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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김혁민 선수가 5.1이닝 2실점을 기록했습니다. 최근 경기들에 비하면 괜찮은 기록이지만 이미 그의 올 시즌 기록은 너무 나빠졌죠. 110이닝을 던졌는데 평균자책이 8.21입니다. 솔직히 선발투수의 평균자책이 5~6점이래도 성에 안 차는데 8점이면 그 정도가 좀 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다면 과연 올 시즌 김혁민의 이 기록은 역대 어떤 수준일까요. 마침 야구전문 사이트 '파울볼' 기아타이거즈 팬이신 陸遜님께서 원년부터 올해까지 뛴 투수들 중애 해당시즌 방어율(평균자책)이 가장 나빴던 선수들 순위를 정리해주셨습니다. 대상은 해당 시즌에 100이닝 이상 던진 투수입니다.
▶ 역대 ERA 순위
한화 이글스의 시즌 전 예상 로테이션은 류현진-유원상-김혁민이습니다. 실제 개막 2차전 선발투수는 김혁민이었고요. 작년 후반기 호투를 바탕으로 우리는 김혁민과 유원상이 제법 성장할 거라고 믿었습니다. 바로 2-3선발을 맡기는 건 좀 불안했지만 팀 사정상 어쩔 수 없었고, 그저 잘 버텨주기만 바랬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가혹하네요. 평균자책 순위를 뒤에서 매기는데 1위와 3위. 심지어 올 시즌 뿐만 아니라 프로야구 29년 전체를 통틀어서 뒤에서 탑을 다툰단 말입니다. 결국 비싼 외국인 선발투수를 갖추지 않은 댓가가 23년만의 꼴찌로 나타난 셈입니다.
기억하실지 모르지만 1999년은 역사상 최강의 타고투저 시즌이었습니다. 팀마다 3할에 20홈런 타자가 넘쳐났고 어지간한 선수들은 죄다 20-20을 기록한 시즌이죠. 그래서일까요. 역대 TOP10 기록중에 무려(?) 3명이나 포함되어 있습니다. 2명은 선수층이 얇아서 선발-중간의 개념조차 없었던 프로야구 원년이고요. 그런데 나머지 5명이 전부 올 시즌에 뛴 선수들입니다. 올해가 타고투저여서 그렇기도 하고, 에이스급 투수와 3선발 이후 투수의 기량 차이가 많이 벌어진 탓도 있습니다만 어쨌든 결과적으로 올해 투수들은 대체로 못 던졌습니다. 문제는 그 못던진 투수들 사이에서 제일 못던진 투수 두명이 한화이글스 소속, 그것도 상위 로테이션으로 시즌을 시작한 선발투수라는 사실이죠. 특히 김혁민은 세자리수 자책점을 기록했는데, 아마 단일시즌 최고 기록이 아닐까 싶습니다.
시즌 전의 예상, 그 중에서 <변수>에 속하는 부분은 대부분 비극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그걸 감안해도 올해 두 투수의 성적은 너무 처참하네요. 중간에 2군이나 중간으로 돌며 몸을 추스릴 시간도 적었고, 거의 풀시즌 내내 난타를 당했는데 과연 경험이라는 측면에서 이게 무조건 도움이 될 지는 의문입니다.
개인적으로 내년에 네가지가 보강되어야 다시 4강권으로 올라선다고 봅니다. 그건 김태균/이범호/ 그리고 (류현진 안영명을 제외한) 선발투수 3-4 입니다. 올해의 부진과 시행착오가 내년에 약이 된다면 까짓 거 1년쯤 참을 수는 있지만 내년에 나아진다는 보장을 갖는 것 역시 쉬운 일은 아니니 참 고민이죠.
여기서 거론할 수 있는 대안 하나는 바로 외국인 선발투수입니다. 요즘 5이닝 4실점 연지가 그럭저럭 좋아보이기도 하는데, 사실 이건 김혁민과 유원상이 시즌 내내 이닝을 제대로 채우지 못하는 모습을 봐서 눈높이가 낮아진 덕입니다. 2006년~2007년 우리가 분전한 이유가 뭐였습니까. 50몇 경기 연속 5.0+이닝 기록을 세웠던 선발의 힘 아니었습니까. 게다가 똑같이 후반기에 데려왔는데 SK글로버는 2.03에 7승 3패 / 삼성 나이트는 4.05에 5승 1패인데 연지는 6.94에 1승 7패입니다. 이건 구위나 승운의 문제가 아니라고 봅니다. 그렇다고 스카우터의 안목 문제도 아니고요. 그럼 문제는 뭐냐, 저는 바로 <돈>이라고 봅니다..
로페즈 : 계약금 5만달러 + 연봉 25만달러 크루세 : 계약금 3만달러 + 연봉 25만달러 구톰슨 : 계약금 7만달러 + 연봉 23만달러 카도쿠 : 계약금 5만달러 + 연봉 20만달러 글로버 : 계약금 3만달러 + 연봉 17만달러
연ㅡ지 : 계약금 1만5천달러 + 연봉 10만달러
똑같이 시즌 중에 데려온 글로버는 2점대 방어율에 7승이고 나이트도 4점대 방어율에 5승입니다. 그런데 연지는 왜 그럴까요? 저 숫자에 답이 나와 있습니다. 기량이 떨어져서 돈을 덜 줬는지는 모르죠. 하지만 적은 돈으로 뽑으려니 애초에 인재 풀이 부족한 상태에서 고른 겁니다. 중간에 영입됐다 부진+부상으로 퇴출당한 바우어의 딱 절반, 심지어 2군에서 키워서 쓰겠다는 발언으로 비웃음을 샀던 세데뇨보다 적은 돈을 들여서 외국인 투수를 영입했는데 구톰슨 로페즈를 부러워하는 건 솔직히 도둑놈 심보인 듯 합니다. 11만 5천 달러와 30만 달러. 사람을 돈으로 평가하려니 마음이 아픕니다만 구톰슨-로페즈와 연지 사이에는 그런 현실적인 간극이 있는겁니다. (구톰슨 로페즈가 30만 달러에 영입됐다고 믿는 사람도 없습니다. 뭐 100만불이라는 소문까지 공공연히 도는 형국이니까)
수년간 지출 아껴서 김태균-이범호 잡는 돈으로 모아둘 요량이었다면 그러려니 하겠습니다. 하지만 팀이 이렇게 무너졌고 투수진 붕괴로 중간 투수들도 고생 많이 했으니 내년에는 꼭 이닝 잘 먹어줄 외국인 선발투수, 지갑 좀 더 열어서 데려와주길 바랍니다. 선발투수 계산을 채워넣지 않고 시즌을 치룬 결과가 어땠는지 올해 똑똑히 배웠으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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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구단에서의 투자.. 정말 필요합니다. 용병에 2군구장에 나머지 선수단에... ㅠㅠ 지금 ESPN에서 해설을 하고있는 기자(기자분이라는 것만 살짝 들은거 같은데...뉘신지)분의 말씀... 한화구단에 너무 정확한말들이라 내욕하는것같이 아프고 낯뜨겁게 얼굴이 달아오르지만 부인할수없는 사실을 말하고 있군요. 우리 구단도 이젠 투자를 하길 바랍니다. 이제부터라도...말이죠
알수록 화가나는....짠돌이 한화구단...M&A 그만하고 있는 야구사업 지원부터했으면...
올해 트리플A에서 1점대 방어율을 찍고있는 세드릭을 델구와도 좋을거 같은데 ㅋㅋ
전 예전에 한화구단은 용병한테 뒷돈안준다고할때 자랑스러웠는데 지금은 한화가 야구구단을 운영에 관심이있나 의구심이드네요. 유일하게 영웅네한테 현금트레이드 요청안한구단 정말이지 자랑스러운구단 ㅡㅡ^
갑자기 해리거.엘비라.리오스.등 한국야구에서 성공한 투수들의 연봉들도 궁금해지네요;;; 왜이리도 돈을 안쓰는지 이해할수없는;;;
유원상, 김혁민.. 두 선수다 잘해준다는건 거의 로또 당첨이나 마찬가지다 라고 여기며 나름 눈높이를 낮추긴 했지만.. 이 정도까지 무너질줄은 정말 예상도 못했네요 ㅠㅠ 뭐.. 생각보다 타고투저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올해 시즌을 치르면서 구단이나 선수들이나 느낀 점들이 많으리라 봅니다.. 이번 스토브리그 기간에는 그 어느때보다 철저히 준비해야겠지요
99년 두산 이상훈도 많이 던졌었군요. 서울 라이벌 LG의 이상훈이 워낙 막강해서, 존재감이 좀 약했다 싶었는데
유원상 김혁민은 앞날도 불투명...새가슴에...구질도 없고...오직직구스피드만 있으니..김태균못잡더라고 로페스급 선발투수용병은 한화에선 필수입니다
휴... 내년엔 좋아질껍니다..^^;;; 희망고문..ㅋ
김혁민의 100자책은 정말 기록입니다....그런 김혁민을 꾸준히 선발로테이션에 돌린 이유는 그를 대체할 마땅한 선발투수가 없어서이니..암울하네요. 133이닝을 던진 인호봉도 97자책 정도를 기록했네요........;;
이제 알았내요.. 저는 지금껏 용병은 다 똑같은 금액 받고 오는줄 알았습니다. 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