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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방송된 ‘김어준의 뉴스공장’. 김어준씨는 최근 여론조사 업체 '꽃'을 직접 설립하고 자신이 대표로 취임했다. /TBS
최근 미등록 여론조사 업체가 심의·검증을 받지도 않은 채 상식 밖 조사를 해 논란을 빚고 있다. 이 업체는 광주 지역 방송의 의뢰를 받아 ‘대통령 탄핵’ 찬반에 대한 조사를 했다. 대통령 탄핵은 심각한 위법 사실이 드러났을 때 가능한 일이어서 아예 여론조사 대상이 될 수도 없는 문제다. 그런데 ‘탄핵에 공감한다’는 응답이 53%라고 발표했다. 60대에서도 찬성이 46%라고 했다. 집값 폭등과 전세 대란을 몰고 온 문재인 정부가 집값 하락세인 윤석열 정부보다 부동산 정책을 잘했다는 응답 결과도 있었다. 상식으로 납득하기 힘든 일이다.
이 업체는 선관위 산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여심위)에 등록조차 되지 않은 신생 업체다. 전화 면접이나 자동 응답 조사 시스템을 갖추고 여론조사 전문가와 조사 실적이 있어야 여심위 등록이 가능하다. 조사 때마다 표본 선정과 조사 방식, 설문지와 응답률 등을 제출해 관리·감독을 받아야 한다. 그런데 등록도 검증도 안 된 업체가 ‘대통령 탄핵’과 같은 설문으로 조사를 했다며 발표한 것이다. 이 조사가 나오자 야당 일부 의원이 윤 대통령 탄핵을 주장했다. 정치적 의도를 갖고 조사한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
대선·총선·지방선거 후보와 정당 지지율만 아니면 어떤 자격 미달 업체든 정치 문제를 마음대로 조사해 발표할 수 있다. 감독·심의는 물론 제재도 받지 않는다. 엉터리 조사로 대놓고 여론 조작을 해도 막을 방법이 없다. 이런 법적 맹점을 이용해 엉터리 조사 기관이 유도 질문을 하거나 응답 결과와 연령층을 바꾸기도 했다. 특정 후보를 띄워주고 돈을 받기도 했다. 최근엔 편파 방송 논란을 빚어온 김어준씨까지 직접 여론조사 회사를 차렸다. 유료 회원 모집 방식으로 매주 정치·기획 조사를 해 공개한다고 한다. 여론조사를 빙자한 여론 조작과 민심 왜곡은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