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심재학(31)이 내년 시즌 연봉협상을 끝낸 뒤 고개를 숙였다. 심재학은 25일 정재공 단장과 재계약 협상을 갖고 1억6,500만원에 사인했다. 올시즌 연봉 1억7,500만원을 받은 그는 2차 협상을 통해 삭감안(1,000만원 5.72%)을 받아들였다. 심재학은 “성적이 부진했던 만큼 구단안을 수용할 수밖에 없었다”며 탄식을 내뱉었다.
심재학은 24일 전화로 1차 연봉협상을 벌였다. 만삭이 된 아내 이재원씨(26)의 출산을 앞두고 홀로 광주로 내려갈 수 없었다. 서울에서 웨이트트레이닝과 배팅훈련을 해오던 그는 전화로 먼저 연봉협상을 했다.
1차 협상에서 구단은 심재학이 올시즌 두산에서 거둔 성적을 내세우며 2,500만원 삭감안을 제시했다. 심재학은 구단안에 크게 반발하며 연봉동결을 요구했다. 그는 “구단이 트레이드를 통해 나를 영입한 데는 다 이유가 있어 결정한 것이라 생각한다. 우승을 위해 데려온 만큼 그에 걸맞은 합당한 대우를 해줘야 하지 않은가”라며 불만을 드러냈다. 게다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아내에게 행복한 선물을 다짐했기에 더더욱 구단안에 승복할 수 없었다. 그러나 정단장은 팀내 선수들의 형평성과 올시즌 저조한 성적을 이유로 동결은 힘들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결국 구단은 한발 양보한 끝에 심재학의 의견을 받아들여 25일 2차 협상에서 계약을 마쳤다. 구단도 그의 내년 시즌 활약을 의심하지 않고 우승청부사 역할을 다해줄 것을 당부하며 아량을 베풀었다.
심재학은 올시즌 2할3푼6리의 타율에 5홈런 27타점을 기록했다. 지난 2001시즌 3할4푼4리를 기록하며 최고의 전성기를 보낸 후 2년연속 하락세. 그러나 심재학은 어느 해보다 훨씬 빠른 훈련을 통해 내년 시즌 부활을 예고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도 내년에는 FA가 되기에 이를 악물고 뛸 수밖에 없다. 심재학은 “올시즌을 반성 삼아 내년에는 멋진 활약을 보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