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본 메세지] ---------------------
오랜만에 늦잠을 자고, 아점을 먹고
무작정 나가서 책을 두권 빌리고, 커피를 마시러 갔다
예전 도토루가 있던 그 자리에 새로 커피숍이 생긴지 꽤 되었는데
왠지 서운한 마음에 한번도 가지 않았었다
10년동안 가던 도토루에 대한 그리움이기도 했고
당치않게 허접스레 변해있을것 같은 그곳에 가는게 두렵기도 했다
1층에 서서, 메뉴를 쭉 보았다
다른건 뭐 그랬는데,
모카자바,킬리만자로,카페플라밍고가 메뉴에 있는게 신기했다
심심했던지 약간 장난을 치고 싶어졌다
멩:모카자바는 어떻게 나오나요?
직원:모카라는 향커피에....@#%^&&
멩:예, 그러면 킬리만자로는요?
직원:예, 다른커피예요
멩:-_-킬리만자로는 어떻게 해서 주시나요? 커피메이커로 해주시나요 드립을 해주시나요?
직원:..네...커피메이커로 하는데요
아무래도 그냥 따뜻한 브랜드커피를 시켜야 겠다고 생각을 했는데..
메뉴를 너무 오래 보고있었떤게, 뻘쭘한 나머지
아이스커피를 진하게 달라고 하고는 2층으로 올라왔다
나온 커피의 맛은....
에...
익숙한 맛이라 하겠다
커피메이커에 뽑아놓은
아마도 커피는 큰 깡통에 들어있는 대기업의 '모카블렌드'와 헤이즐넛을 섞은듯한
그런 맛
불과 2년전만해도 늘상 커피숍에서 먹었던 그런 커피
오랜만이다..싶었다
처음에는 헤이즐넛 향이 역해서 한참 꼴ㅇ ㅏ 보기만 하다가
먹었는데..자꾸먹으니 먹을만 했다
이런 커피숍에 참 오랜만에 온것 같다는 생각도 했다
어설프게 개조를 해서인지, 도토루의 흔적도 여기저기 보이고
얼마전만해도, 한 2년전만해도, 이대 신촌 부근에 내가 잘가던 커피숍은
커피2,000원에, 토스트를 마냥 먹을수 잇고,인스턴트카푸치노 가루로 만든 카푸치노가 엄창 맛있던 <사라본>
크고 조용한 데다가, 신기한 커피가 많던 <예다원>
아침에 잠시 들러 커피를 마시거나, 조용히 책을 보기에 좋았던<도토루>
뭐 이런 곳이었다
그런 재미도 있었다
카페플라밍고나 모카카리엔드가 먹고 싶으면 <샤갈의 눈내리는 마을>에 가고
스페니쉬커피가 먹고 싶으면<Aroma>에 가고
깔루아커피나 아이리쉬커피가 먹고싶으면<old&new>에 가고
밥안먹은 친구가 동행하면<votre>에 가고
고구마케익이 먹고싶으면<깔루아>에 가고
지금은 커피를 마시러 밖에 나가면
거의 <플란넬>이나<비미남경><시애틀에스프레소>에 간다
에스프레소 더블이나, 아메리카노를 주로 마신다
테이크아웃 할때는 주로,아이스카푸치노를 시키고
찬 거품을 어떻게 만드나 본다
<포티올리>에서는 프렌치프레스로 따로 거품을 만들어 주었고
<이디야>에서는 머신으로 거품을 내더라
저걸 어찌 차게해줄까 싶게 오래오래 약하게 틀어놓고 거품을 만들더라..
찬 우유를 따로 붓고, 거품낸 우유는 거품만 떠서 주었다
그렇다면, 스팀피쳐에 남은 우유는?
버리지 않는다면, 아마도 거품이 안들어가는 카페라떼에 넣겠지
싶다.........
요즘, 예전에 비해 훨씬 맛있는 커피를 먹고있는 셈이지만
가끔 위에 쓴 저런 커피들을 먹고싶을때도 있다
왜 테이크아웃커피숍에서는 정해진 메뉴만 파는걸까?
에스프레소,아메리카노,카푸치노,카페라떼,마끼야또,콘빠나,카페모카
이것만 커피는 아닌데 말이다
난 가끔 리큐르가 들어간 커피나, 다양한 배리에이션커피도 먹고싶단 말이다..
커피를 마시며, 책을 잠시 보다가
집으로 돌아왔다
PS.카페플라멩고가 아니라...
카페플라밍고다..
내 닉네임이 잘못 된 것이라는 말이다
그렇다고 이제와서 카페플라밍고로 바꾸면
'밍고'라고 부를거 아냐..
허걱 너무나 어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