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백가의 사상
제자백가(諸子百家)는 중국 춘추전국시대(기원전 770~221)의 여러 사상가들과 그 학파들을 말한다. 주나라(周)가 동으로 천도한 후의 동주(東周: 기원전 771~256) 시대에서는 종주권이 쇠약해짐에 따라 제후들이 세력을 추구함에 있어 거리낌이 없어져서 약육강식이 잇달아 일어나자 중국 천하는 소란하게 되었다. 이 시기를 춘추전국시대라고 한다.
춘추전국시대는 선진시대(先秦時代)라고도 불리는데, 이는 기원전 221년의 진나라에 의한 중국 통일 이전의 시기를 뜻한다. 이 시대는 중국사상의 개화결실의 시기였다. 이 시대의 사상가들을 제자(諸子)라 하며 그 학파들을 백가(百家)라 부른다.
춘추전국시대는 사회 · 경제 · 정치상의 일대 변혁기였다. 이는 씨족제적인 사회의 해체기이며, 주나라의 봉건 제도와 그에 따르는 질서가 붕괴되는 시기이며, 또한, 경제적 · 군사적 실력주의의 대두기였다. 구체적으로는 주 왕조의 권위의 실추에 따르는 제후의 독립과 대립 항쟁의 시대였다. 이와 같은 배경 속에서 중국의 사상계는 최초로 활발해졌다.
춘추 시대 (기원전 770~403) 제자백가의 선구자는 춘추시대 말기의 공자이다. 그에 의해 체계적이고 통일적인 사상이 처음으로 일어났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런데, 공자의 사상의 근원은 오래 전의 은나라 · 주나라 시대의 민족 신앙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은나라 시대에는 자연적 인간에 있어서 모든 현상은 천명에 의해 정해져 있다고 믿어졌으며, 군주는 이 천명을 주술에 의해 예지하는 데 온 힘을 기울였다.
주나라 초기의 주공(周公)은, 인간은 나면서부터 하늘에서 정해준 운명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은 불변하는 것이 아니고, 인간의 후천적인 수양 등에 의해 어느 정도 바뀔 수가 있다고 생각하여 독자적인 예(禮)의 문화에 대한 기초를 만들었다. 공자는 이러한 예(禮)의 문화의 전통을 수용하여 발전시켜 유교의 기초를 이룩했다.
전국 시대 (기원전 403~221) 전국 시대(戰國時代: 기원전 403~221) 중 기원전 260년의 전국 칠웅: 연(燕) · 위(魏) · 제(齊) · 조(趙) · 진(秦) · 초(楚) · 한(韓)전국시대에 들어가면서, 항쟁을 이겨내고 강자로 생존해 나가는 것을 우선하는 제후국들의 요청에 응하기 위하여, 또는 여러 가지로 면모를 바꾸고 있는 다양한 현실에 대처하기 위하여 여러 유파의 많은 사상가들이 나타났다.
이들은 크게 유가(儒家) · 묵가(墨家) · 도가(道家) · 음양가(陰陽家) · 명가(名家) · 종횡가(縱橫家) · 법가(法家) · 잡가(雜家) · 농가(農家)의 9유파(流派)로 나뉘었는데, 바야흐로 백가쟁명의 중국 사상의 황금시대를 맞이하였다.
초기 전국시대의 초기를 대표하는 사상가는 묵가(墨家)의 시조인 묵자(墨子)이다. 그는 철저한 혁신론 · 실리주의를 제창하여 유교의 예(禮)와 그 번잡함을 비판하고 겸애(兼愛: 모든 사람을 똑같이 사랑함) · 상현(尙賢: 문자 그대로는 "어진 사람을 존경함", 반귀족적 인재등용론[1]) · 절용(節用: 절약하여 아껴 씀) 등을 가르쳤다.
중기 전국시대 중기를 대표하는 사상가는 유가(儒家)의 맹자(孟子)와 도가(道家)의 장자(莊子)이다. 이 당시의 학문과 예술의 중심지는 제나라(齊)의 서울이었던 임치(臨淄)의 직하(稷下)였다.
맹자는 직하에서 논리적인 변론술을 습득하고 묵가의 사상에 대해 반론을 폈으며, 유교를 되살려 패도를 배제하고 왕도를 가르쳤으며, 다른 한편으로는 인간의 본성을 추구하여 성선설(性善說)을 전개했다.
장자는 사색의 대상을 자연계에서 구해, 위대한 자연을 지배하고 규율하는 도(道)는 인간의 인식을 초월하는 것이므로 그것을 깨닫기 위해서는 직관에 의하지 않고는 방법이 없다고 생각했다.
후기 전국시대 후기에 진나라(秦)가 부국강병을 이루고 동쪽으로 정벌을 나설 본격적인 자세를 가다듬어갈 무렵, 학문과 사상에서도 객관성 · 실효성이 문제되기 시작했다. 이와 같은 경향을 대표하는 사상가가 유가의 순자(筍子)와 법가의 한비자(韓非子)이다. 순자는 맹자의 성선설에 반대하여 성악설(性惡說)을 제창하고, 인간의 악한 본성을 바르게 하고 사회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예(禮)를 정할 필요가 있다고 했는데, 이때의 예(禮)는 법(法)에 가깝다.
한비자는 순자의 예(禮)를 법률로 바꾸어 놓았다. 그는 법에 있어서 개념과 결과의 일치를 구하고 군주의 법에 의한 국가의 통제 · 유지 방법을 논하여, 장차 성립될 중앙집권적 통일국가가 취할 통치 체제에 대한 이론적 근거를 주었다.
진·한 이후 (기원전 221~) 진나라(秦) · 한나라(漢) 제국의 성립기에는 법가의 사상이 중용되었다. 그러나 한나라(漢)의 성립 후인, 전한 무제 때에 유교가 관학이 되면서 그 이후로는 유가가 중국 사상계의 주류를 이루게 되고 이러한 경향은 청나라 말기까지 계속되었다.
구류십가 《사기(史記)》에서는 제자백가를 음양가(陰陽家) · 유가(儒家) · 묵가(墨家) · 명가(名家) · 법가(法家) · 도가(道家)의 6가로 분류하였다. 반면, 《한서(漢書)》 〈예문지〉에서는 《사기》의 6가에 종횡가(縱橫家) · 잡가(雜家) · 농가(農家) · 시부가(詩賦家) · 병가(兵家) · 수술가(數術家) · 방기가(方技家)의 8가를 추가하여 14가를 언급하고 있다.
또한, 《한서》 〈예문지〉에서는 제자백가 중 대표적인 10개의 학파를 구류십가(九流十家)라고 부르고 있다. 구류십가는 유가(儒家) · 도가(道家) · 음양가(陰陽家) · 법가(法家) · 명가(名家) · 묵가(墨家) · 종횡가(縱橫家) · 잡가(雜家) · 농가(農家)의 구류(九流)에 소설가(小說家)를 더한 것이다. 즉, 소설가를 제외한 9학파는 "가(家)"와 "류(流)" 모두에 들어가지만 소설가는 "가(家)"에는 들어가지만 "류(流)"에는 들어가지 못하는 것이다.
구류십가(九流十家) 유가(儒家) - 공자 · 맹자 · 순자 도가(道家) - 노자 · 열자 · 장자 음양가(陰陽家) - 추연 · 추석 법가(法家) - 관중 · 상앙 · 신불해 · 한비자 명가(名家) - 등석 · 혜시 · 공손룡 묵가(墨家) - 묵자 · 별묵 종횡가(縱橫家) - 귀곡자 · 소진 · 장의 잡가(雜家) - 여불위 · 유안 농가(農家) - 허행 소설가(小說家) - 육자 · 청사자
주요 학파의 사상 제자백가들은 모두 춘추전국시대의 위기를 구하려는 의도와 목적 아래서 일어난 것이며, 철학사상에 특히 기여한 것은 유가 · 도가 · 묵가 · 법가 · 명가이다. 이 밖에는, 강병책(强兵策)을 편 손무(孫武)와 오기(吳起)가 걸출하였고 손빈과 범려도 유명하였는데 이들은 병가에 속한다.
유가 유가는 유교 · 유학 · 공교(孔敎)라고도 불린다. 유가는 공자(孔子)를 시조로 중국의 전통적인 정교일치(政敎一致) 사상을 받들고, 인(仁)의 도덕을 최고 이념으로 하여 수신(修身) · 제가(齊家) · 치국(治國) · 평천하(平天下)를 목적으로 하는 윤리학 · 정치학으로서, 동양 철학사상의 중추적 역할을 하였다.
공자의 인(仁)은 인간심정에 고유한 자애(慈愛)의 마음을 확충하는 것, 즉 극기복례(克己復禮)로 완전한 인격을 이룬 경지이다. 인(仁)은 사람을 사랑하는 것(愛人 · 애인)으로, 그 발단은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인 자애(慈愛)로부터 시작하며, 나아가서는 형제 · 가정 · 사회 · 국가 · 인류에게까지 미치는 인도(人道: 사람의 길)이며, 이것은 사람의 본성에 선천적으로 주어진 것이라 한다. 공자는 인도(人道)를 닦아서 천도(天道)에까지 이르는 천인합일(天人合一)의 경지를 강조하였다.
공자의 인(仁)은 부처의 자비(慈悲)나 예수의 박애(博愛)와 비슷한 내용을 갖고 있는 덕(德)이지만, 어디까지나 윤리로서의 인도(人道)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즉 공자는 종교인과는 달리 현생(現生)의 삶에만 관심을 갖고 있었다.
공자와 자사(子思)를 이은 맹자(孟子)는 공자의 도를 근본으로 하여 그 의의를 재서술하고 보충하였다. 그는 성선설(性善說)에 의한 4덕(四德)과 4단(四端)을 강조하였다. 즉, 그는 사람의 마음속에는 인 · 의 · 예 · 지(仁義禮智)의 고유한 덕이 있다고 하였다. 또 선천적 양지양능설(良知良能說)을 주장하고, 또 인의의 정치 즉 왕도(王道)로써 치국 · 평천하를 이룰 것을 강조하였다.
전국시대 말기에는 순자(荀子)가 나와 역시 공자를 이었으며, 그는 특히 예(禮)로써 혼란한 천하를 질서있게 바로잡으려 하여 성악설(性惡說)을 주장했다.
맹자와 순자는 도덕뿐만 아니라 경세사상을 부르짖음으로써 왕도정치에 있어 인민의 경제적 생활기반을 마련해 줄 것을 주장하였다.
유가의 경전(經傳)으로 《대학(大學)》·《중용(中庸)》·《논어(論語)》·《맹자(孟子)》의 4서와 《시경(詩經)》·《서경(書經)》·《역경(易經)》·《예기(禮記)》·《춘추(春秋)》의 5경이 있다.
도가 도가는 황로학(黃老學) 또는 노장학(老莊學)이라고도 한다. 도가의 시조인 노자(老子)는 무위자연(無爲自然)을 주장함으로써 유가의 예악(禮樂: 예법과 음악), 형정(刑政: 정치와 형벌, 정치와 행정)의 형식주의를 반대하고 어린 아이의 천진성으로 복귀하여 무위자연의 사회를 이룰 것을 주장했다.
노자의 이른바 도덕(道德)은 보통 말하는 도덕(Virtue)이 아니고, 유가의 이른바 인의(仁義)라는 도덕의 상위개념으로서 도(道, Tao)를 말하는 것이다. 따라서 노자의 도는 형이상학적 본체임과 동시에 인성론(人性論)의 중심이 되는 것이다. 뒤이어 전국시대에서는 장자(莊子)가 나와 도가철학의 인식론적 이론을 전개함으로써 만물제관(萬物齊觀) · 시비양행론(是非兩行論)을 주창하고 가치의 전환을 부르짖음으로써 평등 · 자유 · 무욕을 강조했다.
열자(列子)는 노자를 이어 형이상학적으로 기화(氣化)를 상세히 논하고, 허무청정(虛無淸淨) · 전성보전(全性保眞)을 주장함으로써 신비적 · 은둔주의적 철학 사상으로 기울어졌으며, 이 계통에 있는 양주(楊朱)는 위아설(爲我說)을 주장하여 이기쾌락주의(利己快樂主義)적인 독선에 빠졌다.
유가가 중국 고래의 전통적인 적극적인 면을 계승하여 형성된 것과 반대로 도가는 그 소극적인 면을 이어 무위자연의 사상체계를 이루었다고 볼 수 있다. 후세의 도교(道敎, Taoism)는 후한(後漢) 때 노자를 천존(天尊)으로 받들어 조직한 종교이지만, 도가 자체는 종교가 아니다.
묵가 묵가는 묵자(墨子)를 시조로 하며, 겸애(兼愛)를 주장하여 유가의 형식주의와 계급제도를 타파하고, 하늘(天)이 만민을 겸애(兼愛: 박애의 뜻)하는 것과 같이 사람들도 서로 겸애해야 한다고 주장함으로써 사리사욕을 타파할 것을 주장하였으며, 절검(節儉)과 근로(勤勞)를 내세웠다.
묵가는 천귀사상(天鬼思想)을 중심으로 종교적 색채를 띠었으며, 또 삼표(三表)의 논리로써 경험을 중시하는 실증주의의 입장을 취한다. 이 경향은 후세 별묵(別墨)이라 불리며, 논리학파인 사공파(事功派)로 분파되었고, 사공파는 다시 전도파(傳道派) · 실행파(實行派) 및 기타로 나누어졌다. 실행파는 묵자의 역행주의(力行主義)를 이어 허행(許行) · 진상(陳相) 등의 철저한 무정부주의 · 사회주의 · 무위자연의 사상으로 흘렀다.
법가 법가는 관자(管子)를 시조로 하는 학파로, 신불해(申不害)와 상앙(商鞅)을 거쳐 한비자(韓非子)에 이르러 집대성되었다. 법가는 정치철학을 세우고 그것을 실천함으로써 부국강병을 이루어 천하통일을 도모하려는 학파였다.
천하를 다스리는 원리에 대해, 법가는 엄격한 법치주의가 근본이라고 주장하였다. 법가는 천하를 다스리는 원리는 법(法)과 술(術)이라고 주장하였다. 법가에서 말하는 법(法)은 군주가 정하는 규범을 뜻하며 술(術)은 법을 행하는 수단을 뜻한다.
관자는 공리(功利)와 법치(法治)를 겸한 사상가이며 또 실행가였다. 신불해는 패도(覇道)의 술(術)에 밝고, 상앙(商鞅)은 패도의 법(法)에 뛰어났으며, 이 술(術)과 법(法)은 한비자(韓非子)에 이르러 종합되어 형명법술(刑名法術)의 학으로 완성되었다. 한비자의 학은 유가 · 도가 · 법가의 사상을 종합으로써 이루어졌다.
명가 명가는 논리학파이며, 주요 사상가로는 등석(鄧析) · 혜시(惠施) · 공손룡 · 윤문(尹文) · 별묵(別墨) 등이 있다. 명가는 명(名)과 실(實), 즉 개념과 대상의 불일치를 교정하려는 데 목적을 두었다. 등석은 양가지설(兩可之說), 즉 이율배반율(二律背反律)과 무궁의 사(無窮之辭)로써 유명하며, 혜시는 변설(辯說)로써 만물평등을 주장했으며, 공손룡은 백마비마론(白馬非馬論)으로 유명하다.
음양가 음양가(陰陽家)는 중국 춘추전국시대의 제자백가 중 한 파로, 음양이원(陰陽二元)과 5행(五行)을 조합하여 신비적인 종교철학을 주창한 학파이다. 음양과 5행을 조합하여 하나의 철학 체계로 만든 사람은 제나라(齊: 기원전 1046~221)의 추연(鄒衍: 기원전 305~240)이라고 한다. 그와 더불어 역시 제나라(齊)의 추석(鄒奭)이 음양가의 대표적인 인물이다.
추연(鄒衍 또는 騶衍: 기원전 305~240)은 중국의 전국시대(戰國時代: 기원전 403~221)의 제나라(齊: 기원전 1046~221) 사람이며, 제자백가 중 음양가(陰陽家)의 대표적인 인물이다. 추연은 맹자(孟子: 기원전 372?~289?)보다 조금 뒤의 사람이다. 제나라 땅은 전통적으로 미신적 · 주술적 · 신비적 사상의 경향이 강한 곳이었다. 이곳에서 중국 재래의 오행사상(五行思想)과 음양이원론(陰陽二元論)을 결합하여 음양오행사상을 구축하였다. 추연의 저서라고 하여 《추연(鄒衍)》 49편, 《추자종시(騶子終始)》 56편이 있었다고 하나 현존하지 않는다. 추연의 철학으로 유명한 것은 소위 오덕종시설(五德終始說)과 적현신주설(赤縣神洲說)이다.
오덕종시설(五德終始說)은 왕조(王朝)는 그 왕조에 부여(附與)된 오행의 덕의 운행논리(運行論理)에 따라서 필연적으로 흥폐가 교체된다고 하는 일종의 신비적 역사철학이다. 진나라(秦)을 수덕(水德)의 왕조(王朝)라 하고, 그 이전의 4 왕조 중 황제(黃帝)의 왕조를 토덕(土德)에, 하나라(夏)를 목덕(木德)에, 은나라(殷)를 금덕(金德)에, 주나라(周)를 화덕(火德)에 배치하여 오행상극의 이론대로 각 왕조는 다음에 나타난 왕조에게 타도될 운명에 있었다고 한다. 그리하여 물(水)은 오행상극의 최후의 것으로서 왕조순환은 수덕(水德)을 갖춘 진나라(秦)에서 그친다고 하여 진나라 왕조의 정통성과 절대성을 주장하였다.
추연(鄒衍)이 말한 오덕종시설(五德終始說)은 얼마 안 되어 진나라(秦)가 망하고 한나라(漢) 왕조가 출현하는 현실을 목격하는데, 새로운 한나라 시대의 왕조론에 의하여 권력의 교체를 설명하고 역사의 예언을 하게 된다. 그리하여 추연(鄒衍)에서 출발하였다고 하는 음양과 오행의 조합은 한나라 시대에서 더욱 복잡 · 세밀해져서 자연현상이나 인간사회의 모든 현상, 심지어 정치와 율령의 방식에까지 그 논리가 이용되게 되었다.
적현신주설 적현신주설(赤縣神洲說)은 우주 전체는 81주(洲)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 중의 9분의 1인 9주를 점거하고 있는 것이 적현신주(赤縣神洲) 또는 간단히 신주(神洲)인데, 이것이 바로 중국이라는 주장이다. 일종의 신비적인 우주철학이다. 9주설(九洲說)은 《서경(書經)》 〈우공편(禹貢篇)〉에 쓰인 것이다. 9(九)는 궁(窮)으로 통한다. 적현신주설은 그 9(九)와 9(九)를 곱하여 우주를 설명하려는 단순한 관념론이다. 그러나 그 말하는 바는 역시 신비적 주설(呪說)이다.
사상의 발전 음양(陰陽)은 동양의 철학적 사고의 틀이다. 고대 중국인들은 모든 환경을 음양을 가지고 해석했다. 음(陰)은 여성적인 요소로 양(陽)은 남성적인 요소로 간주하였다. 음양은 동아시아 특유의 의미 중첩 방법으로 확장되었고, 다양한 분류의 기준과, 그 분류로 양분된 두 부분의 총칭이 되었다.
유래 그 시초가 어느 때였는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 음양은 춘추전국 시대의 제자백가 중 음양가를 이루며 하나의 사상으로 성숙하였고, 송대의 주자가 성리학을 통해서 유학과 음양을 결합시켰다고 여겨진다.
보통 음양을 도가의 개념으로 생각하기 쉬우나, 본래 노자의 저서(《도덕경》 또는 덕도경)에서는 음양이 언급되지 않았으며, 단지 천(天), 도(道), 유(有), 무(無)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을 뿐이다. 아마 후세에 음양과 접목되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음양사상 우주나 인간 사회의 현상은 하늘에 대해서는 땅이 있고, 해에 대해서는 달, 남에 대해서는 여, 기수에 대해서는 우수, 강에 대해서는 유(柔)가 있는 것과 같이 서로 상대적으로 파악할 수가 있다. 그것을 플러스(+)와 마이너스(-)로 환원시켜 플러스와 마이너스 교체 또는 소장(消長)의 변화에 의하여 우주 현상 및 인간 사회의 현상을 해석하려는 것이 음양사상이다.
이 음양사상은 상대적으로 사물을 파악한다는 점에서 과학사상으로서도 우수하고 또한, 철학적이다. 음양사상을 근간으로 인간 사회의 현상을 예측하고 판단하려고 한 것이 바로 '역(易)'의 생각하는 방법이다.
한의학과 음양 한의학의 음양은 한의학의 기본적인 틀이다. 도가와 달리 초기부터 음양이 핵심 개념이었다. 가장 오래되었다는 한의학 문헌 《황제내경》에서도 이미 음양이 사고의 기준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이를 알 수 있다.
오행사상 오행(五行)은 동양 철학에서 우주 만물의 변화양상을 5가지로 압축해서 설명하는 이론으로, 5행이라는 것은 인간 사회의 다섯 개 원소로 생각된 목(木)·화(火)·토(土)·금(金)·수(水)의 운행변전(運行變轉)을 말한다. 행(行)이라는 것은 운행의 뜻이다.
목·화·토·금·수의 다섯 요소는 인간 생활의 기초를 만드는 것이라고 하여 본래는 즉물적(卽物的)·유물적(唯物的)으로 다루어진 것이지만, 그 5요소가 변전(變轉)하여 만물의 제 현상을 생성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극히 유심적(唯心的)인 점이 있다.
5행(五行)에 대한 생각은 이미 《서경(書經)》의 '홍범(洪範)'에서 보인다. '홍범'은 은나라의 유민(遺民)인 기자(箕子)가 주나라의 무왕에게 말한 것을 기록한 것이라 한다. 그 전설이 그대로 믿어질 수는 없어도 '홍범'은 《금문상서(今文尙書)》 29편의 하나이기도 하여, 5행에 대한 생각이 아득한 옛 것임을 짐작케 한다. 다만 '홍범(洪範)'에서 말하는 5행은 다섯 개의 요소를 열거하는 데 그쳤을 뿐, 그 운행 변전까지는 말하지 않았다.
전국시대에 5행은 상생설(相生設)과 상극설(相剋設)이 생겨 우주나 인간계의 현상을 5행의 상생·상극으로 이해하고 예측하는 사고법이 발생하였다. 그것이 일반적으로 이르는 5행사상(五行思想)이다. 5행의 '상생(相生)'이라는 것은 목(木)은 화(火)를 생하고, 화(火)는 토(土)를, 토(土)는 금(金)을, 금(金)은 수(水)를, 수(水)는 목(木)을 생한다고 생각하는 순환 변전의 이치이다. '상극(相剋)'이라는 것은 수는 화를 이기고, 화는 금을, 금은 목을, 목은 토를, 토는 수를 이긴다는 것이다. 이 관념적 논리를 더욱 복잡하게 하고 신비화시키기 위하여 음양2원(陰陽二元)의 생각과 융합을 도모하여 여기에 '음양5행설(陰陽五行說)'이라고 하는 중국 특유의 사고(思考) 논리가 생겼다.
5행설을 신비화하고 관념화하여 음양5행설을 제창한 사람은 맹자보다 조금 후의 사람인 제(齊)의 추연(鄒衍)이라고 알려져 있다. 음양사상과 5행사상은 원래 각각 다른 것이었으나, 추연 이후 더욱이 한대(漢代)에 있어서 5행사상에 음양2원의 사상을 합치는 일이 일반화되었다. 이 신비적인 유심론은 바로 현상의 예측이나 역사의 해석에까지 이용되었다. 그 때문에 중국인의 사고는 합리적·과학적인 방향에서 차츰 멀어져 부질없이 관념적인 논리를 공전(空轉)시켜 미신적·주술적 방향으로 더욱 접근하게 되었다. 그러나 음양과 5행의 사상은 원래는 정치사회와는 관계가 없는 중국인의 지혜로서 자연 발생했다는 점에 하나의 특색이 있다.
의미 오행이란 역학(易學)에서 우주 만물의 걸음걸이를 가리키는 것이다. 오행을 한 글자 한 글자 분석해보면 다섯 오(五)자에 다닐 행(行)자로 구성된 것을 알 수 있다. 다닐 행자는 걸음걸이라는 뜻이다. 우주 만물의 다섯 가지 걸음걸이. 그것이 바로 오행의 의미이다. 여기에서 걸음걸이라는 말은 바로 만물이 지나가는 방향, 만물의 상태가 변화하는 양상을 가리키는 것이다. 사람은 배가 고파지기도 하고 졸립기도 하고 행복해지기도 한다. 이것을 배가 고픈 길을 걷고, 졸린 길을 걷고, 행복한 길을 걷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는데, 이와 같이 우주 만물은 어떠한 변화의 길을 걷게 된다. 그 변화의 길에서 원칙을 찾아냈고, 그것을 오행이라고 이름붙인 것이다.
오행(五行)은 사람이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재료의 개념에서 만물을 구성하고 있는 원소의 개념으로 발전했다. 목(木)은 뭉쳐있지만 유약한 것이었고, 화(火)는 정밀하지만 적은 것이었으며, 토(土)는 실하지만 흩어져 있는 것, 금(金)은 강하고 견고한 것, 수(水)는 많으나 허한 것을 뜻했다. 오행이 처음 이론으로 제안된 것은 공자와 같은 시대를 살았던 추연에 의해서다. 하지만 추연의 저작은 후세에 전해지지 않으며 우리가 접하는 오행은 음양론, 장상론, 상한론과 순서대로 결합한 중의학의 오행배당표가 대표적이다.
학문적 위치 종종 일반인들은 오행을 동양철학의 일부로 파악한다. 다만 이 '동양철학'이라는 용어는 유가, 도가, 불가, 음양가 등 다분히 광범위하고 종종 양립하기 힘든 개념들을 포괄해서 가리키기 때문에 적합하지 않다. 정확하게 서술하자면 동양철학 중에서 음양가, 즉 역학(易學)에 속하는 이론이다.
역학은 고대 동북아시아에서 발전한 학문으로, 음양의 질서를 통해 파악한 우주론에 대해 다루고 있다. 점술로 이용한 사람들이 있지만, 전통적으로 유교에서 우주론의 일부로 연구한 분야로 현대인들이 존경하는 많은 유학자들은 역학을 숭배하고 주역에 대해 많은 연구를 수행하였다. ㅑ
구성 오행의 상생과 상극, 상극인 목,토,수,화,금 순으로 그려도 안쪽은 상생을 나타내게 된다. 오행의 구성은 다섯 가지 요소와 두 가지 상관관계로 이루어진다. 다섯 가지 요소란 목(木), 화(火), 토(土), 금(金), 수(水)가 바로 그것이다. 두 가지 상관관계는 바로 상생(相生)과 상극(相剋)이다.
다섯 가지 요소 오행의 다섯 가지 요소로는 목, 화, 토, 금, 수를 들 수 있다. 하지만 이 다섯 가지 요소가 무엇을 뜻함을 알기 전에 우리는 이 다섯 가지 요소가 어떻게 현실과 관계를 맺고 있는지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
오행과 현실 간의 관계는 추상화로 요약할 수 있다. 현실을 한 단계 추상화시켜 현실에서 어떠한 특성을 추출해낸 것이 바로 오행인데, 사실 이러한 구조는 이른바 현대 학문들이 가지고 있는 구조와 동일하다. 예를 들어서, 물리학에서는 현실을 한 단계 추상화시켜 현실에서 "질량"이라든지 "전하량"이라는 특성을 추출해낸다. 현실은 질량 이외에도 색깔, 모양, 재질 등 여러 특성들이 혼재되어 있지만 해석하기 쉽게 하기 위해서 특정한 요소들을 추출해낸 것이다. 이와 같이 현실에서 어떠한 특성들을 추출해서 오행이라고 부르고, 그 오행 간의 관계를 연구한 것이 오행론이다. 즉, 현실에서 오행의 특성을 추출하고 오행의 특성에서 다시 오행론에 입각해서 해석하며, 그 오행론의 결과로 현실을 깊이 있게 바라보는 것이 오행론의 연구방법이다.
이러한 추상화의 개념을 잘 이해한다면 목은 나무가 아닌 것임을 알 수 있다. 오행론은 단순히 나무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오행론은 나무의 특성을 가진 현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나무처럼 무럭무럭 자라나는 생명력 있는 현실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이 바로 오행론이다. 그와 같이 오행론에서 화는 불이 아니며 토는 흙이 아니고 금은 돌이 아니고 수는 물이 아니다. 목, 화, 토, 금, 수는 A, B, C, D, E같은 일종의 기호라고 보면 된다.
두 가지 관계 중의학에서는 오행(五行)의 생리적 관계에서 상생(相生)과 상극(相剋)을 설명하고 병리적 관계에서 상생(相生)과 상승(相乘) 및 상모(相侮)를 설명하지만, 일반적으로 오행의 두 가지 관계를 말할 때는 생리적 관계에서의 상생과 상극을 뜻한다. 생리적 관계에서 상생은 하나의 요소가 다음 번 순서의 요소를 촉진하고 자생하며 조장하는 것으로 목생화(木生火), 화생토(火生土), 토생금(土生金), 금생수(金生水), 수생목(水生木)이라고 한다. 상극은 하나의 요소가 다른 요소를 제약하거나 억제하는 것으로 목극토(木剋土), 토극수(土剋水), 수극화(水剋火), 화극금(火剋金), 금극목(金剋木)이라고 한다. 생리적 관계에서 상생과 상극은 정상이며, 다섯 가지의 요소가 서로 도와주고 제어하며 운동함으로써 사물의 동태적 평형을 유지한다. 병리적 관계에서 상생은 생리적 관계의 상생에 이상이 생긴 것으로 상생하는 순서를 따라 질병이 전변되는 것을 뜻한다. 목생화(木生火)가 안 되면 목(木)이나 화(火)에 병이 생길 수 있는데, 이때 목(木)에 생긴 병은 화(火)로 전변될 수 있다. 상승은 생리적 관계의 상극에 이상이 생긴 것으로 제어하는 쪽이 너무 강하거나 제어를 받는 쪽이 너무 약할 때 일어난다. 목극토(木剋土)에서 목(木)이 너무 강해도 토(土)에 이상이 생기고 토(土)가 너무 약해도 토(土)에 이상이 생긴다. 상모도 생리적 관계의 상극에 이상이 생긴 것이나 제어하는 쪽이 너무 약할 때 일어난다. 목극토(木剋土)는 정상적인 상태지만 목(木)이 너무 약해서 토(土)를 제어하지 못할 경우 반대로 토(土)에 의해서 목(木)에 이상이 생기는 경우다. 오행은 사람이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재료의 개념에서 만물을 구성하는 원소의 개념으로 발전했고, 오늘날에는 만물에 대한 추상화로 이해되고 있다. 중의학에서는 여기에 장상론(藏象論)에서 설명하는 장부(臟腑)와 연계시켜 오행변증 등에서 오행의 상생과 상극의 개념을 적용시키고 있다.
상생(相生) 목생화(木生火): 나무는 불을 낳는다. 나무에서 불이 난다. 화생토(火生土): 불은 흙을 낳는다. 불이 나면 재가 나와 흙이 된다. 토생금(土生金): 흙은 쇠를 낳는다. 흙에서 쇠가 난다. 금생수(金生水): 쇠는 물을 낳는다. 쇠에서 물이 맺힌다. 수생목(水生木): 물은 나무를 낳는다. 물은 나무를 살린다.
상극(相剋) 목극토(木剋土): 나무는 흙을 이긴다. 나무가 흙에 뿌리를 내린다. 토극수(土剋水): 흙은 물을 이긴다. 흙은 물을 가둔다. 수극화(水剋火): 물은 불을 이긴다. 물은 불을 끈다. 화극금(火剋金): 불은 쇠를 이긴다. 불은 쇠를 녹인다. 금극목(金剋木): 쇠는 나무를 이긴다. 쇠는 나무를 자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