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쩍새가 우는 까닭은

[우뢰소리]

그 시간 현영도 숙영과 현영이 학교 근처 다방에서 만나고 있었다.

먼저 와 있던 숙영이 문을 열고 들어서는 현영을 보고 가벼운 손짓을 한다.

숙영에게 다가간 현영은 숙영이 전보다 더 야윈 것을 보고 놀라며

“너 몸이 안 좋으니? 얼굴이 많이 상했구나.”

“응! 현영씨 와 헤어지 나고 나서 바로 몸살이 나서 많이 앓았어.”

“저런! 몸조심하지, 그래 지금은 좀 나았어.”

“응! 많이 나았어.”

“아닌 것 같은데 네 얼굴이 아직도 병색이 돈다. 몸이 안 좋으면 집에서 쉬지 왜 만나자고 했니.”

“며칠 못 봐서 현영씨가 보고 싶고, 지금은 많이 나아 괜찮아, 그보다 등산은 즐거웠어.”

“즐겁기는 그냥 그랬어.”

자기가 산에 가 있는 동안 숙영이 아팠다고 하니까 산에서 즐겁게 지냈다고 하기가 미안한 생각도 들고 그 여자 선배와의 일과 그것 때문에 보영에게 주눅이 들어 있던 것이 마음에 걸려 더 말하기가 싫었다.

“어제는 재미있었다고 했잖아.”

“등산 이야기는 더 이상하지 마.”

“왜? 무슨 일이 있었어?”

“아니야! 무슨 일은---”

“그럼 왜 그래?”

“그냥 별로 할 이야기가 없어서.”

“무슨 일 때문에 그러는지 몰라도 그럼, 어제 나하고 한 약속도 거짓말이야?”

“무슨 약속?”

“나하고 같이 등산 간다는 것.”

“아니야! 그 약속은 지킬게, 네가 산에 가고 싶을 때 말해.”

“고마워!”

그렇게 말하는 숙영의 눈가에는 현영이 모르게 이슬이 맺힌다.

점심때 근처 식당에서 식사하고 교정에서 가벼운 산책을 하다 헤어질 때 숙영이 말 한다.

“나 이번에도 어디를 좀 다녀와야 해. 좀 시일이 길지 몰라.”

“또 어디를?”

“안 가르쳐 준다고 했잖아.”

“안 가르쳐 줄 일을 왜 말하니?”

“내가 연락이 없으면 현영씨가 궁금해 할까봐.”

“많이도 생각해 준다. 그런데 이번에는 가는 곳을 말하지 않으면 다음부터는 너 안 만날 거야.”

“현영씨가 알아서 좋을 것이 없어서 그래.”

“그래도 네가 나를 좋아한다면서 너 혼자 비밀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안 좋아. 그 건 반칙이야.”

“그래서 늘 미안하게 생각해.”

“그러지 말고 이번에는 이야기해봐. 가는 곳이 어디야? 이야기 안 하면 오늘 집에 안 보내 줄 거야.”

“곤란하게 그러지 마.”

“네가 이럴 때마다 나는 궁금함을 떠나서 내가 무슨 잘못을 저지른 사람 같아, 자기를 좋아하는 여자가 가끔 어디를 가서 며칠씩 있다 온다는데 그 남자는 무슨 일로 어디를 왜 가는지 영문도 모르고 있으니?”

지리산 사건이 현영의 마음을 흔들었는지 숙영을 대하는 현영의 말에 정이 담겨있다.

아니 어쩌면 지리산 사건이 아니라도 현영이 숙영을 만나면 이상하게 현영의 마음이 항상 이런 식이 된다. 자신도 이해할 수 없는

“현영씨가 그렇게까지 생각할 줄 몰랐어. 이번에 다녀와서는 꼭 이야기할게. 그러니까 이번에는 묻지 말고 보내 줘.”

이 말을 하며 숙영은 굳은 결심을 하는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그래 이번에 다녀와서는 꼭 말해야 돼.”

“알았어! 말한다고 했잖아.”

“또 그때 가서 딴소리하지마.”

“알았다니까.”

“그런데 얼마나 걸릴 것 같아?”

“이번에는 가봐야 알 것 같아.”

“자기 일을 자기가 몰라?”

“그래 내일이.”

“오래 걸리면 전화하고 편지도 해 나도 답장할게. 너무 오래 걸리지 말고.”

현영의 이 말을 들으며 현영의 자상함에 대한 고마움과 자신의 힘들고 고달픈 처지가 숙영의 가슴을 미여지게 했다.

다음날 현영이 시골 내려가기 전에 영섭의 아버지 병문안 가려고 마음먹고 떠나기 전 보영에게 전화했다.

혼자 가는 보다는 둘이 같이 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있지만, 영섭과 보영이 둘이만 만나게 하는 것이 현영의 마음에 걸려서다.

그것도 영섭이 부모님 앞에서, 그래서 보영에게 전화해서 아직 병원에 문안 안 갔으면 같이 가자고.

병원을 가려고 준비 중이던 보영도 혼자보다는 현영과 같이 가는 것이 덜 쑥스럽고 나을 것 같아, 동의하고 영섭이 아버지가 계시는 병원에서 만나기로 했다.

현영은 보영이를 다른 곳에서 따로 만나서 같이 갔으면 했지만, 지리산 장터목에서 일로 현영과 둘이 만나는 것이, 찝찝한 보영이 병원에서 만나자고 우겼다.

현영도 현영대로 지리산의 일로 보영과 둘이 만나는 것이 유쾌하지만은 않아 보영의 주장에 동의했다.

약속시간에 병원에 도착하니 보영이 벌써 와서 현관 로비에서 영섭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그것을 보는 순간 현영의 마음에는 질투심이 불처럼 일어난다.

“영섭아! 오래간만이다.”

“현영이구나. 그래 오랜만이다.”

영섭과 악수를 하고 보영을 돌아보며

“너는 일찍 왔구나.”

하는 현영의 말속에는 가시가 있는 것 같다.

그 말을 들은 보영의 답변도 좋게 나가지 않는다.

“나도 지금 막 왔어. 현관을 들어오다가 우리가 올 시간이 되어 나오는 영섭을 만났어. 그런데 내가 왜 이런 말을 너에게 해야 하니?”

“누가 이야기하라고 했니? 네가 했지.”

“그만해라. 너희들은 같이 등산 잘 다녀와서 왜 만나자마자 다투냐? 지리산에서 무슨 일이 있었냐?”

영섭의 이 말에

둘은 동시에 “일은 무슨.”하며 둘은 멀쑥했다.

현영은 자기의 속을 들킨 것 같아서 보영은 영섭에게 민망한 생각이 들어.

영섭을 따라 병실에 들어가니 영섭의 어머니가 현영이를 보고

“현영이구나, 어서 오너라,” 하신다.

“어머니 안녕하세요?”

“그래 이렇게 문병을 와줘서 고맙다.”

“일찍 와 뵈워야 하는데 학교에서 행사로 어디를 다녀오느라 늦었습니다.”

“아니다. 영섭이한테 이야기 들었다. 일부러 이렇게 와 준 것만도 고맙지 아버지는 지금 주무신다.

그런데 이 여학생은?”

“네! 어머니 제가 전에 말씀드린 초등학교 동창 보영이예요.”

영섭이 소개하자.

“아 네가 보영이구나 네 애긴 영섭이 한테서 많이 들었다. 예쁘고 영리하게도 생겼구나.”

그 말에 얼굴을 붉히며 보영이 공손히 인사한다.

“네! 어머니 안녕하세요? 제가 보영이예요.”

“그래 잘 왔다. 그리고 고맙다.”

그때 아버지가 깨시며

“누가 왔어?”

“네 영섭이 친구 현영이와 보영이가 당신 병문안 왔어요.”

“아 그래!”

현영과 보영이 병상으로 다가서며

“안녕하세요? 아버님! 빨리 완쾌되시길 바라겠어요.”

“안녕하세요? 석보영입니다.”

하고 각각 인사를 한다.

“그래 현영이구나. 그리고 누구라고?”

“영섭이 초등학교 동창 보영이래요.”

어머니가 대신 대답하신다.

“그래 고맙다. 이렇게 문병들을 와줘서.”

하시며 찬찬히 보영을 살피시는 아버지의 눈빛이 가볍게 떨리며 얼굴이 감회에 젖는 것 같음은 왜일까.

“저희들 소란 때문에 깨셨군요.”

보영이 말씀드리자.

“아니야 많이 잤어.”

하시는 아버지 말씀에

“그래! 한 참 주무셨으니까 깨실 때가 됐어, 걱정 말아.”

하고 어머니가 말씀하신다.

“어머니가 마음고생이 심하셨겠어요. 그래도 영섭이 말이 제때 응급처치를 받으셔서 염려했던 것보다는, 많이 좋으시다고 해서 참 다행예요.”

보영이 어머니의 손을 잡으며 하는 말에

“그래 처음에 쓰러지셨을 때는 걱정 많이 했어. 그런데 구조대원들이 빨리 와서 응급처치를 잘해 주고 곧바로 병원에서 치료를 빨리 받아 이제는 큰 고비는 넘긴 것 같아. 퇴원해서 물리 치료만 잘 받으면 행동하는 데도 큰 불편은 없을 것이라는군.”

“그러면 아버님 물리 치료받으시는 동안에는 서울에 계셔야겠네요?”

“그래야겠지.”

“어머니가 그동안 고생이 많으시겠어요.”

“나야 무슨 고생 아픈 사람이 고생이 많지.”

보영과 어머니가 다정하게 이야기하는 것을 본 현영은 그 어머니가 자기 어머니였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이렇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시던 어머니가

“영섭아 점심때도 됐으니 친구들 데리고 나가서 식사하렴.”

하신다.

현영이

“저희들은 괜찮습니다.”고 하고

“저희가 어머니 점심 대접을 해드리고 싶은데요.”

하고 보영이 말한다.

“아니야 나는 아버지 점심도 챙겨드리고 같이 동무도 해드려야 해, 그러니까 내 걱정은 말고 너희들끼리 나가서 먹어, 영섭이 보고 맛있는 것 사 달라고 해서”

“그래, 우리 나가자. 어머니 아버지 다녀올게요.”

영섭의 소리에

“어서들 나가라.”

어머니가 재촉하신다.

“어머니 그럼 저희들 가보겠습니다. 아버님 몸조리 잘하세요.”

고 현영이 인사하고

“와서 소란만 피우고 가네요. 아버님 몸조리 잘하세요. 그리고 어머니도 안녕히 계세요.”

보영이 인사를 하고 셋 이는 밖으로 나갔다.

[구리천리향]

잘 보고 갑니다

[무혈]

즐~~~감!

[기상조건]

즐독입니다

[지키미]

즐감하고 감니다

[우뢰소리]

구리천리향님
무혈님
기상조건님
지키미님

늘 감사합니다
오늘은 초여름 날씨 같습니다
즐거운 시간 보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