했다. 난민송환협정에 따라 EU는 그리스 등 EU 변방 국가로 도착하는 난민들을 튀르키예로 송환하는 대신, EU는 이에 대한 대가로 튀르키예 정부 등에 대해 자금 지원과 무비자 협정, EU 가입 협상 등을 실행하기로 했다. 재정적으로 EU는 2022년까지 튀르키예에 60억 유로를 지원하기도 했다. 다만, EU-튀르키예 관계에 불안 요인도 존재하는데, 일례로 2022년 말부터 에르도안 대통령이 EU에 대해 난민송환협정에 대한 재협상을 요청한 바 있다. 그 배경은 튀르키예의 경제 상황의 악화, 시리아와의 충돌로 피해 증대, EU와의 무비자 협정 및 EU 가입 협상 지연 등으로 알려져 있다. 2023년 5월 대선 결과에 따라 에르도안 대통령이 연임하게 되면서 난민송환협정에 대한 재협상 요청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EU-튀르키예 관계 변화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7) European Commission, Türkiye(검색일: 2023.6.1.), <https://policy.trade.ec.europa.eu/eu-trade-relationships-country-and-region/countries-and-regions/turkiye_en>.
3 유럽-튀르키예 외교안보 관계 전망향후 유럽과 튀르키예의 외교안보 관계는 대내외적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첫째,에르도안 대통령이 스웨덴의 NATO 가입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미국과 유럽, 튀르키예가 어떠한 협력을 도출할지가 관건이다. 튀르키예는 작년부터 스웨덴의 NATO 가입 비준을 조건으로, 미국에 대해 F-16 도입을 허가해줄 것을 요구해왔다. 이에 관해 2023년 초, 미국과 튀르키예의 협상이 진행되었으며, 5월 말 조 바이든(Joe Biden) 미국 대통령의 에르도안 대통령 재선 축하 전화 시 F-16 도입에 대한 전제 조건으로 스웨덴의 NATO 가입 비준을 제시하는 등의 논의가 있었으나 이후 진전은 없는 상황이다.8) 더욱이 미국 하원이 튀르키예에 대한 F-16 수출에 반대하고 있기 때문에, 양국의 입장이 급선회하지 않는 이상 스웨덴의 NATO 가입이 단기간 내에 결정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국을 위시한 서방이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NATO의 강화를 원하고 있어, 미국과 튀르키예 간 협상이 극적으로 마무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둘째, 난민송환정책 등과 관련한 EU와 튀르키예간의 협력 여부도 유럽의 안보 지형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자국의 경제 위기 극복의 일환으로 EU로부터 더 큰 규모의 재정 지원을 더 많이 받고자 하고 있으며, 난민송환협정의 재협상은 그 신호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2022년 기준, EU 내 난민신청자가 96만6천 명으로 다시 급증한 가운데9) 튀르키예와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경우 EU 내 난민위기가 재현될 가능성이 높아질 뿐만 아니라, 난민 수용 정책에 관한 회원국 간의 갈등, 극우정당의 득세 등 여러 혼란이 가중될 위험도 있다. 셋째, 튀르키예의 러시아 및 우크라이나와의 관계 변화도 주시해야 한다. 튀르키예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에 대해 협력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우크라이나에 대해서는 전쟁 이전부터 수십 대의 TB2 드론을 판매 혹은 무상 이전해왔으며, 2022년 10월에는 2척의 코르벳함을 진수하는 등 우크라이나의 ‘군 현대화 정책에 대한 주요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고 있다.10) 이에 대해 협력이 선택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만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모두 튀르키예를 장기적인 파트너로 보지는 않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11) 그러나 만일 튀르키예의 우크라이나 및 러시아에 대한 협력 관계가 강화된다면 튀르키예의 중재자 역할이 더 부각될 가능성도 있다. 넷째, 2023년 6월 4일, 에르도안 대통령은 4번째 대통령 임기를 시작하면서 경제위기 극복을 목적으로 한 내각 개편을 단행했는데, 이러한 방안이 효과가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만약 경제위기가 지속되어 에르도안 정부에 대한 지지도가 하락할 경우, 튀르키예는 스웨덴의 NATO 가입 비준이나 EU와의 난민송환협정 등에서 계속 강경한 입장을 취하기 어려워질 수도 있다. 사실 튀르키예의 경제 위기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2017년 이후 튀르키예의 연간 소비자 물가 지수는 10%를 넘어 2022년 10월 85.51%로 정점을 찍은 뒤, 2023년 4월 43.68%로 하락했다.12) 실10) Emmanuel Selva Royan, “Turkey as an ally and a mediator in the Russia-Ukraine War. What does it want from it?”, Modern Diplomacy, 2023.3.10.11) Iliya Kusa, “rom Ally to Mediator: How Russia’s Invasion Has Changed Ukraine-Turkey Relations”, Carneigie Endowment for International Peace, 2022.10.7.12) Statista, Year-on-year change in Consumer Price Index (CPI) in Turkey from July 2016 to April 2023(검색일: 2023.6.19.), <https://www.statista.com/statistics/895080 /turkey-inflation-rate/>.업률 역시 2015년에 10%를 초과한 뒤 2019년 13.67%까지 악화되었다가 2022년 10.03%로 소폭 개선되었으나 전체적으로는 경제의 불안정성이 높고 상황이 좋지 못하다고 할 수 있다.13) 따라서 에르도안 정부의 경제위기 타개책이 어느 정도 효과를 볼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4 나가며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번 대선에서 장기 집권의 기반을 마련하는 데 성공했다. 향후 튀르키예는 스웨덴의 NATO 가입 비준 여부를 둘러싼 영향력 확대, 난민송환 정책 등 EU의 국경안보 안정성, 러시아 및 우크라이나와의 협력 관계 강화를 통해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중재자 역할 등을 통해 유럽의 외교안보 현안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에르도안 대통령이 수년 째 지속되고 있는 경제위기에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지에 따라 튀르키예의 대외 정책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중 전략 경쟁으로 진영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2022년 6월 NATO 정상회의를 계기로 일본, 호주, 뉴질랜드와 함께 아시아태평양 파트너 국가로서 미국 및 유럽 등 서방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또 우크라이나 재건 논의가 계속되면서 우리나라도 참여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만큼, 유럽과 튀르키예의 외교안보 관계 변화에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 2023년 국회입법조사처 장/단기과제 관련 보고서입니다. 13) Statista, Turkey: Unemployment rate from 1999 to 2022(검색일: 2023.6.19.), <https://www.statista.com/statistics/ 263708/unemployment-rate-in-turkey/>.이슈와 논점은 국회의원의 입법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최신 국내외 동향 및 현안에 대해 수시로 발간하는 정보 소식지입니다.이 보고서의 내용은 국회의 공식 입장이 아니라 국회입법조사처의 조사분석 결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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