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 쉐이크쉑 버거 CEO '랜디 가루티' 경영철학과 성공비결
드디어 한국에 상륙했다. 우리나라에는 미국 동부를 대표하는 버거로 알려진 쉐이크쉑. 지난 7월 22일 문을 연 뒤 하루 3000~3500개가 판매되면서 9월 중순까지 버거 누적 판매량은 약 15만개에 달한다. 2002년 뉴욕 메디슨 스퀘어 공원에서 공원복구 기금 모금을 위한 작은 카트에서 출발한 쉐이크쉑은 항생제와 호르몬제를 사용하지 않은 앵거스 비프 등 최상급 식재료를 사용하고 세심한 서비스를 앞세워 선풍적인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매일경제 더비즈타임스는 한국을 방문한 랜디 가루티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쉐이크쉑의 경영 철칙과 성공 비결에 대해 들었다. 가루티 CEO는 "쉐이크쉑 버거는 '파인캐주얼(fine casual)'이라는 새로운 외식산업 카테고리를 만들면서 사람들이 편하면서도 질 좋은 음식을 먹고 싶어하는 욕구를 충족시켰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내용.
― 쉐이크쉑 버거는 '파인캐주얼'이라는 새로운 외식산업 카테고리를 만들었다. 파인캐주얼이라는 콘셉트를 만들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우선 레스토랑에는 고급 레스토랑을 뜻하는 파인다이닝이 있고 아주 대중적인 패스트푸드라는 카테고리가 있다. 쉐이크쉑 버거는 이 둘을 결합한, 이른바 캐주얼하게 앉아서 먹지만 고급 식재료 음식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즉 식재료는 파인다이닝 수준이면서 가격은 굉장히 합리적인 둘의 장점을 결합한 것이다. 실제로 쉐이크쉑의 모기업인 '유니온 스퀘어 호스피탈리티 그룹(USHG)'은 쉐이크쉑 버거와 별도로 1985년부터 파인다이닝 사업을 시작했기 때문에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 같은 파인캐주얼 카테고리를 만들 수 있었다.
전 세계적으로 소비자들은 높은 품질의 식재료를 원한다. 원산지는 어디며 품질은 어떤지 매우 민감해진 상태다. 단순히 패스트푸드 수준이 아니라 높은 품질의 식재료를 원하면서도 동시에 편안한 환경에서 자유롭게 음식을 즐길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이다.
― 쉐이크쉑 버거 브랜드 철학인 '좋은 것을 위해 기다린다(Stand for something good)'는 무슨 뜻인가.
▷이는 쉐이크쉑 버거의 임무(mission)라고 볼 수 있다. 좋은 것을 기다린다는 말은 다양한 의미를 담고 있다. 일단 첫 번째로 많은 사람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좋은 것을 위해서 줄을 선다는 의미다. 두 번째는 '우리와 관계된 모든 것에 대해 현명한 선택을 하는 것'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 현명한 선택이란 팀을 운영할 때 최고의 인재에게 최고의 대우를 해주고 배려해주는 문화, 이웃들에 대한 배려, 현지 커뮤니티 자선단체와 협력 관계를 맺고 도움을 주는 활동 등을 뜻한다. 우리에게 좋은 식재료를 제공하는 납품업체를 배려하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일, 주주들에 대해서 배려하고 신경 쓰는 일, 우리 게스트(손님)들을 대접하는 일 등도 포함된다.
또한 환경 친화적인 운영을 한다는 것도 내포돼 있다. 지금 앉아 있는 의자나 테이블까지 살펴만 봐도 우리의 철학을 알 수 있다. 테이블은 미국 볼링장에서 수거한 앨리를 재활용해서 만들었고, 의자 벤치 등의 목재들도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수확한 것이다. 식재료도 호르몬과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은 최고의 고기를 사용하고 있다. 냉동 커스터드도 마찬가지로 매일 새로 만들어서 제공하고 있다. 이틀 지난 아이스크림을 사용하는 경우는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우리가 만지는 모든 것들을 최상의 품질로 선택하고 가장 친환경적이고 콘셉트를 취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라고 볼 수 있다.
― 요즘 패스트푸드 버거보다는 수제 버거가 인기를 끌고 있다. 쉐이크쉑 버거는 그 중간 정도의 위치라고 알고 있는데, 경쟁업체들과 어떻게 차별화하려고 하는가.
▷정확하게 잘 봤다. 양질의 버거이긴 하지만 훨씬 많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다. 수제 버거는 고급 레스토랑, 미식가 혹은 일부 고객들만 알아서 먹는 음식으로 연상된다. 우리는 일관된 프로세스를 통해서 되도록이면 많은 사람에게, 하지만 품질은 수제 버거에 상응하는 버거를 제공한다. 다만 고급 식당에서 나오는 버거 같은 경우에는 특정한 계층의 사람만 먹겠지만 쉐이크쉑은 좋은 수제 버거의 경험을 직업과 소득 수준에 상관없이 모든 사람이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 안전하고 몸에 좋은 식재료를 쓴다고 하더라도 버거는 아무래도 몸에 좋지 않다는 인상을 강하게 준다. 이런 인식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있다면.
▷쉐이크쉑 버거를 시작한 지도 12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그 과정에서 사람들은 점점 (몸에도 나쁘지 않은) 양질의 버거를 먹을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식재료만 하더라도 쉐이크쉑은 호르몬과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고, 고기는 통살을 그대로 갈아서 쓰고, 매일 직전에 갈아놓은 재료만을 쓴다.
― 엄격한 식재료 선정은 어떤 식음료 기업이든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다. 쉐이크쉑 버거가 식재료 선정에서 또 다른 차별점을 두는 것이 있다면.
▷단순히 좋은 식재료를 쓰는 것이 아니라 이를 사용하는 과정도 아주 신선하게 하려고 한다. 매일 저녁 다음날 사용할 고기를 갈고 바로 그 다음날만 사용한다. 또 만들어놨다 주문이 들어오면 내주는 것이 아니라 주문을 하면 그때 그때 바로 요리한다. 아이스크림 또한 항상 신선한 상태로 유지한다. 매일 새로 아이스크림을 만들고 종일 신선함을 유지하기 위해 직접 아이스크림 기계까지 설치해 운영한다. 한국에 어쩌면 한 대밖에 없을 6만달러에 육박하는 아이스크림 기계를 보유하고 있다. 아이스크림은 사람이 직접 돌리고 뜨는 과정을 거친다. 좋은 식재료 선정도 있지만 식재료를 신선하게 처리하는 과정에서 차별점이 생긴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