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내가 이거 발로 밀었는데 떨어져써! 갠챠나?
사람이고 동물이고 이쁘고 잘생기고봐야...
1. 고양이는 친분을 확인하기 위해 그루밍을 해주기도 합니다. 형제 고양이를 그루밍 해주거나 받거나 하고, 이미 잘려고 자리 잡은 고양이 곁에서 함께 잠을 청하기 위해 그루밍을 해주기도 합니다. 그리고 평소 서열이 낮은 고양이가 애교로 먼저 고개를 숙이고 서열이 높은 고양이에게 그루밍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당연히 서열 높은 고양이가 그루밍 해주기 싫어하면 냥펀치를 맞게 되겠죠)
2. 고양이는 화장실로 사람을 종종 따라오곤 합니다. 샤워 하거나 양치 할 때가 아니라 볼일 보러 갈 때 제일 자주 나타나는데 아마도 꼼짝 않고 앉아 있는 집사랑 단둘이 놀려고 오거나 변기 물 내리는 것을 구경하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집사를 위기에서 구하기 위해 따라 들어오는 거라면 태연히 제 허벅지 위에서 식빵을 굽는 일은 없겠죠.
3. 고양이가 따뜻한 곳을 좋아하는 습성이 있긴 합니다. 하지만 고양이가 집사 곁에 붙어 자는 것은 온도만의 이유는 아닌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평소에 아무곳이나 조용하고 어두운 곳에서 혼자서도 잘 자기 때문이죠. 고양이는 유독 수면시간이 긴 동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고양이의 잠은 다른 동물들과 달리 아주 복잡하고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합니다. 종종 고양이들이 키보드나 모니터 앞에서 자는 사진을 보신 적 있으실텐데요. 어쩌면 집사의 곁이 가장 안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듭니다.
4. 지켜주려 한다는 것은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택배가 오면 강아지들은 문앞에 쫓아와 짖어대지만, 고양이들은 어딘가로 잽싸게 숨어 버립니다. 숨는 과정에서 집사를 밟거나 밀치는(?) 경우도 흔하죠. 그런 고양이들이 집사를 지키려 한다는건 1%도 공감이 안됩니다. 고양이가 곁에서 지켜보는 건 심심하니까 놀아달라거나 배고프니까 간식달라거나 하는 것 이상으로 확대해석하면 곤란합니다.
5. 고양이는 고양이와 소리로 의사소통하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고양이가 소리를 내는 경우는 거의 위협이나 경고, 도움 요청이라고 보면 됩니다. 그런 고양이가 집사와 함께 오래 생활하다보면 소리로 집사를 불러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때부터 고양이의 울음소리는 집사와의 소통의 기능이 추가되게 됩니다. 고양이가 잔소리를 하는 것이 아니라 분명 무엇인가를 요구하는 소리라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 소리를 꾸준히 주의 깊게 듣다 보면 밥그릇이 비었다거나 물이 지저분하다거나 화장실을 청소해야 한다거나 하는 상황을 소리로 구별할 수도 있게 됩니다. 저는 저희 집 여러 고양이들의 울음소리를 듣고 어떤 고양이가 무엇을 원하는지 대부분 구별할 수 있는데 그럴때마다 가족들이 신기하게 생각한답니다.
6. 자는 척을 한다는 것은 고양이에겐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오히려 집사 곁에서 자려다가 시끄럽거나 부스럭거리는 움직임이 불편해서 집사 가까운 곳으로 자리를 옮기는 것일 겁니다. 아주 어린 고양이 형제들끼리 있을 때도 한놈이라도 깨면 다른 녀석들을 깨물고 밟고 해서 전체를 다 깨우는 상황은 수도없이 봤어도 잘때 자는 척을 하면서 곁에 있어주는 모습은 한번도 본적이 없습니다. 당연히 성묘들은 아무리 친해도 불침번을 서거나 자는 척을 해주는 경우는 없죠. 전에 어떤분이 쓴 게시물에서 본 것 같은데 고양이는 사람 보다 맥박이나 호흡이 훨씬 빠르기 때문에 작은 소리에도 민감한 고양이는 사람 곁에서 잠드는게 굉장히 힘들 수 밖에 없다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사 곁에서 잠드는 고양이는 집사에게 많은 애정을 갖고 있거나 그만큼 관심을 요구하는 것일 수 있다고 하더라구요.